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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미륵보살(彌勒菩薩)
--섭덕성인상(攝德成因相) 선지식--
(1) 가르침에 의지하여 선지식을 찾다
그 때에 선재동자는 선지식의 가르침을 듣고는 마음이 윤택하여져서
바른 생각으로 모든 보살의 행을 사유하면서 해안국으로 향하였습니다.
강설 ; 앞의 선지식까지는 “앞의 여러 가지 지위의 차별한 인연을 모아서하나의
진실한 법계에 들어가는 차별적인 의미를 가진다.”라는 뜻이었다면
미륵보살은 “성불의 덕을 포섭하여 성불의 원인을 성취하는 모습[攝德成因相]을보인 의미”의 선지식이라는 의미이다.
앞에서 덕생동자와 유덕동녀 선지식은 미륵보살이라는 선지식을 소개하려고
특별히 선지식에 대한 의미와 공덕과 이익에 대해서 장황하게 설명하였다.
이제 드디어 미륵보살 선지식을 친견하게 되었다.
그러나 선재동자는 미륵보살이라는 선지식을 친견하기 전에
앞에서 들은 선지식의 가르침을 의지하여 그 마음이 윤택하여져서 모든 보살의 행을 바른 생각으로 사유하며,
지난날의 자신의 행을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된다. 그 내용들이 또한 적지 않다.
스스로 지난 세상에 예경(禮敬)을 닦지 않은 것을 생각하고,
즉시에 뜻을 내어 부지런히 행하였습니다.
다시 또 지난 세상에 몸과 마음이 깨끗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고,
즉시에 뜻을 내어 오로지 스스로 청결하게 다스렸습니다.
다시 또 지난 세상에 모든 나쁜 업을 지은 것을 생각하고,
즉시에 뜻을 내어 오로지 스스로 막고 끊었습니다.
강설 ; 선재동자도 지난날에는 평범한 우리들처럼 성인이나 선지식이나어른들에게 예경을 닦지 아니한 적도 적지 않았으며, 몸과 마음이 부정하여부정한 짓을 저지른 적도 적지 않았을 것이며, 온갖 악한 일을 저지른 적도적지 않았을 것이다. 선재동자는 지난 세상에 있었던 그와 같은 일들을 낱낱이기억하고는 크게 반성하고 새롭게 다짐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다시 또 지난 세상에 모든 허망한 생각 일으킨 것을 생각하고,
즉시에 뜻을 내어 항상 바르게 생각하였습니다.
다시 또 지난 세상에 닦은 모든 행이 자기의 몸만 위한 것을 생각하고,
즉시에 뜻을 내어 마음을 넓게 가지고 중생들에게까지 널리 미치게 하였습니다.
강설 ; 선재동자는 또 지난 세상에서 온갖 망상들을 일으켰음을 반성하고,설사 수행을 하더라도
다만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 한 것에 대해서 반성하고널리 많은 중생들을 위해야 되겠다는 뜻을 내게 된다.
다시 또 지난 세상에 욕심의 대상을 따라다니면서
항상 스스로 소모하던 것이 좋은 맛이 없음을 생각하고,
즉시에 뜻을 내어 불법을 닦아 모든 근기를 길러 스스로 편안하였습니다.
다시 또 지난 세상에 삿된 생각으로 뒤바뀌게
서로 응하던 일을 생각하고,
즉시에 뜻을 내어 바른 소견으로 보살의 원을 일으켰습니다.
강설 ; 욕심의 경계를 따라다닌 세월이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남는 것은 없고오직 나쁜 업만 쌓였을 뿐이다. 한 순간이라도
불법에 신심을 일으켜서염불 한 마디라도 더 하고 살아야 할 것이다. 또 삿된 생각이란 인과의 이치를 무시하고진리에 어긋나는 삶을 살았다.그러므로 곧바로 올바른 소견을 내어 보살행으로 살아야 할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다시 또 지난 세상에 밤낮으로 애쓰며 모든 나쁜 일을 짓던 것을 생각하고,
즉시에 뜻을 내어 큰 정진을 하여 불법을 성취하려 하였습니다.
다시 또 지난 세상에 다섯 길에 태어난 것이 저나 남의 몸에 이익이 없음을 생각하고,
즉시에 뜻을 내어 이 몸으로 중생을 이익케 하고 불법을 성취하며
일체 모든 선지식을 섬기려고 원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생각하고 매우 환희한 마음을 내었습니다.
강설 ; 과거에 잘못 산 것들을 반성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큰 정진을 일으켜불법을 성취한다면 얼마나 환희로울까.
또한 과거에 지옥이나 축생이나아귀 등 나쁜 갈레에 돌아다니면서 자신에게도 다른 이 에게도 아무런 이익이
없는 삶을 살다가 불법을 만나 불법의 기준에 맞춰보고는 비로소 반성하고훌륭한 선지식을 섬기게 된다면 이 얼마나 환희로울까.
신심과 환희심으로 미륵보살이라는 크나큰 선지식을 친견하여 최상의 가르침을 들으려면
사전에 위와 같은 큰 반성을 하여 지나온 삶을 깨끗이 정화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심지어 어려운 손님 한사람을 맞이하는데도 미리 준비해야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다시 또 이 몸이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여러 가지 괴로움의 굴택임을 보고,
원하기를 오는 세월이 다하도록 보살의 도를 닦고 중생을 교화하며,
모든 여래를 뵈옵고 불법을 성취하며,
모든 부처님의 세계로 다니면서 여러 법사(法師)를 받들어 섬기고,
모든 부처님의 교법에 머물러 있으면서 여러 불법의 벗들을 찾아구하고,
모든 선지식을 친견하고,
모든 부처님의 법을 모아서 모든 보살의 원과 지혜의 몸을 위하여 인연을 지으려 하였습니다.
이렇게 생각할 적에 부사의한 한량없는 착한 뿌리가 자라서 곧
모든 보살을 깊이 믿고존중하며 희유한 생각을 내고 큰 스승이라는 생각을 내었습니다.
강설 ; 또 이 몸이란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여러 가지 괴로움의 굴택이라는 사실을 알아오는 세월이 다하도록 보살의
도를 닦고 중생을 교화하기를 발원하였다. 또 모든 여래를 뵈옵고불법을 성취하였다. 또 모든 부처님의 교법에 머물러 있으면서 여러 불법의 벗들을 찾아구하고,모든 선지식을 친견하였다. 이 모든 일들이 선재동자가 미륵보살을 친견하려는 마음의 준비이다.
모든 기관이 청정하여지고 착한 법이 늘었으며,
모든 보살의 공경하고 공양하던 일을 일으키고,
모든 보살의 허리 굽히며 합장함을 짓고,
모든 보살의 세간을 두루 보는 눈을 내고,
모든 보살의 중생을 염려하던 생각을 일으키고,
모든 보살의 한량없는 서원으로 나투는 몸을 나타내고,
모든 보살의 청정하게 찬탄하는 음성을 내었으며,
또한 과거 현재의 일체 모든 부처님과 모든 보살들이
여러 곳에서 성도(成道)하심과 신통과 변화를 나타내시며,
내지 한 터럭 끝만 한 곳에도 두루 하지 않은 데가 없음을 보았습니다.
또 청정한 지혜와 광명한 눈을 얻어 모든 보살의 행하던 경계를 보고,
그 마음은 시방의 세계그물에 들어가고,
그 소원은 허공과 법계에 두루 가득하여 세 세상이 평등하여 쉬지 아니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모든 것이 다 선지식의 가르침을 믿고 받아드린 까닭이었습니다.
강설 ; 선재동자가 모든 선지식을 친견하고, 모든 부처님의 법을 모아서모든 보살의 원과 지혜의 몸을 위하여 인연을 지으려 하니, 모든 기관이 청정하여지고착한 법이 늘어나는 등 온갖 수승한 일들이 생겼으며, 청정한 지혜와 광명한 눈을 얻어
모든 보살의 행하던 경계를 보게 되었다.이러한 일은 다 선지식의 가르침을 믿고 받아드린 까닭이었다.선재동자는 몸과 마음으로 이와 같이 준비하고 나서 드디어 미륵보살에게 법을 묻게 된다.
(2) 공경을 나타내고 법을 묻다
<1> 미륵보살의 의보(依報)
1) 선정에 들어 그 작용을 나타내다
선재동자는 이와 같이 존중함과
이와 같이 공양함과
이와 같이 칭찬함과
이와 같이 관찰함과
이와 같은 서원의 힘과
이와 같은 생각과
이와 같은 한량없는 지혜의 경계로써
비로자나장엄장의 큰 누각 앞에서
오체를 땅에 던져 엎드려 절하고,
잠깐 동안 마음을 거두고 사유하고 관찰하였으며,
깊이 믿고 이해함과 큰 서원의 힘으로
온갖 곳에 두루한 지혜의 몸이 평등한 문에 들어갔습니다.
강설 ; 선재동자는 이와 같이 존중하며, 이와 같이 공양하면서 비로자나장엄장의큰 누각 앞에서 오체를 땅에 던져 엎드려
절하였다. 그리고는 잠깐 동안 마음을거두고 사유하고 관찰하였는데이것을 선정(禪定)에 드는 일이라 하고
이하의 내용들은 선정의 작용이라고 표현한다.
그 몸을 두루 나타내어
모든 여래의 앞과
모든 보살의 앞과
모든 선지식의 앞과
모든 여래의 탑묘 앞과
모든 여래의 형상 앞과
일체 모든 부처님과
모든 보살의 계시는 처소 앞과
모든 법보 앞과
모든 성문과 벽지불과 그들의 탑묘 앞과
모든 거룩한 대중인 복 밭 앞과
모든 부모와 어른 앞과
모든 시방의 중생들 앞에 있어서
위에서 말한 것처럼
존중하고 예경하며 찬탄하기를
오는 세상이 끝나도록 쉬지 아니하였습니다.
