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피곤한 토요일!
산악회 멤버분의 모친상으로 우리 일행은 상가집을 들러
밤을 새우고 더불어 산악회 대장님께서 모친의 49제로 인한 불참.
이게 왠일인가 부대장 또한 급한 사정으로 출발 하루를 남겨두고
원정길을 포기한다.....출발 전부터 엄청 꼬이네..ㅠㅠ
출발 18시간 전에 등반부대장 이라는 엄청난 보직을 맞은 나는
설레임 보다는 두려움을 먼저 느낀다~~~
토요일 이른 아침 한트럭이나 되는 원정대 짐을 먼저 보내고선
우리 흙길 가족들의 얼굴을 보고저 소나기 아우와 베낭 하나 짊어 지고
시청을 향하였다. 반가운 얼굴들 ~~~ 얼마나 보고팠는지 표현은
않았지만 여행을 떠나는 모습들이 너무나 보기 좋았다. 뿌듯했다...
이들 또한 나의 가족이자 친구들 아닌가~~~
내가 어디를 가는지 무얼 하러 가는지도 모르고들 잘 다녀오라 한다.
하하하~~ 우습기도 하다. 위험허고 멀리 가는 것도 난데...
오늘은 내가 배웅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봄에 다녀온 황산에 이어 올해 세번째 다녀오는 중국!!
피곤하고 설레이는 맘으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6식구들의 얼굴은 모두 한결같이 긴장감이 역력해 보였다.
국내에선 배테랑급 산꾼이라 자부하는 이들 아닌가~~~~
남자 다섯 여자 열하나!! 걱정이 앞을 꽉 채운다...
에라 모르것다... 어찌 되것지~~ 잠이나 자두자....
다섯시간 만에 도착한 성도 ~~~ 한밤중이라 그런지 너무나 조용하고
조그마한 시골마을 같은 느낌이다.
3년전 공가산 등반이후 두번째 성도를 찾은 나는 팀원들의 질문에
스타가 된 기분까지 들었다*^^* 아는 것도 사실 없는디...
중국의 최고봉은 원래 에베레스트다. 하지만 중국 본토인들은 공가산을
최고봉으로 여긴다. 7천미터 이상되는 공가산을 비롯하여 이곳 성도에는
히말라야 산맥을 자랑이나 하듯이 명산들이 즐비하다.
공가산을 비롯하여 쓰구냥산, 아미산, 옥룡설산, 따구냥산 등등
이번 원정대의 목표는 쓰구냥산. 해발 6250미터 후후 할수 있을까??
몇 시간 잠시 눈붙이구 버스에 짐을 싣는다. 여자가 많아선지 힘이
부친다. 나도 이젠 선배 측에 드는데... 옛날로 돌아간 느낌...우씨!
참고적으로 성도는 중국대륙의 북서쪽 이며 쉽게 표현하자면 삼국지의
배경지역이자 유비와 재갈공명등의 묘와 사원,찰이 보존되어 있다.
중국인의 모습 보다는 몽골인나 장족의 모습에 더 가깝다고 볼수 있다~~
성도를 출발한지 8시간..... 일륭이다.
차창밖으로 보여지는 바랑산의 위용! 영화속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해발 4200 미터의 바랑산 고개에서 고소적응을 한다...
이게 왠일인가 한여름의 날씨에 눈발이 뿌려지네... 역시 높군!!
한두명씩 고소에 시달리며 픽픽 쓰러진다..예상했던 결과..걱정이네...
서둘러 일륭 캠프로 차를 몬다. 날씨가 좋거나 운이 좋다면 쓰구냥산이
보일 것이다. 하지만 기대뿐!! 비와 눈의 연속 ....
일륭은 쓰구냥산 등반의 길목이다. 장족들의 삶터로서 아주 작은 마을.
우리나라 50년대도 못미치는 생활 수준이다. 흙벽에 지붕도 구멍이
훤이 나있을 정도로 아직까지는 개발이 덜 된 도시인것 같다.
자유스럽게 돌아 다니는 야크와 양 삶의 원천인 말. 유목생할의 참모습.
한국에서 태어난게 다행이네....*^^*
반바지를 벗어버리고 모두들 겨울 장비를 챙기며 출발 준비에 분주하다.
첫발을 내딛는 순간 이게 왠일인가.... 우리 팀에 붙혀진 포터와 말.
