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양 면경계 종주...***
-.일자 : 2010년 10월 11일
-.코스 : 개치마을-활공장-구제봉-칠성봉-배티재-깃대봉-시루봉-거사봉-원강재-성제봉-신선봉-외둔마을
-.거리 : 33.7km
-.시간 : 12시간 30분
-.참가 : 초원,우보,쑥부쟁이.깜상
악양면경계는 지리산 영신봉에서부터 성제봉으로 흘러내려온 한 가닥이 거사봉직전에서 갈래 쳐 깃대봉과 칠성봉을 거쳐 구제봉에서 개치마을로 에돌아 섬진강으로 흘러가는 곳으로 지리산북부의 실상사부터 지리산의 남북능선을 잇는다.
같은 지리산권이면서도 최고봉을 이루는 천왕봉의 그늘을 벗어날 수 없기에 산방기간 외는 찾는 이가 별로 없지만 만만치 않는 고도와 더불어 지리산 주능선 종주거리보다 긴 코스로 당일에 주파하기에는 만만치 않는 거리이기에 왠만한 산꾼들이라면 누구나가 한번쯤은 욕심을 내볼만한 산금이다.
이 산능선들이 만석꾼이 나온다는 풍요로은 악양들녁을 만들었고 사그라들어가는 코스모스와 함께 가을이 깊어져가니 황금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을 평사리가 중도 포기했었던 악양 면경계 종주와 중첩되어 그려져 이왕이면 이 풍요의 계절에 숙제를 마쳐 버려야겠다는 압도감에 다른 일에 집중을 못해 홀로 산행을 계획했으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산우가 있음 더욱 좋을 것 같아 1주일을 미뤄 산행에 나선다.
그러나 둘레길이나 옛길등의 도보여행인 슬로우라이프가 형성되면서 장거리산행에 따른 부담감들 때문인지 관심만 있지 참여자가 없어 초원님과 둘이 종주길에 나서게 되었는데 쑥부쟁이님과 우보님의 합류로 완벽한 한팀이 꾸려졌다.
긴 산행시간을 생각해서 이른 새벽녁에 집을 나서 날머리인 외둔마을에서 쑥부님을 픽업하여 개치 마을회관에 파킹을 하자 마자 찬 기운을 떨쳐낸다.
▲개치 마을회관
미동마을로 이어진 시멘트도로는 산행을 반감시키기도 하지만 마을은 들머리를 감춰버려 연신 샛길을 염탐하여 보나 접근로라 생각했던 곳은 막다른 골목들에 막혀 구제봉활공장이란 이정표로 되돌아 나온다.
내려다 보이는 산아래는 지리산과 백운산을 가르는 섬진강 골짜기의 물길을 밤새 안개가 솜이불처럼 덮고 있다가 아침을 맞아 이불을 걷어내고 잠에서 깨어나는 듯 나폴 거리는 안개가 골짜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뚜렷한 등대도 부표도 없이 망망대해를 떠도는 것마냥 답답했던 우리들 마음까지도 솜털처럼 가볍게 만들어준다.
▲섬진강의 여명..
▲미동마을의 활공장 이정표..
점차 어둠이 거치며 양 산능선이 가늠될 만큼의 가시거리는 확보되었지만 여전히 능선으로 들어서지 못한 채 임도를 따르고 있어 산길을 포기하고 지도상에 그어진 데로 꾸불꾸불 올라가는 임도 만을 따라 활공장에 올라선다.
활공장답게 탁 트인 공간은 쉼 없이 불어오는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고 이미 해돋이를 훨씬 넘겨버려 광양의 백운산의 주 능선이 한없이 부드럽게 펼쳐지며 바람을 막아주고 젖줄이 되어온 형제봉능선이 금방이라도 닿을 듯 가깝게 다가온다.
▲어쩌다 보니 능선길로 접어 들지 못하고 활공장 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활공장
▲활공장에서 바라 본 성제봉과 악양뜰..
▲황금 들녁의 평사리 들판..
산길로 접어들어 개치마을에서부터 3km을 거슬러 올라오며 몸에 밴 시멘트 독을 떨쳐내고 숲의 청량함 기운에 다시금 안정을 찾는다.
숲의 한가운데 구제봉이란 푯말이 있다.
