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선거제도 개선을 위한 교구본사주지 간담회가 중앙종회 의장 법등스님 초청으로 열렸다.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법등스님은 오늘(11일) 낮12시부터 3시간동안 대전 유성호텔 2층 회의실에서 ‘본사주지 스님 간담회’를 가졌다.
오늘 간담회에는 19개 본사 주지스님(범어사와 쌍계사는 대리 참석)과 종회의장 법등스님, 종회 수석부의장 장주스님, 종회 사무처장 법진스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간사 종수스님 등 23명의 스님이 참석했다.
오늘 간담회에서는 지난 94년 제ㆍ개정된 총무원장ㆍ중앙종회의원ㆍ교구본사 주지 선출관련 선거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중앙종회 의장 법등스님은 “94년 종단개혁 이전에는 종단이 여러 가지로 혼란스러운 면이 많았다”면서“특히 행정수반이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하거나, 정치권력과 연계되어 비승가적인 모습으로 비추었던 게 사실”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법등스님은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고 승가정신을 회복하고 종무행정의 민주적 운영과 재정의 투명화 그리고 종도의 참종권을 보장하기 위해 94년 개혁불사 당시 선거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법등스님은 “그러나 10여 년 동안 선거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종단화합과 맞지 않는 방향으로 간 부분이 발생했다”면서 “선거제도를 염려하는 어른스님들과 제방의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고 이번 간담회를 마련한 배경을 설명했다.
오늘 간담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주지스님들은 현행 선거제도의 문제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했다.
다음은 오늘 간담회에서 밝힌 본사주지스님들의 입장을 요약한 것이다.
동화사 주지 지성스님 = “종단 제도개혁이후 가장 개악된 것이 선거제도이다. 선거제도는 절대 승가의 풍토가 아니다. 총무원장 선거도 상당부분 축소해서 실시해야 하며, 교구본사주지회의 정도에서 선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운사 주지 범여스님 = “선거제도를 실시하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문중파벌이다. 선거인단을 줄여야 하는데, 총무원장 선거인단의 경우 ‘본사주지 + 종회의원 + 종단기구 구성원(법규위 등)’으로 하면 좋겠다. 중앙종회 직능 대표 선출은 전문성을 고려해야 한다.
불국사 주지 종상스님 = “제도 보다는 운영과 운영하는 사람의 문제이다. 때문에 현행법이 좋다고 할 수도 없고, 이전 법이 좋다고 할 수도 없다. 지금 상황에서는 어느 사안에 대해 주지스님들의 찬반 등 의견을 구해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은해사 주지 법타스님 = “선거라는 명칭을 조계종에서는 영원히 없애자. 총무원장은 본사주지와 종회의원으로 추대단을 구성하여 추기경을 선출하듯이 하자. 종회의원도 교구 재적승 가운데 법랍 30년 이상의 스님들로 추대단을 만들어 선정하자. 교구본사 주지 또한 법랍30년 이상 된 스님들로 추대위를 구성해서 소임을 맡기는 것이 옳다.”
법주사 주지 도공스님 = “각종 선거시 추대위나, 선출위, 임회, 운영회 등을 각교구 상황에 따라 구성하여, 후보를 5배 복수로 받아 여기서 선출하자. 일정한 자격을 지닌 후보들의 합의 조정을 갖도록 하고, 성사되지 않으면 ‘추첨’을 통해 결정하자. 그러면 선거에 대한 갈등도 없어지고 승가의 화합도 이뤄질 것이다. 이와 함께 선거에 나오는 후보자들이 종단이나 교구본사 발전을 위한 발전기금을 상당부분 기탁하도록 하면 자격 없는 후보자의 난립을 막을 수 있다.”
마곡사 주지 진각스님 = “선거는 가장 민주적인 방법이다. 선거의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과제이지, 제도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무엇보다 돈 안 쓰는 ‘공영선거’를 해야 한다. 그리고 돈을 쓰고도 처벌하지 않는 제도 자체도 문제가 있다. 이런 부분을 개선하지 않고는 선거제도는 변화할 수 없다.”
