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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 영화포스터에 이름을 붙였다. '희망없이, 갇혀있단 사실을 자각한 인간의 절규'라고. 갇혀있어도 희망이 있다면, 인간의 표정이 저리도 처절하지는 않으리라. 혹자는 말한다. 빈곤한 상상력과 끔찍한 살인장면만 나열한 영화라고. 큐.브.제.로.를 보면서 갑자기 메.트.릭.스.가 떠올랐다. 가상의 공간인 메트릭스와 큐브 안에서의 인간의 선택. 메트릭스의 주인공 네오가 '구원과 희생'을 떠올리게 한다면 큐브의 주인공 브레인맨은 '자각과 선택'을 떠올리게 한다. 잘생긴 네오는 결국 자신의 원하는 바를 이루지만, 안생긴 브레인맨은 새로운 큐브로 돌아온다. 시지프스의 신화가 그러하듯. 탈출을 시도하다 염산세례를 받고 살과 뼈가 벌겋게 녹아내리는 고통을 당하는 라이킨.
다소 부담스런 첫장면이다. 그러나 더욱 부담스러운 것은 그의 고통을 담담하게 지켜보며
기록하는 관찰자 '브레인맨'과 '체스맨'의 등장. 이들은 또 다른 관찰자들의 지시로
큐브에 갇힌 사람들을 관찰하는 책임이 주어져 있다. 그들도 이유는 모른다.
브레인맨은 큐브에 갖힌 금발의 여인 '레인즈'를 보면서 낯익은 느낌을 받는다. 그녀의 파일을 뒤지다 그녀의 동의서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브레인맨조차 큐브가 왜 만들어졌는지, 상부의 관찰자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큐브에 들어올 때는 지원자의 동의서가 필요하는 사실만은 정확히 알고 있다. 즉 살인큐브로의 입성은 '자발적'인 동의에 의해서만 가능했던 것. 그러나 레인즈는 반정부 정당의 당수였고 정치적 음모에 의해 '비자발적'으로 큐브에 감금 되어 있다. 기본원칙이 어긋남을 느끼면서 브레인맨에게 여러가지 자각이 떠오른다. ....동료 오웬과 치클리스는 어디로 간거지? 전화벨이 울린다. 큐브의 마지막 탈출구에 서 있는 브레인맨과 체스맨의 옛동료 오웬을 테스트하라는. 브레인맨은 초죽음이 된 동료 오웬의 모습에서 자신의 상황을 자각하고, 모든 것을 알지만 두려움으로 숨겨왔던 체스맨은 테스트를 시작한다. 체스맨: 지금부터 두가지 질문을 하겠습니다. 질문 하나. 당신의 이름을 대시오. 오 웬: 누구야. 당신은 누구야....내 이름은....오웬..오웬같아요. 체스맨: 질문 둘. 당신은 신을 믿습니까? 오 웬: 젠장할. 넌 누구야. 신같은거 안믿어. 이 나쁜 자식아. .....NO의 버튼에 손을 얹은 '체스맨'. 오웬은 지옥불로 사라진다. 여하튼 이 큐브는 신의 존재를 부정하면 지옥불에 떨어진다는 기독교논리를 가져다가 먼저 인간의 '자유의지'를 무력화시킨다. 브레인맨이 묻는다. "동료를 죽이다니..그러나 NO가 아니라 YES버튼을 누르면 오웬이 살아날 수 있었을까?" 큐브 안에서는 신을 믿든 안믿든 죽을 수 밖에 없으니 큐브ZERO는 희망ZERO인 셈. 마지막으로 인간의 '구원'도 여지없이 짓밟아버린다. 이젠 어둠 뿐이다. 브레인맨은 죽은 오웬으로부터 어렴풋이 들었던 '제3의출구"로 향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큐브 안에 들어가고, '자발적 참여'라는 큐브의 원칙을 다시 한 번 입증한다.
유일한 생존자인 레인즈와 하킨즈(잘 기억이 안난다. 군인임)와 합류하고 그들의 궁금증을
일부 풀어준다.
하 킨 즈 : 왜 내가 여기 감금되어 있는거지?
브레인맨: 당신이 선택했기 때문이지.
하 킨 즈 : 말도 안돼. 누가 무엇때문에 이런 큐브에 있는 것을 선택한단 말인가?
브레인맨: 당신은 사형수였어. 죽을 운명이니 지원한거지. 그러나 레인즈는 아니야.
사형수란 죽을 운명에서 큐브로 탈출했던 하킨즈. 그러나 그의 기억이 지워지면서 그의
존재를 망각한게 만든 존재에 대해 분노해 왔지만 지금은 자신이 어차피 죽을 '사형수'였단
말에 엄청 분개한다.
존재에 대한 불신은 한순간에 희망을 앗아가 버리므로.
살기 위해 기억을 되찾았는데 죽음의 기억을 되찾았다니....영화 정말 시니컬하다.
결국 양심의 가책을 느낀 체스맨의 도움으로 레인즈는 무사히 탈출하나, 브레인맨은
다시 놈들에게 붙들려 큐브로 돌아온다. 비.자.발.적.으.로.
그러나 브레인맨도 결국 큐브에 합류하기로 자.발.적.으로 참여했던 지원자였던 것이다.
레인즈는 성서의 천사같은 존재라고나 할까. 브레인맨에게 자각이라는 선물을 안겨준...
또 다른 '관찰자'를 보위하는 '관찰자'인 애꾸눈 두목이 브레인맨에게 다가온다.
"음...브레인맨, 반역죄, 신을 거역한 죄, 등등으로 두 번의 일생을 더 살 것을 판결한다."
"인간에겐 선택권이 있다. 내가 사형수라면 차라리 나를 죽여달라."
"넌 죽을 수가 없어. 이 곳에 영원히 살 것을 동의했거든."
"나는 선택 한 적이 없어."
"이미 동의했어."
"이해 못해요."
브레인맨의 뇌가 절개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