시멘트도로를 올라오는 사이 방향감각이 상실되었는지 이곳이 정말로 구제봉이라고 알았다가 나중에 2란 숫자를 다시금 보고서야 구조표시임을 깨달은 아둔함에 이것이 혹 알코올치매의 초기증상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길이 완만하게 이어진다.
요즘 비박에 관심은 있지만 아직 실천치 못하고 있는데 조금 전의 활공장에 차를 주차하고서 구재봉의 정자에 올라 하룻밤 비박을 하면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보며 삶을 뒤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거란 공감대속에 구재봉갈림길에 올랐다.
잠시 배낭을 놓아두고서 구재봉에 올라 본다.
백운산과 섬진강의 경치가 압권이고 칠성봉으로 향한 뾰족한 능선이 기를 죽인다.
▲어디서 부터 시작된 번호인지..
▲구제봉 갈림길...
▲구재봉
▲칠성봉으로 향한 능선...
▲구재봉에서 건너 다 본 광양백운산 주능선..
진행거리는 얼마 안되었지만 이른 출발에 에너지 보충이 필요해 휴식을 하는데 동혁님이 꺼내놓은 맛깔나는 해산물은 자연스레 술을 끌어 당기는데 눈병 때문에 금주령이 내린 나는 목 울대로 넘어가는 술 넘김의 고문소리를 견디며 건강한 삶을 위해서 산을 찾고 있으니 이쯤은 참아내자 최면을 걸고 초장 맛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우보님은 어제 지리산둘레길을 다녀왔고 오늘 또다시 새벽을 밀어내고 종주에 동참했는데 집사람과 금슬이 얼마나 좋길래 저렇게나 푸짐한 안주들을 챙겨주는지 참 별난 사람이다.
▲소리도의 해산물 안주들..
이른 아침의 풋풋한 기운과 싱그러움이 넘치는 숲길은 확실한 엔도르핀이 되어 완주나 해버린 것 마냥 활기로 넘쳐나 이대로면 지구의 공전 속도 만큼이나 내달려 버려 시간의 멈춤 속에 하루 종일이라도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쑥부님으로부터 돌멩이 하나로 멧돼지를 잡았다는 황당무계한 얘기를 들은 탓도 있지만 햇볕이 스며들지 않는 곳은 음침함 속에 멧돼지들의 목욕장소가 되어 온통 파헤쳐 저 있어 혼자라면 긴장을 했겠지만 여럿이다 보니 간뎅이가 부어 멧돼지를 잡아 바비큐를 해먹으면 얼마나 맛날까 하는 생각마저 드니 사람마음처럼 간사한 게 또 있을까..
▲포근한 등로..
그만 그만한 고도는 장거리에 대한 부담감을 없애주어 돌무더기가 있는 삼화실재를 넘어서고 차량이 다닐 수 있는 임도를 지나 악양중학교에서 올라오는 동정재를 넘어서는데 이곳에서부터 칠성봉을 향한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주 능선만을 이어가다 보니 막사모회장님하고 악양에서 여길 올라올 때하고는 완전하게 생소한 모습들이나 오름길만은 발이 기억하고 있어 다리에 힘을 잔뜩 모아 한발한발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초반의 오버페이스는 산행 내내 고통을 안겨주기에 개인의 페이스 데로 오르다 보니 처음으로 개인차가 생겨 칠성봉삼거리에 배낭을 놓아두고서 종주코스와 떨어져 있는 칠성봉을 다녀오려고 하는데 우보님이 금새 따라붙어 봉우리직전에서 꼬리를 흔들며 머리를 치켜드는 배암을 처리해주는 해결사가 된다.
지가 치사량이 독을 지니고 있다고 치더라도 이놈 참 어이 없는 넘이다.
잠시 자리이동을 시켜놓고 올라선 칠성봉은 이름으로 보아 뭔가가 있음직도 하나 무인산불감시탑이 덩그러니 있고 정상석은 그 한 켠에 비켜나 있어 숲사이로 겨우 하동호를 관망하고는 삼거리로 되돌아나 와 악양면의 전망대 역할을 하는 봉수대에 올랐지만 흩어져 있는 돌무더기 틈새마다 풀들이 웃자라 시원한 조망보다는 답답함이 더 들어 풀을 뚫고 바위지대에 올라본다.
역시나 조망이 시원스럽다.
