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장> 마지막 싸움 7
"차앗!"
라이샤의 기합성과 함께 라이샤의 몸도 함께 뛰어올랐다. 그리고 곧 크리니스카이쳐를 향하여 맹렬히 돌진하
기 시작하였다. 크리니스카이쳐는 라이샤가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다가 자신의 팔뚝에 있던 발톱을 길게 빼내
었다. 그의 팔뚝에는 기다란 그의 발톱이 생겨났다. 라이샤의 눈썹이 약간 올라가긴 하지였지만 무기가 달라졌
다고 힘이 강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는지 그대로 돌격하였다. 크리니스카이쳐는 팔뚝의 발톱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권법으로 라이샤를 상대했다. 크리니스카이쳐의 팔이 정확히 라이샤의 머리를 노리고 들어왔고 의외의
공격에 라이샤는 당황하며 몸을 숙여야했다. 크리니스카이쳐의 주먹은 원래부터 라이샤의 얼굴을 주먹으로 날
리려던 것이 아니었던지 갑자기 팔을 위로 들어올림으로써 자신의 발톱이 라이샤의 머리통을 노리고 들어왔
다. 라이샤는 놀랐지만 피할 방법이 없었다. 그는 재빨리 몸안의 불의 기운을 끌어당겨 크리니스카이쳐를 향해
내뿜었다. 라이샤의 머리통이 발톱에 날아가기 전에 라이샤는 몸이 불에 휩싸이며 크리니스카이쳐를 강타하자
크리니스카이쳐는 뒤로 물러섰다. 절호의 기회였지만 라이샤의 가진 속성때문에 성공하지 못한 것이었다.
크리니스카이쳐가 라이샤를 한참 바라보다가 말했다.
『굉장히 강한 불꽃이군. 어째서 넌 이런 불꽃을 뿜을 수 있는 거지?』
"왜 그런 의문을 가진거지?"
『이 정도의 화력이면 불의 신이 아닌 이상을 뿜을 수 없다. 절대 불에 의한 피해를 입지 않는 나의 몸에 약
간 그을린 것을 보면 알 수 있지.』
"......나는 불의 신이다. 몰랐는가?"
『네가 불의 신이라고? 후후...... 그럼 버커를 불러내어 보아라. 불의 신이 사용하는 붉은검의 보좌관을 말이
지. 설마 모른다고는 하지 않겠지?』
"버커? 난 모르는 존재다. 내가 아는 붉은검의 보좌관은 버커가 아닌 카이드라스이다."
『카이드라스? 왜 그가 붉은검에 들어가게 된건가...... 후훗. 꽤나 재밌게 되었군.』
"......"
나미의 머릿속을 지나가는 생각이 하나 있었다. 아까 분명히 자이커가 크리니스카이쳐를 아는 체 했고 그는
친구처럼 대했다. 그가 나이라세정도 나이를 먹었다면 자이커도 그런 태도는 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이는
어리지만 훌륭한 부모님을 두었는지 교육을 제대로 받았던 것이다. 나미가 의문점을 조심스레 꺼내었다
"......어떻게 네가 버커란 이름을 아는 거지?"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빛의 전사여?』
"자이커가 너를 친구로 대하는 것으로 봐서 너는 나이가 그렇게 많지는 않아. 그런데 어째서 넌 버커란 존재
를 아는 거지? 내가 알기로는 버커란 존재는 사라지고 카이드라스는 존재가 차지하고 있어. 하지만 카이드라
스가 붉은검에 들어간 사실은 알려진지 100년도 채 되지 않았기에 나이를 꽤나 먹은 녀석들은 전부 버커란 이
름을 부르지. 그럼 넌 진짜 크리니스카이쳐가 아니라는 말이군. 넌 누구지?"
