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표 영어로 할까 학원표 영어로 할까 ?
엄마표 영어와 학원표 영어 사이에서 갈등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 아이만큼은 학원에 안보내야지 하고 엄마표 영어로 진행하시다가 너무 힘드셔서 결국은 학원으로 가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학원에 아이가 부적응해서 엄마표로 진행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엄마표 영어의 반대가 학원표는 아닙니다.
필요한 경우에 따라서 어느 쪽이든 선택할 수 있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의 관심입니다. 학원에 보내더라도 엄마표는 병행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엄마표든 학원표든 우리아이의 영어 학습 방향을 엄마, 아빠가 먼저 단단히 잡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어 학습 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보시면 됩니다.
첫째는 , 영어를 언어로 받아들이고 자연스러운 습득으로 가는 과정
(ex : 듣기 생활화, 영어동화 /원서책 읽기, 낭독훈련, 듣고 따라하기
애니메이션, 영화보기 / 화상영어 등)
두 번째는, 영어를 시험과목의 하나로 인식하고 학습지, 문제풀이 중심으로 가는 과정
(ex : 독해 문제집 풀기, 스펠링 외우서 시험보기, 어려운 문법책 공부 등)
학습방향은 다르지만 아마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생각하고 있는 궁극적인 학습목표는 동일 할 듯합니다.
바로, 영어로 자유롭게 말하기 쓰기도 가능하고, 학교 시험 성적도 좋은 것이겠지요.
자 그렇다면, 위의 학습 방향 중 어떤 것이 중심이 되어야 우리 아이가 영어로 사고하고 영어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아이가 될까요?
당연히 첫 번째 , 영어를 언어로 받아들이고 자연스러운 습득으로 가는 과정일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습득된 진짜 영어 실력이 있으면, 문제풀이 식 공부를 조금만해도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문제풀이 식 공부만 하면 시험은 잘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말하기 쓰기 등 진짜 영어 실력을 갖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엄마 아빠가 학창시절 직접 경험해 보셨기 때문에 잘 아실 겁니다.
얼마 전, 한 카페 멤버분이 아주 재미있는 영상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초등 4학년 앨리의 영어말하기 영상이었는데, 앨리는 순수 국내파임에도 리틀팍스와 영어책 읽기, 화상영어 만으로 원어민 수준의 유창한 영어말하기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앨 리가 문법책 문제를 처음으로 풀어봤는데, 이상하게도 잘 맞출 수 있었다고 합니다.
자기는 문법을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는데 정말 자기도 너무 신기하다고 하네요 ^^
여기서 잠깐 영어 퀴즈 ! ‘그는 행복하게 보인다 ’ 를 영어로 하면 뭘까요?
He looks happy. 가 맞을 까요 아님 He looks happily. 가 맞을까요?
딩동댕 ~~ He looks happy. 가 정답입니다. 자 어떻게 맞추셨나요?
왕년에 문법 공부좀 하셨던 분들은 look 다음에는 부사 happily 가 아니라 형용사 happy 가 와야 한다는 문법 규칙을 알고 계셔서 맞은 분도 계시고,
또 어떤 분들은 " look happy " 라는 표현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셔서 맞은 분도 계실 겁니다.
지금 이런 유형의 문제는 중학교 영어 시험에서 자주 출제되는 단골손님입니다.
그런데, 많은 영어동화 원서책읽기를 한 아이들은 이런 유형의 문장을 많이 접해 봤기 때문에 굳이 문법 지식을 따로 외우지 않아도 쉽게 맞출수가 있습니다.
He looks happily. 하면 왠지 어색한 것이지요.
자 그럼 다음 중 올바른 한국어 표현은 무엇일까요?
그는 집으로 간다... 그는 집을 간다
당연히 첫 번째 문장이 맞습니다.
그런데, 혹시 위 문제를 집 다음엔 목적격 “을”이 아니라 방향을 나타내는 후치사 “으로” 가 와야 한다고 문법 규칙을 외워서 맞추신 분 있으신가요?
영어 습득을 위한 노력으로 “진짜 영어”실력이 생기면 위의 앨리의 경우처럼 시험을 위한 문제풀이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 입시시험이 급한 수험생이 아니라면, 두 가지 학습 방향 중 당연히 습득과정으로 가는 것이 맞습니다. 유치원, 초등저학년은 물론이고 초등고학년 심지어 중학생, 또는 성인이라도 아직 영어에 대한 기본기가 없다면, 우선 언어 습득 방법으로 가는 것이 옳습니다.
엄마표를 선택하시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 아이들에게 자연스러운 언어 습득 방법으로 영어를 배우게 하시고 싶은 마음일 겁니다. 학원에서 독해 문제집으로 조각난 문장을 읽고 해석하는 것보다 엄마표로 다양한 책을 마음껏 읽게 하는 것은 인풋 양에서부터 커다란 차이가 납니다. 집에서 매일 책 한 권씩 읽는 아이와 얼마 되지 않는 내용의 독해 문제집을 이용해서 몇 달간 독해 수업을 하는 학원을 다닌 아이의 영어 노출량의 차이는 비교가 안 될 것입니다.
