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 갈래는 서정적 자아(시의 화자)가 자기 식대로 세계를 동화시켜 고양된 감정을 드러내기 때문에 주관적인 느낌을 준다. 서정시가 리듬을 갖고, 짧은 길이가 되는 것은 고양된 감정을 표현하는 일과 깊은 관계가 있다.
그에 비하여 서사 갈래나 극 갈래는 주인공과 그 주인공을 둘러싼 세계가 서로 자기가 힘이 세다고 하면서 싸움을 벌인다. 그래서 서사 갈래에 속하는 소설이나 극 갈래를 논의할 때 갈등을 많이 얘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싸움을 잘 보여주기 위해서는 되도록 객관적이어야 한다. 이렇게 서사와 극은 동일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서정시가 극이나 영화(영화도 극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로 탈바꿈하기는 어렵지만 극과 소설은 서로 넘나들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동일한데 둘은 왜 다른 갈래가 될까? 싸움을 드러내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사 갈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목소리(작중화자)가 있다. 그런데 극은 등장인물들이 행동과 대화를 통하여 사건이 진행된다. 그래서 소설을 얘기할 때 작중화자니 시점이니 하는 개념이 많이 나오는 것은 이런 것이 서사 갈래를 특징짓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교술 갈래는 서정 갈래와는 정반대로 주체가 세계를 되도록 있는 그대로 보여 주려고 한다. 그래서 교술 갈래에 속하는 수필이나 일기는 본 대로, 느낀 대로 써야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수필을 주변적인 문학의 갈래로 생각하는 것은 문학의 특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의 하나인 허구적인 성격이 아주 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설은 화자가 독자에게 전해주는 허구적인 이야기인데, 자아와 세계가 상호 우위에 입각하여 대결하면서 자아와 세계 양쪽에 통용될 수 있는 진실성을 추구하는 문학 양식이다. 이 때 이야기는 인물 환경 플롯의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는데, 완결된 줄거리가 있고, 허구이어야 한다.
1)인물과 환경을 통해 주인공의 내면 의식을 드러내고
2)사회 현상을 적실히 반영하고
3)갈등 양상을 핍진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2. 교육 현장에서의 소설의 정의
앞의 소설의 정의 1) 2) 3) 에 대입해서 교육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 대화와 상황을 통해 그 당시 시대상을 발견하고 갈등의 양상을 찾는 것이다. 문학은 서로 토대의 구실을 하며 연속성의 흐름을 타고 있다. 결코 한 시대의 문학만으로 문학을 이해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문학은 생활과 문화의 한 부분이어서 문학을 가르침으로써 인간의 인격 형성은 물론이고, 연속적인 삶의 문화를 바르게 보고 이해하여 일르 수용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이런 점에서 문학은 하나의 문화 행위로 보아야 하며 문학 교육과 문학 행위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언어 예술인 문학은 간접 체험에 바탕을 두고 읽는 이의 삶을 새롭게 보도록 하는 힘을 가졌기에 문학 교육을 통해 수용자의 정서적 경험과 간접적 체험의 폭을 넓혀 나갈 수 있다.
3. 소설이라는 용어의 주변에 놓여 있는 다양한 글쓰기
가전체나 동화 등도 허구적으로 꾸며낸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왜 소설과 구별짓는가?
가전체는 행복에서 곧장 행복으로, 그리고 또 불행에서 불행으로, 행복에서 불행으로 교차하기도 하나 회귀적이지 않다. 그에 반해 소설은 행복과 불행이 회귀적이다. 하나의 원 모형을 이룬다. 또한 가전은 위기나 갈등이 전혀 없으며 평면적인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개연성이 약하긴 하나 상상에 의해 만들어낸 이야기인 점에서는 소설과 동질성을 갖고 있다.
동화는 단순한 인물이 등장한다. 사람은 무척 복잡한 존재이다. 그러기에 한 사람이 착하고 나쁜 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 현대 소설은 이를 잘 반영하나 동화는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이 구별된다.
4. 나의 소설관
"소설은 허구와 상상의 세계를 창조하면서 인간의 고뇌와 갈등을 수용하고 이를 해소하는 바람직한 그릇"(김장동, 우리 소설이란 어떤 것인가, 태학사, 1996)
소설 속에서 허구적 인물을 통해 나를 발견하곤 한다. 상상을 통해서 완전한 허구로 꾸미며 사실성이 가미된다. 책을 읽던 중 내가 겪고 있는 고민들을 책 속의 인물들도 고민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는 것, 넓게 생각하면 과거 또는 현재 이 작가가 나처럼 이런 생각에 빠져 있었다는 것, 그 작가는 이렇게 활자를 통해 그런 생각들을 이렇게 표현했구나 하는 점에서 책의 매력을 느낀다. 낯선 이가 쓴 책에서 낯선 주인공이 내 생각을 공유하고 있으며 나름대로 풀어가는 과정을 엿본다는 점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을 식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