조선일보(2024.3.15.)에 실린 조규익교수님의 '사람 살류!'란 제목의 짧은 글은 읽는 이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과 함께, 낯선 이국 땅에 끌려와 싸우다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젊은이들의 아픈 운명에 절로 숙연해지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줄 것이라 생각되지만...그의 글을 일부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풀브라이트 방문학자로 미국 오클라호마 주립대에 체류하던 10년 전, 틈틈이 인근의 인디언 보호 구역들을 답사하던 중 세미놀 국립박물관에서 가슴 뭉클한 자료를 접했다. '추가 표현들(additional expressions)'이란 제목의 문장들이었다.
I'm hungry→See-jang HAHM-nee-dah
I'm thirsty→MAWG mah-ROOM-nee-dah
Help!→SAH-rahm-SAHL-l'yoo!
소리내어 읽으면 '시장합니다', '목마릅니다', '사람 살류'가 되지 않는가. 일부 내용만으로도 문서 전체의 성격을 알 수 있었다.
6.25 전쟁 당시 위급 상황에 처한 미국 병사들이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생존 한국어' 가이드였을 것이다. 그것이 소통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지 궁금하고, 모든 게 열악하던 당시 병사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짠하다. 전쟁이 아니었다면 한국 땅을 밟을 이유도, 도막말들이나마 한국어를 익힐 필요도 없었을 그들이아니었는가.
포연에 휩싸였던 74년 전의 이 땅. 미국을 비롯한 16개 우방국들은 자국의 젊은이들을 '등 떠밀어' 보내 주었다. 당시 미국 정부나 부모들은 시계(視界) 제로의 싸움터에서 자신의 아들들이 살아 돌아올 확률을 몇 퍼센트로 보았을까. 젊은이들을 사지(死地)로 보내며 목마르고, 피곤하고, 아프고, 길을 잃었을 때 어떻게 의사표시를 해야 하는지 알려줄 최소한의 가이드라도 안겨 주는 게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이하 줄임).
비록 짧은 글이지만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는데, 이걸 옮겨 적으려니 또 눈시울이 더워진다. 정말 그들에게는 한국이 어디에 붙어있는지조차 모르는 나라였지만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의지 하나로 국가의 부름에 응해 기꺼이 청춘을 내던진 것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지 그렇게 타국의 젊은이들까지 목숨을 바쳐 지켜온 자유민주주의를 작금 이 땅의 상당수 인간들은 기회만 엿보며 북한 백정혈통 뚱뗑이 집단에게 나라를 고스란히 갖다 바치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그들은 우리 조상들은 물론 타국의 젊은이들까지 목숨을 바쳐 지켜온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끊임없이 흔들고 있고, 동조 세력 또한 꾸준히 암약하고 있는 게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워싱턴에 있는 한국전쟁기념관(Korean War Veterans Memorial)의 입구 벽면에 크게 걸어놓은 문구가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라고 했듯,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는 우리 민족은 물론 외국 여러 나라 군인들이 목숨을 바쳐 지켜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기념관 석판에 새겨진 문장을 보고서도 이 땅의 좌파들은 북한 뚱뗑이 집단에게 나라를 넘기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워버릴 야욕을 버리지 않으니...
"우리나라는 생전 알지도 못한 나라이자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이 나라를 지켜달라는 요청에 응한 이 땅의 아들과 딸들이 자랑스럽습니다(At the Korean War Veterans Memorial, "Our nation honors her sons and daughters who answered the call to defend a country they never knew and a people they never met.)"
북한군의 침략으로 시작된 한국전쟁은 3년간의 세월 동안 치열한 싸움을 하면서 국군과 미국을 비롯한 유엔군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안겨 주었는데...한국전쟁기념관의 석판에 새겨져 있는 피해상황을 옮겨 적어 보면 다음과 같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 영령들과 외국에서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넋들의 명복을 기원하면서...
사망: 미군- 54,246명 유엔군- 628,833명
실종: 미군- 8,177명 유엔군- 470,267명
포로: 미군- 7,140명 유엔군- 92,970명
부상: 미군- 103,284명 유엔군- 1,064,453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