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6.9. 거적지를 다녀 왔습니다.
배수기라 어디를 가도 손맛보기 어렵다는 걸 알기에 오후가 되면 그늘이 져 시원한
거적지가 웬지 땡기더군요.
거적지 좌안 중상류 부근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상류에 올라와 제방을 바라봅니다.

좌안
조우회 한팀이 들어 온 듯 합니다.

우안

우안상류에서 좌안상류를 바라보며

상류
그림은 좋으나 작업이 필요할 듯

풀이 자라 쓰레기를 덮고 있지만 볼 때마다 욕 나옵니다.
"에이~ 개꾼조우회~!!"
저거끼리 환경상도 주고받고 하더구만.

제방
벌초를 참하게 했네요.

제방에서 상류를 바라 봅니다.
쓰레기만 없으면 물맑고 깨끗한 참 좋은 곳임에 틀림 없슴다.

우안

좌안

못쫑
물빠지는 소리가 납니다.
오늘 배수 확인차 못쫑과 제방아래를 서너번 왔다갔다 했습니다.
철수시까지 수문을 잠그러 오지 않더군요

무너미

자리에 돌아와 앉았습니다.

수심은 좌측 1미터에서 우측으로 갈수록 깊어 집니다.
그늘진 자리인데다 바람이 시게 부니 좀 춥다싶을 정도입니다.

말조개
우리 어릴 때 배치기라고도 했지요.

자리에 앉아 미끼를 확인해 보니 그대로 이네요.

입질도 없고 무료하여 찌맞춤을 확인해 봅니다.

소금쟁이

그대들 어딜 그리 바삐 가는가??

한번씩 얌새이 우는 소리가 들리더만
그기 있었구먼.

패랭이꽃
오늘은 어린시절 웃기게 당했던 일들을 떠올려 봅니다.

메꽃
어린시절 우리가 준수네 문간방에 세들어 살 때지 싶은데 암튼 그 때 있었던 일입니다.
언젠가 형님에게 준수네 살았을 때의 얘기를 했더니
니가 아주 어렸을 때라 기억도 안 날낀데 하더군요.

이질풀
허지만 지금도 제 기억속에 오롯히 자리잡고 있는 일이라 반추해 봅니다.
그 당시 이웃집에 저희 형님하고 나이가 같은 P라는 아이가 있었는데 어느 날 우리집으로 놀러 왔습니다.
저는 이 날 이후로 P에게 절대로 형이라는 호칭을 붙이지 않았지요.

도꼬마리
집에는 동생과 저랑 둘이 있었는데 셋이서 화투를 치며 놀자고 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고스톱이 아니고 민화투를 쳤습니다.
'쪼다 육백치네'하던 그 육백은 오광, 칠띠, 송동월, 빠이, 비조리 등 민화투보다 좀 복잡한 조합과
점수계산이 있어서 민화투를 배운 뒤 다음 코스로 배우는 것이였죠. ㅋ~

비름
P는 민화투를 몇 번 치고난 후 내기를 하자고 했습니다.
"돈도 없는데 무슨 내기를 하노?"
"쌀 한 주먹씩 내기 하자~!"
"콜~!"

개망초
제보다 세살 많은 P는 잘 지지 않았습니다.
확율적으로도 꼰빼이(?)할 확율도 혼자니 1/3이였고 동생과 저는 번갈아 꼰빼이를 했고
그럴 때마다 쌀뒤주에서 쌀을 한주먹씩 끄내어 먹었슴다.
당시는 우째 그리 먹을 것들이 귀했던지 생쌀도 맛있는 간식이였지요.

며느리배꼽
서너판 뒤에 P가 드디어 꼴찌를 하여 쌀을 가져 오라고 하니
어쭈~ 동생과 저보고 밖에 나가 있으면 가지고 온다고 하네요.
동생과 제가 밖에 나가 있다가 방에 들어가니 P는 쌀을 한주먹씩 주머니에서 끄내어
주는 것이였습니다.

쇠무릅
다시 화투를 치면서 P에게 문앞에 우리가 있었는데 어디로 가서 쌀을 가지고 왔냐니까
다 가지고 오는 방법이 있으니 화투나 치자고 하는 겁니다.
내심 미씸쩍어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화투를 계속 쳤더니 이번에도 P가 꼴찌를 했습니다.
아마도 캥기는 게 있어 화투에 집중을 못했나 봅니다.

미나리
P는 또다시 밖에 나가 있으면 쌀을 가지고 온다면서 밖으로 나가라는 겁니다.
저는 우리가 방에 있을테니 니가 나가서 쌀을 가지고 오라하니 P는 오히려 화를 내면서
니들이 밖에 나가 있으면 쌀을 가지고 온다면서 버티더군요.

자리공
어린 동생은 아직 감을 못잡고 게임을 이겨서 쌀을 먹고 싶은 마음에 저보고 밖으로 나가자고 졸르고
난감한 상황에서 저는 P에게 우리가 밖에 나가면 우리집 쌀을 보게또에 넣은 뒤
우리에게 주는 거 아니냐고 물으니 P는 한싸코 아니라는 겁니다.

꼭두서니
그럼 밖에 나가지도 않고 어떻게 너거 집에 가서 쌀을 가져 왔냐고 물으니
그런 방법이 있으니 니는 몰라도 된다고 했습니다.
참~! 어이 없고 기가 막혀서 그럼 고마 하자면서 화투와 판떼기를 치웠더니
P가 슬그머니 일어서서 방문을 열고 나가는데 보게또를 보니 불룩한 것이였습니다.

담배풀
철없던 동생은 게임에 이겼음에도 쌀을 못 먹은 게 억울한 지
형 때문에 쌀도 못 먹었다면서 울먹였고 저는 이 상황을 동생에게 설명을 했지만
동생은 어려서 이해를 못 하는 듯 했습니다.

애기똥풀
그 후 P는 우연히 저하고 마주치면 저를 피하는 듯 했고
저역시 P가 탐탁치 않아 얘기도 하기 싫어 모른 척 했을 뿐만 아니라
"**히야"라고 부르지 않고 대놓고 이름만 부르니 P는 약이 올라 "내가 니 친구냐?" 하면서 윽박지르기도 했었지요.

인동초와 찔레꽃
지가 한 짓을 그 단새 잊었는지??
나는 오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는데......

돌나물
훗날 P는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갔는데 선한 인상에 탁월한 언변으로 사기를 치다가 잘못되었다는 소문도 들렸고
하던 일이 잘 풀려서 가다마이(?) 쫘악 빼입고 다니는 걸 본 사람도 있다더군요.
"얍삽한 넘~~~!!"

옻나무

너삼(고삼)
도둑넘의 지팡이라고도 하죠.

찌불을 밝히고
물을 끓여 오늘도 컵라면과 빵 그리고 커피한잔

날틀도 붙잡아 보고

찌불이 빛날 무렵
맨좌측 찌가 솟아 오른다.
"탈탈탈~~~"

밤에는 드문드문 입질이 들어 오네요.
씨알은 잘지만 찌올림은 좋습니다. 쭈욱~

거적지 이쁜이들


23시에 철수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