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9월7일
주제 : <맞춤형개별급여 시행 한 달, 문제점과 개선과제> 수급권자 증언대회 개최
주최 : 김성주 의원, 김용익 의원, 최동익 의원 기초법개악저지! 빈곤문제해결을 위한 민/생/보/위
노년유니온과 기초법개악저지! 빈곤문제해결을 위한 민/생/보/위 기초생활 수급권자 증언대회를 국회에서 열었다.
증언대회 취지는 이렇다.
지난 7월 맞춤형개별급여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시행됐습니다. 맞춤형개별급여 도입의 핵심 골자는 급여별 선정기준을 다층화 하여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맞춤형개별급여는 이전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계속적으로 문제제기 됐던 추정소득, 근로능력평가, 부양의무자 기준 등 까다로운 선정과 낮은 보장수준을 남겨둔 채 급여별 선정기준만을 달리했습니다. 또한 급여별 주무부처가 달라짐에 따라 현장에서는 업무혼란이 일어나고 있으며, 수급자들에게는 정보 접근을 어렵게 하여 권리 후퇴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민생보위는 맞춤형 개별급여가 시행되기 한달 전인 6월부터 8월 현재까지 <복지상담소> 전화상담 및 거리상담을 진행해 왔습니다. 상담활동과 제도운영 모니터링 결과 발생했던 개별급여 시행의 문제점에 대해 수급당사자의 목소리로 발언하고, 개선과제를 도출하는 증언대회를 합니다.
이날 증언대회에서 노년유니온 김병국 위원장은 차상위와 기초생활 수급 노인간의 소득격차가 더 벌어졌다면 줬다 뺏는 기초연금 중단을 요구했다.
노년유니온 김병국 부위원장 토론문
기초연금 받으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
김 병 국 (노년유니온 부위원장)
‘박정희’는 내 친구다. 그렇다고 박근혜 대통령이 친구 동생은 아니다. 대통령의 아버지와 이름만 같다. 집안의 형편은 정 반대다. 대통령의 삼성동 집 공시지가가 27억 실거래가 약 50억 건물 317.35 ㎡ (96평) 지하1층 48.86 ㎡ 1층 160.26 ㎡ 2층 108.23 ㎡ 대지 484.8 ㎡ (147평) 내 친구 집은 4.95 ㎡ (1.5평)에 보증금 없이 월세 20만원 쪽방에 산다. 대통령은 월급 2억504만원으로 한 달을 살고, 내 친구는 생계급여 48만원으로 한 달을 산다. 월세 20만원을 지불하면 48만원이 아닌 28만원이 한 달을 사는 비용이다. 대통령 나이는 64세, 내 친구는 68세. 둘 다 1인 가구다.
친구가 기초연금을 못 받는다는 건 나중에 알았다. 25일에 기초연금 20만원을 지급 받지만, 다음달 20일에 생계급여통장에서 20만원을 빼 간다. 줬다 뺏는 기초연금이다. 친구는 이렇게 말한다.
“ 고스톱에도 낙장 불입이 있는데 국가의 노후복지 정책이 고스톱 판 보다도 못하다. 처음부터 주지 말던가, 줬다 뺏는 건 노인들을 우롱하는 짓이다.”
“ 기초연금 만든 것은 가난한 노인들 빈곤 상태를 해결 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 기초생활수급 노인이 가장 가난한 노인 아니냐?”
작년 7월 기초연금법이 시행되면서 나는 친구에게 한 달에 한번 삼겹살을 산다. 작년5월 친구가 길을 가다가 넘어져 다리뼈가 부러졌다. 병원에서 의사가 기부스를 하면서
“할머니 뼈가 빨리 붙으려면 고기 많이 잡수세요.”하고 말했다. 친구는
“의사 양반 나 돈 없어서 고기 못 먹어. 먹어본지도 1년이 넘었어.”하며 의사와 동행한 나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친구 눈에 눈물이 글썽 거렸다.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삼겹살 먹자. 내가 살테니까.” 엉거주춤 한 모양새로 만나 영문을 물었다.
“기초연금 20만원이 들어 왔어. 그래서 여유가 생겨 쏘는 거야.”
다음달 20일 친구는 이럴 수가 있느냐며 분개했다. 생계급여에서 20만원을 빼갔다고.
기초연금법 시행 전에도 현실에서나 법적으로 보나 기초생활수급자인 친구보다 차상위인 내가 사정이 좋았는데 기초연금 20만원은 친구와의 소득 격차를 늘려 놓았다. 그러니 삼겹살이라도 사서 미안함을 덜어야 하지 않겠는가. 친구에게 얻어먹은 것도 걸리고.
친구에게 물었다. “만약에 대통령이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을 개정해서 너에게도 기초연금을 준다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게 뭐야?”
“오빠에게 삼겹살을 사주고 싶어. 계속 얻어만 먹었잖아.”
여든 노인네 앞에 앉은 친구의 얼굴이 둘로 보였다, 셋으로 보였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