아울러 , 큰소리 낭독 및 따라 읽기 등 말하기를 위한 준비 연습 과정을 여러 명이 함께 공부하는 학원에서는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엄마표로 하신다고 하면서, 아이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학원과 같은 방식으로 문제 풀이식으로 진행하는 것은 어떨까요? 아직 아이가 어려서 엄마 하라는 대로 쫒아는 가겠지만, 곧 영어에 싫증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엄마가 아이의 자연스러운 영어환경을 만들어 주기 어렵다면, 언어 습득 방향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학원을 알아보셔서 학원에 보내는 편이 훨씬 더 낫습니다. 단, 학원을 보내실 때는 아래 기사에서 잘 나타나있듯이 학원들의 속성을 잘 파악하시고, 아이가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재밌게 잘 다닐 수 있도록 아이의 상태를 꼼꼼히 살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위에서 과도한 학습 부담으로 틱장애나 불안 증세를 보이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았습니다.
과도한 학습으로 학습 효과 가시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학원 측의 부담 작용
자연스럽게 영어에 노출되었으면 하는 부모의 바람과 달리, 실제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수업이 ‘학습식’으로 이루어지고 숙제, 스펠링 테스트 등까지 이루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전직 유아대상 영어학원 교사들의 증언에 실마리가 있다.
전 S학원 교수부장은 2009년 영어사교육포럼 1차 토론회 발제문에서 “처음에는 그럴듯한 시설로 학부모를 끌어들일 수 있지만, 아이가 학원에 다니는 동안 특별한 효과를 보지 못하면 금방 다른 학원으로 옮겨갈 가능성을 언제나 갖고 있기 때문에 학원장들은 항상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 때문에 학원 입장에서는 학부모에게 투자 효과, 즉 학습 효과를 확실하게 가시적으로 확인시켜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 효과를 입증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이가 유창하게 영어로 말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겠지만, 실질적으로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그 차선책으로 영어책을 줄줄 읽어 내리는 모습을 통해 효과를 보여주려 하게 된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렇다고 자연스러운 노출을 통해 단기간에 아이가 문자를 해득하기는 어디 쉽겠는가? 그러다보니 6살짜리 아이에게 단어 암기, 쓰기 숙제, 스펠링 시험까지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유아대상 영어학원은 영어 학습 효과를 바라는 부모들이 보내기 때문에, 부모의 기대를 충족하고 이를 가시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발달 단계를 고려하기보다 ‘학습식’으로 영어를 가르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학부모는 자녀가 영어에 자연스럽게 노출되어 영어에 흥미를 느끼며 즐겁게 배우기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유아에게 지나친 학습 부담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로 강조 드리고 싶은 것은 엄마표든 학원표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가 학습과정을 좋아하고 흥미롭게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지,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학습을 할 수 있는 동기 부여가 됩니다. 열심히 하는 자가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은 영어학습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따라서 , 책을 고를 때에도 엄마의 주관적인 생각보다는 아이가 흥미 있어 하는 책 위주로 읽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도서관에서 그 날 읽을 책 5권을 고른다고 하면 4권 정도는 아이가 고를 수 있게 하면 좋을 듯합니다.
참고로, 읽기 유창성이 생기기 전까지는 그림이 많은 책 위주로 읽어나가면서, 한권을 여러 번 반복하여 소리 내어 읽는 연습을 하면 좋습니다. 파닉스를 체계적으로 익히기 위해 리더스북으로 공부해 가는 것도 좋습니다.
그런데, 읽기 유창성이 생긴 후에도 아직 우리 아이가 책읽기에 큰 관심이 없어 한다면, 아이가 책을 싫어한다기보는 푹 빠질만한 책을 아직 만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이때 엄마 아빠의 관심과 노력으로
첫사랑 같은 책을 찾아 준다면, 아이의 책읽기는 진정한 몰입의 경험을 통해 무섭게 성장할 것입니다.
아들 동빈이의 경우 책읽기에 취미를 붙이게 하는 것이 넘 힘들어서, 처음에는 주로 온라인 도서관 리틀팍스를 통해 학습을 했습니다. 물론 리틀팍스를 볼 때도 자기가 좋아하는 에피소드를 골라서 보게 했을 때가 훨씬 더 집중도도 좋고 학습 성취도도 좋았습니다. 그 이후 독서에 빠지게 하고 싶은 마음에 나름 유명한 챕터북들을 읽혀 보려고 시도해 보았는데 마음같이 잘 안 따라주더라구요. 그러다가 수소문 끝에 알아내서 사준 <captain under pant>s 라는 책에 빠져서 전 시리즈를 여러 번 읽고 난 이후부턴 <Holes>등 제법 긴 챕터북들도 부담없이 읽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다 첫사랑이 있듯이 우리 아이도 그런 책을 만날 것입니다.
