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귀찮아서 비오는 날은 싫어요."
"난 비오는 날이 무조건 좋은데..."
"아빠는 농사를 하시니까 그렇겠네요."
"그럼 작물심기 전에 비가 자주 내리면 대지의 풀들이 쑥쑥 자라서 자연퇴비를 만들어 준단다. 그 퇴비들이 썩어서 토양의 곤충들을 살리고 토양곤충들이 땅 속을 파고 다니면 일부러 트랙터로 갈아줄 필요도 없어서 오염원을 한결 줄일 수 있지."
큰 딸 세진과의 대화입니다.
작물이 필요로 하는 양분중에 제일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수분일 것 같습니다. 강우량의 많고 적음에 따라 농사꾼들이 울고 웃고 하는 것 같습니다.
인위적으로 관수를 한다고 해도 비 한번 오는 것만 못한 것 같습니다. 금년에는 비가 꽤 자주 내려 풀이 많이 자랐습니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비가 별로 내리지 않아 풀의 생장은 물론 작물들도 잘 크지 못했는데 금년에는 밭에 있는 풀과 작물들이 함께 잘 크고 있네요.
콩심기 전이라 비온다는 예보를 듣고 풀들이 얼른 밭을 덮으라고 아예 요소비료를 뿌려주었습니다. 무농약재배를 하지 않는 밭은 콩심기 전 일주일전에 경엽처리형 제초제(근사미)를 살포하고 3일 후 베어준 후 피복된 풀더미 위로 파종기를 굴릴 생각입니다.
보통 유기물은 땅속에 넣는 것이 원칙이지만 저는 생유기물이 밖에서 분해되어 토양으로 침투되도록 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호밀사이갈이 농법 쪽으로 농사를 실험하고 있습니다. 호밀생장이 별로 좋지 않은 밭은 잡풀들이 봄풀, 여름풀 할것없이 빼곡합니다. 이 곳에 화학약제를 쓰지 않고는 풀농사 밖에는 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고 보니 작물 심기 전에 잡초를 최대한 이용해보자 하는 심사입니다. 대부분의 농부들이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태평농법의 이치에 따라가는 겁니다.
이영문선생의 경우 밭농사는 계속 작물들을 바꾸어 가면서 이모작 내지 삼모작을 강조하지만 일반농부들이 적용시키기 어려워 태평농법이 일반화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제가 중점적으로 실험하는 호밀사이갈이농법이 호밀로 다른 풀의 생장을 억제하는 방법이고 보면 태평농법의 발전형태이고 콩이나 수수 같은 여름작물 심기 전에 봄풀을 빨리 길러 유기물을 많이 만든 다음 경엽처리형제초제를 살포하고 베어넘기는 형태의 농사방법 또한 태평농법의 한 방법입니다. 다만 태평농업에서는 초기 실천방법으로 한번만 할 것을 권장하나 콩 단작재배의 경우 이 방법이 꽤 좋은 방법입니다.
씨앗파종방법으로 씨앗을 땅에 묻지 않는다는 원칙은 태평농법과 호밀사이갈이농법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농부 최준열님은 실제적용을 위하여 씨앗을 묻어 파종하지만 파종 2-3일전에 풀들을 베어넘겨 콩 파종할 부분에 피복하여 습기가 피복물 밑에 생기도록 합니다. 그 다음 점파파종기를 한번 굴려주면 씨앗을 땅에 묻지 않아도 간단하게 파종할 수 있어서 파종경비를 대폭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피복물 밑에 씨앗을 넣으면 새가 건드릴 위험이 줄어듭니다. 콩발아 후 일반파종한 밭은 비둘기같은 새들이 콩떡잎을 뜯어먹는데 호밀파종한 밭은 파종후 새순이 나와 자연 풀밭을 형성하게 되어 새들은 풀밭을 무서워하여 잘 내려앉지 않는다고 합니다. 새 순이 다시 돋아나지 않는 밭은 새들의 피해대책을 따로 세워야겠지요.
작년과 마찬가지로 무경운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양토의 땅은 문제가 없는데 점토질의 땅은 딱딱하기가 시멘트 바닥같습니다. 한편 비닐이나 잡풀이 덮여있는 땅은 부드럽기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것을 보고 생각이 번쩍 들어 바로 어제 이천여평의 밭에 화학비료를 아낌없이 뿌리고 왔습니다. 앞으로 2주일 뒤에 콩파종을 할 때 부드러운 밭을 위한 피복(유기물) 확보를 위함입니다.
오늘 행구동밭에 들렀습니다.
제 아내가 좋아하는 방울토마토를 10일전에 심었는데 물을 하도 주지 않아서인지 말라 비틀어지고 있어서 몹시 안쓰러웠습니다. 그래서 도랑의 풀을 깎아 토마토와 고추가 있는 두둑에 안겨주고 왔습니다. 이번에 내리는 빗물을 잘 안고 있다가 토마토와 고추에게 적당히 먹여 주겠지요.
오늘의 글은 비에 대하여 쓰려 했으나 횡설수설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첫댓글 머리속에 함 그려보면서 한참 생각했더니 음


아
하
그렇군요..저절로 툭 튀어나오네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