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 (금) 오후 6시 30분부터 인천의 한 호텔에서 고려대학교 인천교우회 송년회가 개최되어, 제가 초대를 받아 축가를 할 연세대학교 성악과 남녀 학생 두 명을 데리고 참석했습니다.
식장에 들어서는데 면식이 있는 후배가 “완패” 라며 인사를 하기에 곰곰 생각을 해보니, 금년 정기 연고전에서 우리가 0:5 로 패배한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피식 웃음이 나기도 했지만 이젠 거기에 집착할 때도 아니고 해서, 명찰과 코사지를 가슴에 달고는 중앙 내빈석으로 안내를 받아 자리를 잡았습니다. 같은 테이블에 앉으신 회장단과 인사를 나누고 국민의례에 이어, 고대 교우회장님의 내빈 소개 및 송년사 후에 제가 축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갑오년 한 해 동안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라고 서로 인사를 나누시게 한 후, 두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그 하나는 유대의 성경 주석 해설서인 미드라시(midrash)에 소개되어 최근 많이 인용되고 있는 “ 이 또한 지나가리라” 는 것이었습니다.
승리에 도취한 순간에도 이 글을 보며 자만심을 가라앉힐 수 있고, 또한 절망 중에도 이 글을 보면 큰 용기를 얻게 될 것입니다.
다른 한 가지는 무한경쟁의 폐해에 대한 것입니다.
거의 25년 동안 계속된 과도한 경쟁 사회는 승자가 독식하여 직장 동료까지 내부 경쟁자로 여기게 만들었으며, 학교 내에서는 청소년들의 자살률을 엄청나게 높아지게 하고 말았습니다.
현대인들은 무한 경쟁에 시달려 속이 까맣게 탔으며(Burnout), 모든 에너지를 경쟁에 소진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기술 혁신을 통해 부를 생산하였지만, 이제는 서로를 배려하고 나누며 상생하는 동반 성장이 필요한 것입니다. 즉 다른 사람의 손을 잡고 서로를 포용하고 사랑하는 성숙한 자본주의 4.0 시대가 온 것입니다.
고려대학교의 10년 내 음악대학 설립을 기원하고, 인천광역시 송도에 있는 모교 국제 캠퍼스에 연세의 상징인 독수리상 건립을 위해 동문들이 모금에 앞장서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고 단상에서 내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