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수업 때 역사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해 치열한 논란이 있어 차마 역사영화란 단어를 사용하진 못하고 어쨋든....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영화 몇개를 소개하지요.
먼저 다 아시는 요보비치 나오는 '잔 다르크', 여러분이 제일 관심있어 하는 전투씬도 물론 고증이 어느 정도 되어있지만, 그것을 말고도 인물들이 매우 재밌게 표현되어있다. 그 더러운 외모, 무식하면서도 살벌한 기사들이 나오죠. 100년 전쟁의 영국군과 프랑스군, 저번에 어느 누가 말씀하셨듯 거의 떼강도 수준의 그들, 잔의 심적 혹은 영적 갈등도 뭔가 시사점을 남기더군요. 애국처녀 잔은 지겹잖아요?
그리고 또 '여왕마고', 영어쓰는 프랑스인들이 안나와서 다행인 면도 있지요.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의 대학살을 배경으로 그린 영화인데 프랑스 종교전쟁을 리얼하게 그렸습니다. 고증으로 치자면 이만한 영화도 없을듯 싶습니다. 파리 거리내에서 신교와 구교가 서로 베어넘기는 장면은 정말 충격인데요. 칼든 놈이 지나가는 사람잡고 '너 신교냐', 잡힌 사람은 '그렇다' 그러면 푹. 유럽 왕가의 퇴폐적인 모습은 그대로 그려놓았습니다. 남매끼리 잠자리를 같이하는 등등의 .
그 담으로 '지붕위의 기병', 정확한 시기는 기억이 안나는데 아마 18세기 쯤의 프랑스가 배경일 겁니다. 주인공은 이탈리아 애국 장교로 오스트리아에 좌지우지되는 조국을 해방시기위해 동분서주하죠. 뭐 그렇지만 이 영화는 그건 그냥 배경이고 주인공의 사랑이야기가 핵심입니다. 그래도 볼 만한건 콜레라가 유럽의 마을을 덥치자 그것에 반응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말 살벌합니다. 아무런 방어책 없는 사람들의 광분한 행동들이 영화 전반에서 보여지죠.
좀 더 고대로 가보면 '불을 찾아서'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 원시시대 사람들이 불을 찾아가는 내용입니다. 제가 감독이름을 좀 모르지만 이 영화는 아마 유명한 장 자끄 아노 감독인가 그럴겁니다. 틀렸으면 정정 바랍니다. 라이타도 성냥도 없는 이들에게 불이 꼭 필요하다면 그 불을 어떻게 다룰까하는 관심점도 있지만, 그것보다 인간 원시의 모습이 매력적입니다. 이 영화는 대사가 하나도 없습니다. 아직 구두 커뮤티케이션이 나타나기 전의 일이지요. 여러분이 좋아하시는 전투장면, 있습니다. 무기는 돌과 몽둥이, 뼈조각 ^^
앞의 감독이 만든 또 하나의 영화 '장미의 이름'. 뭐 이 영화야 모르는 분이 안 계시니 설명은 필요없죠. 중세 수도회를 배경으로 한 추리영화입니다. 추리물 자체를 뛰어넘는 중요한 내용들을 많이 가지고 있죠. 이성과 신성의 대립, 진정한 신성과 폭력적 신성의 대립, '인간이란 웃으면 안되 웃으면 겁이 없어지고, 겁이 없어지면 하느님을 믿지 않게되더든' 영화의 시기는 중세, 교황청이 아비뇽에 차려졌던 때입니다. 중간에 잘 들어보시면 '프랑스의 장'이라고 교황을 비하하며 말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15세기인가 그렇죠.
나폴레옹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중에 최고는 오손웰즈 주연의 '워털루'입니다. 전쟁씬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최고의 영화죠. 개인적 생각으로 오손웰즈 만큼 나폴레옹에 어울리는 사람이 없다고 봅니다. 영화는 워털루 전쟁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나폴레옹과 웰링턴 장군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둘 다 말하거나 생각하는 것들이 시적일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정말 시적인 표현들이지요. 전쟁고증으로 치면 거의 최고입니다. 웰링턴 장군이 워털루 전투를 두고 한 이야기가 있지요. '워털루 전투는 무도회와 같다. 모두 이부분 저부분을 이야기하지만 그 전체를 아는 사람은 없다' 극적이면서 우연적이고 그런 한편으로 고도로 이성적이고 뻔하디 뻔했던 전투, 대충 워털루 전투를 표현하면 그렇지요. 이 영화의 가장 멋진 말, 나폴레옹이 다시 프랑스로 돌아와 '여기 너희들의 황제가 있다!'
