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환의 음본세-5
부산 음악, 청년 음악인에서 희망을 보다.
정두환 (문화유목민)
2023년 부산오페라하우스 오케스트라/합창단 (시즌단원) 단원 모집 결과가 나왔다. 2022년에 처음으로 시도하였던 시즌단원 제도가 절반의 성공으로 끝나자 올해는 지난해 부족했던 부분과 문제점이라 지적된 여러 부분을 보완하여 진행하였다. 필자는 부산에서 활동하는 음악인의 한 사람으로 여러가지 우려와 걱정으로 과정을 지켜보았다. 결과적으로 큰 성공이었다. 그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보자. 먼저 국제신문과 부산일보 지역 양대 일간지 여론을 살펴보았다. 시즌단원을 처음 시도한 지난해의 반응이다. 주로 국제신문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다루었다.
열정페이’ 부산오페라 시즌단원 미달…제작극장 지향 부산시에 과제로_공연당 30만~40만 원 적은 보수. 김미희 기자. 국제신문 (2022.8.9.) 부산형 오페라하우스 만들자 <6> 풀어야 할 과제는_운영주체는 누가 맡나? 시즌단원 확보 대책은 있나?. 김미희 기자. 국제신문 (2022.9.27.) ‘미달 사태’. 부산오페라 시즌단원, 市가 직접 채용 나선다_내년 7억6500만 원 예산 계획…오케스트라 등 110명 선발 예정. 김미희 기자. 국제신문. (2022.10.15.)
지난해는 부산오페라하우스가 제작 중심극장을 목표로 전문인력 확보의 한 방안인 전문예술인을 확보하는 시즌 단원제를 공식 표명하고 시도하였다. 하지만, 지역의 여론은 생각보다 관망세였다.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과정과 운영 주체와 관련된 기사는 지속적으로 소개되었지만, 완공 뒤 이루어질 오페라 제작 형식와 형태 그리고 전반적인 내용을 소화해낼 인력 문제에는 다소 관심 밖의 상황처럼 여겨지는 느낌 있었다. 물론 관련기관의 홍보 부족도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건물을 짓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어떤 내용을 어떤 방법으로 채울 것이냐는 문제이며, 이를 풀어가는 과정은 더욱 예의주시하며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 문제가 있으면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갈 방향을 모색하면서 말이다.
2023년 부산오페라하우스 오케스트라/합창단 (시즌단원)을 바라보는 지역 신문을 살펴보면
먼저, 부산일보에 소개된 글의 제목이다. ‘오페라하우스·국제아트센터’ 시 직영 사업소가 운영한다. 김경희 기자. (2023.1.17.) 부산오페라하우스 시즌 단원 모집, 올해는 순항할까. 김은영 기자. (2023.3.15.). 미달 사태 빚었던 오페라하우스 시즌 단원 경쟁률, 올해는 ‘2.42대 1’. 김은영 기자. (2023.4.5.)
다음은 국제신문에 소개된 글의 제목이다. ‘토끼의 해’ 부산 문화예술계 이것만은 풀자_오페라 시즌 단원제 꼭 성공해야. 정두환. (2023.1.25.) 부산오페라 시즌단원, 지역제한 없애고 수당 현실화_市, 내달 3일까지 84명 선발. 김미주 기자. (2023.3.14.)
무엇이 이러한 변화를 만들었을까?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부산시의 적극적인 행정과 더불어 언론을 비롯한 예술인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끌어내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부산오페라시즌 운영 및 시즌단원 육성을 (재)부산문화회관에 위탁해 운영하던 것과 달리, 올해 2023년 부산오페라시즌은 (재)부산문화회관에 위탁 운영하고, 시즌단원 육성은 부산시가 직접 추진하며 두 사업을 분리해서 운영하되 협력해 시행하는 것으로 운영 주체를 분리하였다. 부산시가 단원운영에 뛰어들면서 지난해에 부족했던 점과 문제가 되었던 점을 꼼꼼하게 직접 챙기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점점 좋아지게 된 것이다.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지난해 운영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도 올해도 지속적인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또 운영을 하다보면 새로운 문제점이 도출될 것이다. 이것을 수정·보완하는 작업에 더욱 충실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해와 올해의 차이점을 살펴보자.
