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란 단어가 있습니다. 한문을 곁들여 적어보면 風景이란 뜻은 감상의 대상이 되는 자연이나 세상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 되고 풍경 (風磬)이라 적으면 절이나 누각 추녀에 달아 놓는 작은 종을 뜻하게 되고요 풍경(諷經)이라 적으면 소리 내어 경문을 읽는 뜻이 됩니다. 제가 지금 말하고 있는 뜻은 바로 산막 추녀 끝에 매달린 풍경에 대하여 말을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하루 이틀사이에 풍경이 걸린 배경 하늘이 가을빛으로 완연하게 기울어진 것 같습니다. 서서 보고 있노라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잔뜩 흐린 날씨 중에 하늘은 습기가 가득하고 칙칙하고 음습하며 늪에 빠져 허욱적 거리는 자신의 모습이 연상되곤 했었는데 하늘이 높아지고 그 아래 흰구름이 몰려다니고 그 아래 숲 사이로는 맑은 바람이 직선으로 다가와 흩고 지나가는 것이 꼭 가을입니다. 한낮의 기온은 아직 강렬하지만 그것은 들녘에 서 있는 곡식을 영글게 하려는 빛이므로 고마운 빛입니다. 여름의 뒤를 이어나가는 초가을 한낮의 열기는 이글거리는 8월의 중심 태양의 열기와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가을에 거두어들이는 곡식과 과실을 실하게 하고 농익게 하려는 의도에서 풀어내는 가을빛의 잔치입니다. 습기가 사라진 들녘과 숲 그리고 산막 곳곳은 청정함이 가득하여 마음 또한 가을빛으로 물들고 있답니다. 기린 목처럼 느껴지는 가을하늘을 쳐다보며 天高馬肥라는 사자성어를 되새기며 몇 년 전 몽고초원을 여행하며 걷던 기억을 새삼 떠올려 보았습니다. 초원에 펼쳐진 야생화와 간혹 풍경의 그림을 제대로 그리려는 듯 서 있던 아름다운 수목 몇 그루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 같은 반가움에 여러 방향에서 사진을 찍어두었던 그 잔상이 생생하게 다가오는 초가을입니다. 가을~~ 하고 조용히 부르며 새삼 天地同根이란 의식에서 잠시 생각의 길을 멈추고 다시 앞으로 펼쳐질 가을의 환경과 색채의 아름다움을 추억에서 소환하여 정리해 보며 8월의 마지막 날과 9월 가을의 첫걸음을 옮길 약속된 장소를 찾아가기 위하여 공간 이동을 하였습니다.
북으로 난 창문을 열고 방문을 개방하자 방 안으로 맑은 공기가 몰려들었습니다. 오랜만에 안정된 숙면을 취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누워 그랬는지 매트레스 감촉이 푹신하면서도 아늑하게 느껴졌습니다. 언제 잠이 들었는지 깨닫지 못했는데 어느새 깨워보니 05시였습니다. 늘 일상대로 혈압을 5분 간격으로 체크하여 체크리스트에 기록한 후 동서남북에서 몰려드는 news를 체크하여 읽은 후 물과 함께 06시 정각에 알약을 털어 넣었습니다. 그리고 베란다 한 구석 창고에 넣어둔 back-kpack 찾아서 준비해 놓은 여벌옷 반바지와 티셔츠, 윈드쟈겟과 양말을 잡주머니에 넣은 후 backkpack 아래 하단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양사이드 안쪽으로 스틱과 냉생수통을 세운 후 중앙에 준비한 도시락과 반찬과 찐 호박과 감자를 통에 담아 넣었습니다. 그리고 간이의자와 비상약을 넣고 비상포켓에 마스크 몇 개와 손수건과 챙이 넓은 모자도 넣어두고 지퍼를 닫고 단단하게 backkpack 맨 위 개구부를 여러 번 접어 양쪽 플라스틱 고리에 걸어 하루의 살림살이 짐 정리를 끝냈습니다. 서랍에서 시계를 꺼내 놓고 동시에 작은 지갑을 찾아 내용물을 살폈습니다. 신분증, 교통카드, 신용카드, 지폐 몇 장이 들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색안경을 찾아 핸드폰과 함께 책상 위에 올려놓고 옷을 챙겨 입은 후 책상 위에 나열해 놓은 물건들을 순서대로 챙겼습니다.
