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컴퓨터를 켰다. 위잉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 이어 모니터에 빛이 비추기 시작했다. 사위는 고요했고. 어두웠다. 그는 오늘도 하루 종일 컴퓨터를 붙잡고 있을 것이다. 그는 일명 컴퓨터중독자로 불리는 사람이었다.
“하이! ㅈㄱ?”
“ㅇㅇ”
“얼마?”
“1시간에 10.”
“비싼데.”
“그럼 즐....”
그는 애면글면 아쉽다는 듯 주먹으로 컴퓨터 책상을 내리쳤다. 제기랄! “한 시간 동안 고생했는데. 안 먹히네!....” , 그는 점심이 다 되어서야 첫 고객을 확보하는 줄 알았지만. 이내 그 꿈은 “그럼 즐.....”이란 한 마디에 먼지처럼 사라져 버렸다. “아깝네..”
그의 눈의 통증은 고객을 놓쳐 아쉬워하는 탄식의 소리와 함께 격렬히 강해지고 있었다. “아!~~~ 좀 심한데.. 이러다가 실명이라도 되는 거 아니야!” 그는 불안한 감을 애써 감추지 않고 밖으로 내뱉어 버렸다. 그것도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반사행동처럼.
그는 대학생이다. 핸섬한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못 생긴 편도 아니었다. 그저 수수한 보통의 남자였다. 여자들에겐 인기가 있는지 없는지는 확실히 알 수가 없다. 왜냐면 내 눈으로 여자와 다니는 것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뭐라고 못 박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하여간 그는 평범한 외모를 가졌다. 평범한 외모에 비해 생각은 평범치 않아 보였다. 항상 그는 채팅방을 전전했기 때문이었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여전히 자리매김하고 있을 그의 처량하고 동정 어린 모습이 눈에 선하다.
“혹시 ㅈㄱ?”
“ㅇㅇ”
“얼마?”
“두번에 8”
그는 두 번에 8이란 숫자를 집중해서 보았다. 혹시 잘못 본 것은 아닌지 눈을 비비며 다시금 눈을 크게 떠 보았다. 정확히 두 번에 8이란 글이 그의 눈에 각인됐다.
“음~ 몇 살?”
“21살”
“어디지 지금?”
“춘천고속버스터미널”
춘천고속버스터미널?. 그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아니 왠지 누군가를 생각하는 듯이 가만히, 창틀로 스며들어 오는 가을 바람을 맞으며, 알롱달롱한 장미무늬 커튼을 쳐다보았다. 그것도 한참동안.
“저기여... 왜 말이 없어요”
“.......”
아이씨! 대개 안 걸리네.. 씨불..“ 그는 연거푸 레종 담배개비를 입에 물고 있었다. 담배에선 연기가 나지않았다. 그는 담배를 끊은지 정확히 일주일이 되었다. 금단현상이 점차 그를 찾아오는 중이었다. 고통스러웠기에 그는 마치 소세지를 보면 반사적으로 침을 질질 흘리는 세퍼드처럼, 담배개비를 입에 물고 있었던 것이다.
“열받네... 이짓도 그만하라고 그러나! 온 종일 해도 파리새끼 한마디 걸리지 않네...씨불” 그는 계속해서 욕지거리를 해 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욕지거리 그만하라는 듯 쪽지가 날아왔다.
“혹시 ㅈㄱ?”
“오케이”그는 오케이라는 영어를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전 까지는 그렇다는 말을 “ㅇㅇ”라고 썼었는데, 왠지 모르게 지금은 감이 좋은 듯 영어를 써 버렸다. 느낌이 달랐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 좋았을 것은. 영어를 진짜영어스펠로 썼더라면 작업에 진척을 가져 오지 않았을까 싶은 아쉬움이 들었다. 여잔 유식한 남자를 좋아하니까.
“몇살?”
“21살”
“그래.. 어디 살지?”
