題 : 金指環
相 思 都 在 不 言 裡 (상사도재불언리) 그리워하면서도 말하지 않고 지내나니
一 夜 心 懷 鬢 半 絲 (일야심회빈반사) 하룻밤 시름으로 인하여 머리 희어졌네
欲 知 是 妾 相 思 苦 (욕지시첩상사고) 이몸의 그리워하는 괴로움 알고 싶으면
須 試 金 環 減 舊 圍 (수시금환감구위) 가락지가 헐거워졌음을 살펴 보시지요
<어 휘>
* 金指環 : 금반지
* 都 : 도무지, 전연
* 須 試 : 모름지기 시험해 보라
<지은 이>
계생(癸生), 본명은 이향금李香今으로, 字는 天香이고 號는 梅窓이다. 계유년에 태어났으므로 계생 또는
계랑癸娘이라고도 한다. 시문과 거문고에 뛰어났으며, 부안扶安의 기생으로 명성이 높았으나, 37세라는
젊은 나이로 별세하였다고 한다. 당대의 명사들과 교유하였으며, 유희경과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널리
전해 온다. 당시의 신분의 제약속에서 사랑에 목마른 여성적인 정서를 우수한 시재詩才를 발휘하여 여러
편의 시와 시조를 남기고 있다. 시인의 작품을 몇 편 더 소개한다.
1) 題 : 春 思
東 風 三 月 時 (동풍삼월시) 3월 샛바람이 불어 오나니
處 處 落 花 飛 (처처낙화비) 여기저기 꽃들이 지는구나
綠 綺 相 思 曲 (녹기상사곡) 비단옷 입고 상사곡 불러도
江 南 人 未 歸 (강남인미귀) 떠나간 님은 돌아오지 않네
2) 題 : 羅 衫
醉 客 挽 羅 衫 (취객만나삼) 취한 손님 비단 적삼 잡아당겨
羅 衫 隨 手 裂 (나삼수수열) 손길 따라 비단 적삼 찢어지네
不 惜 一 羅 衫 (불석일나삼) 비단 적삼 한벌 아깝지 않으나
但 恐 恩 情 絶 (단공은정절) 맺은 정 끊어질까 두려운 것뿐
3) 題 : 泛 舟
參 差 山 影 倒 江 波 (참차산영도강파) 일렁이는 산그림자 물결속에 잠기고
垂 柳 千 絲 掩 酒 家 (수류천사엄주가) 드리운 실버들은 술집을 가리는구나
輕 溟 風 生 眠 鷺 起 (경명풍생면로기) 잔잔한 바다 바람일어 해오라기 날고
漁 舟 人 語 隔 烟 霞 (어주인어격연하) 고기잡이 말소리는 노을속에 들리네
4) 題 : 閑 居
石 田 茅 屋 掩 柴 扉 (석전모옥엄시비) 돌밭에 오막살이의 사립문 닫았으니
花 落 花 開 辨 四 時 (화락화개변사시) 꽃이 피고 지는 것으로 사 계절 아네
峽 裡 無 人 晴 盡 永 (협리무인청진영) 산골짝에 사람없고 맑은 날은 기나니
雲 山 炯 水 遠 帆 歸 (운산형수원범귀) 구름낀 산 반짝이는 물에 배 돌아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