질머진 backkpack 무게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곧 익숙해 진다는 사실을 알기에 부담은 갖지 않았습니다. 도착한 약속장소 아무도 보이 지를 앉아 주춤하다 미리 올라가겠다는 후배의 말이 떠올라 참고하고 공유하는 앱으로 들어 가 새로운 소식을 탐색해 보니 편도염으로 불참자와 늦으니 먼저 출발하면 알아서 뒤따라 오겠다는 등등의 이야기가 있어 참고하고 그 외의 인원을 살피자 주변에서 모여들기 시작하였습니다. 먼저 올라 간 후배와 통화 후 출발하겠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숲 길을 따라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작은 숲을 지나고 나면 꼬마마을이 숲 자락에 듬성듬성 앉은뱅이처럼 앉아 있습니다. 화려하거나 위엄이 서린 저택이거나 가옥을 중심으로 둘러친 성곽과 같은 울타리 같은 것은 없지만 참 안정적인 마을입니다. 집과 집 사이에 열린 골목길도 정겹고 마당이 좁은 집들은 처마밑으로 가꿔 놓은 화분 속에 화초들이 철답게 구성되어 있어 저절로 마음속도 따라 피는 꽃이 만들어져 얼마나 근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여유롭다 그 사이에 존재하는 여백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꽃이, 음악이 그리고 풍경이 마음에 들어 있고 사랑이 가득하고 아름다운 사람의 마음들이 겹겹 하게 들어차 있다면 그 마음은 행복할 것이다 하며 비탈로 이어진 숲 길로 다가갔습니다. 봄에 아주 오래된 벚꽃나무 가지에서 피는 꽃이 절경인 작은 길 하나를 건너서면 만나게 되는 조성된 인공 연못 연밥이 익어가는 내음이 진동하는 듯했습니다. 이 또한 가을을 예단하기에 족한 풍경입니다. 어떠한 오염수도 연 뿌리 사이로 흐르다 보면 정화수로 변한다는 생각을 하며 여름에 시달렸던 육신의 모든 피로감을 슬며 시 내려놓고 보폭을 교정한 후 본격적으로 산자락으로 달라붙었습니다.
이미 backkpack의 무게는 적응되어 무아의 지경으로 돌입되었는지 무감각이었습니다. 낙타등을 닮은 주능으로 붙으려면 한 40여분 기를 쓰고 올라서야 합니다.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곳은 허벅지 근육입니다. 이곳이 튼튼하면 노녀시기를 가장 위협하는 낙상에서 벗어날 수 있지요. 그리고 여러 가지 긍정적인 많은 역할을 해주는 곳도 바로 허벅지입니다. 그래 계단 오르기 만큼 좋은 운동도 없습니다. 계단을 오르는 만큼 좋은 곳이 바로 주능으로 오르는 경사지입니다. 당연히 힘이 들지만 힘든 곳을 극복하지 않으며 주능으로 가는 방법은 없습니다. 평소 조금만이라도 단련을 해두면 나이와 상관없이 쉽게 주능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평소 좋은 운동으로 스쿼드를 하루에 아침저녁으로 30회씩만 해두어도 두발의 건각은 유지됩니다. 단숨에 주능선 상에 올라섰습니다. 일행을 기다리려고 편안하게 의자에 앉아 기다렸습니다, 성원을 이루자 다시잠시 휴식시간을 준 후 다시 길을 열었습니다.
위에서 기다리는 사람을 위하여 질러가는 길을 선택하였습니다. 그길로 가는 우리들을 보면서 다른 일행들이 문의가 이어졌습니다. 그길도 등산로인가요? 우린 암자로 가는 사람들인데 그길로도 암자로 갈 수 있나요? 따라오면 연결되는 길로 안내해 주겠다고 하며 능선을 가로질러 호젓한 길로 들어섰습니다. 걸어나가며 그 사람들에게 필요한 길을 알려주고 우린 소나무 숲이 좋은 약속장소에 도착하여 합류하였습니다. 합석 후 각자 준비해 온 점심을 펼쳐 놓고 식사를 나누며 9월,10월 산행 계획에 대하여 서로 의견을 취합하여 이를 참고하여 일정표를 잡기로 하였습니다. 그런 후 오후5시 20분경 하산을 완료 한 후 간단한 석식 대용할 수 있는 골뱅이와 면을 시킨 후 음식을 나눔하고 해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