강설 ; 선정(禪定)의 작용으로 그 몸을 두루 나타내어
모든 여래의 앞과
모든 보살의 앞과
모든 선지식의 앞과
모든 여래의 탑묘 앞 등에서 존중하고예경하며 찬탄하기를
오는 세상이 끝나도록 쉬지 아니하였다.진정한 선정은나무나 돌이 되어
멍하게 앉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이 왕성하게 작용하는 것이다.
허공과 같으니 끝과 분량이 없는 연고며,
법계와 같으니 막힘과 걸림이 없는 연고며,
실제와 같으니 온갖 것에 두루한 연고며,
여래와 같으니 분별이 없는 연고며,
그림자와 같으니 지혜를 따라 나타나는 연고며,
꿈과 같으니 생각으로 좇아 일어나는 연고며,
영상과 같으니 모든 것을 보이는 연고며,
메아리와 같으니 인연으로 생기는 연고며,
나는 일이 없으니 번갈아 일어나고 없어지는 연고며,
성품이 없으니 인연을 따라 변하는 연고입니다.
강설 ; 선재동자가 비로자나장엄장의 큰 누각 앞에서 오체를 땅에 던져 엎드려 절하고,
잠깐 동안 마음을 거두고 사유하고 관찰한 선정의 작용은
허공과 같고,
법계와 같고,
실제와 같고,
여래와 같은 등을 밝혔다.
또한 일체 모든 과보는
업(業)에서 일어나고,
일체 모든 결과는
인(因)에서 일어나고,
일체 모든 업은
습기(習氣)에서 일어나고,
강설 ; 선재동자가 잠깐 동안 마음을 거두고 사유하고 관찰한 선정의 작용은일체 존재가 인연으로부터 일어난다는 사실들을
분명하게 아는 것이다.실로 진정한 선정은 이와 같이 일체 존재와 일체 사건을 정확하고 분명하게 알아차리는 일이다.
일체 부처님 출현은 믿음에서 일어나고,
일체 모든 공양거리를 변화하여 나타냄은 결정한 이해에서 일어나고,
일체 나타난 부처님[化佛]은 공경하는 마음에서 일어나고,
강설 ; 일체 부처님 출현은 믿음에서 일어난다. 그렇다. 만약 믿음이 없다면부처님의 뱃속에 있다한들 어찌 부처님임을 알겠는가. 믿음이 있는 사람에게는설사 아비지옥에 있더라도 그곳에 부처님이 출현하심을 보게 될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선정의 작용이다.
일체 부처님 법은 선근에서 일어나고,
일체 나타난 몸은 방편에서 일어나고,
일체 불사(佛事)는 큰 원(願)에서 일어나고,
강설 ; 불법을 알고 불법을 믿고 불법을 좋아하는 사람은 반드시 수승한 선근이 있는 사람이다.선근이 없이 어찌 이와 같은
최상승법인 화엄경을 공부하게 되겠는가. 또 일체 불사는 큰 서원으로 이뤄진다.서원이 없다면 어찌 불사가 이뤄지겠는가.
이와 같은 사실을 분명하게 아는 것이 진정한 선정의 작용이다.
일체 보살의 닦은바 모든 행은 회향에서 일어나고,
일체 법계의 광대한 장엄은 일체 지혜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줄을 분명하게 압니다.
강설 ; 모든 보살행이란 선근회향으로 말미암아 일어난다. 자신에게 좋은 것이라면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잊지 말고 그 좋은 것을 널리 회향하는 것으로말미암아 일체 보살행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 또한 진정한 선정에서 분명하게
판단하는 일이다.
아주 없다는 소견[斷見]을 여의나니
회향을 아는 연고며,
항상하다는 소견[常見]을 여의나니
나는 일이 없음을 아는 연고입니다.
강설 ; 회향에는 반드시 그 공덕이 따르게 마련이다.비록 모든 것이 공하여 없으나 아주 없는 것이 아니다.
생기는 일도 그와 같아서 생기되 생김이 없어서 항상하다는 견해를 떠난다.
원인이 없다는 소견을 여의나니 바른 인(因)을 아는 연고며,
뒤바뀐 소견을 여의나니 실제와 같은 이치를 아는 연고입니다.
스스로 있다는 소견을 여의나니 남을 말미암지 않음을 아는 연고며,
나와 남이라 소견을 여의나니 인연으로부터 일어남을 아는 연고입니다.
가가 있다고 고집하는 소견을 여의나니 법계(法界)가 가없음을 아는 연고며,
가고 온다는 소견을 여의나니 영상과 같음을 아는 연고입니다.
있다 없다는 소견을 여의나니 나지도 멸하지도 않음을 아는 연고며,
일체 법이라는 소견을 여의나니 공하여 남[生]이 없음을 아는 연고며,
자재하지 못함을 아는 연고며, 소원의 힘으로 나는 줄을 아는 연고입니다.
일체 모양이란 소견을 여의나니 모양이 없는 경계에 들어가는 연고며,
일체 법이 종자에서 싹이 나는 것 같음을 아는 연고며,
도장에서 글자가 나타나는 것 같음을 아는 연고며,
바탕이 영상과 같음을 아는 연고며,
소리가 메아리와 같음을 아는 연고며,
경계[境]가 꿈과 같음을 아는 연고며,
업(業)이 환술과 같음을 아는 연고며,
세상이 마음으로 나타남을 아는 연고며,
결과가 원인에서 일어남을 아는 연고며,
과보(果報)가 업이 모임인 줄을 아는 연고며,
일체 모든 공덕의 법이 다 보살의 교묘한 방편으로
흘러나온 것임을 아는 연고입니다.
강설 ; 모든 법이 인연으로부터 일어난 이치를 철저히 밝힌 내용들이다.진정한 선정의 작용이란 일체 존재가
존재하는 원리를 분명하게 알아서그 원리에 맞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참다운 불법이라는 사실을
선재동자는 일깨워 준 것이다.다시 말하면 일체 존재가 존재하는 원리란 중도의 원리며 연기의 원리이다.
선재동자가 이와 같은 지혜에 들어가서 단정한 마음과 깨끗한 생각으로 누각[樓觀] 앞에
온 몸으로 땅에 던지고 은근하게 절을 하니 부사의한 착한 뿌리가 몸과 마음에
흘러들어서 청량하고 기쁘고 윤택하였습니다.
강설 ; 선재동자는 그동안 미륵보살의 비로자나 장엄장 큰 누각 앞에서 예배하고는선정에 들어 선정의 작용으로 일체 존재의
존재원리를 분명하게 밝히게 되었다.그것은 곧 깨달음의 지혜에 깊이 들어간 경지로서 마음은 맑고 청정하여졌다.선정으로
인하여 지혜가 드러남을 분명하게 거론한 것이다.선재동자는 다시누각 앞에서 몸을 던져 예를 올리니
불가사의한 선근이 몸과 마음으로 흘러들어 와서 청량하기 이를 데 없었다.
2) 선정에서 나와 누각을 찬탄하다
땅에서 일어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우러러보면서
잠깐도 한눈팔지 아니하고 합장하고
한량없이 돌면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강설 ; 선재동자는 선정에서 나온 뒤 다시 누각 앞에서 몸을 땅에 던져예를 올리고는
땅에서 일어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그 누각을 우러러보면서합장하고 한량없이 돌면서 수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도대체 이 누각에는어떤 성자가 머물기에 이와 같이 성스러울까?’하면서 그동안 많은 선지식을 친견하면서 배우고 익힌
온갖 불법들을 모두 동원하여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이는 모든 법이 남[生]이 없음을 아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세간에 집착하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굴택에 집착하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마을을 좋아하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경계를 의지하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생각을 여읜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법이 제 성품이 없음을 아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차별한 업을 끊은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생각과 마음과 의식을 여읜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도(道)에 들지도 않고 나지도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깊고 깊은 바라밀다에 들어간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능히 방편으로 넓은 문 법계에 머무른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번뇌의 불을 소멸한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더 올라가는 지혜로 모든 소견과 애착과 교만을 끊은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선정과 해탈과 삼매와 신통과 밝음[明]을 출생하여 유희하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보살의 삼매의 경계를 관찰하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여래의 처소에 편안히 머무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한 겁을 모든 겁에 넣고 모든 겁을 한 겁에 넣어도 그 형상을 깨뜨리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한 세계를 모든 세계에 넣고 모든 세계를 한 세계에 넣어도 그 형상을 깨뜨리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한 법을 모든 법에 넣고 모든 법을 한 법에 넣어도 그 형상을 깨뜨리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한 중생을 모든 중생에 넣고 모든 중생을 한 중생에 넣어도 그 형상을 깨뜨리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한 부처님을 모든 부처님에 넣고 모든 부처님을 한 부처님에 넣어도 그 형상을 깨뜨리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잠깐 동안에 모든 세 세상을 아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잠깐 동안에 모든 국토에 이르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중생의 앞에다 그 몸을 다 나타내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마음으로 모든 세간을 항상 이익케 하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온갖 곳에 두루 이르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비록 이미 모든 세간에서 벗어났으나 중생을 교화하려고