『......』
갑자기 크리니스카이쳐가 고개를 젖히고 크게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하!』
모두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카이젤도 같은 표정으로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카이젤 조차
도 그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예리하군. 설마 빛의 전사인 자네가 그것을 밝힐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어. 그래 맞아. 난 크리니스카이쳐
가 아니야. 크리니스카이쳐의 아버지, 크리니추이더스다. 하하하핫!』
모두들의 입이 이제는 쩌억 벌어졌다. 크리니추이더스. 그 옛날 가이샤에게 반기를 들었던 모든 드래곤들의
제 1대 제왕. 그가 이제는 자신의 아들의 몸을 빌어 이렇게 나타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지도 못했다.
"그래? 그렇다고 뭐가 달라지지?"
클렉시온을 크리니추이더스에게 겨누며 라이샤가 말했다. 크리니추이더스는 라이샤의 행동을 보고도 별 반응
은 보이지 않았다. 마음 내키는 대로 자신을 어찌해도 좋다는 것 같았다. 이제는 정체가 드러났으니 모든 힘을
드러낼 것 같았다.
『뭐가 달라지냐고? 굉장히 많이 달라지지. 사실, 저 빛의 전사 꼬마여자애가 그것을 밝히지 않았다면 난 너
희들을 쓰러뜨리고 가이샤를 죽이러 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 그것을 알아버린 이상 너희들은 그것을 막겠
지. 후후...... 가이샤는 이미 이 천상계를 떠난 이상 이제 너희들을 살아날 가망은 없다.』
"뭐...... 라고?"
『후훗, 너희들은 잘못들은 것이 아니다. 가이샤는 이미 이 천상계를 버렸다. 마족들이 버서커가 되어 나타났
을때부터 그는 없었다. 그는 천사들에게 뒤를 맡기고 사라져버린 것이다. 꼬리를 내린 개처럼 말이야, 하하
하!』
"더...... 이상 그 분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마라!"
나미와 퉁가리의 몸이 동시에 떠올랐다. 이제는 규칙이고 뭐고 없었다. 자신들을 만들어 준 가이샤를 욕되게
하는 것은 더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그것은 카이젤의 동료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다들 크리니추이더스를 향하여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자이커
와 라이샤만은 가만히 있었다. 자이커는 아무리 크리니스카이쳐가 아니라고 하여도 그의 모습을 하고 있는 동
안에는 공격을 할 수 없었다. 라이샤는 왠지 허탈감에 빠져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나이라세조차 공격을 감행하고 있었다. 마치 이번의 합동공격으로 크리니추이더스를 소멸시킬 분위기였다. 하
지만......
우웅.......
무언가가 공명하면서 크리니추이더스의 몸에 이상한 막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것은 모든 공격들을 흡수하여
버렸다. 모두들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검으로 휘둘러도 마법으로 공격하여도 마찬가지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막은 깨어질 것 같지 않았다. 크리니추이더스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크하하하! 너희들은 절대로 이것을 깨뜨리지 못 할 것이다! 사실 이 정도 힘이라면 다른 누구라면 쉽게 없
애겠지만 너희들은 그러지 못할 것이다!』
"치잇!"
마이샤는 이시테온을 들었다. 이미 푸른검을 이시테온으로 변화시킨 뒤였다. 마이샤는 주문을 외웠다.
"너와 나의 앞에 있는 이 모든 것을 소멸시켜라!"
이시테온이 무지개빛을 내뿜으며 여러가지 마법이 사용되었다. 마이샤가 알고 있는 모든 마법이 이시테온을
통하여 다 뿜어져 나가기 시작하였다. 소환술부터 강력한 마법까지 동원되었지만 그 막을 없애지는 못하였다.
마이샤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신성마법을 내뿜었다. 신이 신성마법을 사용하는 것이 우수운 일이었기에 잘 수
련도 하지 않던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내뿜었다. 그것은 홀리 볼트였다. 고대
어로 된 마법인 만큼 공격력이 강해야 하건만 워낙 수련을 하지 않은 마이샤라 약한 힘만 낼 수 있었다. 하지
만 그 홀리 볼트가 막에 충격을 주었다. 막이 약간 울리며 흔들렸던 것이다.
