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달인, 호모코뮤니타스』를 읽고

[김은수]

『돈의 달인, 호모코뮤니타스』를 읽고

책익는 마을의 10번째 초청저자 였던 고미숙님의 책이다.

돈에 대한 생각과 입장이 맹목적 열망으로 신격화 하는 부류가 있는 반면 대조적으로 돈에 대한 적대 혹은 무관심으로 대하는 이들이 있다.

성경에서는 예수님께서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즉, 부자는 천국에 갈 수 없다고 말씀하신다. 수많은 십자가가 도시의 밤하늘을 밝히지만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자 하는 사람은 드문 세상이다. 예수님은 부의 축적을 경계하시며 자신의 삶을 ‘순수증여’로 일관하셨다.

불교 역시 한국인의 문화적 원형이지만 붓다가 걸었던 무소유와 대자유와는 거리가 먼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돈에 대한 원초적 본능은 낙타가 간 그 험난한 길을 우리에게 인도한다.

1장 문제는 돈이다

1) 돈은 ‘내 운명’: 무덤에서 요람까지 우리세대는 돈돈돈 하며 살고 있다. 아이의 탯줄을 자르고 돈줄을 이어 붙이기라도 하듯 말이다.

2) 한방을 기다리는 마지막 버블히어로들: 현대인들의 경제 심리를 두 벡터로 표현하면 한방과 다다익선이다. 전자가 시간과 관련된 심리라면 후자는 공간적 표상이다. 즉 시간이 오래 걸리면 안되고 단번에 터져야 하며 그 액수는 많을수록 좋다는 것이다. 이런 시대에 차근차근 돈을 모은다는 건 절대 경제적이지가 않다. 하지만 太過는 不及만 못하다.

3) 아파트‘토테미즘’: 우리의 주류 주거문화가 아파트로 바뀌면서 지방색이라는 독특함과 차이는 사라졌다. 어느 도시를 봐도 아파트로 인한 동일성이 반복된다. 천지는 한결 같이 밤과 낮, 춘하추동을 되풀이한다. 지구는 탄생 이래 단 한 번도 같은 날씨를 반복한 적이 없었다. 차이 속에서 되돌아오는 것을 ‘순환’이라고 한다. 순환과 반복은 겉보기엔 비슷하지만 실상은 매우 다르다. 순환은 차이를 생성하지만 반복은 복제를 만들어 낸다.

우리 시대 아파트는 주거공간이 아닌 투자자산이다. 따라서 내 몸에 맞지 않더라도 시세만 오를 수 있다면 여러 불편함도 정의롭지 않는 정권도 만들어 낼 수 있다. 삶의 터전이라기 보다는 떠받들어지는 우상에 가깝기에 아파트는 우리에게 ‘토템’이라 할 만하다.

4) 우리를 술푸게 하는 것들: 대출과 보험, 카드로 연결되는 금융상품은 우릴 ‘빚 권하는 사회’로 깊숙이 밀어 넣는다. 불안(질병, 노후, 죽음, 재난)에 대한 인간의 방어기재는 스스로 극복을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금융의 쳐 놓은 덫에 걸려 허우적거리게 만든다.

5) 악착같이 모아서 가족한테: 일촌에 대한 집착은 돈이 흐르는 루트와 일치한다. 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는다면 불륜과 이혼조차도 덜 괴로운 일로 정리될 것이다.

6) 거룩한 형식(쇼핑과 회식): 일상적인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대한민국은 쇼핑과 회식으로 푼다. 현대인들에 있어 쇼핑은 생의 열락이자 보람이다. 자신의 ‘구매력’을 만천하에 과시하는 순간만을 즐기는 것이다. 자기의 몸뚱이에 두를 비싸고 좋은 물건을 사는 것 외에는 자신을 기쁘게 하는 일이 떠오르지 않는 세대이다. 허무를 이겨내고 존재의 희열을 느낄 수 있는 행위가 쇼핑이며 이는 취미를 넘어 종교적 의례에 가깝다. 여성이 쇼핑이 몰두한다면 남성들은 회식에 올인한다. 회식에도 급이 있다. 연봉이 높을수록 강도가 세며 폭탄주에 성적서비스 이것을 상습적으로 누릴 수 있다면 당신을 성공한 사람으로 분류될 것이다. 우리사회 승자들의 취미활동은 늘상 이 회로를 맴돈다.

