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2012년도 이제 2주정도면 추억의 뒤안길로 접어들텐데 이맘때쯤 가볼만한 여행지가 따로 있겠지요?
윤> 맞습니다.
아마 새해가 되면 한 해를 기원하는 일출 해맞이 많이들 가실텐데 이번 주부터는 계속해서 우리지역 가까운 일출 명소와 그 지역 맛 집을 연계해서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첫 번째로 우리나라 해맞이의 명소로는 포항을 빼놓을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오늘은 포항으로 안내를 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MC> 일출하면 포항 호미곶이 워낙 유명하고 지금쯤이면 과메기가 딱 제철일 것 같은데요?
윤> 겨울이면 포항지역에서는 고층아파트지 베란다나 주택가 마당 등에서도 과메기를 걸어 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포항 분들의 '과메기 사랑'은 유별납니다.
전국이 몇 일간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포항 동해안 주민들은 온 몸을 얼리는 동장군의 방문이 그리 싫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과메기는 원래 청어를 말려 만들었지만 1970년대 후반부터 동해안 지역에서 청어 어획량이 줄어들자 꽁치로 대체된 것입니다.
사실 물렁하지도 딱딱하지도 않은 식감에 회도 아닌 것이 비린내는 지독한 이 과메기가 몇 년 전만 해도 경북이나 포항 출신이 아니면 입에 잘 대지도 않던 음식이었습니다.
이 과메기 대부분은 바로 뼛속까지 파고드는 동해바다 칼바람이 바람이 지배하는 곳 구룡포 이고 이 바람이 바로 과메기를 만드는 요리사인데 반 갈린 과메기는 3일 정도만 매달아 놓으면 꾸덕꾸덕한 과메기가 되고 통째로 말릴 때는 보름쯤의 시간이 걸려야 완성됩니다.
요즘이야 꽁치를 반으로 쪼게 건조실에서 만드는 과메기가 지난달부터 본격 출시됐지만, 진정한 미식가라면 기온이 영하 5도 이하로 떨어지는 추위에 별다른 손 질 없이 3~5일 해풍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말리는 통과메기의 쫄깃한 식감을 최고로 치며 그 진미를 즐깁니다.
꽁치 과메기 맛은 앞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통과메기'와 '반쪽 과메기'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통과메기'는 포항 지역민이나 애호가가 아니면 손질도 힘들어 많이 찾지는 않는데 비해 반쪽 과메기는 껍질만 조금 벗겨내고 먹을 수 있어 인기가 높습니다.
배를 갈라 둘로 쪼갠 뒤 뼈를 발라낸 꽁치가 숙성이 되고 있는 더미들 밑바닥에는 숙성이 돼 빠진 기름이점점이 잔뜩 떨어져 있고, 과메기는 등 푸른 생선 특유의 영양을 대변하는 마치 참기름이라도 바른 것처럼 반들거리며 식욕을 돋우고 있습니다.
과메기는 전라도의 홍어처럼 과격하게 톡 쏘지 않으면서도 입속에 오래 뒷맛을 남기는 것이
특징이고, 특히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돌미역과 김, 쪽파, 마늘, 고추와 함께 곁들여 먹으면 최고의 맛을 즐길 수 있으면서 잠들어 있던 혀의 미뢰를 불러 깨웁니다.
포항 대부분의 식당에서 반 갈린 과메기를 만나지만 30년 넘게 겨울철이면 통마리 과메기를 직접 손으로 까서 팔고 있는 식당이 동빈동에 있습니다.
오랫동안 그 독특한 맛이 유명세를 타고 지금은 포항 과메기를 겨울철 별미로 만든 주역이 되었습니다.
해구식당(054-358-7112)
MC> 겨울철 포항하면 과메기를 빼 놓을 수 없지요 그리고 또 다른 맛은?
윤> 아무리 멋진 여행도 신나는 일출도 입맛 떨어지면 끝입니다.
입맛이 살아야 여행 분위기도 사는데 포항 쪽으로 일출여행지를 잡았다면 꼭 들러 맛볼 만한 음식이 하나 있습니다.
교통 체증스트레스도 추위도 한 그릇에 날려 보내는 속 시원해지는 포항 별미로 어부들이 뱃일 틈틈이 잡히는 대로 막 썰고 고추장에 비벼서 물에 말아 훌훌 들이켜며 먹었다는 물 회를 손 꼽는 분들도 계시지만, 동해안 바닷가 음식 중에 놓칠 수 없는 것으로 성게알 요리가 있습니다.
성게의 ‘알’(알집, 암·수컷의 생식소)은 단백질·비타민·철분이 풍부한데다, 부드럽고 고소해 건강식으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90년대 까지만 해도 성게는 전량 일본으로 수출돼 어민들에게 짭짤한 소득을 안겨준 해산물이라, 바닷가에 살아도 해녀엄마를 두지 않은 자식들은 맛 볼 수도 없는 그런 귀한 것이었습니다.
요즘은 값싼 중국산 성게가 끼어들어 수출길이 막히고 이젠 과잉 번식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며, 성게는 불가사리와 함께 바다 밑 해조류를 모조리 먹어치워 ‘해양 백화현상’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성게 요리를 자주 즐긴시면 해양환경 개선에도 기여하게 되는 셈이되는데, 둥근성게· 붉은성게· 북쪽말똥성게· 보라성게 등이 주로 요리에 쓰입니다.