직지사 주지 성웅스님 = “총무원장 선거는 교구별 선거인수를 줄여 여러 가지 불협화음을 극복했으면 한다. 종회의원 선거는 중진급 이상 약간 명을 모시고 추대하는 형식을 제안한다. 교구본사 주지 또한 산중의 중진스님들이 참여하는 임회에서 추대하는 간선제가 좋을 듯 하다.”
통도사 주지 철안스님 = “교별로 재적승의 숫자가 큰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할교구와 해인사를 제외하고는 모든 교구가 종회의원이나 선거인단이 같은 규모이다. 이는 개선돼야 한다.”
봉선사 주지 철안스님 = “선거에 대해 많은 지적의 목소리가 나왔고, 종단 안팎으로 상당히 위험한 수위까지 왔다고 본다. ‘선거’라는 단어가 영 마음에 걸린다. 종단의 각종 선거에 들어가는 돈을 공적자금으로 만들면 활발한 포교활동과 전법이 가능하다. 총무원장 선거인단도 본사주지와 종회의원 정도로 구성하면 좋겠다.
송광사 주지 영조스님 = “선거는 부처님 가르침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다. 선거를 통해 놓지는 것이 부처님 가르침인 화합을 깨는 일이다. 선거가 끝난 뒤에는 종단은 종단대로, 산중은 산중대로 파벌싸움을 한다. 큰일이다. 총무원장 선거는 축소해서 종회의원과 본사주지들이 하는 것이 타당하고, 선거장소도 서울에서 하지 말고 종단의 최고 어른인 종정스님이 계시는 도량에서 산문을 걸고 깨끗하고 여법하게 해야 한다. 각종 선거출마자는 선거 공영 차원에서 일정 금액을 지역 선과위에 기탁하도록 해야 한다.”
백양사 주지 두백스님 = “선거인단 숫자를 줄이는데 공감한다. 종회의원도 두 번 정도 하면 그 다음에는 한번 정도 쉬도록 하자. 총무원장 선거인단은 기준을 강화해 대폭 축소하거나, 아니면 기준을 완화해 대폭 늘리자. 그러면 선거가 혼탁해질 가능성이 적어진다.”
쌍계사 주지 대리 영담스님 = “제도와 법이 잘 돼 있어도 운영을 잘못하면 문제이다. 현재의 법을 갖고도 보완 수정을 하면 선거를 잘 할 수 있다. 앞서 월정사 주지스님이 말한 것처럼 선거제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종단 틀, 그러니까 총무원 중심제로 가느냐 아니면 지방화(교구본사 중심제)로 갈 것인가를 먼저 살펴야 한다.”
해인사 주지 현응스님 = “아주 의미 있고 중요한 의제를 갖고 토론을 한다. 선거제도와 관련해서는 본사주지뿐 아니라 원로회의, 중앙종회, 총무원 집행부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할 필요가 있다. 내년 종회의원 선거와 후년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실질적으로 종회가 열릴 회기가 많지 않다. 때문에 비상한 절차와 로드맵을 짜서 추진해야 한다.”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 = “숫자를 줄이면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선거라는 것은 몇 천 명이 되었을 때 선거로 평가받을 수 있는데, 지금 종단의 각종 선거는 인원이 몇 백 명 수준이다. 거시적인 틀로 종단 전체를 보면서 선거제도를 논의해야 한다.”
수덕사 주지 법정스님 = “추천제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선거제도 개선은 해야 한다. 시대에 맞도록 총무원장 선거를 개선하고, 본사주지나 종회의원은 산중회의에서 추천했으면 좋겠다.”
용주사 주지 정락스님 = “총무원장 추대제도로 바뀌어야 한다. 후보 등록과 선거운동 과정을 없애야 한다. 추천 직후 선출하고, 추천 인사 가운데 추첨을 해도 좋을 듯 하다. 추대위원회는 종회의원과 본사주지, 교구별 추대위원 등이 참여해 구성한다. 본사주지는 선거운동 기간을 없애고 당일 선출해야 한다.
화엄사 주지 종삼스님 = “선거공영제에 대해 기탁금 말씀이 나왔는데, 선거는 이 시대의 가장 빛나는 제도이다. 그런데 그것을 잘못 이용해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돈을 써서 문제인데, 기탁금을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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