중요한 것은 연봉이 얼마냐가 아니라 돈을 쓰는 용법이며 이 부분에 있어 우리의 상상력은 고갈되었다.

7) 서글픈 왕복달리기(탐욕아니면 청승): 돈이 없을 땐 청승을 떨고 좀 있다 싶으면 탐욕을 주체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돈의 속성과 용법을 치밀하게 터득해야 자본의 대공세 속에서도 거뜬히 살아남을 수 있다.

8) 대체 돈이 뭐길래?(생명과 화폐) 자본주의는 사적 소유에 기초하고 있다. 신분적 차별이 사라진 대신, 소유가 곧 인격이자 정체성이 되어 버린 시대다. 그런 점에서 자본주의란 ‘사적 소유와 자아’가 그대로 ‘혼연일체’를 이루는 체제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소유의 핵심이 바론 돈이며 돈은 교환을 매개한다.

인류사는 기본적으로 두 개의 공동체가 존재해 왔다. “화폐를 거부하는 공동체와 화폐로 조직된 공동체” 흔히 생각하기론 전자에서 후자로 나아갔으리라 간주하지만 둘 사이엔 진화나 발전이 아니라 단절이 있을 뿐이다.

자본과 생명은 본래적으로 정반대의 벡터를 지니고 있다. 자본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면 존재 자체가 위태롭게 될 것이다.

2장 잘벌고 잘 쓰는 실전 ‘노하우’

1) 부자가 되려면 학교에 다니지 마라: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는 부자가 되는 게 인생의 목표라면 학교가 아닌‘거리’에서 실물경제의 현장에 접속하여 돈에 대한 지식을 먼저 배우고 자신을 통제하는 능력이 없는 사람은 돈을 버는 것보다 마음을 다스리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권면한다.

2) 유산과다=위산과다: 자식에게 유산을 준다는 것은 일종의 불로소득을 넘겨주는 행위로 반드시 환기해야 할 사항이 있다. 돈은 無性의 물건이 아니라 수많은 인과들이 들러붙어 있다. 즉 재산을 물려주는 행위는 그 인과들을 함께 넘겨주는 격이다. 돈에 붙어 있는 인연들이 자식에게 진정한 행복을 줄 거라는 확신이 있으면 그 때 물려주도록 하라.

유산을 물려주기 위해 악착같이 돈을 모은다는 건 넌센스다. 내 인생을 왜 거기에 낭비하는가? 자식은 어려서는 내가 보호하고 거두어야 하지만 자라서는 나와 함께 길을 가는 동반자다. “아들이 열 여섯이 되면 그를 친구로 대하라.”시대와 나라마다 성인이 되는 연령이 달라질 수 있지만 성인이 된 다음에도 부모가 계속 뒤를 봐줘야 한다면 그것 자체가 자식에게는 ‘인생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가 물려줘야하는 것은 유산이 아니라, ‘홀로서기’에 대한 훈련이며 누구에게도 구걸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독립심과 자존능력이다.

3) 젊어 고생, 사서 하라: 부자건 가난뱅이건 누구나 인생의 우여곡절을 겪게 마련이다. 계절이 순환하듯 인생도 순환하며 한 사람이 평생 감당해야 하는 고생의 양과 질도 대강 정해져 있지 않을까한다. 그러니 이왕이면 젊었을 때 겪는 것이 낫지 않을까. 젊었을 때 요리조리 피해 가거나 부모의 덕으로 대충 넘어가면 결국 중연이나 노년에 그 고난의 문턱을 다시 마주치게 된다. 그땐 정말 난감해 진다. 체력은 떨어졌지, 생각은 고갈되었지, 책임져야 할 인연들은 늘어났지. 그래서 젊어 고생 사서 하라는 옛말이 있는 것이다. 고생의 핵심은 몸이며 몸이 수고롭게 될 때 마음은 절로 쉬게 된다.