지난해 가장 큰 문제는 응시률 자체가 낮았다는 점이다. 그 이유를 다양하게 분석할 수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주변의 무관심이거나 정보 부족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조금씩 풀어가는 과정에서 올해는 달라졌다. 가장 먼저는 언론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지면을 비롯한 방송에 다양하게 거듭 소개되면서 시즌단원의 인식이 높아졌으며, 부산지역에 한정하여 응시하게 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응시 자격을 전국으로 확대하였으며, 응시 대상의 폭도 넓혔다. 그리고, 수석단원과 일반단원을 비롯하여 단무장과 악기, 악보 등 지원인력도 확보했다는 점이다. 필자가 보는 가장 중요한 점은 지난해는 오페라시즌 때 오페라가 이루어지는 극장에서 선임한 지휘자가 연습과 공연을 소화하는 방식으로 시즌 단원이 운영되었다면, 올해는 부산오페라시즌과 시즌단원 운영을 분리하면서 시즌단원을 이끌 예술감독과 음악감독, 운영위원이 먼저 선임되어 체계적으로 운영할 기본 틀을 갖추고 출발하였다는 점이다. 이를 통하여 시즌단원 자체 공연을 비롯한 오페라 제작 공연에도 수준 높은 연주력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시즌단원의 응시률 및 수준 높은 단원을 끌어올리 수 있었던 방법에서 부산 응시에서 전국 응시로 범위를 풀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지역 음악인들의 홀대를 방지하기 위하여 지역 가산점이 주어져 상대적으로 불리한 점을 일정부분 해소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지역 가산점이 적용되어 최종 합격 결과가 바뀐 경우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일정부분 지역 인재 양성 차원에서도 꼭 필요한 제도이며 이를 더욱 확대 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합격자의 지역 분포도 부산출신 음악인이 전체 절반이 넘게 합격하였으며, 이를 부·울·경 출신으로 확대하면 훨씬 많은 수가 합격하였단다. 결국 지역 기반은 열악하지만, 운영을 잘한다면 부산을 비롯한 울산, 경남의 잠재 인력을 끌어들임으로 지역 예술을 지역 예술인들의 손으로 가꿀 수 있다는 점이다.
경제적인 면인 수당에 대한 개선이다.
연습과 공연을 달리 적용하여 각각 연습수당과 공연수당으로 나눠 지급하며 이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합창단의 경우 연습수당이 회당 5만6000~6만5000원(30회·회당 3시간 기준), 공연수당은 회당 16만~21만원으로 정하였으며, 오케스트라는 연습수당 회당 5만6000~6만5000원(25회·회당 3시간 기준), 공연수당 20만~25만원으로 정했다. 지난해는 합창단 기준 10회가량 연습의 보수가 30만~40만원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뿐만 아니라 공연이 늘어나면 수당이 자동으로 올라가게 되어있는 운영방법이다. 결과적으로 공연이 늘어나면서 연습이 늘어나게 되고 단원의 입장에서는 수당이 많아지면서 연습량과 연주량이 늘어남에 따라 실력도 올라갈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준비되지 않고 연습하지 않으면 무대에 설 수 없으며, 또한 지속적인 자신의 실력 쌓기에 노력하여야 한다는 점이 내포되어 있다. 단원들은 자신의 예술을 완성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갈고 닦았던 시간을 무한 반복하여야 하는 것이다.
기성 음악인이 화답하자.
필자는 2023년 부산오페라하우스 오케스트라/합창단 (시즌단원) 단원 모집에서 젊은 음악인들의 열정과 패기, 노력을 보았다. 이제는 기성 음악인들이 답할 차례다. 먼저 대학은 안일한 운영에서 벗어나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음악인들을 길러내야 한다. 입시철에만 주변 음악인들에게 입학을 독려해 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평소에 학생들의 연주 기량을 비롯하여 합주 및 합창 능력을 더욱 향상시켜야 할 것이다. 더 많은 레슨시간의 확보와 합주 및 합창시간을 통하여 배운 능력을 지역에 알리는 홍보와 음악회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음악가 배출 과정을 알려야 할 것이다. 일년내내 입시라는 생각으로 제자 키우는 일에 더욱 전념하여야 할 의무가 대학에 있으며 이 일의 무게는 더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러한 각오로 임하지 않으면 이미 폐과된 타 대학의 길을 남은 대학들도 걷게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어디 그뿐인가, 기성 음악인들은 후배 음악인을 위한 일에 모두가 동참하여 지역 음악의 활기를 찾아야 한다. 막연하게 후배를 키운다는 말에서 이제는 구체적인 실천으로 옮겨져야 한다. 가장 먼저는 연주자들의 연주료 인상부터 시작하자. 선생님, 선배이기에 제자나 후배보다 더 많은 연주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규정과 규칙을 만들어서 지급하고, 또한 후배나 제자들에게 연주 무대를 양보하는 모습으로 무대를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작은 것부터 실천하다보면 부산의 음악은 분명 밝아질 것이며,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2023년 부산오페라하우스 오케스트라/합창단 (시즌단원) 단원 모집의 결과를 바라보며 필자는 청년 음악인들에서 부산 음악의 밝은 희망을 보았다. 이제 청년 음악인들이 더욱 열심히 음악 활동에 매진하며 새로운 동력을 보여주어야 할 때다. 어린 시절 배웠던 영어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Boys, be ambitious!” 아니, “Young man, be ambitio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