현대전을 그린 영화는 너무 많아서 뭘 고를지 모르지만 역시 아주 개인적으론 '패튼 대전차 군단'을 꼽습니다. 약간 정신이상적인 패튼의 모습을 보여주며, 군인과 전쟁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전쟁은 그것을 대한 사람들에겐 모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적어도 일반 땅개의 전쟁관과 지휘했던 이들의 전쟁관은 다르구나. 나는 그냥 죽어라 뛰어다니기만 했는데 어느 누구에겐 명예롭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었던 장이었구나하는 생각등이죠. 전쟁은 모두에게 다르게 느껴지겠죠. 거의 10년 이상 전에 본 영화인데 기억 남는 장면은 붉은 군대의 장군들과 패튼이 만나던 장면이었습니다. 러시아 장군들이 인사를 청하자, 패튼 '빨갱이들과는 할 말 없어'라고 말하죠. 그런데 그러자마자 곳 서로 욕을하며 우루루 친해집니다. 같은 직업을 가진 이들끼리의 유대감인가? ^^
서양것만 골라서 동양 것도 좀 살펴본다면, 일본영화로는 카게무샤와 요짐보, 숨은 요새의 세 악인 등 쿠로자와 아끼라 영화를 뽑을 수 있습니다. 숨은 요새의 세 악인 은 구하긴 어려우나 상당히 재밌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곁다리에 불과하지만 일본의 일반농민들에게 전쟁이 어떤 의미였는지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명분은 당연히 없고 일단 돈벌이 수단, 게다가 체계적이지도 않아서 잘못 오인되어 적으로 몰리기도 하는 등 정신없는 상황입니다.
중국영화는 뭐 재밌게 본게 별로 없는데, 이전에 공리가 유방의 아내로 나온 '초패왕'이란 영화가 있었지요. 그것이 볼만하고, 흠 진짜없네..ㅡ.ㅡ 아~~ 패스 애네들은 만들었다간 왜 다 무협지가 되나 몰라. 공리 주연의 '붉은 수수밭' 은 볼만합니다. 중국인들은 정말 알 듯 말 듯 모를애들입니다. 저에겐 일본보다 오히려 멀게 느껴지는 나라. 사상이 자본주의화되어서 그런가요.
우리나라 영화론 일단 집에 소장하고 있는 영화는 정우성 주연의 '무사'밖에 없는데 이건 그리 권할만큼 대단한 것은 아니고요. 이것도 일단 패스 다른 분들이 소개해 주시겠죠.
그냥 영화 뭐볼까하시는 분들을 위해 몇개 소개해 봤습니다. 대부분 구하긴 쉬울 겁니다. 특히 옛날 DVD는 가끔 아주 싼 가격에 팔리기 때문에 잘 살펴보시고 사세요. 저도 사막의 라이온 5000원에 구매, 지붕위의 기병 3300원에 구매했습니다.
첫댓글저는 "워털루"가 가장 기억에 남는 역사영화였습니다. 특히 음악이 마음에 들더군요. 프랑스군이 행진할 때 나오는 노래, 그리고 영화 마지막에 최후로 황제근위대가 돌격할 때 나오는 노래를 들으면 쫙~~ 전율을 느낍니다. 그리고 웰링턴과 나폴레옹도 아주 잘 묘사했고.....
제 2차 세계대전에서의 영화도 볼 게 참 많아요. '마지막 카운트다운'이나 'dora! dora! dora!'같은 영화는 유럽 중심의 무대에서 벗어나 일본과 미국전쟁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는 '콰이강의 다리'도 재밌게 봤었구요.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들도 강추입니다.^^
첫댓글 저는 "워털루"가 가장 기억에 남는 역사영화였습니다. 특히 음악이 마음에 들더군요. 프랑스군이 행진할 때 나오는 노래, 그리고 영화 마지막에 최후로 황제근위대가 돌격할 때 나오는 노래를 들으면 쫙~~ 전율을 느낍니다. 그리고 웰링턴과 나폴레옹도 아주 잘 묘사했고.....
특히 영화 막바지에 프로이센 군이 공격을 개시하는데도, 나폴레옹을 구해야 할 그뤼쉬의 군대는 딴 데서 어정거리고 있는 부분은............ 솔직히 패트리어트같은 작품보다 훨씬 더 뛰어난 것 같더군요.
흐흠-ㅅ- 쟁쟁하군요. 저는 브레이브 하트가 참 기억에 남더라는...
백파이프가 죽여줬죠. 그리고 'Freedom!!!'도..
제 2차 세계대전에서의 영화도 볼 게 참 많아요. '마지막 카운트다운'이나 'dora! dora! dora!'같은 영화는 유럽 중심의 무대에서 벗어나 일본과 미국전쟁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는 '콰이강의 다리'도 재밌게 봤었구요.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들도 강추입니다.^^
콰이강의 다리는 워낙 명작으로 유명해서 구하긴 쉽습니다. 분명 DVD 염가판으로 나왔을 겁니다. creios님 처럼 저도 워털루의 이미지가 강렬히 와닿는군요. 웰링턴 역이나 나폴레옹 역 둘 다 너무 어룰리지 않나요? ^^
영화좀 올려주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