크리니추이더스의 눈썹이 약간 올라가더니 의외라는 듯이 말했다.
『가이샤 이 녀석은 자신의 힘을 이상한데다 사용하였군. 그래서 왠지 그 녀석의 힘이 약하다 싶었지. 큭큭
큭...... 그 녀석은 자신의 무덤을 판 거야...... 크하하하!』
크리니추이더스가 크게 웃고 있을 무렵 마이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마력을 동원하여 홀리 볼트를 내
뿜어내었다. 그러자 크리니추이더스가 감싸고 있던 막이 결국에는 부숴져 버리고 말았다. 막이 사라지자 모두
들 기다렸다는 듯이 크리니추이드스를 향하여 공격을 하였다. 하지만 크리니추이더스는 그것을 바라만 볼뿐
방어도 하지 않았다. 역시 모든 공격은 또다시 무위로 돌아가버렸다. 이제는 그의 몸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크리니추이더스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크하하하! 네 놈들은 내가 무슨 존재인지 알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공격을 하지 못하는 것이지!』
마이샤가 이를 갈며 말했다.
"대체 넌 뭐란 말이냐! 내가 아는 모든 마법을 내뿜어도 겨우 막하나를 무너뜨렸을 뿐이다. 넌 대체 무슨 존
재지?"
『이런이런...... 그게 네가 알던 모든 마법이었나? 역시 가이샤답군. 너무나 약해. 크하하하!』
"아까부터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거냐!"
『흐흐흐...... 이제 곧 죽을 놈들이니 말해줘도 상관은 없겠지. 너희들은 가이샤가 만든 세상이 이 세상의 전
부라고 생각하나?』
"뭐라고?"
『흐흐흐...... 가이샤는 신들중의 가장 약한 신이다. 하지만 그는 창조주에게 말해 작은 땅을 하나 얻었다. 그
리고 그곳에서 자신의 힘을 발휘해 인간이란 존재를 만들어냈지. 아니 만든것도 아냐. 원래 있던 존재를 가져
온 것일 뿐이니까.』
"그...... 그런......."
『너희들의 표정 정말 좋군. 흐흐흐...... 모르고 있었는가? 너희들은 왜 태양이 있고 달이 있고 땅이 있는 건
지 생각해보지 않았는가? 그리고 저 바다밖에는 무엇이 있는가조차 생각해보지 않았는가?』
"그게 대체 무슨......"
『너희들이 세상의 끝이라 여기고 있는 곳에서 하루만 걸으면 내가 지배하는 세상이 나온다! 그곳은 정말 대
단한 곳이지. 마법은 존재하지 않지만 엄청난 과학의 발달을 이룬 곳이야. 너희들은 눈깜짝할세에 죽여버릴 수
도 있지. 그리고 너희들보다 더욱 강한 보조신들이 있어. 흐흐흐....... 이런 작은 땅 점령하는 것은 너무나 쉬운
것이지.』
"......"
충격의 연속이었다. 모두들 철썩같이 믿던 창조신이 가이샤가 아닌 가이샤의 아버지라니...... 모두들 충격으로
입을 열지못하였을때 크리니추이더스가 승리의 웃음을 띄고 말했다.
『알겠느냐! 너희들은 감쪽같이 속고 있던 거야. 큭큭큭...... 속는 줄도 모르고 뭐가 좋은지 가이샤를 창조신
이라 추앙했겠지. 큭큭큭...... 너희들은 참 웃기는 존재들이다!』
"......"
【그만해라, 크리니추이더스.】
가이샤가 있었다. 많이 여위여진 모습으로, 옆에는 아무도 거느리지 않고.
그의 초췌한 모습을 보자 더욱 기가 오른 크리니추이더스가 외쳤다.
