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호가 요일의 개념을 깨우친지 두어달 되었다.
할아버지댁의 큼지막한 달력속의 요일별 한자를 보고는 쓰는 연습을 하더니만
월,화,수,목,금,토,일 순서대로 외워서
"오늘이 화요일이니까 내일은 수요일이야."
하는 엄마의 설명을 쉽게 이해했다.
준호가 요일을 깨우치니 참 편하다.
목요일에만 문화센터에 가는 것이며, 토요일~일요일은 미술학원에 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줬더니
요일만 확인해주면 스스로 스케줄을 관리-_-하는 기특한 어린이로 변신,
"~~~하려면 몇 밤 남았어?" 하던 질문이 "엄마, 내일은 토요일이니까 아무데도 안가지?" 로 바뀌었다.
준호의 생각이 맞다 아니다만 대답해주면 되니
요새같이 말한마디하는 것도 힘든 시기(입덧! 말할 기운도 없다)에 준호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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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야. 이제 준호 들어가서 자."
"정말? 어디, 시계 좀 보자.(VTR의 디지털시계를 확인하고) 에이~ 아직 10시 안됐구만. 9시 56분이잖아."
시계볼 줄 안다고 꽤나 깐깐해진 녀석.
바늘시계는 3시 20분을 3시 4분이라 하고(바늘하고 가까운 숫자를 그대로 읽는다)
바늘이 양쪽 숫자의 중간쯤에 있을 경우 생각하기 복잡한지 "엄마가 봐." 하며 떠넘기기도 한다.
하긴, 바늘시계를 이해하려면 좀 더 커야겠지.^^;
"엄마, 우리 오늘은 12시에 자자? 알았지?"
"안돼. 내일은 금요일이라서 미술학원 가려면 일찍 일어나야 하잖아. 준호는 10시에 자야돼."
"그럼, 10시 20분에 잘께. 응?"
"(푸핫!) 알았어. 조금만 더 놀고 10시 20분되면 들어가야 돼."
"OK!"
10시 20분이 되어서 시간을 말해주니 시계를 확인해보고는 순순히 방으로 들어간다.
어이구~~ 예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