아이가 책 읽는 즐거움을 경험한다면, 우리아의 영어자립도 그만큼 빨라지겠지요.
그러면, 엄마표도 학원표도 아닌 진정한 의미의 학습인 <아이표 영어>의 여정이 시작될 것입니다.
그 날이 올 때까지, 앞에서 말씀 드린 두 가지는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첫째, 엄마표든 학원표든 학습방향에 있어서, 문제풀이식 보다는 언어로서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방법이 중요하다는 것과
둘째, 아이가 즐겁게 몰입할 수 있는 학습과정을 만들어 주는 것...
저도.. 잊지 않고 계속 실천하도록 하겠습니다. ^^
p.s.
보다 자연스러운 습득 환경.. 영어 책읽기가 기본 이겠지요?
함께, 영어책 (동화책 / 그림책 / 리더스북 / 챕터북 등) 100권 읽기에
함께 도전해 보심 어떠실까요 ? ^^
첫댓글 혹시 엄마표와 학원표 사이에서 갈등 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가 싶어 글 올립니다... ^^
격하게 동의합니다.
제가 9세 아들녀석을 집에서 엄마표로 7년 가르치고 작년 11월부터 기관에 보내기 시작했답니다. 집에서 책읽기와 CD. DVD.해외여행으로 듣말읽 수준을 끌어올렸어요. 그리고 쓰기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제가 원하는 쓰기 교육 방식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기관으로 보냈지요. 하지만 기관에 보냈어도 여전히 숙제와 단어암기 쓰기훈련 등 부족한 부분은 가정에서 챙기고 있습니다. 첨으로 받는 영어수업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때까지 계속 도와야 하더라구요.
그런데 이녀석이 문법을 아주 쉽게 받아들입니다. 글쓴이님이 말씀하신대로 수많은 책과 영상에서 접한 자연스러운 감으로 접근해요. 나중에는 그 원리도 알아야겠지만
댓글 감사합니다 ^^ 역시 이든센터 부모님들의 내공이 보통이 아니세요 ㅎㅎ 허접한 글 올려놓고 좀 걱정하고 있었는데..이렇게 격하게 공감해주시니 넘 감사합니다 ^^ 저는 이제 고작 아빠표 영어 3년차인데.. 와 7년차이면.. ...
근데. 역시 쓰기는 또 다른 영역이라 따로 배워야 하는군요... 경험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동빈아빠 말이 7년이지 아주 아기적부터 환경을 많이 제공했을 뿐이에요^^;; 수년간 듣기와 말하기에만 치중하다가 본격적인 읽기같은 건 6세 말에나 시작했던 듯 합니다. 읽기도 파닉스가 아닌 그냥 책 따라읽기로 했어요.
오랫동안 자연스럽게 언어로 쌓인 아이들은 쓰기로 넘어갈 때에도 좋아하는 스토리 베껴쓰기만 몇달 진행해도 금방 따라잡더라구요. 뭘 해도 이런애들은 빠르구나 싶기도 했구요.
같은경험 하고 계시는 분이 있다니 반갑습니다^^
@모퉁이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아이에게 너무 좋은 영어 환경을 제공해 주셨네요... 제가 항상 궁금했던게 엄마 아빠 세대의 영어 벙어리 만드는 독해, 문법 중심의 교욱이 왜 아직까지 우리아이들에게도 대물림 되고 있나 하는 거였습니다.. ㅎㅎ 쟈연스러운 영어 환경은 공교육, 사교육에서도 잘 안되니 모퉁이님 처럼 결국 집에서 해 주어야 하는 것이 맞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아빠표로 해오고 있는데... 확실히 듣기 말하기로 먼저 접근하니, 말씀 하신것처럼 읽기와 쓰기를 훨씬 쉽게 하더라구요... 좋은 말씀 넘 감사합니다... ^^
저와 함께한 과정속에서 자연스레 습득된 감각은 아주 중요한 것 같아요.
네..맞아요 ㅎㅎ 결국 영어도 운동 처럼 몸으로 체득하는 언어니까요..
우와~~대단한 열정이 존경스러워요^^
동빈아빠님글에 공감하고 같은 생각을 하는 부분은 많은데...
저는 영어 학습에 관해서는 무지하고 게을러서 '엄마표 영어'가 아니라 아이가 즐겁게 영어를 즐기는 주체자가 되도록 아이가 원하고 즐거워하는 방식으로 영어를 습득하도록 놔두었고 일부러 환경조성을 하거나 영어도서목록이나 도서를 제공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니 '아이표 영어'라고 해야할까요ㅋㅋ
와 좋으시겠어요 ^^ 가장 이상적인겅우네요 ㅎㅎ 모두에게 적용되는 규칙은 없고 아이마다 다 경우가 다른것 같아요 ~~누구나 다 언어습득장치(LAD) 가 있다고하니 자기에게 맞은 방법을 잘 찾는것이 중요하겠지요 ~~댓글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