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꽃할배들 남도 여행기 (2부)
2013년8월14일~17일
-.낙안읍성으로
송도에서 둔내 포구에 도착하여 주차해둔 차에 다시 짐을 실은 시간은 09;40분이었다. 이제는 낙양읍성을 거쳐 순천만 생태공원으로 가는 일정을 따라 새로운 여정이 시작된다.
여수에서 순천 시내를 통과 하는데 도시가 깨끗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냇가가 아름답게 느껴졌다. 특히 가로수로 붉은 꽃을 피운 백일홍이 심어져 있어 이색적인 풍경이기도 하였다.
영암-순천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순천만 IC 를 빠져나와 낙안읍성에 도착한 시간은 10;40분경이었다.
불타는 남도였다. 낙안읍성 주차장 주변의 잔디들이 건조하여 일부는 마르고 있을 정도의 폭염이 오전부터 강열하다.
< 낙안읍성 주차장 주변 익살스런 장승 모습 >
주차장 옆 파고라 그늘에서 촌로 두 분이 쉬고 계시는데 연신 부채질을 하면서 우리들에게 말을 건넨다.
“어디서 오셨 슈~”
“ 서울에서 왔습니다.”
우리도 잠시 그늘에서 쉬어가기로 하였다. 마침 아이스크림 파는 아주머니에게 아이스크림을 샀다, 물론 촌로 두 분 것도 함께 사서 나누어 드렸더니 무척이나 고마워하신다. 별것도 아니지만 조그만 한 것도 함께하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이렇게 훈훈할 수가 없다.
예상과는 달리 입장료는 2천원으로 싼 편이었다.
< 낙안읍성 출입문 부근 독특한 모습의 장승 앞에서 >
일정상 정오가 가까워지고 있어 최고의 더위가 맹위를 떨칠 때다. 그래도 할 수 없다. 우리는 낙안읍성으로 매표소 앞의 관문(동문)을 통과 하였다.
동문을 통과하자 바로 동문 누각으로 올라가서 그늘을 찾았다. 관광도 좋지만 당장 더위를 피해야하는 악 조건이었다. 일단 사진 한 컷을 하고는 동문을 기준으로 우측 방향으로 성곽위로 걸어서 서문으로 간 다음 성곽 아래로 내려와서 다시 동문으로 오면서 성곽내부를 관광하기로 하였다.
성곽안 읍성은 구조상 동서로 가르면 우측은 관아와 기와집 객사가 위치하고 좌측은 순수초가집들로 구성된 정겨운 초가마을로 되어있었다.
< 낙안읍성으로 들어가는 관문(동문) 앞에서 >
< 관문 누각에서 >
따가운 태양빛을 피해 누각 그늘에서 우측으로 성곽 위를 걸어가면서 낙안읍성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관찰하였다.
< 읍성 성곽위에서 사진 찍는 일행들 >
< 초가집이 다소 생소하게 보이지만 옛날이 그리워지게 한다.>
읍성에서 내려다 본 풍경은 근래에 자주 볼 수 없었던 초가집이 생소한 듯, 아니면 옛날이 그리워서 인가? 연신 사진을 찍고 있는 중년 할배들 모습이 재미있게 느껴진다.
< 낙안객사(樂安客舍)의 뒤편 모습이다>
< 사진작가 포즈를 취하고 있는 H 모습>
북쪽 성곽을 돌아가는 데 서쪽 성곽 쪽의 초가집마을과는 달리 관아 와 객사가 있고 기와집도 보인다. 낙안읍성 성곽의 총 길이는 1,410m 이다.
조선태조 6년 왜구들이 침략을 하자 이 고장 출신인 김빈길 장군이 의병을 일으켜 토성을 구축한 것이 읍성의 시초였다고 한다.
그 후 300년이지나 인조4년(1626년) 임경업장군이 낙안군수로 부임해 오면서 견고하게 성을 쌓아 온 것이 지금의 낙안읍성이라고 한다.
< 성곽위의 중년 늙은이 >
< 11:47분에 동문의 반대편 서문에 도착 >
11:47분에 서문에 도착하여 나는 성을 전체로 한 바퀴 돌고 싶었으나 모두들 정오의 폭염에 지쳐있었다.