어마어마한 동원이다! 포터라 함은 짊을 날라주는 인력이고 말과 야크는
무거운 장비와 식량을 운반해 준다. 이들의 보수가 대도시의 직장인
보수보다 훨씬 낫다고 한다. 쉽게 얘기하면 이들은 속편하고 부유하게
산다고 할수 있을 것이다. 안장없는 말을 타는 유목소년의 모습에
한결 맘이 편해지고 고봉을 오른다는 설레임이 저절로 들게 한다....
출발고도 2000미터 푸른 초원지대를...아 곰배령같은 길... 이런길이
끝도 없이 펼쳐지는데 흙길 가족 모습 생각이 문득 드는 이유가 무얼까?
좁은 곰배령에서도 개구장이 처럼 뛰어 놀던 보습.... 이곳에서 함께
했으면 얼마나 즐거워 했을까~~~ 다음엔 꼭 같이 오리라....
한걸음 한걸음에 서서히 지쳐가는 느낌이다....
캠프까지는 아직도 여덟시간... 김치도 먹고 싶을 테고 따스한 침낭속
으로 들어 가고플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정신을 차리고 걸어야 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내가 오버를 해야 할때다. 한명 한명을 제쳐 가며
농담을 건네기도 하고 사진도 찍어주며 힘겨움을 잊도록 노력해보지만
사실 내가 더 힘들어 진다. 고소란 산소가 부족하다는 뜻이나 같다.
말을 많이하면 그만큼 더 숨이 가빠지는 것과 같고 걸음도 느려야만
적응하기도 빠르고 체력을 유지할수 있다. 이를 오버하면 바로 폐와
머리에 물이 차는 그런 심각한 상황에 처할수도 있다.
고산 경험이 있는 나로서도 스스로 걱정이 들 정도로 팀이 심각해
지고 있었다. 빵 한조각과 비스켓으로 점심을 떼우던 우리에게
한편의 그림이 펼쳐 진다. 바로 쓰구냥 주봉 이다.
모두들 입을 다물지 못한다. 마부들 조차도 일년에 몇번 밖에 볼수
없다던 그 산군의 위용이 저멀리 구름위로 우리를 보고 있는게 아닌가...
오르리라... 아니 오르지 못하면 좀 더 가까이 라도 보리라...
9시간 만에 캠프에 도착한 우리는 텐트에 의지한체 시체 놀이에 가까울
정도로 지쳐 있었다. 벌써부터 후회하는 대원도 있으며 후회할
체력 조차도 없는 대원도 속출 했다. 나와 부식담당이 뜨거운 차와
맛사지에 전념해 보건만 그나마 온전한 대원은 이번 원정대의 대장님과
나 뿐이다. 이제 시작인데....이를 어쩌나...
물 한모금도 마시면 바로 토해 버리는데 어찌 오를까...
팀장 회의가 이루졌다. 각 대원들의 상태와 대책을 세우고자...
하지만 대책이 어디 있으리... 내려 가거나 오르는 것뿐!
현재고도 3800미터. 하산도 만만치 않다. 벌써 부터 숨은 가빠 지는데...
의견이 나오지만 답이 없길래 내가 나섰다. 욕심을 버리기엔 맘이 너무나
아팠지만 어쩔수 없지 않은가....
오늘 밤을 넘기고 일정을 하루 미루어 현재 고도에서 고소 적응 훈련을
하루 더 하자는 것이 나의 의견이었다. 이곳 캠프의 지형을 이용하자는
계획이었다. 좌로는 장평구 우로은 멀지 않은곳에 대해자가 있기에...
쉽게 말하면 큰 계곡과 호수이다. 경치도 수려하며 길도 완만하기에
가이드도 이곳에서 고소적응을 계획하고 있었다 한다.
하루만 버텨 보자.... 힘을 내줬으면.... 나의 개인적인 바램인데...
난 본부 텐트이다. 개인적으로 백두한라아우와 주니아우에게 부탁했던
2인용 텐트다. 고맙네 아우들... 저렴하게 장만한 텐트에서 다시한번
우리 흙길 가족을 생각한다. 모두들 용소골 잘 다녀 왔는지...
사고 없이 즐겁게 다녀 왔어야 할텐데.... 박쥐아우 팔도 모자라
다른 녀석 발 까정 부러 묵은건 아닌지.... 전화라도 할수 있다면...
모두들 잘자게...윤도현의 사랑툰가 하는 음악을 들으며 잠을 청한다.
얼마나 잤을까...
주변 텐트에서 앓는 소리가 심하다.
비바람 소리도 새찬데 앓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그래 나가 보자 맘을 먹고 랜턴을 들고 텐트 하나 하나를 살핀다.