4) 여자들이 밥을 사는 그날까지: 사랑과 결혼이 구속이자 속박이 되는 이유는 경제적 장벽으로 닫힌 구조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의존관계는 심리적, 정서적 의존성과 뗄 수없이 결합되어 있다. 혼자서 갈 수 있는 자만이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법이다.

5) 돈에 대한 공부를 일상화하라: 무지는 불안을 낳고 불안은 동요를 낳는다. 이런 몽매한 상황을 타파하려면 공부를 해야 하고 절차탁마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돈을 잘 버는 것은 빚을 지지 않는데서 시작한다. 빚이란 내 능력 이상을 누리려는 탐심이다.

돈하고 놀아라-‘미다스의 손’이 아닌 ‘브리콜라주’하게 브리콜라주란 스트로스의『애생의 사고』에 나오는 말로 원주민들의 ‘손재주’를 뜻한다. 장인들의 작업장에 널려있는 기구와 재료들은 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상의 작품을 만들어 낸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그 가치와 효용성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 ‘돈놀이’의 진수다.

6) 이벤트 돈이 아니라 몸으로: 백일, 돌잔치, 어린이날, 각종 연애이벤트를 돈으로 때우려 하지마라. 인생의 행복한 추억거리를 화폐가 잠식하지 못하도록 하라. 돈의 달인은 몸 쓰기의 달인이다.

7 )더부살이 프로젝트: 근대이전 서양의 귀족들은 자식이 자라면 기숙학교에 보냈다. 동양에서도 마찬가지로 가학(家學)이 일반화된 시대였지만, 자기 자식을 직접 가르치는 경우는 드물었다. 멀리 있는 다른 문파에 보내 아예 그 집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공부를 익히도록 했다. 낯선 공간에서 가족이 아닌 타자들과 어울릴 때 비로소 어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춘은 봄이고 봄은 생성의 계절이다. 고로, 청춘들이 뒤섞여 살기만 해도 뭔가 꿈틀거리게 마련이다. 청춘을 역동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면 곧 청년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다. 청년백수나 일인가족들 역시 주거공간에 대한 고정관념만 바꾸면 인생의 질도 달라질 것이다.

8) 북드라망에 접속하라: 우리는 지금 엄청난 문명의 혜택을 맛보고 있다. 그런데, 정작 그 진수를 누리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문명의 진수란 다름 아닌 책이다. 20세기 전까지만 해도 책은 소수의 전유물이었고 평생 동안 책을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지금은 널려 있는 것이 책이다. 밥 한 끼, 옷 한 벌 값이면 세계최고의 지성에 접속할 수 있다. 20세기 이전에 살았던 이들에게는 거의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그럼에도 이 기적을 누리려는 이들은 거의 없다.

9) 새로운 성공의 척도, ‘호모에렉투스’되기: 우리 인간의 삶이란 고귀한 것이어서 취업시장에 나가기 위해, 또는 인생을 고용주를 위해 바치느라 커버하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것이기 때문이다. (무하마드 유누스『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인간은 원초적으로 프리랜서다. 중세시대 임노동자는 대부분 노예에 가까운 삶을 살았다. 돈과 일, 생명의 삼각함수에 관해서는 손익계산이 분명해야 한다.

현대인들은 운명을 극복한다는 말을 좋아한다. 그런데 그 내용을 잘 따져보면 출세해서 부귀를 누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부귀의 내용은 대부분 쾌락 아니면 방탕이고 여기에 본성의 문제는 빠져 있다. 출세하긴 했는데 ‘그건 내가 정말 원하는 일이 아니었어’라거나 혹은 그때도 여전히 누군가의 지시를 받아야 한다면? 이런 경우 그걸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성공은 무엇을 얻었느냐가 아니라 본성과 경제가 얼마나 일치되는가에 있다.