그 가운데 항상 몸을 나타내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세계에 애착하지 않으나 부처님들께 공양하려고 모든 세계에 다니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본고장에서 움직이지 않고 모든 세계에 두루 나아가 장엄하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부처님을 친근하면서도 부처님이라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선지식을 의지하면서도 선지식이라는 생각을 내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마(魔)의 궁전에 있으면서도 욕심경계에 탐착하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마음과 생각을 아주 여읜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비록 모든 중생 속에 그 몸을 나타내지마는 그러나 자기와 다른 이에게 둘이라는 생각을 내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세계에 능히 두루 들어가지마는 법계에 대하여 차별한 생각이 없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오는 세상의 모든 겁에 머물기를 원하면서도 여러 겁에 길다 짧다는 생각이 없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티끌만한 곳을 여의지 않으면서 모든 세계에 몸을 나타내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만나기 어려운 법을 능히 연설하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알기 어려운 법과 매우 깊은 법과 둘이 없는 법과 모양이 없는 법과 상대하여 다스릴 수 없는 법과
얻을 바 없는 법과 부질없는 법에 능히 머무른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대자대비에 머무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이미 모든 이승(二乘)의 지혜를 지났고,
이미 모든 마의 경계를 초월하였고,
이미 세상 법에 물들지 아니하고,
이미 보살들이 이르는 언덕에 이르렀고,
이미 여래의 머무시는 곳에 머무른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모든 형상을 여의었으면서도 또한 성문의 바른 지위에 들어가지 않고,
비록 모든 법이 나지 않는 줄을 알면서도 또한 나지 않는 법의 성품에 머물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비록 부정함을 관찰하면서도 탐욕 여의는 법을 증득하지 않고,
또한 탐욕과 함께 있지도 않으며,
비록 인자함을 닦으면서도 성냄을 여의는 법을 증득하지도 않고,
성내는 일과 함께 하지도 않으며, 비록 인연으로 생기는[緣起] 것을 관찰하면서도
어리석음을 여의는 법을 증득하지도 않고,
또한 어리석음과 함께하지도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비록 사선정에 머무르면서도 선정을 따라 태어나지도 않고,
비록 네 가지 한량없는 마음을 행하면서도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형상세계에 태어나지 않고,
비록 네 가지 무형세계의 선정을 닦으면서도 크게 가엾이 여기므로 무형세계에 머무르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비록 선정[止]과 지혜[觀]를 닦으면서도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밝음[明]과 해탈을 증득하지 않고,
비록 버리는 일을 행하면서도 중생 교화하는 일을 버리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비록 공(空)함을 관하면서도 공한 소견을 내지 않고,
비록 모양 없음을 행하면서도 모양에 집착하는 중생을 항상 교화하고,
비록 소원 없음을 행하면서도 보리행의 원을 버리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비록 모든 업과 번뇌에서 자유자재하면서도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모든 업과 번뇌를 수순함을 나타내고,
비록 생사가 없으나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생사 받음을 나타내고,
비록 이미 모든 길을 여의었으면서도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여러 길에 들어감을 보이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비록 인자함을 행하면서도 여러 중생에게 미련이 없으며,
비록 가엾이 여김을 행하면서도 여러 중생에게 집착이 없으며,
비록 기뻐함을 행하면서도 괴로운 중생을 보고 항상 불쌍히 여기며,
비록 버림을 행하면서도 다른 이를 이익케 하는 일을 폐하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
‘이는 아홉 가지 차례로 닦는 선정을 행하면서도 욕심세계에 태어남을 싫어하지 않고,
비록 모든 법이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음을 알면서도 실제로 증득하지 않으며,
비록 삼매와 해탈문에 들었어도 성문의 해탈을 취하지 않으며,
비록 네 가지 진리[四諦]를 관찰하면서도 소승의 과위에 머물지 않고,
비록 깊은 인연으로 생김을 관찰하면서도 필경까지 고요한 데 머물지 않고,
비록 여덟 가지 성인(聖人)의 길을 닦으면서도 세간에서 아주 뛰어나기를 구하지 않고,
비록 범부의 지위를 초월하고도 성문이나 벽지불의 지위에 떨어지지 않고,
비록 다섯 가지 쌓임을 관찰하면서도 여러 가지 쌓임을 아주 멸하지 않고,
비록 네 가지 마(魔)를 초월하고도 모든 마를 분별하지 않고,
비록 여섯 곳[六處]에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여섯 곳을 아주 멸하지 않고,
비록 진여에 편안히 머무르면서도 실제에 떨어지지 않고,
비록 모든 승(乘)을 말하면서도 대승을 버리지 않나니,
이 큰 누각은 이와 같은 모든 공덕에 머무르는 이가 머무는 곳이리라.’라고 하였습니다.
강설 ; 선재동자는 불법 가운데 큰 성인이시고 부처님의 장자(長子)이신 미륵보살을 생각하면서
자신이 증득한 모든 불법을 남김없이 다 열거하면서 이와 같은 분이 머무는 곳이리라고 하였다.
3) 선재동자가 게송으로 찬탄하다
1> 게송으로 찬탄하는 전체의 뜻
그 때에 선재동자가 게송을 말하였습니다.
이렇게 자비하고 청정한 지혜세간을 이익 되게 하는 미륵보살님
정수리에 물을 부은 부처님의 장자(長子)여래의 경계에 드신 이의 머무시는 곳이로다.
온 세계에 소문나신 부처님 아들대승의 해탈문에 이미 들어가셨고
법계에 다니어도 집착이 없어이는 같을 이 없는 이의 머무시는 곳이로다.
강설 ; 선재동자는 산문에서 그토록 찬탄하고도 아직 못 다한 마음이 남아서미륵보살이 머무시는 곳인 비로자나장엄장
큰 누각을 다시 게송으로 찬탄하였다.먼저 전체적인 뜻을 간략히 밝히고 아래에 자세히 설명한다.어떤 곳이든지 그 곳에는 반드시 그 사람이 머문다.그러므로 그 곳이 곧 그 사람이 될 수도 있다.비로자나장엄장 큰 누각은곧 미륵보살이며, 미륵보살의 덕화이다.
2> 자리행(自利行)의 수승함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과 지혜방편과 원과 힘과 신통들까지
이와 같은 대승의 여러 가지 바라밀다를모두 다 갖춘 이의 머무시는 곳이로다.
강설 ; 비로자나장엄장 큰 누각은 곧 미륵보살이며, 미륵보살의 덕화이다.
그래서 불법 가운데 6바라밀과 10바라밀과 그 외에도 4무량심과 4섭법 등무수한 바라밀을
모두 다 갖춘 선지식이 머무는 곳이라고 찬탄하였다.
지혜가 광대하기 허공과 같고세 세상 모든 법을 두루 다 알아
걸림 없고 의지 없고 집착 없으니있는 줄 아는 이의 머무시는 곳이로다.
강설 ; 지혜가 허공과 같이 넓으면 삼세의 일체 법의 실체를 잘 안다.삼세의 일체 법이 텅 빈 실체를 잘 알므로
걸림도 없고 의지함도 없으면서삼세 일체 법이 있음을 잘 아는 선지식이 머무는 곳이 저 큰 누각이다.
모든 법이 성품 없고 나지도 않고의지할 데 없음을 분명히 알며
허공에 새가 날 듯 자유자재한큰 지혜 있는 이의 머무시는 곳이로다.
강설 ; 모든 법이 성품도 없고, 나지도 않고, 의지할 데도 없음을 분명히 알아
마치 새가 허공을 나는 듯 자유자재하다.이와 같이 큰 지혜 가진 분이 머무는 곳이 저 큰 누각이다.
삼독(三毒)의 진실한 성품은인연을 분별하여 허망하게 일어남을 알지만
또한 그것을 싫다하여 벗어남을 구하지 않는이렇게 적정한 분이 머무시는 곳이로다.
강설 ; 사람의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진실한 실체는모두가 분별망상으로 인하여 허망하게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보살은 그와 같은 사실을 잘 알면서 그것을싫다하여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
아라한은 삼독을 싫다하여 벗어나려고 하지만
보살은 삼독과 더불어 함께한다.
삼독에 허덕이는 중생들을 교화하려면
삼독을 싫어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세 가지 해탈문과 여덟 가지 바른 길[八正道]
오온과 십이처와 십팔계와 모든 연기(緣起)를
모두 다 살피고도 고요한 데 나아가지 않는
훌륭하고 교묘한 이 머무시는 곳이로다.
강설 ; 세 가지 해탈 즉 삼해탈(三解脫)이란 또는
삼공문(三空門)ㆍ삼삼매(三三昧)이다.해탈을 얻는 세 가지 방법으로서
첫째는 공해탈문(空解脫門)인데 일체 만유가 다 공(空)하다고 관하는 일이다.
둘째는 무상해탈문(無相解脫門)인데 상대적 차별한 모양이 없다고 관하는 일이다.
셋째는 무작해탈문(無作解脫門)인데 무원해탈문(無願解脫門)이라고도 하는데 일체 것을 구할 것이 없다고 관함을 말한다.
팔성도(八聖道)란 팔성도지(八正道支), 팔정도분(八正道分)ㆍ팔정도(八正道)이다.
불교의 실천 수행하는 중요한 종목을 8종으로 나눈 것이다.
이것이 중정(中正)ㆍ중도(中道)의 완전한 수행법이므로 정도,
성인의 도이므로 성도, 또 8종으로 나누었으므로 지, 또는 분이라 한다.
정견(正見)ㆍ정사유(正思惟)ㆍ정어(正語)ㆍ정업(正業)ㆍ정명(正命)ㆍ정정진(正精進)ㆍ정념(正念)ㆍ
정정(正定)의 중정ㆍ중도의 완전한 수행법이라는 뜻이다.
부처님이 최초의 설법에서 설하셨으며 4제ㆍ12인연과 함께 불교의 원시적 근본 교의가 되는 것이다.
오온(五蘊)과 십이처(十二處)와 십팔계(十八界)는 흔히 온처계(蘊處界) 삼과(三科)법문이라고 한다.
이 삼해탈과 팔정도와 삼과법문과 연기의 이치 등은 초기 근본불교에서 가장 중심적으로 가르치는 교리이다.
이 법문을 잘 알아서 적정한 경지에 나아가는 것이 초기불교의 목적이다.
그러나 보살은 그와 같은 이치를 모두 잘 살피고도 적정한 경지에 나아가서 그곳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
보살은 중생들을 교화하기에 바빠서 그와 같은 적정한 경지에 머물러 있을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보살의 선교(善巧)라는 중생을 교화하는데 그 수단과 방법이 아주 빼어난 능력이며 방편이다.
