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충돌방지-VHF - 선박화재 관련

[고봉기]

선박충돌방지를 위한 VHF의 사용

고봉기 교수 - 해상안전론 교재 참고

1. 선박사고 - 개요

바다를 항해하는 모든 선박은 국제협약에 따른 무선설비를 갖추어야 한다.

선박에 설치되는 무선설비의 종류는 선박의 규모 및 항행구역 등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국제항해에 종사하는 대한민국 여객선과 국제항해에 종사하는 총톤수 300톤 이상의 화물선에는 선박안전법 제4조(무선설비)의 규정에 따라 반드시 VHF를 설치하도록 되어 있으며, 제2종, 제3종 종업제한을 가진 어선이나 국내연해구역이상을 항행하는 화물선 등 기타 선박도 필요에 의하여 VHF를 설치하여 사용하고 있다.

​선박에 무선설비를 설치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해상에서의 인명안전을 위한 국제협약’의 취지에 따라 조난경보의 송․수신, 수색 및 구조(SAR)통신, 해상안전정보의 유포 등의 상황에서 이용하기 위한 것이나, 최근까지도 선박의 충돌방지를 위한 VHF의 사용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선박의 안전을 크게 해치는 결과를 초래하는 사례가 빈번하므로 해양안전심판원의 재결사례를 통하여 이를 살펴보고 선박 충돌방지를 위한 VHF의 올바른 사용을 조언하고자 한다.

​2. 선박충돌 - 주요내용

2002년 이후 해양안전심판원의 재결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선박의 충돌방지를 위한 VHF의 사용이 오히려 충돌위험을 증가시킨 것으로 보이는 사례는 다음과 같다.

<표>의 사례에서 보듯이 VHF를 충돌회피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데에는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점이 있다.

교신을 시도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거나 의사전달이 잘못되어 오해를 불러오는 경우가 많고, 경계와 체계적인 관측을 소홀히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실제의 사고사례에도 교신 중 착각에 의하여 전혀 다른 곳을 항해하는 제3의 선박과 항과방법을 합의한 결과 사고에 이르게 되었거나, 교신을 시도하느라 시간을 지체하여 적기에 피항동작을 취하지 못한 사례들이 있다.

영국의 해양사고조사기관인 MAIB는 해양사고조사를 통하여 얻어진 교훈으로 이미 오래 전에 VHF를 충돌회피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따른 위험성에 대하여 경고하였으며, MGN 167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 해상용선박무전기 - VHF

재결번호	충돌선박	선박충돌 전의  VHF사용
목해심 제2002-28호	마린히어로(화물선)	선수우현 약 1.6마일 거리에서 횡단상태로 접근하는 상대선을 발견하고 소각도 좌변침 후 VHF로 상대선을 계속 호출함으로써 시간을 허비하여 피항동작을 취하지 못하고 충돌
	808일성호(어선)	VHF미설치, 경계소홀
목해심 제2002-33호	3건설호(유조선)	좌현전방 약 3.6마일 거리에서 거의 마주치는 상태로 접근하는 상대선을 발견하고 VHF로 상대선을 호출하다가 피항동작을 취하지 못하고 시간을 허비하여 근접상태에서 좌변침하였으나 충돌
	제203대성호(예인선)	VHF고장, 경계소홀
목해심 제2002-61호	윈스타(화물선)	전방 약 1.6마일 거리의 상대선을 레이더로 발견하였으나 충돌위험을 확인하지 아니한 채 좌변침한 후 VHF로 통화를 시도하고 기적을 울리면서 피항동작을 취하지 아니하여 충돌(제한시계)
	선양케미1 (케미칼탱커)	상대선을 레이더로 발견하고도 적극적인 피항동작을 취하지 아니하고 VHF로 호출하면서 소각도 우변침을 반복하다가 충돌(제한시계)
중해심 제2003-6호	남일호(화물선)	약 1.5마일 거리에서 VHF로 상대선의 우현항과제의를 거절하고 우변침하여 항해하다가 근접하여 좌전타하였으나 충돌
	대한1․2호 (일체형압항선)	VHF로 우현항과를 제의하자 상대선이 거절하였으나 듣지 못하고 그대로 항해하다가 근접하여 우전타하였으나 충돌
부해심 제2003-65호	창영호(화물선)	우현 약 1마일 거리에서 횡단상태로 접근하는 상대선을 발견하였으나 체계적인관측과 피항동작을 취하지 아니한 채 VHF로 호출하다가 시간을 허비하고 근접하여 우전타하였으나 충돌
	파이스트 1(화물선)	(충돌전 VHF사용여부 미상)
목해심 제2004-3호	광양가스호 (액화가스탱커)	VHF로 선수우현 0.6마일 거리에서 횡단상태로 접근하는 상대선의 좌현항과 제의를 거절하고 우현항과를 제의하며 좌변침
	제15주경호(유조선)	횡단상태로 접근하는 상대선에 VHF로 좌현항과를 제의한 후, 상대선이 우현항과를 제의하자 거절하고 우변침
중해심 제2004-4호	제1부림호(화물선)	마주치는 예인선열과 VHF로 합의하여 우현항과 후, 따라오는 예인선열에 대한 경계소홀(좁은수로)
	현대7․8호(예부선)	상대선이 앞서가는 예인선열과 VHF로 우현항과를 합의하는 것을 듣고 자선과도 우현항과할 것으로 속단하여 좌변침 후 경계소홀(좁은수로)
부해심 제2004-23호	일출봉호(화물선)	횡단상태로 접근하는 상대선을 발견하고 피항동작을 취하지 아니한 채 VHF로 교신을 시도하다가 근접하여 기적과 투광등으로 경고 및 우전타
	제21동명호(어선)	VHF미설치, 경계소홀