어디에도 의존하지 않고 순전히 내 힘으로 먹고 살고 일을 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호모에렉투스’가 되는 길들을 찾아라. 붓다의 입을 벌려 멋있게 말하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리고 있지 마시라. 그렇게 홀로 갈 수 있는 자만이 참된 벗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3장 돈에 대한 우주적 상상력

1) 쓰면서 행복하라(교환에서 증여로): 대학-재물이 모이면 백성이 흩어지고 재물을 흩으면 백성이 모인다. 인자는 재물로써 몸을 일으키지만 불인한 이는 몸을 바쳐 재물을 일으킨다.

노후에 필요한 것은 허무한 소비가 아니라 사람이다.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 곧 친구. 가족은 결코 구원처가 아니다. 노년에 집에 죽치고 있는 것처럼 괴로운 일은 없다.. 그렇다면 노후 대책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투잡을 뛰고 각종 보험을 드느니 그 돈으로 사람 사이의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데 써라.

“버리고 행복하라”“쓰면서 행복하라”이는 우주적 힘과 연동할 수 있다.

2) 돈은 물이다: 돈이 물이 되면 거기에는 동정심도, 열등감도 들어설 여지가 없다. 목마른 사람은 당연히 물을 요구하고 물을 얻어도 비굴해지지 않는다. 또한 투명하여 천지간에 감추는 것이 없다. 당당하게 사용하라.

3) 선물의 경제학. ‘인디언되기’: ㉠평화를 가져다주어야 한다. ㉡재물에 애착을 가져서는 안 된다. 인색하다는 것은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말솜씨가 뛰어나야 한다. 『곰에서 왕으로』인디언 추장의 자격조건을 정리하면 이렇다. 평화, 선물, 말. 이세가지 스펙을 갖추어야 한다. 말과 평화의 윤리적 실천이 선물경제다. 추장은 사냥에 능숙해야 하며 사냥한 것을 베푸는 데도 능숙해야 한다.“증여에 중요한 것은 선물로 주어지는 ‘물’이 아니라, ‘물’의 이동을 매개로 해서 동일한 방향으로 이동해 가는 유동적이고 연속성을 가진 어떤 힘의 움직임”이다.

4) 이메진 노 머니: 댓가 없이 서로 서로 앎의 능력들을 교환하라.

5) 공동체, 최고의 생존전략(마을이 세계를 구한다): 고독과 소외의 ‘외딴방’에서 탈주하여 즐겁고 유쾌하게 살기 위한 궁리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도달되는 결론이 공동체다.

혁명은 바리케이트와 투쟁이 아니라 일상의 관계와 활동으로 정의되어야 한다. 일상의 재배치 없이 혁명은 없다. 전략전술은 증여와 순환이다.

6) 카오스 경제학의 기초개념

㉠ 차이가 평등을 낳는다.: 차이를 침묵시키는 평균주의를 극복하자. 공동체는 축적을 지향해서는 안 된다. 흘러오는 만큼 다시 흘러가게 해야 한다. 중요한 건 돈을 통해 삶이 구성되는 것이지, 축적.증식하여 조직의 규모를 키우는 것이 아니가 때문이다. 만약 조직은 번창하는데 구성원들은 피로와 무력감에 시달린다면 그건 실패다. 구성원들의 멤버십과 능력의 향상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 조직을 위해 공동체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주체들이 잘살기 위해서 다방면으로 네트워킹을 하다 보니 공동체가 된 것 뿐이다. 차이가 평등을 낳으며 평등은 차이들의 향연이다.

㉡ 공부는 밥을 부른다: 학교에서 하는 공부는 타인을 지배하거나 누르기 위한 것이다. 그렇게 공부를 하면 그 지식을 돈으로 교환하지 않고서는 살아가기 힘들다.

누구든 글쓰기를 해야 지식생산에 참여할 수 있다. 농사가 땅을 일궈서 먹고사는 노동이라면, 글쓰기는 ‘마음의 대지’를 일구는 노동이다.