저 큰 누각에는 그와 같은 보살이 머무는 곳이다.
시방의 국토들과 모든 중생을걸림 없는 지혜로 모두 살피어
그 본성이 공한 줄을 알아서 분별치 않는고요한 데 드신 이의 머무시는 곳이로다.
강설 ; 보살은 걸림이 없는 지혜로 때로는 시방국토와 모든 중생들이
텅 비어 공한 줄을 알아 그것을 분별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 마음은 얼마나 적정할까.
온 법계에 두루 다니면서 걸림 없으나가는 성품 구하여도 얻을 수 없어
공중에 바람 불듯 종적 없나니의지할 데 없는 이의 머무시는 곳이로다.
강설 ; 보살은 온 법계에서 가도 가는 것이 아니고 와도 오는 것이 아니다.가고 오는 실체의 성품을 찾을 길이 없다.
마치 공중에 바람이 불듯하여 그 종적이 없는 것과 같다.이와 같이 자유자재하여 거칠 것이 없는 분이 머무시는 누각이다.
선재동자가 저 뛰어난 누각을 찬탄하면서 그 누각에 머무시는 보살의 자리행(自利行)이 수승함을 밝힌 내용이다.
3> 이타행(利他行)의 수승함
악도에 있는 모든 중생들이온갖 고통 받으며 돌아갈 데 없음을 두루 살피고
큰 자비의 광명 놓아 다 없애나니불쌍하게 여기는 이 머무시는 곳이로다.
강설 ; 원만한 보살의 자격이란 자신도 이익하고 다른 이도 이익하게 하는 행이 다 갖추어진 사람이다.
자기만 이롭게 하는 것은 모든 보통 사람들이 다 하지만 다른 이에게도 함께 이롭게 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이 큰 누각에 계시는 보살은 자리와 이타의 행이 모두 원만한 분이 계시는 곳임을 밝혔다.
모든 중생들이 바른 길을 잃어버린 것이마치 맹인이 위험한 길을 걷는 듯한데
그를 인도하여 해탈성에 들게 하나니이와 같은 큰 안내자가 머무시는 곳이로다.
모든 중생들이 마의 그물에 들어나고 늙고 병과 죽음에 항상 시달림을 보고
그들을 해탈케 하여 위안하나니이렇게 용맹한 이 머무시는 곳이로다.
모든 중생 어리고 미혹함을 보고넓고 큰 연민심을 일으키어서
지혜의 약으로써 다 소멸해주는이러한 큰 의사가 머무는 곳이로다.
중생들이 나고 죽는 바다에 빠져헤매고 근심하며 괴로워함을 보고
그들을 법의 배로써 건지시나니이렇게 잘 건지시는 분이 머무시는 곳이로다.
중생들이 번뇌바다에 헤매는 것을 보고보리의 묘한 보배마음을 내어
그 가운데 들어가 건지시나니사람을 잘 낚는 이 머무시는 곳이로다.
언제나 큰 서원과 자비하신 눈으로일체 모든 중생들이 받는 괴로움을 두루 살피시고
모든 생사의 바다에서 건져 내나니이러한 금시조왕이 머무시는 곳이로다.
강설 ; 금시조(金翅鳥)는 범어로 가루라(迦樓羅)ㆍ가류라(加留羅)ㆍ계로다(揭嚕茶)라 음역하는데
묘시조(妙翅鳥)라고도 번역한다. 인도 신화의 가공의 대조(大鳥)이다.
이상화된 신령스런 새로서 사천하(四天下)의대수(大樹)에 내려 용을 잡아먹고
양 날개를 펴면 336만리나 된다고 한다. 그 날개는 금색이다. 대승경전에서는 천룡인부중(天龍人部衆)의 하나이고,
밀교에서는 범천(梵天)ㆍ대자재천(大自在天)이 중생을 구하기 위해 이 새의 모습을 빌려 나타난다고 한다.
또는 문수보살의 화신이라고도 한다. 미륵보살을 이와 같은 금시조에 비유하였다.
마치 해와 달이 공중에 떠 있으면서모든 세간 비추지 않는 데 없듯
지혜의 광명함도 또한 그와 같아서세상을 비추는 이 머무시는 곳이로다.
보살이 한 중생을 교화하려고미래의 한량없는 겁을 모두 다하나니
한 사람과 같이 일체중생도 다 그렇게 하는세상을 건지는 이 머무시는 곳이로다.
한 국토의 중생을 교화하는데오는 세월 끝나도록 쉬지 않듯이
하나하나 국토에도 다 그러하니이처럼 견고한 뜻 지닌 이의 머무시는 곳이로다.
강설 ; 미륵보살의 이타행(利他行)이 원만함을 밝힌 내용이다. 흔히 보살의 보리심이라는 말도 이타심이다.
보살은 얼마나 다른 사람을 위하는가. 한 중생을 교화하려고 미래의 한량없는 겁이 모두 다하도록 정성을 쏟고
온갖 노력을 기우린다. 그 한 사람에게 하는 것과 같이 일체중생에게도 다 그렇게 정성을 쏟고 온갖 노력을
다 기우린다. 또 한 국토에서도 그렇게 하듯이 시방세계 낱낱 국토에서도 그와 같이 한다. 이것이 미륵보살의 이타심이다.
4> 공덕(功德)의 수승함
시방의 모든 부처님이 말씀하신 법을한 자리에서 모두 받아 모두 다하며
미래 겁이 끝나도록 항상 그러해지혜바다 가진 이의 머무시는 곳이로다.
모든 세계바다에 두루 노닐며모든 도량바다에 두루 들어가
모든 여래바다에 공양하나니이런 행을 닦는 이의 머무시는 곳이로다.
일체 미묘한 행의 바다를 닦아 행하고그지없는 서원바다 일으키어서
이와 같이 많은 겁의 바다를 지내시나니이런 공덕 있는 이의 머무시는 곳이로다.
한 털 끝에 한량없는 세계가 있고부처님과 중생과 겁이 말할 수 없어
이와 같은 것을 분명하게 두루 보나니걸림 없는 눈 가진 이 머무시는 곳이로다.
한 생각에 그지없는 겁을 거두어국토와 모든 부처님과 그리고 중생들을
걸림 없는 지혜로 다 바로 아나니이런 공덕 갖춘 이의 머무시는 곳이로다.
시방국토를 부수어 티끌 만들고일체 큰 바닷물 털끝으로 찍어낸 수효
보살이 세운 서원의 수도 이와 같나니걸림 없는 이의 머무시는 곳이로다.
다라니와 삼매와 큰 서원과모든 선정과 해탈을 성취하여
낱낱이 그지없는 겁에 머무니이러한 참 불자의 머무시는 곳이로다.
한량없고 그지없는 모든 불자들가지가지 법을 설해 중생 건지며
세간의 모든 기술 말씀하나니이런 행을 닦는 이의 머무시는 곳이로다.
강설 ; 큰 누각에는 자리행과 이타행에 이어서 공덕이 수승한 분이 계시다는 것을 밝혔다.
모든 세계바다에 두루 노닐며, 모든 도량바다에 두루 들어가 모든 여래바다에 공양하는 등
보살이 온갖 수행을 다 갖춰서 가지가지 법을 설해서 중생들을 건지며 심지어
세간의 모든 기술들까지 말씀하여 가르치는 수행자가 머무는 곳이라고 하였다.
5> 방편(方便)의 수승함
신통과 방편과 지혜를 성취하였고환술 같은 묘한 법문 닦아 행하며
시방의 다섯 길에 태어남을 나타나나니걸림 없는 이의 머무시는 곳이로다.
강설 ; 이 누각에 계시는 분은 또 신통과 방편과 지혜를 성취하였고,
환술과 같은 묘한 법문을 닦아 행하며 시방의 다섯 길에 태어남을나타내는 등
걸림이 없는 수승한 방편을 다 갖춘 분이 계시다는 것을 밝혔다.
보살이 처음으로 발심하면서모든 행을 구족하게 닦아 행하여
화신(化身)이 한량없이 법계에 가득한이런 신통 있는 이의 머무시는 곳이로다.
한 생각에 보리도(菩提道)를 성취하여그지없는 지혜의 업 두루 지었음이여,
세상의 정으로는 생각생각 발광하나니측량할 수 없는 이의 머무시는 곳이로다.
강설 ; 보살은 보리도를 성취하고 그지없는 지혜의 업을 널리 짓다가때로는 세상의 인정을 따라 수많은 생각들을 일으키는 것이 마치 미친 사람과 같다.그러므로 보살의 역행(逆行)과 순행(順行)을 측량할 수 없다. 이것이 또한 보살의 수승한 방편이다.
신통을 성취하여 걸림이 없고법계에 모두 돌아다니지마는
그 마음 조금도 얻은 것 없어청정한 지혜 가진 이의 머무시는 곳이로다.
보살이 걸림 없는 지혜를 닦고여러 국토에 들어가도 집착이 없어
둘이 없는 지혜로 널리 비추니‘나’가 없는 이[無我者]의 머무시는 곳이로다.
모든 법이 의지함이 없고본성이 적멸하여 허공 같음을 알아
이와 같은 경계에 항상 노니는때를 떠난 사람이 머무는 곳이로다.
중생들이 모든 고통 받음을 보고인자하고 지혜로운 마음을 내어
모든 세간 이익하기 항상 원하니가엾이 여기는 이의 머무시는 곳이로다.
강설 ; 미륵보살의 수승한 큰 방편은 중생들이 온갖 고통을 받는 것을 보고자비롭고 지혜로운 마음을 내어 모든 세간을 이익하게 하기 위하여 항상 서원한다.그러므로 보살의 서원은 자비와 지혜, 지혜와 자비로 표현된다. 이것이 미륵보살의 수승한 방편이다.
6>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하다
불자가 여기에 있으면서중생들 앞에 두루 나타나
마치 해와 달처럼생사의 어둠을 다 제해 버리도다.
