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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기[제85회]요괴겁난을 넘어가다
정세기와 영리충 요괴둘은 인사를 하고 보물을 받아 손오공을 잡으러 갔다.
한편 오공은 괴물의 법술에 걸려 세개의 커다란 산 밑에 눌려있었지만
삼장과 아우들이 고통받을 것을 생각해서 소리를 질렀다.
"스승님 당신은 양계산에서 부적을 떼어서 나를 구해주시고
중이 되게 해 주셨습니다.
저는 보살님의 가르침에 감심하여 스승님과
함께 살고 같이 수행하며 기쁨과 슬픔을 같이하며
보는 것과 아는 것을 같이 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곳에서 요물을 만나 산에 눌리고 말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아아! 서럽구나! 스승님이 죽는 건 운명이라 해도
저 오정과 팔계와 말이 된 용은 참으로 불쌍하군요.
이름난 사람은 쉬이 살해 당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오공은 소리를 지르면서 비오듯 눈물을 흘렸다.
그 바람에 산신과 토지신과 오방게체가 모두 놀랐다.
먼저 금두게체가 토지신에게 물었다.
"이 산은 누구의 산인가?"
"우리 산입니다."
"너희 산밑에 눌린 자는 누구냐?"
"누구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 모르겠느냐? 눌린 사람은 오백년전 천궁을 분탕쳤던
제천대성 손오공행자라는 분이야.
지금은 정과에 귀의해서 당나라 스님의 제자가 되었어.
너는 어찌하여 산을 괴물에게 빌려주어 그 분을 누리게 했느냐?
너희들은 이제 죽은 목숨이지. 저 손대성이 빠져 나오는 날이면
너희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가볍게 죄를 내리더라도 토지신은
어느집 하인으로 쫒겨나고 산신은 수자리나 살게 될거야.
우리도 무슨 경을 칠지 모르는 일이지.."
산신과 토지신은 벌벌 떨었다.
"그분이 손대성일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우린 전혀 몰랐습니다.
저 마귀가 산을 옮기는 주문을 외우기에 산을 옮겼을 뿐인데요.
"그럼 겁내지마, 법에도 모르고 그런 죄는 묻지 않는다고 했어.
그보다 그를 내놓되 우리를 때리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를 생각해보자."
아니 몸을 빼내 드리는데도 우릴 때리겠습니까?"
정말 그렇다면 그가 너무한 것 아닙니까?"
토지신이 이렇게 말하자 제체는 머리를 가로 저었다.
"너희들이 모르니까,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지.
그에게는 여의 금고봉이라는 철봉이 있어.
이걸러 제대로 때리면 한대만 맞아도 즉시 죽는거고
슬쩍 밀치기만 해도 뼈가 부러지지 심지어 살짝 스치기만 해도
살가죽이 다 벗겨져 너무한다는 둥 그런 말을 입밖에도 꺼내지 말아
옳다 그르다 판단은 손대성이 하는 것이니
이유 달지말고 잘못했다고만 해."
토지신과 산신은 겁을 집어먹고 게체와 의논하고
세 산의 산문 밖에 와서 외쳤다.
"대성님! 산신과 토지신과 게체가 와서 뵈옵니다."
오공은 비록 산에 누려 있어도 위엄을 잃지 않고
기개가 자못 당당하였다.
"왜? 너희가 나를 찾느냐?"
"대성님께 고합니다. 산을 본래 자리로 옮기고 대성님을 구출하겠으니
소신들이 대성님을 미쳐 알아뵙지 못한 죄를 용서바랍니다."
"산만 옮겨주면 안 때리겠디.
빨리 옮기도록 해!"
신들은 진언을 외워 산을 보낼 자리로 옮기고
오공의 몸을 자유롭게 해주었다.
그 덕분에 몸이 풀려서 뛰어 일어난 오공은 흙을 털고 옷을 바로 입더니
귀에서 여의봉을 꺼내어 산신과 토지신을 위협했다.
