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8회 대종상 수상 결과
* 굵은 글씨 표기 영화가 후보에 오른 작품입니다.
이 중에서 절반 가량에 해당되는 23편의 영화가 최소 한 개 이상의 타이틀을 놓고 후보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작품 중 출품되지 않은 작품이 몇 있는데,
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하네요. 혹시라도 상기 영화들이 없다고 너무 아쉬워하진 마시길.
하지만 시상식 직전에 불거진 일부 연기상 후보자들이 리스트에서 탈락함으로써 여러 가지 추측 성 기사들이 난무하고 있는 게 다소 아쉽네요. 올해는 비교적 후보 리스트에 큰 이견이 없다는 생각이었는데 말이죠.
모든 후보의 작품 및 이름은 가나다 順입니다.
* 최우수 작품상 - [고지전]
[고지전](수상), [부당거래], [써니], [최종병기 활], [황해] 올해 최우수 작품상 후보의 경향은 모두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란 것입니다. 여기에 이른바 대박군으로 꼽히는 700만명 이상을 동원한 두 작품과 웰 메이드 상업영화로 칭송 받은 [
고지전], [
부당거래]가 격돌하는 형국이었는데요. 이 상황에서 [
황해]의 입지는 다소 불안하긴 했습니다. [
써니]와 [
최종병기 활]이 여러 모로 좋은 관객 반응을 이끌어내긴 했으나 한 해를 정리할 만큼의 작품성은 의구심이 드는 면도 있었다고 판단됩니다.
순수하게 완성도로 따진다면 [
부당거래]와 [
고지전]의 2파전 속에 작년에 개봉한 [부당거래]가 다소 불리한 면도 작용하고 있었다고 판단되었구요.
그리고 결국 최우수 작품상은 [
고지전]에게 돌아갔습니다. [고지전]의 수상에는 큰 이견은 없을 듯 한데요. 비록 목표한 바 이상의 관객을 불러 모으진 못했던 [고지전]이었지만, 이번 수상으로 큰 위안이 될 거라 생각이 되는군요.
* 감독상 - [써니]
강형철 [써니](수상), 김태용 [만추], 나홍진 [황해], 류승완 [부당거래], 장훈 [고지전] 최우수 작품상 후보 중에서 유일하게 빠진 [
최종병기 활]의 김한민 감독 대신에 [
만추]의 김태용 감독이 올라 왔습니다. 이 부분에서 유일하게 나홍진 감독이 [
추격자]로 2008년에 수상한 경력이 있으며 김태용 감독은 [
가족의 탄생]으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적이 있었습니다. 보통 감독상의 경우 최우수 작품상을 아쉽게 수상하지 못한 작품에 안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추격자]로 이미 수상한 경력이 있는 나홍진 감독은 전작보다 다소 아쉬운 [
황해]로 수상하기엔 다소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 들었지요. 결국 [
써니]의 강형철 감독이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조금 의외의 선택이 아닌가 하는데, 직접 수상 소감을 듣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2편 연속 700만 관객을 돌파한 괴력의 감독인 강형철 감독의 차기 작품이 무척이나 궁금해지는군요.
* 남우주연상
김윤석 [황해], 박해일 [최종병기 활](수상), 윤계상 [풍산개],
이순재 [그대를 사랑합니다], 차태현 [헬로우 고스트] 이번 남우주연상 후보를 보면 누가 수상하더라도 큰 이견이 없을 걸로 보였습니다. 작년 [
아저씨]의 원빈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겼던 전례를 떠올리면 올 최고 흥행작 반열에 오른 박해일도 유력해 보였지만 순수하게 연기의 이펙트를 본다면 [
황해]의 하정우와 [
파수꾼]의 이제훈의 탈락은 다소 아쉬움이 남으며, 올해 일취월장한 [
풍산개]의 윤계상이 수상한다면 그에게 진정한 연기자로서의 인장이 새겨지는 것이며,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시고 계시는 이순재님이 수상해도 참 즐거울 것 같았습니다. 김윤석을 제외한 모든 후보자들이 아직 대종상을 거머쥔 적이 없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을 것 같은데, 그 최종 수상자는 [
최종병기 활]의 박해일이 수상하는 파란(?)을 일으키면서 작년의 [아저씨]에 이은 흥행 파워가 주연상을 수상하게 되었네요. 여우조연상과 함께 연기상 주요 부문을 석권한 [최종병기 활]이 되겠습니다.