악양면이 구재봉과 성제봉의 산줄기를 양 옆으로 끼고 앞으로는 섬진강과 백운산이 펼쳐지는 풍수지리학적 배산임수의 명단자리에 옴팍지게 자리하고 있어 평온함을 주고 하늘거리는 억새와 함께 누렇게 익어가는 벼들의 색깔이 참으로 배부르게 한다.
삼성봉 줄기와 중첩되어 보이는 천왕봉이 더욱 가까워졌고 청학동이 산아래 동네처럼 조망되는 참으로 시원스런 조망처로 조금만 다듬어 놓았으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삼화실재
▲동점재
▲헬기장
▲칠성봉 삼거리
▲칠성봉
▲봉수대
▲봉수대에서 뒤돌아 본 지나온 능선...
▲악양뜰과 성제봉
▲악양면..
▲지리산 자락과 삼신봉아래 청학동..
내림길이 잔돌들로 거칠어져 머금은 습기에 길이 미끄럽다.
지리산의 단풍이 조금씩 흘러 들어와 조금씩 색깔을 달리하는 나뭇잎을 보며 조그마한 것에서도 탄생을 자아내는 쑥부님의 천진난만하고 쾌활한 성격은 경쟁세계를 떠나 자연인의 모습처럼 비쳐지는데 내심 독수리5형제를 자칭하며 지리산을 누볐던 우리들이 부러웠단다.
모든 포유류가 초기는 서로가 뭉쳐 억경들을 헤쳐나가지만 성장을 하면 각자의 영역을 위해 독립을 해야 하듯 이젠 백두대간으로 어디로 제 갈 길들로 떠나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함이 조금은 아쉽다.
▲배틀제로 내려선다.
갈증이 나기 전에 마시고 배고프기 전에 먹고 피곤하기 전에 쉬고 퍼지기전에 출발하란 말이 있는데 그만그만한 봉우리를 지나다 보니 쉼 할 시간을 놓쳐버려 높게만 보이는 깃대봉을 앞에 두고서 오름길에 대비해 에너지를 보충하지만 깃대봉은 곧바로 연결되지 않고 한참을 휘돌아 배티재로 내려선다.
하동호로 내려가는 논골과 악양의 중대마을을 잇는 배티재는 빨치산 유격대들을 토벌하기 위해 만들어 졌다고 하는데 우리네 산자락치고 굴곡진 역사의 아픔 하나 간직하지 않는 곳이 없겠지만 지리산의 포근함과 웅장함은 모든 사람들을 품는다.
신록이 꼬마전구처럼 반짝이던 초봄에는 야생두릅이 즐비했었던 등로는 주변에 푸르름에 흡수되어 찾아볼 수 없고 싸리버섯이라며 쑥부님이 챙겨 넣는데 우보님은 슈퍼에 있는 것만이 식용이란다.
오르막이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르다.
배티재가 500m이고 깃대봉이 981봉이니 딱 우리동네 가야산높이를 고스란히 올라서야 하니 그동안 각자 연마했던 축지법이니 허공답보니 천마해공 등의 경신법들이 펼쳐진다.
한시간여의 지루한 오름끝에 만난 정상은 산죽의 한가운데를 밀어내고 이정표와 정상석을 만들어 놓아 조망은 없지만 그래도 악명 높았던 산죽을 말끔하게 정리하여 바람 길을 만들어 흐르는 땀을 식힐 수 있다.
▲배틀제
▲꾸불꾸불한 임도가 중대마을로 이어진다.
▲깃대봉
오후의 정점을 너머섬과 같이 신체와 정신력의 고비인 난코스를 무사히 넘기긴 했지만 한낮의 열기는 흐르는 땀방울만큼이나 갈증을 불러 모두의 식수가 바닥을 들어내고 있어 걱정의 자릴 대신한다.
어떻게 버텨 성제봉철쭉군락지 까지만 가면 샘터가 있으니 아껴먹기로 하고 회남재에 내려서니 마침 전망대를 설치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 쑥부님이 천금보다 귀한 물한병을 얻는다.
참 그 붙임성이 부럽다.
이곳이 악양면에서 제일 깊숙이 들어온 지점으로 악양뜰을 한눈에 조망하기엔 제격이라 그전에 없던 팔각정이 만들어져 있고 임도도 포장되어 차량이 오간다.