이게 왠일인가... 주방 캠프가 훤하네... 새벽인데...
몇몇 대원만 추위에 떨며 자고 있고 모두들 이곳 원주민(포터.마부)
장족들과 화주(전통주...정종과 비슷한 술)와 소주를 마시며 노래와
전통춤을 즐기고 있는 것니다...후후.. 모두들 엄살이었나??
포터들 중에 여자 두명이 있었다. 조리사 보조였다.
나이는 18살과 마부 쨩의 여동생20살. 이름이 어려워서 외우진 못했지만
훗날 정상까정 가는데 이 두 소녀의 도움이 그리 클 줄이야...ㅎㅎ
암튼 심한 두통과 구토 산소부족 상황에서 이어진 캠프생활은 계속되었다
사일째 아침.. 일정이 빡빡했지만 어쩔수 없다.
말 세필을 준비했다. 대해자를 다녀 오기 위함이다.
적응을 못한 8명이 가기로 했다.대장님과 대 선배이신 고문님 인솔하에..
참고적으로 고문님은 에베레스트 등정도 성공하신 베테랑이신데
이번 등정에서 제일로 고생하고 계신 분이기도 했다.
8천미터를 오르신 분도 고소를 느낄수 있다는 교훈을 주신것이다.ㅎㅎ
나는 바로 장비 점검에 들어간다. 젖은 텐트와 침낭을 말려했기에
비경을 포기한 것이다... 아...아쉬워라...
번갈아 말을 타며 대해자를 다녀온 일행이 캠프로 돌아 오고
고추장에 육계장 김치 김 등등 맛난 식사를 하고 우린 결정을 했다.
심각한 환자 3명을 말에 먼져 태워 베이스 캠프로 올려 보내고
나머지 대원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베낭을 짊어지고 전원 베이스 캠프로
오르기로... 다행이다. 정신력으로 버텨보자구 박박 우겨된 보람이다.
다른 이을 위해 희생하는 우리 대원들에게 맘속으로 큰 감사를 했다.
모두들 나에게 묻는다. 첫날부터....지금까지도...ㅎㅎ
흙!! 그게 뭐데여?? ㅎㅎ
사실 나는 이번 원정길에 산악회 와펜 대신 우리 흙길 와펜으로 모두
바꾸어 달았다. 쉽게 얘기해서 나만 모르게 왕따?? 였던 것이다.ㅎㅎ
명색이 부대장격인 녀석이 다른 와펜을 달고 있으니...
하지만 나는 지금도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지리산을 오르던 약수터를 오르던 k2를 오르던 흙길을 고집할 것이다.
모두들 부러워 한다 뭔지도 모르면서...ㅎㅎ
김한선씨가 애정을 가지는 산악회인가 보네... 별일이야... 부럽다...
자부심을 느낀다~~~ 나의 아우들과 식구들이 모이는 곳. 바로 흙길이다.
정상에서 찍을 사진을 위해 가슴속에 고이 접어놓은 산악회 기와
흙길 기 세벌을 펼쳐 보며 구수한 커피를 마셨다.그맛이 더욱 진하더라.
다시한번 고이 접으며 다짐한다... 꼭 오르리라! 꼭 펼쳐 보이리라...
삶이 힘들다 죽을수도 없지 않은가.... 많은것을 느끼고 가리라...
내가 좋아하는 산에서 스쳐 지나가는 자연속에서 나보다 힘겹게
살아가는 이곳의 이들 모습을 보면서라도 기운을 내리라!!
그러고자 스스로 이곳에 온것이 아닌가....
이렇게 다짐하며 나는 노우원자 캠프를 떠나 베이스캠프인
해발 4500미터의 과도영 베이스 캠프로 걸음을 옮겼다~~~~
오늘 도착하여 잃어 버리기 전에 후기를 올리려 했는데...
워드도 느리고 용소골 후기를 읽느라 시간이 많이 지났네여...
체력을 비축한 후에 나머지 여행담도 올릴께여*^^*
모두들 즐거운 여행이었다니 다행이구 사고 없이 다녀와서 안심이네여~
저도 잘 다녀 왔답니다~~~~~ 정상등정을 했는지는 나중에 사진이 나오믄
확인합져~~~~ 제 정신이 아니어서리.... 그게 난지 산신령인지 도무지
알수가 있어야지...ㅎㅎ
즐거운 맘으로 월요일 맞으시구....
건강들 하시게~~~~~~ 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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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의 봉우리!! 쓰구냥~~~ 상편*^^*(사진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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