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97회 등산 추월산(731m) 2021-5
(전라남도 담양군과 전북 순창군 경계) 2021년 3월 15일 화요일 맑음 원성연 단독등산
산림청 지정 100대 명산이며 전라남도 5대 명산인 하나인 추월산은 정상과 보리암, 그리고 수리봉 주변의 깎아지른 바위 절벽과 기암괴석이 산을 장식하고 있다. 담양읍에서 바라본 추월산은 산의 모습이 좋다. 보리암 상봉, 정상, 수리봉이 일렬로 늘어서 웅장한 산세를 나타낸다. 산의 이름은 4계절 중 가을에 가장 아름답고 바위로 이루어진 험준한 봉우리가 보름달에 닿을 듯 높이 보인다고 해서 추월산 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담양호서 바라본 추월산(왼쪽의 보리암상봉부터 정상을 지나 산줄기가 길게 뻗어나간다)
추월산은 전망도 좋아 담양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동쪽으로 담양호 뒤로 강천산이 지척이고 강천산 뒤로 산 첩첩을 이룬 수많은 산들이 진경산수화에서나 볼 법한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서로는 널찍한 호남평야 뒤로 백암산, 내장산, 방장산 등이 조망되고 남쪽은 병풍산과 불태산, 무등산이 산객의 마음을 휘어잡는다. 북으로도 백방산, 여분산, 희문산등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추월산은 호남사람들의 정기가 서려있는 호남정맥의 산줄기가 지나가고 있다. 백암산에서 뻗은 호남정맥 능선이 전남 담양군과 전북 순창군의 경계를 이루는 밀재로 가라앉았다가 서서히 고도를 높여 추월산을 불끈 들어 올린다. 추월산을 빚은 호남정맥은 단풍 산으로 유명한 천봉만학의 강천산으로 이어진다.
담양호와 인공폭포
등산 들머리는 담양호 관광단지다. 관광단지에선 담양호 수변을 따라 데크와 숲길을 걷는 약 3.9Km의 용마루 길을 새롭게 시설했다. 추월산 등산이 버거운 사람은 용마루 길을 걷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특히 아름다운 담양호에선 칼로 자른 듯 특이한 바위낭떠러지 모습의 보리암 상봉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험한 바위벽으로 웅장하게 솟구쳐 좀처럼 볼 수 없는 범상치 않은 풍경이다. 또 용마루 길 왼쪽의 작은 산의 바위에서 흘러내리는 인공폭포도 이채롭다.
담양호 차도 건너편 널찍한 주차장에 주차하고 산속으로 들어선다.(10:14) 소나무 숲에 조성된 산길에는 등산로 안내판이 반기고 산길 좌우에는 소원을 비는 많은 돌탑들이 쌓여 있다. 넓은 산길이 좁아지며 산죽 밭이 나타나고 산길의 경사는 점점 급해진다. 담양군에서 군데군데 벤치와 전망대를 조성해 힘든 사람은 쉬면서 등산할 수가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데크 계단
가파른 산길로 20여분쯤 오르자 동굴이 나타난다.(10:40) 굴의 길이는 5m쯤 돼 깊지는 않다. 굴 옆에 보리암중창공덕비가 있고 이정표 푯말에는 보리암0.4Km, 보리암정상 1.08Km, 추월산정상 2.03Km, 주차장 0.8Km 라고 쓰여 있다. 이제 둥근 말뚝에 밧줄이 매인 급경사 돌길로 산을 오른다. 거침없이 8분쯤 오르자 데크 계단이 나온다.(10:48) 이 데크 계단은 보리암 상봉까지 가파른 바위구간에 무려 1122계단을 만들어 시설했다.
첫 번째 계단이 끝나는 곳에서 뒤돌아보니(10:54) 담양호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이 멋지게 펼쳐진다. 발아래로 주차장과 담양호와 인공폭포까지 샅샅이 내려다보이고 담양호 뒤 강천산의 금성산성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지금 풍경도 아름다운데 미세먼지만 없다면 훨씬 더 환상적인 풍광을 보일 것이다. 이어서 급경사 작은 능선 길로 진행하다가 다시 데크 계단을 타고 564계단이 끝나는 지점에 조성된 전망대에 닿는다.(11:06)
험한 바위절벽에 위태롭게 자리 잡은 보리암이 살짝 얼굴을 내밀고 있 고 담양호 주변 경관은 으뜸이라 입이 떡 벌어진다. 너무도 멋진 풍경을 보니 환희심이 일어나 가벼운 발걸음으로 급경사 계단과 거친 길을 힘들은 줄 모르고 조금 더 올라가 정상 1.52Km, 보리암 정상 0.3Km, 주차장 1.1Km, 보리암 50m라고 쓰여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11:10) 헌데 거리표시가 처음 이정표와 달라 헷갈린다. 일단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보리암에 닿는다.
보리암
보리암은 고려 신종 때의 승려인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법당에 들어가 9배하며 서원해본다. 아무도 없어 조용하고 평화로운 느낌을 주는 보리암 마당에서 바라보는 담양호 풍경은 무척 서정적이라 마음이 차분해진다.