▲빛깔이 다양해져 간다.
▲청학동이 내려다 보인다.
▲회남재
▲회남재에 새롭게 생긴 전망대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악양 전경...
등산객을 위한 것인지 송신탑 때문에 생긴 것인지 모를 나무계단을 따라 시루봉을 향해 올라간다.
상당한 시간이 지나 발걸음이 무겁지만은 발만 떼면은 올라간다는 긍정적인 사고와 쾌활하기까지 한 쑥부님 때문에 남정네들은 내색도 못하고 단번에 송신탑까지 오른다.
이젠 수분을 보충할거는 포도밖에 없어 초원님과 우보님은 알코올에서 물만 흡수 한다는 핑계로 포도를 안주삼아 또 술잔이 오간다.
지리산의 지 능선에 가까워질수록 나뭇잎의 색깔이 알록달록해져 시루봉은 제법 가을빛을 담고 있다.
▲시루봉 오름길..
▲방송중계탑
▲암릉으로 이뤄진 시루봉
▲뒤돌아 본 깃대봉과 칠성봉..
오늘 종주코스 중 제일 높은 거사봉은 까칠하여 밧줄을 부여 잡고서야 올라서는데 정상석에는 시루봉이라 표기되어 있어 지형도와 일치하지 않는다.
우리들의 발자국만은 정직하니 그러거나 말거나 마른침을 삼키고 정리된 산죽 사이를 걸어 남북종주의 합류지점이기도 한 상불재갈림길에 올라선다.
▲거사봉(이름이 바뀌었다.)
▲상불재 갈림길..
산행시간이 길어진 만큼 배낭의 무게는 가벼워졌지만 그 만큼 지쳐 발바닥에 압박감이 와 애써 전망바위를 지나쳤는데 산금에 있는 것이라면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모든 것을 탐색하는 초원님의 열정이라야 그렇다 치더라도 쑥부님까지 올라 연신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임도를 만나 두어 개의 자그마한 산정을 우회하여 원강재까지 간다.
여기서 부터는 성제봉 본격적인 영역권이라 청학이골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이 나오고 등로주변이 잘 정리되어있음에도 악양뜰을 조망할 수 있도록 간벌까지 해놓은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오름길을 따라 활공장을 향해 막바지 오름길을 올라선다.
해가 중천을 넘어 서편으로 기울어진 만큼 활공장에 길게 그림자를 긋고 기가 죽었던 바람도 서늘함이 다시금 살아나고 있다.
활공장인만큼 주변의 조망이 무척이나 좋다.
이러하니 이곳에서 덕송님이 하룻밤 비박을 제의했는데도 일상을 떨쳐내지 못해 함께하지 못함이 무척이나 미안스럽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원강재 임도
▲청학이골 갈림길..
▲성제봉 활공장
▲정점에 천왕봉이 있다..
▲활공장의 이정표
산속에서 도라지 케오듯이 쑥부님이 불쑥 이슬이 한 병을 꺼내온다.
옛적에는 후답자들을 위해 이런 챙겨주는 산우애와 찾아 먹는 재미도 있었는데 요즘은 당일치기 산행이 많아 배낭무게가 압박감이 되니 쉽지도 않아 낭만 하나를 놓아버렸다.
헬기장에서 성제봉오름길은 완만하게 진행되지만 누적된 산행시간으로 발바닥이 따끔거리고 조금만 오름길에서도 종아리가 땡겨온다.
▲피로 회복재..
산능선에 울긋불긋하게 물들어가는 단풍을 보며 성제봉 2봉에 올랐다.
한자는 다르지만 성제는 경상도의 형의 사투리로서 2개의 봉우리가 건너편에 있지만 사실상으로 더 이상의 오름길은 없으니 이젠 악양면 종주란 미션도 무사히 수행할 것 같다.
그러나 해는 아직 기운을 잃지 않고는 있지만 외둔마을까지의 6.5km를 생각하면 2시간은 족히 걸릴 터인지라 아름다운 악양들녁도 섬진강 넘어 장쾌한 백운산도 마음속 블랙박스에 채곡이 저장하고는 철쭉군락지로 내려선다.
▲성제 2봉
▲2봉에서 바라 본 1봉의 자태
▲성제봉
▲성제봉에서 내려다 본 평사리..
