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카페 프로필 이미지
SPO Friends
 
 
 
카페 게시글
┠Classic in Cinema┨ '하나의 오케스트라' 를 꿈꾼 젊은 음악도들의 서사 [크레센도] - 라벨 볼레로', 파헬밸 '캐논', 드보르작 '고잉 홈'
이충식 추천 0 조회 216 21.07.05 14:47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다음검색
댓글
  • 작성자 21.07.05 15:41

    첫댓글 1814년에 나온 동서양의 소통을 지향하는 괴테의
    ‘서동(西東) 시집’ 은 시공을 뛰어넘는 다양한
    가치들이 함부로 혼재해 있는 문명 속 정신적
    교감의 방식을 보여줍니다.

    자신의 칠순을 맞아 펴낸 이 시집은 노년기 괴테
    사상의 결정체였죠.

    고전주의, 낭만주의를 통해 거대한 업적을 남긴
    대문호 괴테는 정신과 물질, 삶과 학문, 인간과
    자연을 유기적으로 아우르는 보편적이고 우주적
    원리를 평생 추구했습니다.

    문학뿐 아니라 식물학·해부학·광물학·지질학·
    색채론 등 인간을 설명하는 모든 분야에 관심을
    보였는데, 이 보편주의는 '세계문학' 이라는
    개념으로 이어지죠.

    문학이란 모름지기 개별성을 존중하는 한편,
    인류의 보편적인 세계를 이해하는 데 봉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괴테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글쓰기를 선택했죠.

    괴테의 세계문학은 민족간의 정신적 교류를 통해
    ‘영원한 인간상 구현’ 이라는 공동의 이상을
    추구하려는 이념입니다.

  • 작성자 21.07.05 15:45

    괴테는 특히 감정의 영역에서 세계정신에의 참여는
    사랑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설파했죠. 하여, '어느
    한 민족의 문학이 아닌 모든 인류의 문학'을 온전히
    실현하려는 의지로 일관했습니다.

    ‘서동 시집’ 은 이를 총체적으로 집약한 작품으로,
    삶과 자연, 그리고 시를 바라보는 괴테의 완숙한
    영혼이 오롯이 담겨있죠.

    유럽과 동양을 아우른다는 의미인 '서동'... ‘순수한
    동녘 땅’ 페르시아로의 상상 여행을 통해 경건한
    신의 세계와 자유분방한 자연을 시인 특유의
    직관과 감수성으로 파악, 동방의 사유를 잘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서동 시집을 통해 19세기 독일 시인 쾨테의
    삶은 14세기 페르시아 시인 히피스의 문학과
    조우되며, ‘시인’ 이란 존재의 가장 내밀한 정신이
    끌어내지고 있죠.

  • 작성자 21.07.05 15:46

    아랍과 서구에 큰 영향을 끼친 대시인 하피스에게
    보내는 괴테의 시적 응답은 동방의 시형식인
    가젤의 운율을 독일어로 고스란히 살려내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습니다.

    또한, 연인 마리안네와 암호문으로 주고받은
    시들도 대화 형식으로 담겨 있죠. 이는 먼 동방의
    역사와 문화를 대하는 그의 개방적 태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전의 연구는 유럽 중심적 시각으로 대상을
    왜곡시켰죠. 괴테는 마르코 폴로를 비롯하여
    하피스의 시를 번역한 폰 하머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왜곡된 시선을 비판적으로 고찰합니다.

    괴테의 이 깨어 있는 의식은 현대까지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죠.

    유대인 출신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과
    팔레스타인 출신의 대석학 에드워드 사이드가
    유대·아랍 민족간의 화합을 위해 만든 교향악단
    이름을 ‘서동 시집 오케스트라’ 라고 지은
    배경이기도 합니다.

    동양을 재발견하고 재해석함으로써 그 창조적
    수용을 잘 획득하고 있는 '서동(西東) 시집’ 은
    그렇게 문화권 간 화합의 상징으로 자리매김
    되지요.

  • 작성자 21.07.05 15:47

    서로 이질적인 가치를 뛰어넘어 그 뒤에 있는
    보편적인 힘을 이해하는 일은 그만큼 세계를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되죠.

    하지만... 이토록 조건 없는 사랑은 관용과 신비의
    끊임없는 파장을 필요로 합니다.

    타문화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어떻게 세계적이고
    보편적인 교양과 지성을 창출할 수 있을까요?

    세계를 새롭게 이해하고 읽어내는 힘은 결국은
    '사랑' 일 터... 이질적인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자극받아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창출해내는 힘은
    그 모든 것에 통하는 궁극적인 자연의 법칙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학문과 예술, 다른 문화의
    전통과 종교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어야
    하겠죠.

    마침내 최고의 경지에서 만나는 이 정신적
    가치야말로 현재 우리 문명이 도전해야 할
    과제가 아닐런지요.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