보리암엔 연리목인 느티나무도 있고 바위에서 나오는 약수도 있다. 추월산은 임진왜란 때 치열한 격전지였으며 의병장인 김덕령 장군의 부인 흥양 이씨가 왜적에 쫓기자 이곳 보리암 절벽에서 뛰어내려 순절한 안타까운 사연이 깃든 곳이다. 충장공 김덕령 장군은 무고로 29세에 옥사하고 부인마저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으니 참으로 기구한 운명인 것 같다.
보리암을 뒤로하고(11:22) 삼거리로 돌아와 또다시 데크 계단을 오른다. 보리암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계단은 길고 가파르다. 아예 급경사 계단은 출입을 봉쇄하고 오른쪽에 새로운 계단 길을 만들었다. 이윽고 1122데크 계단이 끝나고 전망데크가 시설된 보리암정상(692m)에 올라선다.(11:45)
전망을 하니 담양호 호수와 주변 산들의 빛나는 풍경이 감탄을 자아낸다. 호수의 묘한 굴곡과 아기자기한 산등성이가 조화를 이뤄 벌써 몇 번이나 바라본 풍경이지만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 추월산 정상 1.3Km란 푯말도 서있는데 등산로 곳곳에 세워진 푯말마다 거리가 제각각이라 신뢰가 가지 않아 이정표 정비가 필요하다.
보리암 정상을 뒤로하고(11:48) 주능선 길을 따라 정상으로 나아간다. 금방 나타난 전망바위에서 정상으로 이어진 능선의 자태가 훤히 드러난다. 밀재에서 이어진 호남정맥 능선과 추월산 정상, 그리고 무명봉과 수리봉으로 이어진 호남정맥 능선은 바위산의 힘찬 기운과 부드러운 흙산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볼만한다. 조금 거친 능선을 타고 내리고 오르는 길로 첫 번째 봉우리를 넘어서자 (12:03) 산길은 유순해진다. 걷기 편한 길로 조금 내려가 물통골 삼거리(670m)에 이른다.(12:08)
정상의 필자
다시 오르막이 된 길로 점점 급해지는 능선을 타고 두 번째 봉우리를 밟는다.(12:18) 뒤돌아보니 보리암정상과 첫 번째 봉우리가 뚜렷하게 다가온다. 이어서 조금 내려서다가 정상에 올라선다.(12:25) 표지석이 박힌 꼭대기선 서쪽 조망이 활짝 열린다. 밀재로 이어진 호남정맥 능선 길이 내려다보이고 장성의 백암산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백암산 오른쪽으로는 정읍의 내장산이 보이고 왼쪽으로 고창의 방장산이 조망된다. 다만 미세먼지 영향으로 뚜렷하게 보이지 않아 아쉽다.
동쪽, 남쪽, 북쪽은 꼭대기 아래의 바위에서 활짝 열린다. 담양호 뒤로 희미하게 보이는 높은 산이 당당하게 솟아올랐고 좌우로 수많은 산들의 아우성이 보인다. 남쪽 조망은 열리지 않아 아쉽고 북쪽은 지척으로 무명봉과 수리봉, 심적산으로 불리는 깃대봉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이정표 푯말에는 하산장소인 월계리 1.4Km라고 쓰여 있는데 이 거리도 잘못된 것이 틀림없고 최소 2.4Km 이상으로 어림된다.
정상을 뒤로하고(13:00) 호남정맥 능선을 탄다. 5분쯤 내려가 월계삼거리(665m)에 이른다.(13:05) 이곳 이정표에는 정상 0.35Km, 월계리 1.55Km라고 쓰여 있다. 정상에서 잰걸음으로 5분을 진행했는데 오히려 하산거리가 더 늘어난 셈이다. 이제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어 호남정맥을 벗어나 본격적인 하산이 시작된다. 작은 능선을 타고 진행하는 하산 길은 워낙 경사가 급해 조심스럽게 진행한다. 돌출한 선바위가 시선을 사로잡고 산길 오른쪽으로 진달래가 피어나고 있다.
선 바위
얼마 후 물소리가 들려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바위를 타고 물이 흘러내리는 멋진 풍경이 나무사이로 보인다.(13:35) 이어서 10여분쯤 작은 능선 길로 산을 내려서다가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길로 월계리 계곡으로 내려선다.(13:50) 이제 산길의 경사는 완만해지고 물소리와 벗 삼아 진행해 한결 편해지고 여유가 생긴다. 지계곡이 합수되는 곳도 지나고 계곡을 건너기도 하며 손과 발을 씻을 수 있는 계곡에 이른다.(14:03) 피로한 몸을 추스르며 간식을 먹고 세수를 한다.
계곡을 뒤로하고(14:15) 5분쯤 내려서니 별장 같은 펜션이 즐비한 펜션마을이 나온다.(14:20) 이제 마을길을 따라 12분을 더 진행하여 주차장으로 돌아와 2만보를 걸은 즐거운 산행을 마감한다.(14:32)
◈ 도상거리 6.72Km 4시간 18분소요(휴식시간 48분포함) 평균속력 1.91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