"제 이놈들! 목을 이리 갖다대라.
이 걸로 두대씩 쳐서 분을 풀테다."
신들은 기겁을 하고 용서해달라고 빌었디.
"이 토지신과 산신놈아!
너희들은 왜? 이 손공을 겁내지 않고 저 따위 요물을 겁내느냐?"
"저 마물은 신통력이 굉장하고 법술이 아주 대단합니다.
그놈은 진언을 외워서 우리를 불러내어 매일 교대로
자기네 동굴의 당직을 시킵니다."
"하늘이여! 혼돈이 처음 갈리고 천지가 개벽 되었을때
화과산은 저를 낳았습니다.
나는 일찌기 명철하신 스승님을 만나서 불로장생의
비결을 전수받았습니다. 나는 변화가 무쌍하고 범과 용을 항복받을
재주가 잇어 일직 천궁을 소란케해 대성이란 이름도 갖게 되었습니다.
나는 산신과 토지신을 손발 놀리듯 부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마가 산신과 토지신을 당직을 서게하다니,
하늘이여! 기왕에 오공을 낳아놓고
왜? 또 저런놈을 낳으셨나이까?"
대성이 한참 한탄하는데 문득 산의 후미진 곳에서 눈부신 광채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오공은 산신과 토지신에게 물었다.
"너희들이 동굴속에서 당직을 서고 있다면
저 빛을 내는 것이 무엇인지 알겠지?"
저것은 마왕이 지니고 있는 보물이 내뿜는 빛이 올시다.
보물을 가지고 대성님을 잡을 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 이거 재미있구나. 너한테 묻겠는데
동굴의 마왕은 어떤 놈들과 가깝게 지내느냐?"
"마물은 단약 만들기를 좋아하여
도사들하고 친하게 지냅니다."
"응! 그래서 그 놈이 늙은 도사로 둔갑해서
우리 스승님을 데려갔구나.
그럼 너희들 죄는 잠시 미루었다가 묻기로 하겠다.
빨리 돌아가거라 손공이 혼자 잡을테다."
그들이 돌아가자 오공은 몸을 번뜩여 도사로 둔갑을 했다.
머리카락은 양쪽으로 들어올리고
몸에는 누덕누덕 기운 옷을 걸치고
손에는 어고간을 들고 허리에는 어공의 끈으로 졸라맸다.
길옆 나무에 기대어 졸개요정이 오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졸개요정이 당도하자 오공은 슬쩍 꾀를 썼다.
두마리의 요정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오공은 여의봉을 쭉 뻗쳤다.
방비가 없던 요정은 발뿌리가 걸려서
넘어졌다가 일어나 오공을 보고 씨부렸다.
"원, 너절한 것이 우리대왕이 어런 도인들을 매우 존경하니까
가만두지 그렇지만 않다면 매맛을 보일걸."
"그게 무슨 말이요? 매맛이라니?
도인이 도인을 만났으니 우린 다 한집안이야!"
"그런 왜? 여기 드러누워서 나를 넘어뜨렸느냐?"
"어린 도사가 나를 만날 때엔
한번 넘어지는 것으로 얼굴값을 내는 것이다.":
"우리 대왕을 뵙는데 몇 만냥이 드는데 어째서 당신은
사람을 넘어뜨리는 것으로 끝이요? 그것은 어느지방의 풍습이요?
당신은 필시 이 고장의 도인은 아니겠구먼."
" 난 물론 이고장 사람은 아니다. 난 저 봉래산에서 왔다."
"봉래산이라면 바닷속의 섬이 아닌지요?
신선이 산다는 고장이 아닙니까?"
"응! 나야말로 바로 그신선이지."
"신선님을 몰라뵙고 불경스런 말을 했으니 참으로 황송합니다."
"천만에 '선체는 범지를 밝지 않는다'고 했은즉
너희들이 어찌 나를 알까보냐.