포항 횟집들에선 포항주변 해역에서 많이 나오는 둥근성게(보라성게)의 노란 성게의 알을 물 회에 곁들이거나, 비빔밥·미역국에 넣어 먹습니다.
성게알 비빔밥은 밥에 양념고추장과 들기름, 채썬 오이·무, 김가루를 곁들이고, 갓 잡은 성게의 싱싱한 알을 듬뿍 얹어 냅니다.
성게 모듬 물 회에는 성게알과 가자미·오징어·멍게 등 4~5가지 해산물이 들어가는데 부드러운 알집이 입안에서 살살 녹습니다.
여기에 고추장을 푼 동치미 육수에 오이·사과·무·당근 등을 채 썰어 곁들이면 그야말로 그 맛이 금상첨화 입니다.
11번횟집 054-244-6458
MC> 성게알 비빔밥이면 그 향이 정말 좋을 것 같네요 다른 맛이 또 있나요?
윤> 지금 동해안은 붉은대게 일명 홍게가 제철을 맞았습니다.
7~8월 금어기를 거치면서 홍게들은 살이 오르고 거둬들이는 그물마다 가득 넘쳐나고 있습니다.
대게와 달리 홍게는 수심 천 미터가 넘는 깊은 바다 속에 살기 때문에 통발을 이용해 잡는데, 가격은 대게에 비해 저렴하지만 대게보다 키토산이 더 풍부하고 가격도 싸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요즘 이 홍게를 찾는 손님이 크게 증가 했습니다.
홍게는 지금이 제철로 맛이 달고 향도 좋고 지금이 살이 꽉 들어차있을 때 입니다.
홍게는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인 글루타민산과 글리신 알기닌 구이닌산 등이 풍부하고 지방함량이 적으며, 또한 내장기능을 원활하게 해 소화가 잘돼 발육기 청소년 및 회복기 환자에게도 좋습니다.
뿐만 아니라 알콜 해독작용에도 도움을 주어 술안주로도 제격입니다.
이 홍게를 지금 죽도시장 어판장에 가시면 싸게 구입 하실 수 있으신데, 사서 집으로 가져 오셔서 찔 때는 몇 가지 주의할 사항이 있습니다.
살아있는 게를 찌게 되면 몸을 비틀어 다리가 떨어지고 게장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제대로 된 맛을 볼 수 없으므로 반드시 죽은 다음 삶아야 합니다.
그런데 홍게는 물에 삶는 것이 아니라 게가 물에 닿지 않게 소반 등에 얹어서 김으로 쪄야합니다.
찔 때는 반드시 배가 위로 향하게 놓고 물이 끓어 김이나기 시작하면 게를 센 불에서 20분 정도 찌고 불을 끈 상태에서 10~15분 정도 찜통에서 잔열로 뜸을 들여야 속살이 꽉 차게 됩니다.
게를 찌다보면 먹고 싶어서 중간에 찜통을 열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되는데 이 때 뚜껑을 열면 다리 살이 검게 변하고 살이 차지 않아 맛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그러니까 마음비우고 푹 기다리시는 것이 더 맛있는 홍게를 먹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건 특별한 비법인데 홍게의 비릿한 맛을 없애려면 물을 끓일 때 소금 약간과 소주나 맥주를 한 두 잔정도 넣어주시면 됩니다.
저는 대게보다는 홍게를 더 좋아 합니다. 돈이 없어서~.
MC> 아무래도 비싼 대게가 더 맛있겠죠. 그렇지만 지금은 홍게가 제철이라는 말씀이군요?
그럼 포항에서의 일출 명소는 어디입니까?
윤> 동쪽에서 해가 뜨니까 동해안 어디를 가나 일출은 만날 수 있습니다.
포항에서의 일출은 단연 호미곶 해맞이 공원이 최고이고, 감포 문무왕 수중릉도 대단한 일출 명소이지요.
포항에서 일출보다 포항신항만 건너편 호미곶 안쪽에서 바라보는 일몰과 포항제철의 야경 또한 아름다움의 극치입니다.
그리고 포항에서 칠포 월포를 지나 동해안 바닷길을 따라 가는 길은 어디라고 할 것 없이 전부 일출 명소이며 특히 이 해안도로는 파도가 손에 잡힐만큼 바닷가를 달리기 때문에 싱그러운 동해를 마음껏 볼 수 있어 더 좋은 드라이브 코스이고, 바닷길을 한 참 달리다 눈 시리게 푸른 바다가 질린다 싶으실 때 왼쪽으로 빠져 나가면 바로 보경사로 올라갑니다.
새벽에 보경사를 올라 산에서 보는 일출 또한 새로운 광경이며 일출 후 산책하듯 오르는 보경사 또한 겨울 산의 묘미가 그대로 전해지는 좋은 여행코스가 됩니다.
MC> 포항 가는 길은?
윤> 대구 포항간 고속도로가 생기고 포항은 점심 먹으러 가도 될 만큼 가까워 졌습니다.
하지만 여행이라면 경주 감포를 지나 구룡포에서 호랑이 꼬리 한 바퀴를 돌아 포항을 경유해서 대구로 돌아오는 길을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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