불자가 여기에 있으면서중생들의 마음 널리 수순해
한량없는 몸을 나타내어시방세계에 가득하도다.
강설 ; 선재동자는 비로자나장엄장 큰 누각 앞에 이르러 공경히 예배하고 마음을 다해 찬탄하였다.
먼저 자리행이 수승한 분이 계시리라 찬탄하고, 다음은 이타행이 수승한 분이 계시리라 찬탄하고,
다음은 공덕이 수승하고, 방편이 수승한 분이 계시리라 찬탄하였다.이제 미륵보살은 이 누각에 머물면서
아래로 중생을 교화하는 일이 원만하리라고 찬탄하였다.
7> 위로는 불법을 구하다
불자가 여기에 있으면서모든 세계의 일체여래 계신 데를
한량없고 수없는 겁 동안두루 다니 시도다.
불자가 여기에 있으면서모든 부처님 법 생각하는데
한량없고 수없는 겁 동안그 마음 싫은 줄 모르도다.
강설 ; 다음은 이 누각에 계시는 미륵보살은 모든 세계의 일체여래 계신 데를 한량없고 수없는 겁 동안
두루 다니면서 모든 부처님 법을 생각하는데 한량없고 수없는 겁 동안 하여도 그 마음은 싫은 줄 모르면서
위로는 불법을 구하는 분이라고 찬탄하였다.
8> 삼매(三昧)가 자재(自在)하다
불자가 여기에 있으면서잠깐 잠깐마다 삼매에 들고
낱낱 삼매문에서모든 부처님의 경계를 열어 밝히도다.
불자가 여기에 있으면서모든 세계의
한량없고 수없는 겁의중생과 부처님의 이름을 모두 다 알도다.
불자가 여기에 있으면서한 생각에 모든 겁을 거두어들이되
다만 중생들의 마음을 따를 뿐분별하는 생각은 조금도 없도다.
불자가 여기에 있으면서모든 삼매를 닦아 익히고
하나하나 마음속마다세 세상 법을 분명히 알도다.
불자가 여기에 있으면서가부좌 한 몸은 움직이지 않고
모든 세계와 모든 갈레에그 몸을 두루 나타내도다.
강설 ; 선재동자는 미륵보살이 이 큰 누각에 있으면서
일체 삼매에 자유자재한 경지를 찬탄하였다. 미륵보살이 이 누각에 있으면서
모든 삼매를 닦아 익히고, 하나하나 마음속마다 세 세상 법을 분명히 알며,
또 몸은 가부좌하여 조금도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세계와 모든 갈레에 두루 나타낸다. 이것이 보살의 삼매의 힘이다.
9> 지혜가 넓고 깊다
불자가 여기에 있으면서모든 부처님의 법의 바다를 다 마시고
지혜바다에 깊이 들어가공덕바다를 구족하였도다.
불자가 여기에 있으면서모든 세계 수효를 모두 다 알고
세상의 수효와 중생의 수효부처님 이름과 수효도 그러하도다.
불자가 여기에 있으면서세 세상 가운데 있는
국토가 이룩되고 무너지는 것을한 생각에 모두 다 알도다.
불자가 여기에 있으면서부처님의 행(行)과 서원과
보살들의 닦는 행과중생들의 근성과 욕망을 널리 다 알도다.
불자가 여기에 있으면서한 먼지 속에 있는
한량없는 세계와 도량과중생과 겁을 모두 다 보고
한 먼지 속과 같이모든 먼지도 또한 모두 그러해
가지가지 다 구족하여곳곳에 다 걸림이 없도다.
불자가 여기에 있으면서모든 법과 중생과
세계와 시간이 일어나지도 않고있는 것도 아님을 모두 보도다.
강설 ; 지혜가 넓고 깊음을 찬탄하였다. 미륵보살은 지혜가 깊어서모든 부처님의 법의 바다를 다 마시고,
지혜의 바다에 깊이 들어가 공덕바다를모두 구족하였다. 즉 미륵보살은 부처님의 법을 다 성취였으며,
부처님의 지혜와 공덕을 다 이루었음을 밝힌 것이다.
10> 예경하고 가피를 청하다
중생을 보는 것처럼법도 그렇고 여래도 그렇고
세계도 그렇고 모든 서원도 그러해세 세상이 다 평등하도다.
불자가 여기에 있으면서모든 중생을 교화하고
모든 여래께 공양하며모든 법의 성품을 생각하며
한량없는 천만 겁에닦은바 서원과 지혜와 행(行)이
광대하기 한량이 없어다 능히 칭찬할 수 없도다.
저 모든 크게 용맹하신 분이행하신 바가 걸림이 없어
이 가운데 편안히 머무시니저가 이제 합장하고 경례합니다.
모든 부처님의 장자(長子)이시며성스러운 덕 자씨존(慈氏尊)이시여
저가 이제 공경히 경례하오니원컨대 저를 돌보아주십시오.
강설 ; 선재동자가 모든 부처님의 장자(長子)이시며
성스러운 덕을 소유하신 자씨존(慈氏尊) 미륵보살에게
공경히 예를 올리고 돌보아주시라는 가피를 청하였다.
<2> 미륵보살의 정보(正報)
1) 미륵보살을 친견하다
그 때에 선재동자는 이와 같은 등 모든 보살들의 한량없이 칭찬하고 찬탄하는 법으로
비로자나장엄장 큰 누각 안에 계시는 모든 보살들을 찬탄하고는 허리를 굽혀 합장하고
공경하고 예배하여 일심으로 미륵보살을 뵙고 친근하고 공양하기를 원하였습니다.
문득 보니 미륵보살마하살이 다른 데로부터 오시는데
한량없는 천신과 용과 야차와 건달바와 아수라와 가루라와
긴나라와 마후라가왕과 제석천왕과 범천왕과 사천왕과
본래 태어난 데 있는 한량없는 권속과 바라문들과 그리고
수없는 백 천 중생들이 앞뒤로 호위하고 함께 와서 장엄장
큰 누각으로 향하시었습니다.
선재동자가 보고는 환희하고 용약하여 오체를 땅에 던졌습니다.
강설 ; 선재동자는 게송으로 비로자나장엄장 큰 누각에 계실 미륵보살을 크게 찬탄하고,
허리를 굽혀 합장하고 공경하고 예배하여 일심으로 미륵보살을 뵙고 친근하고 공양하기를 원하였다.
그런데 미륵보살은 다른 데로부터 이 누각으로 오시었다. 다른 데로부터 이 누각에 오신 것을
청량스님은 소(疎)에서 “다른 데로부터 왔다는 말은 교화를 거두고 본체에 나아간 까닭이며, 근본으로 돌아온 까닭이며,
또한 자비로우신 분[慈氏]이 생각하는 곳에 응하여 이르러가고 장소에 집착하지 않음을 나타낸 까닭이다.”라고 하였다.
미륵보살은 한량없는 천신과 용과 야차와 건달바와 아수라와 가루라와 긴나라 등
대중들과 함께 장엄장 큰 누각으로 오시니 선재동자가 미륵보살을 보고는 환희하고 용약하여 오체를 땅에 던졌다.
2) 미륵보살이 선재동자를 찬탄하다
1> 선지식을 찾아 온 수승한 덕을 찬탄하다
그 때에 미륵보살은 선재동자를 살펴보고 대중에게 지시하며 그의 공덕을 찬탄하여 게송을 설하였습니다.
그대들은 선재동자를 보라.
지혜롭고 마음이 청정하여
보리행을 구하기 위하여
나의 처소에 이르러 왔도다.
강설 ; 미륵보살이 선재동자를 찬탄한 게송은 모두 113송이다.
처음 한 게송은 대중들에게 선재동자가 보리행을 구하기 위하여자신의 처소에 이르러 온 것을 가리킨 내용이다.
다음은 중간의모든 게송은 선재동자의 수승한 덕을 특별히 찬탄한 내용이다.
마지막 한 게송은 다음의 선지식을 가리켜 보인 내용이다.
잘 왔도다. 원만하고 인자한 이여,
잘 왔도다. 청정하고 자비한 이여,
잘 왔도다. 고요한 눈이여,
수행하기에 게으름 없도다.
강설 ; 여기에서부터는 선재동자가 선지식을 찾아 온수승한 덕을 찬탄한 내용을 하나하나 밝혔다.그래서 처음 “잘 왔도다.
원만하고 인자한 이여, 잘 왔도다.청정하고 자비한 이여, 잘 왔도다. 고요한 눈이여, 수행하기에 게으름 없도다.”라고 시작하였다.
잘 왔도다. 청정한 뜻
잘 왔도다. 광대한 마음
잘 왔도다. 물러가지 않는 근성
수행하기에 게으름 없도다.
잘 왔도다. 동요하지 않는 행이여,
항상 선지식을 찾아
모든 법 통달하고
모든 중생들을 조복시키도다.
잘 왔도다. 묘한 도(道) 행하고
잘 왔도다. 공덕에 머물고
잘 왔도다. 부처님 지위 나아가는 이여,
일찍이 조금도 게으름 없도다.
잘 왔도다. 덕으로 몸이 되고
잘 왔도다. 법에 훈습(熏習)되고
잘 왔도다. 그지없는 수행
세간에서 만나보기 어렵도다.
잘 왔도다. 미혹 여의고
세상 법에 물들지 않고
이롭고 쇠하고 헐뜯고 칭찬함에
모든 것 분별이 없도다.
강설 ; 이롭고 쇠하고 헐뜯고 칭찬함은 여덟 가지 바람이다.여덟 가지 바람, 즉 팔풍(八風)은 팔법과 같다.
이(利)ㆍ쇠(衰)ㆍ훼(毁)ㆍ예(譽)ㆍ칭(稱)ㆍ기(譏)ㆍ고(苦)ㆍ락(樂)의 8종이다.
이것은 세상에서 사랑하거나 미워하는 바로서 능히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으므로 여덟 가지 바람이라 한다.