『겁쟁이 창조신이 나타나셨군, 큭큭큭......』
【......】
『왜 다시 나타난거냐? 나에게 죽고 싶은 것이냐?』
【......명령이다.】
『......뭐?』
【명령이라고 하였다. 내가 만들어낸 세상에서 떠나라. 너는 네가 만든 세상이나 다스리도록 해라.】
『푸훗...... 푸하하하하! 이거 정말 웃기는 이야기군! 지금 네가 나에게 명령을 내린 것이란 말이냐?』
【물론이다. 내가 가진 모든 신의 권능으로 명한다. 이곳에서 떠나라.】
조소가득한 웃음을 가이샤에게 보이며 크리니추이더스가 자랑스레 말했다.
『그 잘난 신의 권능으로 날 없애보시지?』
【신끼리의 죽음은 창조주께서 막고 계시다. 그런 것도 모르는가?】
『역시 시골에 있는 녀석은 뭐가 달라도 한참 다르군. 이미 그런 것은 사라졌다. 이제는 신과 신끼리의 전쟁
도 가능하지.』
【뭐......?】
『창조주께서 대체 무슨 생각을 하셨는지 신들끼리의 전투를 허락하셨다.
힘이 강하지만 자신이 다스리는 땅이 적어 불만이 많던 모든 신들이 이제 땅을 차지하기 위해 나선것이다. 물
론 나도 그들 중 하나이다. 후후...... 얌전히 땅을 내놓아라 바보신, 가이샤.』
자신이 바보신이라는 말을 들었음에도 가이샤의 표정에는 별 반응이 없었다. 그것이 모두들에게 더욱 큰 충
격이었다.
『왜 그러지? 너의 신의 권능으로 날 쓰러뜨린다 하지 않았는가?』
가이샤는 말없이 자신의 힘을 꺼내들었다. 그것은 환하게 빛나는 것이었는데 그것이 무기인지 회복을 위한
것인지 모른다. 오직 그곳에서 알 수 없는 강력한 힘이 느껴졌기에 모두들 힘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가이샤
가 꺼낸 것을 보고 크리니추이더스는 더욱 크게 웃었다.
『크하하하! 겨우 그정도로 나를 상대하려 했던가? 크하하하!』
크리니추이더스는 자신의 힘을 꺼내들었다. 거대했다. 가이샤가 지닌 것의 5배이상은 되는 듯 했다.
【그래, 넌 어느 신들보다 힘이 강했지. 그렇기에 창조주께서는 항상 너를 걱정하셨다.】
『......그게 무슨 말이냐?』
【창조주께서는 나에게 땅을 주면서 이렇게 말하셨지. '네가 그 땅을 제대로 다스려나갈 때 쯤에는 내가 신
들끼리의 전투를 허락할 것이다. 그러면 욕심이 많은 크리니추이더스는 너를 먼저 노릴 것이다. 그럼 이것을
사용하여라.'】
『......헛소리 말아라! 창조주께서 주신 것이 있다면 지금 꺼내보아라!』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지.】
가이샤는 재빨리 라이샤가 눈짓을 보냈다.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나이라세와 마이샤, 라이샤만이 이해할 수
있는 눈빛.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그저 아무것도 없는 허공만을 바라보는 눈빛이지만 그들을 가이샤의 눈빛을
보기만 하여도 그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갑자기 라이샤의 몸이 사라졌지만 크리니추이더스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가소롭다는 듯이 크게 웃었다.
『어서 꺼내지 않는가?』
【솔직히 말해서 그것은 잃어버렸다. 부끄러운 이야기지. 하지만 그것을 나는 내 힘으로 충당하겠다!】
『크하하하! 웃기는군! 네 힘이라면 내 보조신들도 이기지 못한다!』
크리니추이더스의 몸이 환하게 빛나기 시작하더니 그의 옆으로 여러개의 빛줄기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것
들을 각자 모두 용의 형상을 하였다. 붉은색, 노란색, 푸른색. 색도 가지가지였다. 가이샤는 그들을 슬픈 눈으
로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