* 여우주연상
김하늘 [블라인드](수상), 김혜수 [이층의 악당], 배종옥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윤소정 [그대를 사랑합니다], 최강희 [쩨쩨한 로맨스] 남우주연상과 마찬가지로 대종상 여우주연상 수상 이력이 있는 배우는 [
얼굴 없는 미녀]의 김혜수 뿐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작년에 개봉한 작품의 두 배우 최강희와 김혜수는 가능성이 조금 낮다고 본다면 세 작품 중 경험 많은 배우 윤소정, 배종옥과 [
블라인드]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인 김하늘의 3파전으로 예상했었는데요. 결국은 시한부 인생 연기와 장애인 연기의 대결로 압축되지 않을까 했는데, 그 결과는 역시 [블라인드]의 김하늘에게 돌아갔습니다. 한동안 영화계에서 연기상과는 조금 거리가 멀었던 그녀는 이번 연기로 수상했는데 그 누구보다 뜨거운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눈물을 흘린 모습마저도 아름다운 그녀, 이제 연기자로서의 제 2의 도약을 예고하고 있네요.
여우주연상 수상 후 눈물을 흘리는 [블라인드]의 김하늘
* 남우조연상
고창석 [혈투], 김상호 [모비딕], 유해진 [부당거래], 조성하 [황해](수상),
조희봉 [블라인드] 이 부분 역시 [
왕의 남자]에 출연했던 유해진만이 조연상 수상의 경력이 있었습니다. 언제나 보면 한국영화에서 가장 뽑기 곤란한 부분이 남우조연상 부문인 것 같은데요. 절정의 조연 연기를 해내는 좋은 배우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죠. 거명된 후보자들의 면면을 봐도 누구에게 상을 수여할 지 망설여집니다. 만약 개인적인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면, [
부당거래]의 유해진과 [
황해]의 조성하를 꼽고 싶은데요. 하지만 결과가 꼭 마음 같지는 않으니 문제겠지요. 누구에게 수여해도 이상하지 않은 남우조연상 수상자는 [황해]의 조성하에게 돌아갔네요. 800대 1의 경쟁률로 캐스팅 되었다는 조성하씨의 소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길었던 조성하의 수상 소감에 방송 관계자 분들은 조금 애간장을 태우셨을 듯^^
* 여우조연상
김수미 [그대를 사랑합니다], 김지영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심은경 [로맨틱 헤븐](수상), 장영남 [헬로우 고스트], 천우희 [써니] 비슷한 역할을 펼친 두 중견배우 김수미와 김지영이 수상해도 이상하지 않은 여우조연상입니다. 여기에 이제 새로이 떠오르는 심은경과 [
써니]에서 이른바 본드걸로 등장했던 천우희 등 신구 조화가 적절히 된 여우조연상 후보로군요. 예상으로는 김수미와 김지영 두 분 중에 한 분으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결과는 [
로맨틱 헤븐]의 심은경에게로 돌아갔습니다. 심은경에게는 [써니]의 여우주연상 후보 제외라는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는데 이것으로 기분이 조금 풀릴 지 모르겠습니다. 이국 땅에 있겠지만 축하 드립니다.
유학 중인 심은경을 대신하여 대리 수상한 [써니]의 천우희
* 신인남우상
김환영 [량강도 아이들], 유연석 [혜화,동], 이제훈 [고지전], 이제훈 [파수꾼](수상),
장기범 [글러브] 남우 주연/조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이제훈이 신인남우상에서 두 편의 영화로 후보에 올랐습니다.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는 존재감이라 하겠는데, 결국 예상을 빗나가지 않고 이제훈이 수상하였네요. [
파수꾼]과 [
고지전]에서 보인 그의 묘한 눈빛은 2011년 올해를 사로 잡았습니다. 앞으로 한국영화를 짊어질 새로운 보석 같은 배우 한 명을 만난 기분이네요.