햇살에 하얗게 빛난 억새와 단풍 그리고 악양벌판의 갈 냄새는 금새 발길을 붙잡아 다시금 시간개념을 상실하여 버렸고 날 저무는 줄 모르고 노는 철부지 개구쟁이들을 저녁상으로 불러들이듯 다독거려 샘터로 내려선다.
허걱, 물이 없다.
얼마 전 비가 왔었기에 전혀 의심치 않았는데 기대치가 사라지니 목이 더욱 말라오고 침의 농도가 찐해져 혓바닥이 굳어져오며 더욱 갈증을 부추기는데 이제 최선의 해결방법은 빨리 내려가는 것뿐이다.
▲철쭉군락지의 가을 모습..
▲샘터가 메말라 버렸다.
강선암갈림길에 잠깐 눈길이 간다.
그러나 종점이 얼마 남아 있지 않았으니 어림없는 소리다.
흔들다리에 올라서자 사진처럼 멋찐 풍광과 함께 오장육부까지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지금 까지의 잡념을 날려버린다.
평소라면 암릉과 적송이 적당이 어울려져 있고 조망처가 많아 운치가 있는 성제봉등산로이나 오늘은 속도를 붙잡는 복병이 되어 발걸음을 자꾸만 더디게 해 어둠이 몰려들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거리를 단축할 요량으로 냅다 뛰었음에도 하나가 된 것처럼 금새 스프링처럼 따라붙어 진행만은 일사천리다.
▲강선암 갈림길
▲구름다리
산아래로 보이는 섬진진강의 강물에 자꾸만 시선이 간다.
지금 제일하고 푼 것은 아무것도 없고 마음껏 물을 마셔보았으면 하는 아주 기본적인 욕구뿐이지만 저렇게 많은 물이 있어도 내 것이 아니면 아무런 소용이 없으니 어서 빨리 내려가는 수밖에……
초원님 때문에 인간관계를 잠시 생각해본다.
등산화 바닥이 딱딱하면 접착력이 좋으나 빨리 달아지고 부드러우면 미끄러워지기 쉬우나 발바닥의 충격을 흡수하여 오래간다고 세상만사 한가지로만 형통할 수 없으니 될 수 있으면 긍정적으로만 살자.
금새 사위는 어둠에 뭍어가고 통천문의 비좁은 바위틈새를 빠져 나온다.
▲통천문
▲황금 들녁의 평사리와 영호남을 가르는 섬진강..
산아래 마을에 불빛들이 하나 둘 켜지고 그야 말로 적막강산 속에 우리들의 발자국소리만이 유일한 채 사그라져 들어가는 미미한 빛을 모아 눈을 밝혀 고소산성에 올랐다.
숲이 사라지자 조금은 밝아진 느낌이나 아직은 300여 미터를 더 내려서야 하기에 멋찐 섬진강모래밭을 내려다보는 낭만은 조바심과 바꿔 버렸고 최참판댁 갈림길과 도로를 넘어 발의 감각만으로 19번 국도상의 소상낙원에 도착한다.
▲고소산성
▲외둔의 이정표..
중산리에서부터 천왕봉을 오르는 고도보다 더 높은 오름길과 지리산종주거리 보다 긴 거리 그리고 삼도봉이나 토끼봉보다 굴곡진 산정들로 결코 쉽지 않는거리를 무사히 완주한 멋찐님들....
함께하여 고마웠고 무척이나 즐거웠습니다.
|
첫댓글 읽을때마다 느껴보지만 참으로 맛깔나게 잘 그려 냈습니다...
같은길 같은산을 보았건만 느낌은 이렇게나 다르게 표현 하는걸보니
지금이라도 진로를 변경해보심이 어떨런지요!
잘 보았다니 감사....정년연장까지 되었는디 찬찬이 요산 저산 유람이나 다니죠..
아참! 이글 퍼가면 저작권 영향 받나요....^*^
역쉬 멋져요언제 나도 따라가고 싶포요
한번 산행에 가야산정상을 두번씩이나 오르는 산행실력인데 어딘들 못가겠습니까..
역시 산행 전문 작가로 인정합니다
역시 깜상님! 대단하십니다~~언제 저두 함 불러 주세요~~~
참 겸연쩍네요....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