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 생기를 불어넣어 준 물길을 다시 연 이후 지금까지 뚜벅이족들이나 가족 단위 또는 연인끼리 손잡고 걷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청계천. 아무리 좋은 구경거리가 있다해도 배가 출출하다면? 금강산도 식후경인 법! 청계천 주변에는 서비스가 뛰어나거나 인테리어가 훌륭한 곳보다는 맛 하나만으로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 유난히 많다.
남포면옥은 평안도 향토음식으로 유명한 어복쟁반과 함께 시원한 동치미 국물과 육수를 절묘하게 섞어낸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곳. 입구를 들어서면 수십개의 동치미 독이 보이는데, 냉면 육수에 넣기 위해 매일 담근다고. 이 동치미 국물이 바로 평양냉면의 깊은 맛을 내는 비법이다.
어복쟁반은 놋쇠쟁반에 얇게 썬 양지머리와 유통, 새송이 표고, 팽이버섯에 쑥갓, 대추, 은행, 잣, 달걀 등이 올려져나와 육수를 붓고 끓여 먹는 음식. 육수가 끓으면 종지에 놓인 살짝 단맛이 나는 간장에 찍어 먹는 전통요리로, 요즘같이 추운 겨울날은 물론, 한여름에도 몸에 좋은 보양식으로 즐긴다. 이 맛의 별미는 오랫동안 양지머리를 삶은 진한 육수를 쓴다는 것에 있겠지만 유통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것이 어복 쟁반의 맛을 살려주는 일등공신. 유통은 소의 젖가슴살 부분으로, 색깔은 노르스름한데 먹어보면 은은한 버터향이 나서 매우 색다른 맛이다. 국물 한입 떠넣으면 여기에서도 버터향 풍미가 느껴지는데, 그 국물 맛이 꽤 진하고 맛이 있다. 평양냉면은 면발이 메밀을 주원료로 하여 목넘김이 부드러우며, 먹다보면 끝에 메밀향이 살짝 스치는 것이 특징. 여기에 동치미 국물을 더 넣으면 더욱 시원한 맛이 난다.
메 뉴
어복쟁반(₩45,000, 3인분 기준), 냉면(₩6,500)
위 치
을지로입구역 1, 2번 출구 방면 삼성화재와 하나은행 본점 사이 골목 뒤편
문 의
(02)777-3131
돼지불고기, 소곱창 전문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사계절 내내 밖에서 고기를 굽고 있는 것이 독특한 곳이다. 특히 점심 시간에는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붐비며, 매일 매일 다른 반찬과 고기를 먹어도 냄새가 옷에 배지 않아 주변 직장인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다. 밥과 국은 무한 리필이 가능. 상호처럼 음식 맛이 황소 고집처럼 항상 꾸준하고 변함없이 좋으며, 고기가 떨어지면 바로 영업이 끝나기 때문에 서두르도록. 저녁에 직화로 구운 돼지불고기와 함께 청계천의 야경을 즐기며 한잔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메 뉴
돼지불고기(₩4,000원), 소곱창구이(₩9,000), 돼지불고기백반(₩3,500)
위 치
종각역 12번 출구로 나와 뒤돌아 제일은행 골목으로 직진, 청계천 도로가 나오면 오른쪽으로 돌아 청계천 한화빌딩 길 건너편
문 의
(02)722-5747
청계천 주변의 한 가지 맛으로 몇 십년동안 그 자리에서 단골 손님들과 입소문으로 찾아온 손님들도 북적거리는 을지로의 장인 정신이 살아있는 맛집들. 청계2가에서 종각까지 걸친 소주 한잔 걸치지 좋은 횟집, 녹두지짐으로 유명한 맛집, 학원가와 영화관이 즐비한 종로3가에 밀집해 있는 감자탕, 돼지불고기집 등 생각만해도 군침이 도는 맛집들이 즐비하다. 광화문역 형형색색의 분수대에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물길이 시작되는 청계광장 앞부터 사람들이 북적되는 종로3가까지, 청계천 주변에서 진짜로 맛있는 맛집 여행을 떠나 보자.
종로의 서민적 분위기의 연장선상에서 가볍게 회를 맛볼 수 있는 전형적인 한국식 횟집이다. 저가형으로 알뜰하게 회 한 접시만 먹을 수 있는 곳이라기보다는 무난한 밑반찬의 다양함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 주문을 하면 우선 식전 죽과 함게 다양한 해산물(새우, 문어, 개볼, 굴, 미역, 연어, 백마구로)을 소박하게 담은 밑반찬이 나오고, 오징어탕수, 홍어찜, 단호박찜, 샐러드, 모듬 초밥, 홍합탕, 꽁치 등 다양한 메뉴들이 차려진다. 우럭과 광어는 적당한 크리고 떠서 식감이 좋고, 생선 살의 맛과 식감을 한층 더 질기려면 회 접시 한쪽에 있는 지느러미 살을 절대로 놓치지 말길. 또한 입맛을 사로잡는 서더리 매운탕은 공기밥과 함께 허전할 수 있는 배를 채워줄 마지막 코스이다. 청해수산은 종로의 시끌한 분위기에서 살짝 벗어나 복잡한 인파를 겪지 않아도 되는 숨은 즐거움이 있는 곳이기도.
메 뉴
광어 小(₩45,000), 우럭 小(₩50,000)
위 치
청계2가 아웃백 스테이크와 씨네 코아 사이
문 의
(02)2269-8870
청계천 보쌈 골목의 삼해집은 보쌈을 주문하면 기본 찬과 쌈야채 등과 감자탕이 함께 나오는 재미가 있다. 보쌈을 시키면 감자탕을, 감자탕을 시키면 보쌈이 조금 나오는 일석이조의 맛이 있는 곳이다. 시원한 굴이 듬뿍 든 보쌈한 칼칼한 감자탕 맛이 일품인 이곳은 저렴하고 푸짐한 양으로 항상 붐비는 곳이다.
1호선 종로3가 15번 출구, 탑골공원 건너서 YBM학원 옆 골목, 국일관 골목 안으로 직진
문 의
(02)2273-0266
30년째 마을 어귀 장승마냥 항상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설렁탕의 명가 이남장. 이곳은 혼자 와서 먹는 손님, 어린 아이를 동반한 대가족 등 연령층이 다양한데, 한결 같은 맛에 멀리서부터 찾아오는 단골 고객이 대부분이다. 이남장은 이틀간 한우 사골만 사용해 48시간 꼬박 끓인 육수가 진국인데, 이것은 특별한 비법이라기보다는 정성이라는 것을 맛으로 증명해준다. 설렁탕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김치와 깍두기 역시 일품이다. 특이하게도 여느 곳과는 달리 (특)설렁탕이라는 메뉴가 눈에 띄는데, 그것은 양도 양이지만 수육에 들어가는 질 좋은 고기가 특별히 들어간다고. 이곳의 특이한 점은 설렁탕 안에 밥을 말아 내오기 때문에 국물이 밥에 충분히 배어 따로국밥 같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