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컨디션에 상관없이 많이 활짝 웃을것이다
봄 시샘추위에 감기기운도 있고, 집안에 어머니도
편찮으시고, 집사람도 따라올 형편이 안되었지만
여러 낮익은 얼굴들과 근 2개월 만의 만남이라
기대를 하며 발걸음을 옮겨 약속장소로 나간다.
정경헌상무와, 최세진형제님과 목동대학학원에서
6시에 만나, 가볍게 올림픽도로를 따라, 강화를
간다. 강변이 짙은 안개로 휩싸여 이상한 나라
엘리스로 가는것 같다. 음 오늘도 날씨가 기똥
차겠구나. 강화외포리에 도착하니 7시 45분이다
에엣날 연애시절 가을 은행 낙엽 가득한 외포리
해안은 황금빛이었다. 그때는 맑은 순백으로 이
세상이 끝없는 성취와 인생이 이슬처럼 영롱하리
라고 생각하던 아름다운 시절이었다. 그럼 지금은
아름답지 않은가? 지금 여전히 아름다울수 있고
세상은 믿음과 사랑과 소망이 더욱 절실한 거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나목을 보며 아름답기도 하고
춥겠다는 생각도 하고, 곧 봄이 멀지 않았다는
Shelly의 시도 생각난다. 강화는 내게 참으로
여러가지 영감을 주는 곳이다. 중학시절 펜팔을
하는 누나뻘 여자친구와 그리고 서울대를 다녔던
누님을 좋아했던 누님의 친구, 지금 교장선생님
이라던가?
중학교때 형님,형수와 처음와 본 전등사 그리고 2차선
김포가도, 멀고먼 강화길, 내친구가 설계한 김포-강화
6차선 확장도로! 내 친구가 근무하고 살고 있는 곳
도시의 확대와 진행은 도로의 확장에 따라 가속화된다.
서울-강화간 2차선 일때는 차도 덜 밀리고, 길가에 버드
나무 가로수도 호젓하였건만 6차선 도로가 된 이래로
주변이 거의 서울화되어가는 느낌이다. 해수목욕탕,
음식점, 아파트, 주유소, 등등 이제 강화는 이미 옛
강화가 아니라 서울의 외곽지대일 뿐이다. 도시와 시골
을 가르는 논과 산과 숲들은 그 뚜렷한 모습이 희미해져
가고 있다.
외포리 부두에서 종현형이 타고온 봉고에 10명의 남녀
들이 합류해서 다시 시끌벅적 아침이 시작된다. 석모도
를 횡단하여 바닷가에 도착 사진도 찍고, 남자들 아침
독한 중국술을 한방울 목구멍에 떨어 뜨린다. 아주 쎈
남자처럼 술을 몇방울 마신다. 낄낄깔깔 그리며 대학
생들처럼 형,아우 하면서 아니 처럼이 아니라 대학생이
되어 나이를 잊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다. 보문사에
들러 예불을 할분들은 예불을 한다. 안개가 좀 끼었지만
바다가 가깝게 가슴에 안기는 기분이다. 절에도 자주
들르다보면 계절의 변화가 뚜렷하다. 여름 가을 이곳에
들르면 인산인해 사람들로 인해 쫓기듯이 따라 다녔는데
오늘에 마애석불 앞쪽 등산로를 따라 뒷산에 올라간다
뒷산에 올라, 펑퍼짐한 바위에서 가져온 샴페인, 보드카,
과일로 간식을 먹으며 무대가 올라간다. 주연,조연따로
없이 이 이야기 저 이야기, 자식들 이야기 부모님이야기
정치이야기, 하다가 사진도 찍고, 우리를 따라온 중년
부부에게 술도 한잔 권하고, 그런데 이 보드카 아직 잘
친해지지 않는 술이다. 더 차갑게 해서 마셔야 한다는데
등산화를 신고오지 않은 세진 형제님을 배려하여 약식
등산으로 뒷산을 한바퀴 돌고 내려온다. 그리고 석모도
안의 바다위에 뜬 횟집에 가서 점심을 먹는데 주인양반
이 주문을 강권한다. "무악수중동호회"가 창립된 이래
가장 비싼 음식을 먹는 중대한 순간에 추장님이 결단을
하며, 고뇌에 찬 모습으로 회 3kg을 주문한다. 나오는
쯔게다시 음식이 깔끔하고 맛이 정갈하다. 3억 5천을
주고 만들었다는 목재 음식점이 따듯하다. 나온 회도
푸짐하고 게장도 맛있다. "혼또니 스바라시이네"
점심을 맛있게 먹고 식당근처에서 사진도 몇컷 찍고,
귀경길로 나선시간이 얼추 1시30분 이모임의 장점은
신속한 결정. 짜임새있는 식단, 가격을 훨씬 뛰어넘는
분위기다. 사진도 좋고, 글도 좋고,
오는길에 세진 형제님의 카니발이 빵꾸(TIRE FLAT)가 나서
타이어를 교체하고, 집에 도착해도 4시다. 오늘은 거의
범생수준의 나들이를 끝낸것이다. 땀이 약간 부족 했지만
웃음은 그득했다. 그런데 앞으로 글을 써줄 신선한 사람
이 나타날 법도 하건만 보아하니 남자는 가능성이 적고, 좀
참신한 젊은 아줌마의 터치가 아쉬운 순간이 오지 않았나.
음 만만치 않아 아니 이것도 불교에서 말하는 보시라면
평생이라도 기꺼이 고마운 마음으로 쓰고 또 쓰야지.
참석자 : 성명기부부, 최세진부부. 황순환부부, 정경헌부부 이 종현, 최삼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