“우리집”
그는 낄낄 웃어댔다. 우리집? 탁탁하고 긴장감이 도는 이런 만남방에서 유머스런 말이 왔다는 것은 그러선 처음있는 일이었다. 다들 하나같이 드라이한 멘트로 일관되다 사라지곤 했었기에. 뜻밖의 유머에 그는 웃음이 절로 나왔다.그것도 달콤한 웃음이.
“나도 우리집 사는데.. 만날까?”
“음~~~”
그녀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무언가를 고심히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다. 한참을 생각하다 쪽지를 보냈다.
“오케이.”
“그럼 어디서 볼까?”
“춘천고속버스터미널에 있어요. ”
“터미널? 좀 머네.”
“올꺼예요? 안올꺼예요?”
그는 잠시 머뭇거렸다. 그의 집은 도마동이었다. 춘천고속터미널과는 승용차로 오십분이 걸리는 거리였다. 그래도 할 수 없지 싶은 마음에 그는
“그래.. 갈께. 위치나 말해봐!”
“고속터미널을 등지고 오른쪽으로 한 이십미터오다보면 왼쪽에 성류장여관이 나와요. 그 성류장 여관 들어가는 정문옆에 길이 하나 있는데 그 길을 타고 들어와서 왼쪽을 보면 가을 바람 이라는 까페가 보일거예요. 그 까페 바로 뒤에 베가스피씨방 있으니까 24번 자리로 오셈”
“그래. 조금만 기다려!”
그는 차가 없었다. 그래서 좌석 버스를 탔다. 버스 안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공기가 너무 탁했다.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을 정도의 불결한 냄새가 버스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는 그녀. 여기서 그녀의 아이디를 밝히겠다. 그녀의 아이디는 낙엽이었다. 그래서 그녀를 이제부터 낙엽이라 부르겠다. 그는 낙엽이 보낸 문자메세지를 화면창에 띄었다. 그리곤 정확한 위치를 알기 위해 다시금 자그만한 수첩에 옮겨 적었다. 그는 이 곳 지리에 익숙치 않았다. 왜냐면 그는 춘천에 이사 온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밖은 땅거미가 벌써 떨어져 어둑어둑했다. 그는 지금 버스에 서 있다. 그것도 좌석 버스에. 그냥 버스도 아닌 좌석 버스에 서서 간다는게 좀채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버스 안은 씨끌벅적했다. 설상가상으로 버스는 거북이 걸음으로 기어가고 있었다. 짜증이 났다. 약속시간은 다 돼 가는데. 버스는 아직 시내를 진입하지도 못한 상황이었다. 그는 다시금 적어놓은 수첩을 폈다. 그리곤 다시금 확인했다.“ 베가스 피씨방 24번 자리.“
약속 시간보다 한 이십여 분이 초과된 시각에 그는 안전히 터미널 앞 정거장에 내릴 수 있었다. 사람들은 이리저리 분주히 뛰어가고, 낯선 차가운 가을 바람은 그의 빰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는 다시금 수첩을 폈다. 낙엽이 가르쳐준 메모를 들춰보며 그는 터미널을 등지고 있었다.
“왜 말이 없어요”
“저기요.....”
“나 참! 씨블 만날거야? 안만날거야?”
“이런.. 너 벙어리냐!.. 제기랄. 재수 옴 붙었네... 즐팅해라...이짜식아!
...........
첫댓글 -_ -;; 재수 옴이 아닐까요? 그리고 맞춤법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할것 같은데요? ㅋㅋ
옴은 고쳤는데 다른 곳은 잘 안보이네요... 급하게 올려서 지송*^*
옙 ㅋㅋ
비취기-비추기/불리는-불리우는/무언가를-무엇인가를/게-것이/오십분-오십 분/끊은지-끊은 지/ 등등 아직 읽어보진 못하고 훑어만 봤습니다. 맞춤법(띄어쓰기 포함) 신경 더 쓰셔야겠습니다. :)
띄었다-띄웠다./왜냐면-왜냐하면/가르쳐준-가르쳐 준/ 등등 고치실 때 도움이 되실까 하여~
네.. 감솨... 후에 다시 고치죠.... 다시 읽고 싶지 않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