​선박사고 조사결과 밝혀진 바에 의하면 충돌 전 어느 단계에서 한 선박 또는 양 선박 모두가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VHF를 사용한 사례가 많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VHF의 사용이 항상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며, 선박확인과 교신내용의 불확실성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어 오히려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야간이나 제한시계 또는 세 척 이상의 선박이 근처에 있을 때에는 상대선의 선명과 의도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지만 VHF로 교신하여 확인하는 것은 거의 보장되어지지 않는 방법이며, 서로 접근하는 선박이 적극적으로 법에 따른 충돌회피동작을 취하는 대신 VHF로 통화를 시도하는 동안 귀중한 시간이 낭비될 수 있다.

VHF를 충돌회피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도선사가 승선한 때와 같이 경우에 따라서는 충돌회피의 수단으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하여도, 위에 언급한 위험성을 명확히 이해하고 항법에 따라 운항하여야만 한다.

모든 선박은 시각, 청각은 물론 당시의 사정과 상태에 적합한 기타 모든 유효한 수단을 동원하여 당시의 상황 및 충돌의 위험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도록 항상 적절한 경계를 유지하여야 하며, 충돌의 위험이 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당시의 사정과 상태에 적절한 모든 유효한 수단을 이용하여 한다. 그러나, VHF를 사용하여 상대선을 확인하고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충돌의 위험을 판단하기 위한 유효한 경계수단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VHF로 상대선의 의도를 확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이는 것은 분명히 선박의 충돌방지를 위하여 도움이 되지만, 이것은 시간적인 충분한 여유가 있을 때에만 가능한 방법이다. 따라서 항해중인 선박이 서로 충돌의 위험을 가지고 접근할 때에는 상대선의 동정을 면밀히 관찰하고 충분한 거리에서 항법에 따른 명확한 피항동작을 취하여야만 한다.

이미 충돌의 위험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선의 동정을 파악하고 항법에 따른 피항동작을 취하는 대신 VHF로 교신을 시도하느라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선박의 충돌방지를 위한 VHF의 올바른 사용이 아니며, 반드시 피해야 할 행위이다.

* 선박사고 ~~ 이제 안심하고 맡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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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항만: 선박사고, 해양사고: 전문가 그룹대표 : 고봉기 교수

20년 경력 행정법[행정심판], 전임교수

해양수산부 항만물류국 감정사 시험 강사(스터디채널)

해양수산부 해양경찰 해사법규, 청원경찰(항만보안) 강사

해양수산부 7급 일반선박 해상안전론, 해사법규 교수

EBS 교육방송 행정법 79급공무원 시험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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