이 여덟 가지 바람은 도인(道人)을 시험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잘 왔도다. 안락을 베푸는 이여,
길들이고 부드럽고 교화를 받아
아첨과 속임과 성내고 교만함을
모두 다 소멸해버렸도다.
잘 왔도다. 진실한 불자여,
시방에 두루 다니며
모든 공덕 증장하였고
길들이고 부드러워 게으름 없도다.
잘 왔도다. 세 세상 지혜여,
모든 법 두루 다 알며
공덕 창고 두루 내어서
수행에 고달픔 모르도다.
강설 ; 미륵보살은 선재동자가 선지식을 찾아 온 수승한 공덕을 찬탄하였다.
수행하는데 고달픔이 없으며, 게으름이 없으며, 아첨과 속임과 성내고 교만함을
모두 다 소멸해버렸으며,
이롭고
쇠하고
헐뜯고
칭찬하는 등여덟 가지 바람에 분별이 없는 등 수승한 공덕을 찬탄하였다.
2> 찾아 온 인연을 찬탄하다
문수보살과 운덕(德雲)비구 등
일체 모든 불자들이
그대를 내게 보내며
그대에게 걸림 없는 것을 보이어
보살의 행 갖추어 닦고
모든 중생을 널리 거두어 주는
이와 같은 훌륭한 사람[廣大人]이
지금 나에게 왔도다.
강설 ; 선재동자의 수승한 덕을 찬탄한 내용 가운데 선지식을 찾아 온 인연에 대해서 찬탄하였다.
그동안 친견하여 온 오십삼선지식(五十三善知識)을 다시 한 번 살펴본다.
선재동자가 복성의 동쪽 장엄당 사라림에서 처음으로 문수보살의 법문을 듣고 남방으로 향하여
차례차례 찾아가서 법문을 들은 선지식들이다.
먼저 문수보살은 다음의 53명의 선지식을 소개하는 근본 원인이 되므로믿음을 표시하는 선지식이다.
다음으로는 덕운비구, 해운비구, 선주비구, 미가장자, 해탈장자, 해당비구, 휴사우바이, 비목구사선인, 승열바라문, 자행동녀, 선견비구, 자재주동자, 구족우바이, 명지거사, 법보계장자, 보안장자, 무염족왕, 대광왕, 부동우바이, 변행외도, 육향장자, 바시라선사, 무상승장자, 사자빈신비구니, 바수밀녀, 비슬시라거사, 관자재보살, 정취보살, 대천신, 안주지신, 바산바연지, 보덕정광야신, 희목관찰중생야신, 보구묘덕야신, 적정음해야신, 수호일체중생야신, 개부수화야신, 대원정진야신, 묘덕원만야신, 구바석종녀, 마야불모, 천주광천녀, 변우동자사, 중예동자, 현승우바이, 견고해탈장자, 묘월장자, 무승군장자, 적정바라문,
덕생동자와 유덕동녀, 미륵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 등이다.
3> 선지식을 찾아 온 일을 밝히다
모든 여래들이
청정한 경계를 구하려고
모든 광대한 서원 물으면서
나를 찾아 왔도다.
과거, 미래, 현재의 부처님이
이루신 모든 행(行)과 업(業)을
그대 모두 닦아 배우려고
나를 찾아 왔도다.
그대는 선지식에게
미묘한 법을 구하고
보살의 행 배우려고
나를 찾아 왔도다.
그대는 선지식이
모든 부처님의 칭찬하신바이며
그대의 보리(菩提)를 이루게 함을
생각하고 나를 찾아 왔도다.
그대는 선지식을 생각하되 부모처럼
나를 낳으시고
유모처럼 나를 기르고
나의 보리부분법을 늘게 하며
의사처럼 온갖 병을 고쳐주고
하늘처럼 단 이슬 뿌리고
해처럼 바른 길 보여주고
달처럼 깨끗한 바퀴 굴리고
산처럼 동요하지 않고
바다처럼 늘고 줄지 않으며
뱃사공처럼 잘 건네주어
나를 찾아 왔도다.
그대가 보기에 선지식은
용맹한 장군과 같고
또한 큰 장사 물주와 같고
또한 큰 길잡이 같아서
능히 바른 법 당기(幢旗)를 세우고
능히 부처님 공덕 보여주고
능히 모든 나쁜 길 없애버리고
능히 착한 길 가는 문을 열어주고
능히 모든 부처님의 몸 드러내고
능히 모든 부처님의 창고 잘 지키고
능히 부처님의 법을 잘 가질 새
그러므로 우러러 받들기를 원하도다.
청정한 지혜 만족하려고
단정한 몸 갖추려고
존귀하신 집안에 태어나려고
나를 찾아 왔도다.
강설 ; 미륵보살은 선재동자가 선지식을 찾아 온 일을 여러 가지로 밝혔다.
이러한 내용들은 비단 미륵보살을 찾아 온 뜻만은 아니리라. 모든 불자가 부처님을 찾아오고,
경전을 공부하고, 온갖 수행을 쌓고, 선재동자가 일체 선지식을 찾아온 목적을 모두 담고 있다.
4> 찬탄하는 전체의 뜻을 밝히다
너희들 이 사람을 보라
선지식을 친근하면서
그를 따라 배운 대로
모든 것을 순종하였고
옛적에 복의 인연으로
문수보살이 발심케 하여
따라 행하고 어기지 않으며
수행하되 게으르지 않았고
부모와 친속들과
궁전과 재산을
모두 다 버리고
겸손하게 선지식을 구하며
이런 뜻을 깨끗이 하니
세간 몸을 아주 여의고
부처님 국토에 태어나
훌륭한 과보를 받으리라
5> 지혜와 자비를 찬탄하다
선재동자는 중생들의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고통을 보고 큰 자비심을 내어
위없는 도(道)를 부지런히 닦도다.
선재동자는 중생들이
다섯 갈레에 항상 헤맴을 보고
금강 같은 지혜를 구하여
저 모든 괴로움의 굴레를 깨뜨리도다.
선재동자는 중생들의
마음 밭이 황폐함을 보고
세 가지 독한 가시 없애려고
날카로운 지혜의 모습을 구하도다.
중생들이 캄캄한 어리석음 속에서
소경처럼 바른 길 잃거늘
선재동자는 길잡이 되어
편안한 곳을 보여주도다.
인욕의 갑옷과 해탈의 수레
지혜의 날카로운 칼로
욕계와 색계와 무색계에서
모든 번뇌의 도적을 깨뜨리도다.
선재동자는 법의 뱃사공
모든 중생들 널리 건지어
알아야 할 경계바다[爾燄海] 지나가서
청정한 보배 섬에 빨리 이르게 하도다.
선재동자는 바로 깨달음의 태양
지혜의 광명과 큰 서원의 바퀴로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 다니며
중생들 미혹 굴택[迷宅] 두루 비추도다.
선재동자는 바로 깨달음의 달
청정한 법[白法]이 다 원만하여
자비와 선정의 청량한 빛으로
중생의 마음 평등하게 비추도다.
선재동자는 훌륭한 지혜의 바다
정직한 마음에 의지해서 머물며
보리의 행 점점 깊어서
모든 법의 보배를 출생하도다.
선재동자라는 큰마음의 용(龍)이
법계의 허공에 올라가서
구름을 일으키고 감로법의 비를 내려
모든 열매를 성숙케 하도다.
선재동자가 법의 등불을 밝히니
믿음은 심지요, 자비는 기름이라.
생각의 그릇과 공덕의 광명으로
삼독(三毒)의 어둠을 소멸하도다.
강설 ; 선재동자의 지혜와 자비를 찬탄하여 밝혔다. 지혜는 자비에 속해[卽]있고, 자비는 지혜에 속해 있음을 번갈아가면서
표현하였다. 흔히 불교는 지혜와 자비의 종교라고 한다. 지혜를 증득하는 것은 자비를 실천하기 위함이고,
자비는 올바른 지혜에 바탕을 두고 실천되어야 진정한 자비가 되기 때문이다.
6> 여러 가지 덕을 함께 찬탄하다
깨닫는 마음은 가라라(迦羅羅)
가엾이 여김은 태보(胎褓)요,
인자함은 살이라.
보리의 부분인 팔다리가
여래장(如來藏)에서 자라도다.
강설 ; 깨닫는 마음은 곧 보리심이다.
가라라(迦羅羅)라는 것은 갈라람(羯邏藍)이라 하는데 갈랄람(羯剌藍)ㆍ가라라(歌邏羅)라고도 쓰고,
응활(凝滑)이라 번역한다. 태내오위(胎內五位)의 하나이다. 태 안에서 생긴지 7일까지의 상태이다.
미음의 것 풀처럼 끈끈하고 조금 굳어지는 것과 같은 상태이다.또 태내오위(胎內五位)란
어머니 태에 들어서부터 출생할 때까지의 266일 간을 5위로 나눈 것이다.
(1) 갈라람(羯邏藍).
응활(凝滑)ㆍ화합(和合)이라 번역하는데, 태에 들어 간지 첫 7일 간이다.
(2) 알부담(額部曇)은
포결(皰結)ㆍ포(泡)라 번역한다. 둘째 7일 간이다.
(3) 폐시(閉尸)란
육닥(肉團)ㆍ혈육(血肉)이라 번역한다. 제3의 7일 간이다.
(4) 건남(鍵南)은
견육(堅肉)이라 번역한다. 제4의 7일 간이다.
(5) 발라사카(鉢鑼奢佉)는
지절(支節)이라 번역한다. 제5의 7일부터 출생할 때까지를 말한다.
참고로 태외오위(胎外五位)는 사람의 일생을 5위로 나눈 것이다.
출생에서 6세 동자(童子)까지다.
7세에서 15세 소년(少年)까지다.
16세에서 30세 성년(成年)까지다.
31세에서 40세까지다. 노년(老年)은
41세 이후이다.
