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월 겨울이 채 가시기도 전 속리산 문장대(1054m)에서 신선대 가는 구간에 해빙기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하였다. 그로 인해 무려 7개월여간 통제상태로 있다가 9.7(토). 04.00 부로 해제가 되었다.
지난 5.25 일 통제중 이란 사실을 모른채 덜컥 천왕봉(1058m) 까지의 종주 산행에 나섰다가 헛발질을 하고 문장대에서 갈수 없는 그곳을 눈팅만 하다 눈물을 삼키고 철수 하였는데 드디어 오늘 그 코스를 밟는다.
문장대는 몇번인가 가 봤지만 천왕봉쪽 코스는 처음이어서 기대와 설렘 호기심이 그득하다.
그 기대를 채우려 속(俗)세와
리(離)별한다는 그곳으로 떠난다.
상주 영천간 고속도로를 따라 화서Tg에서 내려 장각동 마을에 1시간30분만에 도착한다.
차를 주차할곳이 없어 헤매는데 어떤분이 자기집 옆에 주차하라 하는데 역시 시골 인심이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콜택시로 화북탐방지원센터까지 가서
문장대로 올라 문수봉,청법대,신선대,입석대,비로봉,천왕봉을 거쳐 장각동 마을로 하산하는 시계 반대방향의 산행이다.
택시비 33,000이 아까워 화북분소에 주차하고 천왕봉 오른 후 윈점회귀 하려다
많은시간이 소요될거 같고, 새로운코스를 보고파 장각마을쪽으로 하산키로 한다.
택시로 12분만에 화북탐방센터에 도착한다. 기사가 포도즙 두개를 맛보라고 주네. 오늘 뭔가 잘될거 같고 기분이 좋다. 주차, 포도 써비스 까지...
문장대가는 길은 5월이나 지금의 9월이나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파릇한 청춘에서 약간은 저물어 버린 중년이 되었다 할까.
이코스는 속리산의 문장대를 오르는 최단코스다. 돌계단이 거의 95프로 이상이고 가끔 나무계단이 설치 되어 있는 오르막이다.
오늘은 특별히 느릿느릿 나이에 걸맞게 여유롭게 오르니 중간쉼터인 쉴바위가 나타난다. 몇개의 큰바위가 있고 조망이 되는 숨고르는 장소인 셈이다.
오늘은 예전의 산행과 달리 느긋하게 세월아 네월아 걸어 보기로 작정하고 걷는데 코 끝을 스치는 바람이 살짝 차가운게 너무 상쾌하다 문장대 가는길에 내려 오는 두사람을 만났을 뿐 거의 국립공원을 전세 낸 경우가 되었다.
별 힘든거 없이 정상까지 이어진 돌계단길을 오른다. 쉼터가 나타난다. 천왕봉. 문장대 가는 능선 초입이라 보면 될거 같다.
예전 문장대 대피소가 있던 장소다.
넓은 터에 벤치등과 안내판이 다수 설치되어 있는데 문장대 오르기전 베이스 캠프 같은곳이다.
천왕봉 가는 등로는 5월에 온갖 줄로 폐쇄 되었던 것이 뻥뚫려 있는데 바로 가려다 그래도 문장대를 아니 볼수 없어 그곳을 보고 가려고 10분여간 오른다.
문장대 정상쪽에서도 서너 사람을 만났을뿐 주말의 돗떼기 시장과는 완전 다른 분위기다.
사람에 부대끼기 싫으면 주중에
오면 딱 될거 같다.
역시 문장대다. 날씨마저 축복하는 듯
온 산하가 또렸하다.
알듯 말듯한 속리산군의 모든 산들이 문장대를 중심으로 도열해 있다
천왕봉 가는 도중에 느낀일 이지만 능선 중간 중간의 암릉위에서 보이는 풍광은 분명 속세와 이별한 곳이 분명하다.
급하게 문장대에서 내려와 천왕봉쪽으로 본격 능선산행에 나선다.
이코스도 시작부터 돌계단이 많다.
그러나 편한 능선 평지길도 많다.
