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프로그램 닐슨,TNS 시청률
서동요 18.4%, 19.8%
비밀남녀 12.3%, 12.3%
웨딩 8.4%, 10.8%
굳세어라금순아 34.2%, 37.6%
별난여자별난남자 13.0%. 12.8%
야심만만 13.8%, 15.2%
안녕프란체스카 12.3%, 12.9%
큰일이군요. 서동요마저 제자리에 있습니다. 비밀남녀나 웨딩은 그렇다쳐도 서동요마저 제자리라면 도대체 시청자들은 어디로 사라진 건가요. 화면이 조금만 더 예뻤으면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왜 서울방송 사극의 미술팀은 옷값을 아낄까요.
새로 시작한 KBS1 일일드라마 별난남자별난여자는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매우 밝고 코믹한 구성입니다. 한국방송의 전형적인 드라마. 덕분에 금순이는 자체 최고를 기록하면서 40%를 넘보고 있습니다.
안녕프란체스카는 시즌3가 시작된 이후 시청률이 좀 더 높습니다. 야심만만이랑 비슷해지네요.
TV 다시보기-안녕프란체스카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년 제작)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고어무비(피 튀기고 살이 찢기는 류의 영화)중 최고(最古)이자 최고(最高)로 꼽히는 영화입니다. 제목처럼 좀비영화인데 원자력의 유출 때문에 좀비가 된 시체들이 다시 인간을 공격한다는 내용입니다. 저예산으로 만든 영화인만큼 영상이 매우 조악하지만 그래도 매우 섬짓한 영상을 갖춘 영화입니다. 로메로 감독은 그 후 다시 ‘살아있는 시체들의 새벽’과 ‘살아있는 시체들의 낮’이라는 영화를 연속적으로 만들면서 시체시리즈를 완성합니다. 당시 평단에서는 매우 엇갈린 반응을 얻었지만 대중으로부터는 매우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물론 후속작은 좀 별로였지만) 그리고 10여년이 지난 후 좀비영화들이 새롭게 유행하면서 평단은 로메로의 시체시리즈를 그제서야 인정하기에 이릅니다.
서두가 좀 길었는데 로메로의 영화가 대단한 것은 고어장면이 뛰어난 것도 있지만 좀비를 통해서 인간성의 상실과 무너진 윤리, 지나친 물질주의 숭배를 질타한 점이었습니다. 겉은 조악한 영화였지만 속으로는 깊은 ‘정신’을 갖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한편 2004년에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인 잭 스나이더가 시체들의 새벽을 리메이크한 ‘새벽의저주’라는 영화를 제작하였습니다. 뮤직비디오 감독답게 감각적인 영상과 세련된 음악으로 새롭게 시체들의 새벽을 만들었지만 제게는 어딘지 모르게 허전하더군요. 겉모습은 화려해 졌을지 몰라도 원작이 가졌던 ‘정신’이 리메이크 작에서는 빠져있었기 때문입니다. 어제 프란체스카를 보면서 문득 그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그야말로 ‘미친 듯이’ 프란체스카를 좋아했던 제게 새로운 프란체스카(시즌3)은 김치가 없는 라면처럼 뭔가 허전했습니다. 배는 채울 수 있었지만 뭔가 덜 먹은듯한 그런 느낌말이죠. 기존 프란체스카는 흡혈귀라는 소재를 통해 기괴함과 엉뚱함을 던져주는 동시에 ‘인간세상’을 풍자하는 시트콤이었습니다. 각종 패러디로 권위를 조롱하고 비아냥거리는 살짝 삐뚤어진 작품이라고 할까요, 아무튼 프란체스카는 분명 독특하고 재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시즌3에 돌입한 프란체스카는 조금 다릅니다. 시청률만 놓고 보면 이게 더 잘 나올 작품임은 분명합니다. 특히 우리의 일용엄니(마파도와 가문의 위기를 성공시킨 저력이 나오고 있습니다)가 만들어 내는 ‘포스’는 매우 막강합니다. 강두와 이인성의 어리버리 내지는 엽기성이 던져주는 재미도 매우 쏠쏠하고요. 대중성이 높아진 것은 분명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일용엄니 하나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럼에도 단순히 흡혈귀를 ‘엉뚱한 족속들’로만 치부해 웃음거리로 전락시켜버린 것은 못내 아쉽습니다. 시청률이 중요한건 사실이지만 동시에 그런 매니아 작품은 스테이션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거든요. 그래서 시청률이 조금 떨어질지는 몰라도 거시적으로 그런 작품들은 매니아들의 머릿속에 해당 채널의 이미지를 매우 긍정적으로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변절(?)해버린 프란체스카가 조금은 야속합니다. 프란체스카의 ‘정신’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