그래서 반쪽만 성곽을 돌고는 서문에서 내려와 성 내부를 돌아보기로 했다.
< 서문 성곽위의 J 와 H >
< 서문에서 남쪽으로 가는 성곽모습 >
생각 같아서는 다시 남쪽성곽으로 돌아가서 남측에 있는 초가마을 성곽에서 바라보려고 했는데 그러기에는 태양이 너무나도 야속하게 내리쬐고 있다.
흔히 낙안읍성 하며는 남쪽 편에 조선시대 초가마을이 잘 보존되어있는 마을풍경의 모습이 낙안읍성의 ‘랜드마크로’ 대표되는데 아쉽게도 접어야 했다. 반대로 북쪽 편의 마을은 주로 관아와 객사가 있고 기와집이 배치되어 있는 구도다.
<민속자료전시관에 있는 낙안읍성의 모형도다>
앞쪽이 출입문인 동문이고 동문에서 대칭되는 곳에 서문이 있고 남쪽편 에는 초가마을이다, 그리고 우리가 돌아 본 성곽 위는 북측이다.
낙안읍성에는 실제로 120세대 225명이 상주하며 조선시대 모습 그대로 살고 있다. 다만 민박 또는 공방, 체험관등을 운영 하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곳은 영화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상도, 허준, 대장금, 토지 등이 여기서 일부가 촬영하였다고 한다.
우리는 서문에서 내려와 동문으로 가면서 걸어가는 길에 민속자료관에 들러 보았다. 아마도 읍성 안을 다 못 돌아 볼 텐데 민속자료관에서 관련 정보를 얻고 싶었다. 예상대로 낙안읍성 모형도와 조선시대 당시 민속관련 자료가 고스란히 전시되고 있었다.
< 전시관을 둘러보는 J >
< 가을 추수를 하는 모습이 너무나 정겹게 느껴진다,>
비록 모형이지만 초가마을에서 그 옛날 정겨운 모습으로 닥아 오는 모형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에 빠져드는 기분이다. 요즘은 초가집을 잘 볼 수가 없다. 젊은이들이 농촌을 떠나가 이엉을 엮어 올리는 대가 끊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곳 낙안읍성에는 직접 조선시대 당시 방식으로 사람이 살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없어 다행이다 싶었다.
< 초가지붕 이엉을 엮어 올리는 모습 >
< 사대부의 제사상차림 모형 >
사대부들의 제사 상차림에 놀랐다, 부(富)가 주는 풍족함이(?) 초가 마을과 너무나도 대조가 되기 때문이었다.
< 낙안읍성 마을 사람들이 줄 당기기 하는 모형 >
전통 민속놀이인 줄 당기기가 흥겹고 단합하는 모습은 참으로 보기가 좋다.
< 낙민루(樂民樓) 앞에서 포즈 잡는 H >
낙민루는 관아의 출입문으로서 2층 문루형태의 팔작지붕을 하고 있는데 성문을 여닫는 시간과 비상상황을 알려주는 북이 올려져있었다. 복원된 건물이라고 한다.
<동헌 관아(관청) 앞에서 >
<12:03분 현재시간, 그늘이 그리운 시간 >
정오다! 뜨거운 태양빛 가마솥더위는 우리들을 지치게 한다. 낙안읍성 관아 앞에 건너편에 큰 나무 그늘이 보인다. 길거리에는 관광객들조차 드물다. 그늘에서 지친 몸을 위해 휴식을 하고 나니 이번엔 배가 고프다.
< 먹음직한 파전과 묵무침, 그리고 동동주 >
< 영원한 친구! 부라보~! >
민속 장터에는 국밥, 산채 비빔밥 등 여러 토속 음식을 팔고 있었는데 우리는 이 고장에서 아주 유명하다는 벌교꼬막정식을 먹기 위하여 초벌(?)로 파전과 묵을 시키고 동동주를 곁 드렸다.