좌우측 샅샅히 살피며 탐험하듯 천천히 걷는데 나무사이로 슬쩍 보이는 암릉들이 장난이 아니다. 보는 모습 각도 위치에 따라 다 모양이 다르다
어느 구간을 지나는데 등로 옆에 곧 무너질 듯한 거대한 암릉을 쇠철망으로 꽁꽁 싸매어 놓았다.
여기가 사망사고가 난곳 임을 직감한다. 7개월간 출입이 통제된 곳이다.
철망지대를 지나 다소 긴 돌계단을 오르니 신선대 휴게소다.
사람하나 없고 영업은 하지 않는 듯
쉼터 데크 의자만 여러개 설치 해 놓았다.
천왕봉 가는 등로는 야자나무를 깔아 걷기 편하게 해 놓았는데 칠형제봉,문수봉,신선대, 입석대,비로봉등의 암릉들을 직접 밟고 지나치지는 못하고, 우회 하거나 옆을 지나치면서 볼수만 있을 뿐인데 그 모습들이 너무 광대 하고 웅장 하다.
설악 공룡, 월출산.주왕산등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속리산의 암릉들이 이렇게 우람 하면서도 아기자기 예쁠줄은 상상밖 이었다.
외국에 온 듯한 착각 마저 든다.
신선대를 지나가니 다양한 등로가 전개된다. 나무계단, 평지길. 돌계단등 지형에 따라 다양하게 설치 해놓았다.
천왕봉까지는 10미터 정도 되는 오르내림을 서너번 지나쳐야 하고 세번 정도 긴 나무계단도 올라야 하지만 크게 힘이 부칠 정도의 등로는 아니다.
한발 한발 펼쳐지는 앞길에 기대감이 넘친다. 주변 경관을 보고 또 본다. 역시 여긴 속세가 아니다.....
좌우에 있는 자그만 암릉을 호기심 많은 애들 처럼 일일이 올라가 본다. 새로운 풍경이 전개되는 신세계다. 눈호사가 따로없다. 눈이 호강하니 몸도 마음도 천국에 있는듯 하다.
(등로만 따라 절대 그냥 지나치면 아니 된다)
천왕봉 900m전에 있는 통천굴(상고석문)을 지나니 평지가 이어 지다가 약간은 가파른길이 이어진다. 정상을 향해 가니 당연 한데 긴 능선을 걸어와서 인지 약간은 힘이 딸리는 느낌이다.
그래도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과 정상을 정복하고자 하는 의지는 힘을 돋우고 오르막은 이제 끝이라는 생각에 힘을 내니 드뎌 천왕봉 정상이다.
정상은 자그만 암릉 덩어리 인데 조망은 사통팔달이다
저멀리 걸어온 능선과 암릉들이 꿈결처럼 한눈에 들어 오는데 떠가는 구름과 어울려 한편의 그림이다. 너무 멋지다. 늘상 산에 가도 이런 풍광은 만나기 싶지 않다.
오늘 따라 정상에서도 바람하나 불지 않고 무더워 정상옆의 자그만 공간에 그늘을 찾아 다소 늦은 식사를 한다. 1시간15분을 머무른다.
식사중 사람소리가 나 위를 보니 두쌍이 정상에 올라와 있다. 한쌍은 전주 한쌍은 서울에서 왔단다.
7개월간 이 등로가 통제 되었다고 얘기하니 몰랐다 면서 "우린 운이 좋네" 한다. 서울에서 온 여성분이 초콜릿 두개를 내게준다.
산행중에는 전부 스스럼이 없는 동지다.
그들과 헤어져 하산길에 오른다
가던길로 다시 300미터쯤 되돌아와 헬기장에서 장각마을쪽으로 하산한다. 등로는 대체로 원만하며
화북 오르면서 하나도 보이지 않던 소나무가 지천에 널렸다.
사람하나 없는길을 천천히 내려오는데 암릉도 바위도 없고 조망도 없으며 소나무와 잡목 그리고 길옆에 산죽나무만이 무성할 뿐 평범하고 볼것 하나 없는길이다.
다소 빠르게 내려오니 이내 계곡이 나타나는데 물이 생각보다 많이 흐른다.
물도 좋고 하도 더워 계곡에서 족탕을 한다.머리도 감는다.