또 태보(胎褓)란 태아를 싸고 있는 막과 태반을 말한다.
아이가 모태에서 태어나서 성장하듯이 보살의 깨닫는 마음과
어여삐 여기는 마음과 인자한 마음과 보리의 부분들이
모두 본래의 여래장(如來藏)에서 성장하고 있음을 밝힌 것이다.
복덕의 창고가 증장하고
지혜의 창고가 청정하며
방편의 창고를 열어 헤치고
큰 서원의 창고를 출생하여
이와 같은 큰 장엄으로
모든 중생들을 구호하나니
모든 천상과 인간에서는
듣기 어렵고 보기 어렵도다.
이와 같은 지혜의 나무
뿌리 깊어 동(動)하지 않고
모든 행(行)이 점점 증장해
여러 중생들을 가리어주도다.
모든 공덕을 내려고
모든 법을 물으려고
모든 의심을 끊으려고
오로지 선지식을 찾았도다.
모든 의혹의 마군을 깨뜨리려고
모든 소견의 때를 없애려고
중생들의 속박을 풀어주려고
오로지 선지식을 찾았도다.
7> 불과(佛果)를 이룰 것에 대하여 찬탄하다
마땅히 모든 악도를 소멸하고
마땅히 인간과 천상의 길 보이려고
공덕의 행을 닦아
열반의 성(城)에 빨리 들게 하도다.
마땅히 여러 소견의 어려움 건너고
마땅히 여러 소견의 그물 찢고
마땅히 애욕의 강 말리고
마땅히 삼계의 길을 보이고
마땅히 세간의 의지가 되고
마땅히 세간의 광명이 되고
마땅히 삼계의 스승이 되어
해탈의 장소를 보이도다.
또한 세간의 중생들로 하여금
모든 생각의 집착을 두루 여의게 하고
번뇌의 졸음에서 깨어나게 하고
애욕의 수렁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마땅히 갖가지 법을 알고
마땅히 갖가지 세계를 깨끗하게 하여
모든 것 다 완성하여
그 마음 크게 환희로우리라.
8> 불과(佛果)의 덕을 찬탄하다
그대의 수행 매우 조화롭고
그대의 마음 매우 청정하니
닦으려는 공덕이
모든 것 마땅히 원만하리라.
오래잖아 모든 부처님 뵙고
모든 법 통달해 알고
모든 세계바다 청정히 장엄하여
큰 보리를 이루리라.
마땅히 모든 수행바다 원만히 하고
마땅히 모든 법의 바다를 알아
마땅히 중생바다 제도하려고
이와 같이 모든 행을 닦았도다.
마땅히 공덕의 언덕에 이르고
마땅히 모든 착한 일 내며
마땅히 여러 불자들과 함께하는
이와 같은 마음을 결정하도다.
마땅히 모든 번뇌 끊고
마땅히 모든 업 깨끗이 하고
마땅히 모든 마(魔) 굴복시키는
이와 같은 소원을 만족하도다.
마땅히 묘한 지혜의 길을 내고
마땅히 바른 법의 길 열며
오래잖아 마땅히 번뇌와 업과
모든 괴로움의 길 버리도다.
모든 중생의 굴레들이
모든 존재의 굴레에서 헤매니
그대가 마땅히 법륜을 굴려서
그들로 하여금 고통의 굴레를 끊게 하도다.
그대 마땅히 부처님의 종성(種性)을 가지고
그대 마땅히 법의 종자 깨끗이 하고
그대 능히 승가(僧伽)의 종자 모아서
삼세에 두루 하도다.
마땅히 모든 애욕의 그물 끊고
마땅히 모든 소견의 그물 찢고
마땅히 모든 고통의 그물 구호하여
마땅히 이 서원(誓願)의 그물 이루도다.
마땅히 중생세계를 제도하고
마땅히 국토세계를 깨끗이 하고
마땅히 지혜세계를 모아서
마땅히 이 마음세계 이루도다.
마땅히 중생들을 기쁘게 하고
마땅히 보살들을 기쁘게 하고
마땅히 부처님들을 기쁘게 하여
마땅히 이 기쁨을 이루도다.
마땅히 모든 길을 보고
마땅히 모든 세계를 보고
마땅히 모든 법을 보아서
마땅히 이 부처님 견해를 이루도다.
마땅히 어둠을 깨는 광명 놓고
마땅히 뜨거움 쉬는 광명 놓고
마땅히 나쁜 일 없애는 광명 놓아
삼계의 괴로움 씻어 제거하도다.
마땅히 하늘 길의 문 열고
마땅히 부처님 도(道)의 문 열고
마땅히 해탈의 문(門)을 보여서
널리 중생들 모두 들어가게 하도다.
마땅히 바른 길 보여주고
마땅히 삿된 길 끊게 하여
이와 같이 부지런히 닦아서
보리의 길 성취하리라.
마땅히 공덕의 바다를 닦고
마땅히 삼계의 바다 건너서
널리 중생바다로 하여금
고통바다에서 벗어나게 하도다.
마땅히 중생바다에서
번뇌바다 소멸하고
모든 수행바다 닦아서
큰 지혜에 빨리 들게 하도다.
그대 마땅히 지혜바다 늘리고
그대 마땅히 수행바다 닦아서
모든 부처님의 큰 서원바다를
그대가 마땅히 다 만족하도다.
그대 마땅히 세계바다에 들어가
그대 마땅히 중생바다를 관찰하고
그대 마땅히 지혜의 힘으로
널리 모든 법의 바다를 마시도다.
마땅히 모든 부처님 구름 뵈옵고
마땅히 공양 구름 일으키고
마땅히 묘한 법의 구름 듣고
마땅히 이 서원구름 일으키도다.
널리 삼계의 집에 놀고
널리 모든 번뇌의 집 부수고
널리 여래의 집에 들어가
마땅히 이와 같은 도를 행하도다.
널리 삼매의 문에 들어가고
널리 해탈의 문에 노닐고
널리 신통의 문에 머물고
법계에 두루 다니도다.
중생들 앞에 널리 나타나고
부처님 앞에 널리 대하되
마치 해와 달의 광명처럼
마땅히 이와 같은 힘을 이루도다.
행하는 일 흔들리지 않고
행하는 길 물들지 않아
새가 허공을 날듯이
마땅히 이 묘한 작용 이루도다.
마치 인드라의 그물처럼
세계그물 그와 같나니
그대는 마땅히 다 나아가 보라
바람처럼 걸리지 않으리라.
그대는 마땅히 법계에 들어가
모든 세계에 두루 이르러
세 세상 부처님 널리 뵈옵고
마음에 큰 환희를 내도다.
강설 ; 미륵보살은 게송으로 선재동자의 불과(佛果)의 덕을 높이 찬탄하였다.그동안 수많은 선지식들이 선재동자를 찬탄하였으나 이번의 미륵보살과 같은 찬탄은 없었다.이제 선재동자가 선지식을 친견하는 일도 거의 끝에 이르렀기 때문에 모든 수행자들의
대표이며본보기며 기준이 되는 사람에 대해서 여한 없이 한껏 찬탄한 것이리라.
9> 이미 얻은 법과 앞으로 얻을 법을 찬탄하다
그대는 여러 가지 법문에
이미 얻었거나 앞으로 얻을 것이니
마땅히 크게 기뻐 뛰놀되
탐하지 말고 또한 싫어하지 말지어다.
그대는 공덕의 그릇이라
능히 모든 부처님 교법을 따르고
능히 보살의 행을 닦아서
이렇게 기특한 일 볼 수 있도다.
이와 같은 모든 불자들을
억 겁에도 만나기 어렵거든
하물며 그러한 공덕과
모든 미묘한 도 닦음을 볼 수 있으랴.
그대는 사람으로 태어나
온갖 좋은 이익 크게 얻었으매
문수보살 같은 이의
한량없는 모든 공덕을 보는 것이로다.
이미 모든 나쁜 길 여의었고
이미 여러 가지 어려운 곳 벗어났으며
이미 근심 걱정 뛰어났으니
훌륭하여라. 게으르지 말지어다.
이미 범부의 지위를 여의었고
이미 보살 지위에 머물렀으니
마땅히 지혜의 지위를 만족하여
여래의 지위에 빨리 들어가라.
보살의 행 바다와 같고
부처님의 지혜 허공 같은데
그대의 소원도 또한 다시 그러하니
마땅히 크게 기뻐할지어다.
10> 선지식을 친견한 덕을 찬탄하다
여러 감관 게으르지 말고
바라는 뜻과 원(願) 결정하여서
선지식을 친히 가까이 하면
오래잖아 원만하게 이루게 되리라.
보살의 갖가지 행은
모두 중생을 조복시키는 것이니
여러 가지 법문 널리 행하여
행여나 의심 내지 말지어다.
그대는 부사의한 복과
진실한 믿음 갖추었으니
그리하여 오늘날
여러 불자를 만났느니라.
그대는 여러 불자들을 친견하고
광대한 이익 다 얻었나니
하나하나의 큰 서원을
모두 다 믿고 받아드리도다.
그대 삼계 가운데서
보살의 행 능히 닦았을 새
그러므로 여러 불자들이
그대에게 해탈문 보였느니라.
법의 그릇 이룰 사람 아니면
불자들과 함께 있어서
설사 한량없는 겁 지날지라도
그 경계 알지 못하도다.
그대가 여러 보살을 친견하고
이와 같은 법을 들은 것은
세간에서 매우 어려운 일이니
응당 크게 다행한 생각 낼지어다.
모든 부처님이 그대를 보호하여 생각하고
보살들이 그대를 거두어 주어
능히 그 가르침 수순하니
훌륭하여라. 오래 살리라.
11> 수행의 지위 빨리 이룬 덕을 찬탄하다
이미 보살의 집에 태어났고
이미 보살의 덕을 갖추었으며
이미 여래의 종자 자랐으니
마땅히 정수리에 물 붓는 지위에 오르리라.
