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강인의(差强人意) - 사람의 마음을 얼마간 든든하게 하다.◇
사람이 결코 속지 않으려면 세상의 모든 것을 신뢰하지 않으면 된다는 말이 있다.
함께 살아가면서 서로 믿고 지내다 보면 사소한 실수나 섭섭함은 이해해야 무난한 사회가 된다.
하지만 무한한 신뢰를 주었던 사람에게 배반을 당하면 상실감은 더 크다.
너무 믿다가 도끼로 제 발등을 찍는 知斧斫足(지부작족)이 여기에 맞는 말이다.
반면 전혀 생각지 않았다가 좋은 물건을 얻거나, 행운을 만났을 때 ‘호박이 넝쿨째로 굴러 떨어졌다’고 한다.
살찐 돼지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肥豬拱門(비저공문)이다.
돼지나 호박까지는 아니라도 어느 정도 기대외의 만족을 느낄 때 나타내는 말은 사람의 마음(人意)을 약간 든든하게(差强) 해 줬다는 이 성어다.
다를 差(차)는 ‘조금, 들쑥날쑥’의 뜻일 때는 독음이 ‘치’다.
아주 좋다고 하기에는 마음에 덜 차더라도 대체적으로 만족한다는 이 말은 중국 後漢(후한)의 장군 吳漢(오한)을 두고 光武帝(광무제)가 평한 데서 나왔다. 외척이었던 王莽(왕망)이 서기 8년 황제를 독살하고 新(신)나라를 세워 개혁하려다 나라가 혼란에 빠지자 광무제 劉秀(유수)가 前漢(전한)을 잇는다며 다시 세운 나라가 후한이다.
오한은 집안이 어려워 조그만 향촌의 정장을 맡으면서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다 유수에 합류했다.
綠林軍(녹림군)에서 유수가 악전고투하며 농민군을 병합할 때 들어온 오한은 그러나 처음 크게 기대를 받지 못했다.
范曄(범엽)이 쓴 ’後漢書(후한서)‘의 열전에 소개된 내용이다.
오한은 말수가 적고 성격은 강인하여 유수가 출병할 때마다 곁을 지켰다.
전투가 불리하여 다른 장군들이 낙담하고 대책을 세우지 못할 때 오한만은 태연하여 유수를 마음 편하게 했다.
한 번은 오한이 곁에 없는 것을 알고 유수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오게 했다.
오한이 공격에 사용할 무기를 점검하고 있다는 보고를 듣자 유수는 과연 훌륭한 장수라며 감탄했다.
’오한이 나의 마음을 든든하게 하는군, 위엄이 나라를 필적할 만하다(吳公差彊人意 隱若一敵國矣/ 오공치강인의 은약일적국의).‘
원문에 나오는 彊(강)은 ’굳세다‘란 뜻으로 强(강)과 같다.
오한은 성품대로 유수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성실히 일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유수가 알고 측근의 대장군으로 기용하게 된다.
믿음은 변함없이 차근차근 쌓아야 오래 간다.
처음부터 잘 보이려고 상사의 앞에서 알랑거리다 돌아서면 험담하고 욕하는 처신은 언젠가는 드러난다.
이 같은 행위는 앞에서 꼬리치다 뒤에서 발뒤꿈치를 문다는 畜狗噬踵(축구서종)의 개와 다를 바 없다.
눈앞의 조그만 이익을 탐하다 일을 그르치는 어리석음을 경계해야 한다.
2024년 02월 06일,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고 성실로써 이루어져 가는것이라야 한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그저 보내는것이 아니고
하루하루를 자기자신이 가진 그 무엇으로 채워가야 한다"는 J. 러스킨의 말을 오늘 하루를 지내면서 실천해 보고자 하는 화요일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