속세를 잠시 떠났던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 꿈에서 깨듯 다시 속세(현실)로 돌아가는 과정이다.
계곡따라 좀더 내려오니 민가가 보이고 아침에 차로 들어 왔던 낮익은 길이 보인다.
아쉬운 오늘의 산행이 속절없이 지나가는 하루처럼 끝나는 순간이다.
그냥 산을 벗삼아 마냥 걷고 싶었던 산행놀이가 이렇게 좋은줄 다시 한번 느낀 날이다.
차를 주차 했던 집의 주인 아주머니가 집옆에서 일하고 있어 고마운 마음에 먹지 않은 초코렛. 비스켓 등을 주니 몸이 안좋아 못 먹는다고 사양한다.
차를 타고 나오는 도중 그전에 왔던 장각폭포에서 사진 하나를 찍으려고 내려 가니 촬영을 하는것 같아 물어보니 Tvn 에서 "사랑은 외나무 다리" 라는 드라마를 촬영하고 있단다.
요번의 산행은 그전과 달리 하루종일 산과 함께 부대껴 보자고 작정을 하였다.
그래서 거북이 처럼 걸으며 주위를 찬찬히 살폈는데 자세히 오래 보아야 이쁘다는 시가 딱 맞다는 생각이다.
산행전날부터 웬지 설레고 기분이 좋았는데 산행내내 마음의 여유속에 기분좋은 산행을 하였고, 현실을 떠나 산을 떠도는 것도 도를 닦는 이상으로 모든 잡념,근심,걱정에서 나를 벗어나게 하였으며
"역시 국립은 국립이구나"를 절감한 날이다.
꼭 한번은 가보라고 적극 권장하고픈 산이다.
문장대만 아닌 속살속으로...
법주사에서 출발하면 문장대,천왕봉을 거쳐 시계방향 원점회귀 산행이 가능하지만 법주사에서 산아래 까지 가는 세조길이 너무길고,
화북에서 시작 하면 문장대를 거쳐 천왕봉까지 갔다가 다시 문장대로 와서 하산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지만
봐도 봐도 질리지 않을 속리산 주능선의 경관을 생각하면
두번을 볼수 있는 화북코스를 추천하고 싶다.
산이라고 다같은 산이 아니네.....
07.00 집출발
08.30 장각마을 도착
08.35 택시 승차
08.45 화북탐방지원센터
08.55 출발
09.00 들머리
09.40 쉴바위
10.15 문장대 600 m전
10.30 쉼터
10.40 문장대
10.45 출발
10.55 쉼터 출발
11.40 신선대 휴게소
12.05 천왕봉 1.5km전
12.40 통천문. 천왕봉 900m 전
13.10 천왕봉 정상
13.15 점심
14.30 출발
14.40 장각동 가는 삼거리
15.20 장각동1.5 km전(계곡시작)
15.30 족욕
15.40 출발
16.10 차량도착
주차장에서 본 능선
기사가 준 포도즙
화북 분소
문장대
들머리
문장대 3.1km (들머리)
바로 계단.
이런길도
첫번째 목재 계단
쉴바위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왼쪽 문장대
누군가 깜박! 걸어 두고 가버렸네
옛날 대피소 터
천왕봉 가는 입구
문장대
문장대 정상
신선대 가는길
천왕봉까지 계단 서너개
오른쪽 문장대
칠형제봉
가야할 능선. 맨오른쪽 정상
암릉을 파서 계단
자그만 암릉 위. 조망처다
사망사고 난 곳
신선대 휴게소 오르기전
휴게소
자그만 암릉위다
법주사 갈림길. 삼거리
조망이 트인 암릉이 많다
개? 고양이?
말라 버린 산죽
끈질긴 꽃!
고릴라 바위
석문
석문 지나 천왕봉 가는길
법주사로 하산 하는 삼거리
천왕봉 정상
걸어온 능선
식사중 옆에서
장곡 마을 하산 시작점 헬기장
장곡 마을 하산길
소나무 많다
족욕 장소
장곡 마을
상오리 7층석탑
장곡폭포.Tvn 사랑은 왜나무 다리 촬영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