㉢ 유머와 이야기: 다큐먼터리「아마존의 눈물」에 나오는 원시부족 조에족 편에 보면 사냥 후 나눌 때 삐진사람을 간지럼태우기를 한다. 웃음이 터진 상태에서 계속 그 상태로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공동체는 절대 평화로운 곳이 아니다. 평화롭기 보다는 크고 작은 트러블이 쉬지 않고 일어나는 곳이다. 일상을 공유하기 때문에 신체적 습속과 개성이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갈등이 없는 것이 아니라, 갈등이 있을 때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이다. 정서적 흔적을 남기는 순간 관계는 바로 경직된다. 웃음과 서사는 이 무게를 덜어 내는 역할을 한다.

6) 문제는 돈이 아니다(소유에서 자유로) ‘선물을 받지 않아도 좋을 만큼 부자도 없고, 선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한 이도 없다’

부자는 가난한 사람들의 협력없이는 결코 부를 축적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부자는 자신이 소유한 여분의 부를 반드시 사회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 일종의 ‘재산수탁자’의 역할을 맡는 것이다.

7) 순수증여(다시포대화상으로) 순수증여는 화폐적 지평이나 경제적 구조에 갇히지 않는다. 생사의 문제이고, 실존의 문제가 된다. 이는 존재 전체를 건, 우주적 거래가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는 부의 원천과 본질을 아무런 대가 없이 에너지-부-를 베푸는 태양광선에서 얻는다. 태양은 결코 받는 법이 없이 준다”

부를 특권화하거나 부를 가지고 타인을 지배하려는 마음을 완벽하게 비울 때 순수증여를 할 수 있다.

8) 돈 벌어서 남 주자(곰, 코끼리 되기) 아무리 작은 돈이라도 허투루 다루지 않는 투명함, 아무리 큰돈이라도 단호하게 처리할 수 있는 결단력, 돈 앞에 절대 머리 숙이지 않는 당당함, 한마디로 곰의 능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해야 비로소 증여의 공간을 창출할 수 있다. 번 다음에 쓰는 것이 아니라 쓰는 것이 버는 것을 규정한다.

코끼리는 대의명분을 위해 이동하지 않는다. 건기가 되면 아프리카 초원의 물이 다 말라 버리기 때문에 물을 마시기 위해 오아시스를 찾아가는 것일 뿐, 어떤 이념이나 영웅심에 의한 이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증여는 도덕률이나 명예활동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생명활동일 뿐이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다 유죄! 라는 말이 있다. 지금 증여하지 않는 자 유죄! 고로, 돈 벌어서 남 주자!

9) 우주에는 공짜점심이 없다(돈과 사주명리학) 積善之家는 必有餘慶하고 積不善之家는 必有餘殃이라 (주역) 선을 쌓은 집은 반드시 경사가 있고, 불선을 쌓은 집은 필히 재앙이 닥친다. -세상에는 공짜점심이 없다.

4장 돈의 달인들-호모코뮤니타스의 향연

1) 흥부의 눈부신 카리스마: 먹고 살기가 어려워지면 사람들은 곧바로 자존감을 포기해 버린다. 허나, 흥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제비다리를 고쳐 준 것이 그 결정적 증거다. 가난이 비극인건 그것이 폭력과 무기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흥부는 정성을 다해 제비다리를 고쳐 주었다. “자기가 먹고살기도 힘들어 죽을 판인데, 미물의 고통에도 이렇듯 아파했으니, 흥부는 그래서 착한 사람인 것이다.”‘네가 아프니 나도 아프다’는 경지가 이런 것이다. 그의 행위는 어떤 대가도 보상도 바라지 않는 순수증여에 가깝다. 그러니 복을 받지 않을 도리가 없다.