후보자가 거명될 때 관객들의 환호 역시 남다른 것을 보니 올해는 이제훈의 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라 할 수 있겠네요. 수상 후 다소 경직된 그의 모습은 왠지 젊은 시절의 박해일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뜻 깊은 2011년을 보낸 신인남우상 수상자 [파수꾼]의 이제훈
* 신인여우상
강소라 [써니], 문채원 [최종병기 활](수상), 백진희 [페스티발], 신세경 [푸른소금],
유다인 [혜화,동] 아마도 대중의 인지로 따진다면 [
써니]의 강소라나 [
최종병기 활]의 문채원이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되겠습니다. 영화의 흥행이 다소 아쉽지만 영화 속 비중이나 기여도로 따진다면 [
푸른소금]의 신세경도 무시 못할 후보라 할 수 있겠네요.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상에 이외에도 브라운관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백진희도 후보에 올라 경합을 벌였는데요. 각각 신인상에 오른 [
혜화,동]의 두 배우의 선전도 기대해 볼만 했지요. 결국 신인여우상은 문채원이 수상하였습니다. 붉은 롱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문채원은 다소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느린 말투로 또박 또박 소감을 이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신인여우상 수상으로 함박웃음 짓는 [최종병기 활]의 문채원
* 신인감독상
- 김성훈, 정성산 [량강도 아이들]
- 김영탁 [헬로우 고스트]
- 민용근 [혜화,동]
- 박인제 [모비딕]
- 윤성현 [파수꾼](수상) 윤성현 감독이 수상하면서 소감을 잘 이어가지 못할 정도로 목이 메인 모습이었습니다. 수 많은 제작 스탭들에게 수상의 공을 돌리는 모습이 참으로 기억에 남네요.
강렬한 데뷔작으로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파수꾼]의 윤성현 감독
그리고 기술 부분과 기타 영화 제작 부분의 수상 결과입니다.
수상 부문 |
수상자 |
촬영상 |
김우형 [고지전] |
조명상 |
김민재 [고지전] |
편집상 |
남나영 [써니] |
의상상 |
채경화 [황해] |
음악상 |
조성우, 최용락 [만추] |
음향기술상 |
최태영 [최종병기 활] |
미술상 |
채경선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
영상기술상 |
한영우 [최종병기 활] |
기획상 |
이우정 [고지전] |
시나리오상 |
최민석 [블라인드] |
인기상 |
원빈 |
공로상 |
이대근 |
공로상을 수상한 이대근은 일흔을 바라보는 연세에도 불구하고 아주 정정한 모습으로 소감을 밝혔습니다. 많은 후배와 동료들이 기립 박수로 맞아 주었는데요. 데뷔가 46년을 훌쩍 넘은 그의 모습에 무척이나 흐뭇했네요.
[
최종병기 활]과 [
고지전]이 주요 기술상 부문을 나란히 수상하였습니다.
최종 결과 [
최종병기 활]이 연기상 2개와 기술상 2개로 총 4개 부분에서 수상하였으며, [
고지전]이 작품상을 포함하여 촬영, 조명상과 기획상을 추가하면서 역시 4개 부분에서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대종상이 영화인협회에서 주관하는 영화제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연기상 위주로 진행되는 것이 다소 아쉽습니다. 기술상은 후보 발표조차 진행되지 않고, 수상자만 호명하는 것은 영화에 참여한 스텝들에겐 분명 소외감을 느끼게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지요.
어쨌거나 올해 대종상 영화제는 큰 무리 없이 진행되었으며, 수상작과 수상자들의 면면을 살펴 보자면 큰 이견이 없을 정도로 무난한 선택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상식 자체도 담담하여 흥미는 다소 떨어졌는데, 관객을 예상을 깰만한 수상자는 나오지 않았네요. 앞으로도 꾸준히 진행될 대종상 영화제는 부디 큰 마찰 없이 진행되어 관객과 영화인 모두의 진정한 축제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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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됴알바 | 파워 블로거
비됴알바 4년, 극장에서 10년, 그러나 블로그 경력은 4년뿐인 영화블로거 비됴알바입니다. 영화를 사랑하여 영화 곁에 서성이다 보니 일과 취미 모두 영화와 관련된 것들을 다루고 있습니다만, 남들과 다를 것 없이 비디오 시절을 그리워하는 그저 소소한 영화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