꼬막정식을 맛나게 먹기 위하여 간단히 시킨 것이다. 얼마나 맛이 맛나 는 지 동동주1병이 모자라 한 병을 추가까지 하고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 임경업장군의 선정비 앞에서 >
< 임경업장군의 비각>
임경업 장군의 선정비는 군민이 세운 것 이라고 한다. 인조 6년에 건립한 선정비는 인조4년에 (1626년) 낙안군수로 봉직하면서 선정을 베풀었을 뿐 아니라 정묘호란 때 큰 공을 세운 것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 한다. 이곳 사람들은 지금도 정월 보름에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 초가집 돌담위의 호박 넝쿨도 태양빛에 어쩔 수 없었는가 보다>
< 초가 마을의 앞마당은 한가롭다 >
한 낮의 초가집 돌담은 정겹게 우리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돌담위의 호박 넝쿨도 뜨거운 태양빛에 힘을 잃어가고 초가집 마당의 잔디는 타 들어 가지만 한가롭고 평화스런 초가 마을은 우리의 마음의 고향이다. 지금 중년의 꽃 할배들이 마음의 고향에서 수많은 세월을 살아온 아련한 마음을 가슴 한 구석에서 짠~ 한 느낌이 묻어 나오는 순간이다. 나는 이 순간이 좋다.
< 푸른 하늘아래 돌담길을 걸어오는 C 와 H >
< 남측 성곽아래 연꽃 밭을 가르는 시골 동네길>
< 옛 방식으로 동네의 아이가 쪽대로 고기를 잡고 있다 (모형임 ) >
< 푸른 하늘, 연 밭과 성곽의 남문루, 그리고 초가집과 먼 산의 조화로움 >
한 폭의 수채화를 보고 있는 착각을 느끼게 하는 구도의 풍경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튀지 않고 모나지 않게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 낸 자연의 조화로운 구도는 우리가 배워야 할 그 무언가를 생각게 한다.
< 시골에서 달구지를 끌고 있는 J, ( 소는 모형이다 )>
< 하늘에서 푸들 한 마리가 시샘을 하며 내려다보고 있다. >
12:57 현재 시각 하늘에서 푸들 한 마리가 소달구지를 잡고 있는 J를 보고는 시샘을 하는 것처럼 귀엽게만 보이는 그림을 우리에게 선사하는 하늘은 알고 있다. 가장 더울 때 낙안 읍성을 찾아줘 애를 썼다고 선물을 했으리라.... 이제 꼬막정식을 먹으러 가야 할 차례다.
< 맛나게 먹고 있는 꼬막정식 >
< 한잔 하세! >
낙안읍성을 떠나 우리는 순천만 생태공원으로 가는 길에 꼬막정식과 짱뚱어 매운탕을 전문으로 하는 마을을 지나다가 차를 세웠다. 당초에는 낙안읍성에서 멀지 않은 벌교로 가서 먹으려 했는데, 꼬막정식이 차이가 있겠나 싶었다. 벌써 14시가 지나고 있어 급히 여기서 먹기로 합의가 되었다.
< 정통 꼬막정식 이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곳은 우리가 숙박하게 될 순천만 생태공원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마을마다 곳곳에 꼬막정식 홍보가 대세다, 하긴 여기까지 와서 꼬막정식을 먹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친절한 아주머니의 안내를 받으며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방으로 들어서니 낙안읍성에서 폭염과 싸웠던 것을 생각을 하면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사실은 말로만 유명세를 날리는 꼬막정식은 기대가 너무 컸었는지 약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전체적인 우리들의 반응이다. 하지만 꼬막을 쉽게 까먹을 수 있는 도구가 개발되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꼬막을 좋아 하는 것은 사실임을 부인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암튼 맛나게 먹었다.
-3부에서 계속-
첫댓글 낙안읍성 관광에 때는 더위가 남아 관광에 불편이 많았지만 정말로 가볼만한 곳입니다.지금도
낙안읍성 안에는 옛날 모습들을 볼수 있는것이 새롭습니다.방안에서 그모습들 잘 보았습니다.
늘 건강하시지요? 추석명절 잘 보내시고 댁내 건강과 행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