오래잖아서 그대는
마땅히 여러 불자들과 같이 되어서
고통 받는 중생들을 보고
그들을 다 편안한 곳에 있게 하리라.
이와 같은 씨를 심는 것과 같이
반드시 이와 같은 열매를 거두리라.
내 이제 그대를 위로하노니
그대는 마땅히 크게 기뻐하라.
한량없는 모든 보살들이
한량없는 겁에 도를 행했으나
아직 이러한 행을 이루지 못하지만
이제 그대는 모두 얻었도다.
믿고 좋아하고 굳은 정진의 힘으로
선재동자는 이런 행을 이루었으니
만약 공경하고 사모하는 마음만 있으면
또한 마땅히 이와 같이 배울지어다.
12> 모두 모아서 덕을 찬탄하다
모든 공덕의 행
다 서원에서 생기는 것
선재동자는 이미 분명히 알아
항상 즐겨 부지런히 수행하도다.
용왕이 구름을 일으키면
반드시 비를 내리는 것과 같이
보살이 서원과 지혜를 일으키면
결정코 모든 행을 닦도다.
만약 어떤 선지식이
그대에게 보현의 행 가르치거든
그대는 마땅히 기쁘게 받들어 섬기고
삼가 의혹을 내지 말지어다.
그대가 한량없는 겁에
욕심을 위하여 쓸데없이 몸을 버렸거니
이제 보리를 구하기 위하여
이 버리는 것이 비로소 훌륭한 일이로다.
그대가 한량없는 겁에
나고 죽는 고통 다 받느라고
일찍이 부처님을 섬기지도 못하고
미처 이와 같은 행을 듣지도 못했거늘
그대 이제 사람의 몸을 얻어
부처님과 선지식을 만나
보리(菩提)의 행(行)을 들었으니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비록 부처님이 출현함을 만나고
또한 선지식을 만났더라도
그 마음 청정하지 못하면
이와 같은 법을 듣지 못하지만
만약 선지식에게
믿고 좋아하고 존중하고
의심 없고 고달프지 않으면
이와 같은 법을 듣게 되리라.
만약 이러한 법을 듣고
서원하는 마음을 내면
마땅히 알라 이와 같은 사람은
이미 큰 이익을 얻으리로다.
이와 같이 마음이 청정하면
마땅히 부처님을 가까이 모시고
또한 모든 보살을 친근하여
결정코 보리를 이루리로다.
만약 이 법문에 들어가면
모든 공덕 갖추고
온갖 나쁜 길 영원히 여의어
모든 고통 받지 않으며
오래잖아 이 몸 버리고
부처님의 국토에 나서
시방의 부처님들과
여러 보살들을 항상 친견하리로다.
지나간 원인과 지금의 청정한 이해와
선지식을 섬긴 힘으로
모든 공덕 증장하는 일
물에서 연꽃이 나는 것과 같으니
선지식 섬기기를 좋아하고
모든 부처님 부지런히 공양하며
전일한 마음으로 법문을 들어
항상 행하고 게으르지 말지어다.
그대는 진실한 법의 그릇
마땅히 모든 법을 다 갖추고
마땅히 온갖 도를 다 닦으며
마땅히 모든 소원 다 만족하도다.
그대의 믿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내게 와서 예경하니
오래지않아 마땅히
모든 부처님 회상에 들어가리라.
훌륭하여라. 참 불자여,
모든 부처님을 공경하나니
오래지않아 모든 행 갖추고
부처님의 공덕언덕에 이르리라.
강설 ; 미륵보살이 선재동자의 수행의 덕을 찬탄한 길고 긴 게송이 이제 끝을 맺는다.선재동자는 선지식 섬기기를 좋아하고,
모든 부처님께 부지런히 공양하며, 전일한 마음으로 법문을 들어항상 행하고 게으르지 않는다.
또 선재동자는 진실한 법의 그릇이며,
모든 법을 다 갖추고,
온갖 도를 다 닦으며,
모든 소원을 다 만족하여 훌륭한 참 불자라고 하였다.
13> 다음의 선지식을 간략히 보이다
그대는 마땅히 큰 지혜 있는
문수사리에게로 가라.
그이는 마땅히 그대로 하여금
보현의 깊고 묘한 행을 얻게 하리라.
강설 ; 미륵보살이 다음의 선지식을 소개하면서 문수보살을 천거하였다.그러나 문수보살은 53선지식 중에 가장 먼저 등장하여
수많은 대중들에게 십신(十信)의 마음을 증득하게 하였다.그래서 미륵보살의 내용이 끝나고 재차 문수보살을 친견한다는
내용의 재견문수(再見文殊)라고 하여 잠간 등장하지만 거듭하여 숫자에는 들지 않고 보현보살을 소개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게송이 “문수사리에게로 가라. 그이는 마땅히 그대로 하여금 보현의 깊고 묘한 행을 얻게 하리라.”라고 하였다.
문수보살에게 가되 보현보살의 깊고 묘한 행을 얻게 되리라는 말이 그 뜻이다.또한 53명의 숫자에도 미륵보살 다음으로
곧바로 보현보살로 되어 있다.
3) 공경하는 의식을 거듭 펴다
그 때에 미륵보살마하살이 여러 대중 앞에서 선재동자의 큰 공덕장을 칭찬하였습니다. 선재동자가 이 게송을 듣고
기뻐 뛰놀면서 몸의 털이 곤두서고 슬피 울어 흐느끼며 일어서서 합장하고 공경하고 우러러보며 한량없이 돌았습니다.
강설 ; 미륵보살이 대중들 앞에서 선재동자의 그동안 선지식을 친견하면서 닦은 큰 공덕을 게송으로하나하나 칭찬하자 선재동자는 너무나 기쁜 나머지 온 몸에서 털이 모두 곤두서고 슬피 울어 흐느끼게 되었다.금강경에서도 수보리존자가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울었다는 내용이 있다. 경전을 읽거나 법문을 듣고 감동하여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참으로 희유한 일이며 소중한 경험이다.
실로 얼마나 있기 어려운 일인가.
문수사리의 심념의 힘으로 여러 가지 꽃과 영락과 갖가지 묘한 보배가 뜻하지 않게 홀연히 저절로 손에 가득하였습니다.
선재동자는 기뻐서 이것을 곧바로 미륵보살마하살께 받들어 흩었습니다.
강설 ; 문수보살은 그 자리에 계시지도 않았다. 그러나 다만 마음의 힘으로 여러 가지 꽃과 영락과 갖가지
묘한 보배가 뜻하지 않게 홀연히 저절로 선재동자의 손에 가득하였다. 선재동자는 그것을 미륵보살에게 받들어 흩었다.
53선지식을 친견하기 시작할 때 맨 처음 문수보살의 가르침을 인하여 그 많은 선지식을 한분한분 친견하면서
52번째 선지식인 미륵보살에게까지 이르렀다. 이제 보현보살 한분의 선지식만 남겨놓은 상태다.
이 내용을 사견(私見)을 들어 이야기 하면 처음 문수보살은 모든 사람이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근본지혜이다.
또한 본각(本覺)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본래부터 지닌 근본지혜나 본각만으로는 그 지혜의 힘이나 본각의
영향을 제대로 발휘할 수가 없다. 그래서 오랜 시간과 수많은 선지식들을 친견하면서 수행을 하고 공덕을 쌓아서
후득지(後得智)를 얻고 비로소 깨달은 시각(始覺)을 얻어야 그때에 진정한 지혜와 깨달음의 작용을 마음껏
펼칠 수있는 것이다. 진정한 지혜와 깨달음의 작용을 마음껏 펼치는 일은 곧 보현보살의 행과 원이 된다.
다시 사람에게다 배대하면 문수보살은 본래 지닌 부처님이고, 중간의 많은 선지식들은 수행과정이고,
미륵보살은 비로소 완전하게 깨달은 부처님이고, 앞으로 등장할 보현보살은 부처님이 된 뒤에는
다시 보살의 행과 원으로 시방세계에다 회향하는 일이라고 하겠다.
4) 미륵보살이 다시 찬탄하고 인가하다
이 때에 미륵보살마하살이 선재동자의 정수리를 만지면서 게송을 설하였습니다.
훌륭하여라. 훌륭하여라. 참된 불자여,
모든 감관을 널리 경책하여 게으르지 않으니
오래지않아서 모든 공덕 구족하여
마치 문수보살과 그리고 나와 같이 되리라.
강설 ; 미륵보살이 다시 선재동자를 찬탄하는 내용이다.머지않아
근본지혜인 문수보살과
후득지혜인 미륵보살과 동등하게 되리라는 최상 최고의 찬탄을 아끼지 않았다.
5) 선재동자가 만남을 기뻐하고 은혜를 생각하다
그 때에 선재동자는 게송으로 대답하였습니다.
저의 생각엔 선지식을
만나기에는 억겁을 지내도 어려운데
저 이제 모두 다 친근하여
높으신 분께 왔습니다.
저는 문수보살로 인연하여
모든 친견하기 어려운 분들을 친견하였으니
저 큰 공덕 가지신이여,
원컨대 다시 또 빨리 친견하여 지이다.
강설 ; 선재동자가 선지식을 친견하게 된 사연에 대하여 간략히 밝혔다.
선지식을 친견하기에는 억겁을 지낸다하여도 어렵고 또 어려운 일인데
문수보살의 가르침을 받아서 이제 52분이나 되는 많은 분들을 친견하였다.
그리고 미륵보살까지 친견하였고, 미륵보살은 다시 문수보살의 안내를 받아
보현보살을 친견하도록 하라는 가르침까지 받았다.
그래서 마지막 게송이 “저는 문수보살로 인연하여 모든 친견하기 어려운 분들을 친견하였으니,
저 큰 공덕 가지신이여, 원컨대 다시 또 빨리 친견하여 지이다.”라고 하여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