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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3-05-09 |
조회수 |
7841 |
이렇게 중앙정부는 법과 제도를 통해 갑의 일방적 횡포를 막고, 을이 교섭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 갑을간의 대등한 상태에서 이해조정과 타협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쓰레기 매립지 문제에서 서울과 인천은 대표적인 갑을 관계중의 하나이다. 환경부 등 중앙정부와 인천의 관계는 슈퍼갑과 을의 관계이다.
도대체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편익만을 얻는 이런 일방적인 관계가 어디가 있는가? 우리 인천시민은 전국에서 가장 비싼 물값을 내고 있다. 물정수비용 명목으로 작년 514억을 물값과 별도로 지불하였다. 그런데 쓰레기는 어떠한가. 쓰레기차 한대가 들어오는 각 폐기물마다 값이 차이가 있지만 2만-3만원만 내고 별도의 쓰레기 부담금은 전혀 내지 않는다. 그 돈은 말그대로 매립지 조성비용과 유지관리비용이다. 주변 인천시민들의 피해에 대해서는 반경 2킬로미터 이내주민들만 위 조성비용 일부로 지원을 하고 있고 2킬로미터를 벗어난 청라주민들을 비롯한 인천시민들에 대한 보상은 전혀 없다. 보상이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쓰레기 매립으로 조성된 토지소유권도 서울과 환경부가 다 가져간다. 지난번 경인아라뱃길 공사과정에서 쓰레기 매립으로 조성된 땅을 수용하면서 발생한 토지보상비용 1500억원을 서울시와 환경부가 사이좋게 나눠가졌다. 황당한 일이다. 당연히 쓰레기 매립지 개선비용에 재투자해야할 돈을 일반회계 수입으로 가져간 것이다. 당연히 쓰레기 매립지에 재투자해야할 돈을 마치 자신들의 원래돈인 것처럼 생색을 내면서 겨우 300억 예산에 반영해놓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매립기간 연장과 천억투자를 연계하는 것은 견강부회(牽强附會),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서울시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편익만을 즐기는 일종의 무임승차를 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국가의 돈으로 운영되는 국립시설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 투자유치에서 서울은 갑이다. 경기도, 인천시민들이 서울로 진입하려면 여러가지 비용을 지불한다. 시간과 돈이다. 국립대학, 체육시설, 덕수궁, 경복궁, 비원, 북한산 등 대부분의 국립시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즉 서울시는 돈을 쓰지 않고 무임승차하면서 높은 수준의 문화, 체육, 복지시설을 향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인천은 국립대학 하나 없는 상황이었다. 올해 처음으로 인천대학이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되었는데 그것마저 국비지원에 인색하기 이를데 없다. 인구 20-30만 지방도시에도 KBS 방송국 등이 있는데 290만 시민이 시청료를 내면서도 KBS 방송국은 물론 다른 공중파 텔레비젼 방송국이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있는 것은 쓰레기 매립지이다. LNG 가스저장소이다. 화력발전소이다. 가스 마셔가며 화력발전해서 발전량의 60%를 서울로 보내준다. LNG 70%를 서울로 보내준다. 그러면서 받은 댓가는 쓰레기이다. 이렇게 마음 착한 식민지가 없다. 이런 일방적인 불합리한 관계는 바로 잡아져야 한다.
이번 수도권쓰레기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을 우리 인천시는 행정부시장 출신인 정병일씨를 추천한 바 있다. 추천 이후 중앙정부측에 우리 인천시와 소통이 될 수 있는 사람을 임명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런데 환경부 출신 공직자를 낙하산으로 내정한 모양이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이다. 갑신정변은 없었다. 혁파해야할 불평등한 을사조약만 남아있는 것이다. 쓰레기 식민지 총독을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는 형국이다.
출처: 인천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