박을 타서 많은 재물을 얻은 흥부는 “건넛마을 가서 형님을 불러오라”는 말을 한다. 본때와 복수를 하기 위함이 아니라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다. 그동안 당한 설움과 멸시도 흥부의 ‘형제애’를 훼손시키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가난하고 굶주린 사람을 구제하겠노라고 선언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원의 문제를 수행자나 성직자들의 몫으로 돌린다. 하지만 아무런 재능도, 개성도 없는 평범한 존재도 순수증여를 통해 자신과 세상을 구원하는 일에 참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흥부이다.

2) 방랑하는 교사, 움직이는 대학: 사람들은 돈을 주고 배워야 제대로 배웠다고 생각하는 희한한 심리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아주 많은 것들을 혼자 힘으로 터득해 왔다. 갓난아기는 그냥 하루 종일 놀고, 먹고, 사고 치면서 배운다. 뒤집기, 일어나기, 걷기, 달리기, 모국어 역시 독학으로 깨친다. 누구도 특별히 가르치지 않지만 언제 어디서나 배움은 일어나고 마주치는 모든 사람과 사건, 춘하추동과 천지만물이 다 스승인 셈이다.

인도에 ‘산니야시’(성자,현자)의 전통이 있다. 이곳 저곳을 떠돌던 현자가 마을에 들어서면 마을 사람들은 그를 대접하고 현자는 무상으로 가르침을 베푼다. 어린아이는 어머니의 젖을 먹으며 만족을 느낀다. 그러나 어머니 역시 젖을 빨리면서 기쁨을 느낀다. 만일 어머니가 아이에게 젖을 주면서 돈을 요구한다면 세상이 어떻게 되겠는가? 이처럼 우리도 방랑하는 교사의 전통을 다시 세워야 한다.

3) 가난한 사람들의 은행가, 무하마드 유누스: 인류가 우주를 여행하는 시대이지만 아직 기근은 없어지지 않았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원조나 구호물자가 아니라 생존에 필요한 생산도구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이들에게 돈을 빌려 주지 않는다. 은행이란 부자들에게만 돈을 꾸어주고 나중엔 그 부자들의 빚잔치를 해주는 ‘더러운’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기존은행들과 정반대로 했다. 그라민 은행에선 가난한 사람들, 그것도 천대받는 여성들에게만 돈을 빌려 주며 액수는 5~50달러 정도이다. 담보나 보증, 서류는 필요 없지만 반드시 밴드(band)를 구성해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개별적으로 갖은 종류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그룹을 지어 행동할 때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도 받고 경쟁심도 생기기 때문에, 융자를 받더라도 계획에 따라 행동하고 또 실천력도 생기는 것이다.”『가난한 사람들의 은행가』돈을 꾸려면 친구를 만들어라! 세상에 이런 융자조건도 있다니, 돈이 삶을 창조하는 것이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부자들의 저주어린 예측과 달리 그라민은행의 원금 상환율은 98%가 넘는다. 소액융자란 경제적 자산이 아니라 인간적 자산을 일깨우는 수단인 것이다.

돈 때문에 살고, 죽이기도 하고, 웃고, 울고, 슬퍼하는 나의 생각에 멋진 똥침을 놓은 책이다. 돈에 대한 과도한 욕망으로부터 벗어나 사람과의 연대 속에서 삶의 이상을 찾는 기회가 되었다.

[박종택]

와우!
원원장이 울고 갈 정리.
이책 읽고 싶다는 생각이 쑥쑥★★★★★

[安世煥]

그 책을 읽으면 시리즈 책을 다 읽어야 하는데.... 글 읽는 재미가 쏠쏠....
잘 읽었습니다.

[원진호]

정독해서 읽었는데 책 한권 읽은 듯 하네요. 남을 위한 정리의 정신이 엿보이는 독후감이었습니다. 이 책을 박 비호장로님이 극찬을 하더군요. 가족이 서로 돌려 보고 가족토론도 했답니다. 여기 나온 내용중에는 저도 실천하는 항목이 한 두개가 있어 뿌듯하기도 하네요. 인생 뭐 있나요. 열심히 자기 일 하면서 세상을 위해 사는 거지요~뭐.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