내가 이 산에 온 것은 신선이 되고 도를 깨치려는 자를 찾기 위함이다.
누가 내 제자가 되겠느냐?"
그러자 두 요괴가 같이 대답을 했다.
"제자가 되어 따라가고 싶습니다."
"그런데 너희들은 어디서 왔지?"
"연화동에서 왔습니다."
"어디로 가는 길이냐?"
"대왕의 명령을 받들어 손행자를 잡으러 가는 길입니다."
"누구를,,?"
"손행자놈입니다!"
"당나라 중을 따라 경을 가지러 간다는 그 손행자 말이냐?"
"네 그렇습니다. 신선님도 알고 계십니까?"
"그 원숭이란 놈 무엄한 놈이야. 나도 그 놈을 알아.
나도 그 놈에게 원한이 있으니 같이가서 잡는 것을 돕겠다."
"뭐 그럴것 까지야 없습니다.
우리 은각대왕께서 법술을 써서 세걔의 큰산을
옮겨다가 그놈을 산밑에 눌러 놨으니 문제 없습니다.
그 놈은 한걸음도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들은 그저 이 보물을 가지고
이 속에 그 놈을 잡아 넣기만 하면 됩니다."
"그건 어떤 보물이냐?"
정세쉬가 대답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붉은 호로병이고
저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은 옥정병입니다.
"그 놈을 어떻게 그 안에 넣느냐?"
"이 보물을 거꾸로 들고 그놈 이름을 부릅니다. 그 놈이 그 소리에
대답을 하면 이속으로 빨려 들게 되지요.
그런 다음 '태상노군급급여울령봉칙'
이라는 부적을 부치념 두신진 안에 녹아서 고름이 됩니다."
오공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오공은 생각했다.
"무서운 건데 아까 당직공조의 말로는
마왕에게 다섯가지 보물이 있다했지.
그 중에 이게 두가지면 나머지 세가지는 또 어떤 것일까?"
"그 보물을 잠시 보여주지 않겠는가?"
요정들은 오공의 계략이라는 것은 꿈에도 생각못하고
소매속에서 두개의 보물을 꺼내어 두손으로 오공에게 건네 주었다.
"음! 과연 신통한 보물이로구나.
이것을 몽땅 빼앗아서 도망을친다?
아니 그렇게 되면 날도적이 되고 말아.
이 손공의 체면을 상하는 일이지."
오공은 보물을 요정에게 돌려주었다.
"너희들은 내 보물은 보지 못했을테지?"
"스승님은 어떤 보물을 가지고 계십니까?
우리같은 범인들에게도 한번 보여주시면 좋겠습니다만,"
오공은 손을뻗쳐 꼬리털을 한대 뽑아서 그것을 한자 일곱치나 되는
순금 호로병으로 둔갑시켜 허리춤에서 꺼냈다.
"자 봐라 내 호로병이 어떤가."
열리충이 그것을 받아보더니 엉뚱한 소리를 했다.
"이 호로병은 크고 모양도 좋지만, 아무 쓸모가 없겠는데요."
"사람을 집어 넣은 것만 가지고 서야
어디 희한한 보물이라고 할수있겠느냐?
내 호로병에는 하늘까지 넣을 수가 있다."
"참말 입니까?"
"내가 왜? 너희들에게 거짓말을 하겠느냐?"
"참말 그렇다면 한번 보여주십시요.
그렇지 않으면 믿지 못하겠습니다."
"하늘이 내 비위를 거스리면 한달에 일고여덟번도 넣겠지만,
비위를 거스리지 않으면 반년가도 나는 넣지않아."
영리충이 정세귀를 툭툭치면 의논을 했다.
"형 하늘을 넣을 수 있는 보물이라니 굉장하지 않아?
우리것하고 바꿀까?"
"하늘을 넣을 수 있는 보물이라는데
사람을 넣을 수 있는 것과 바꿔줄까?
안된다면 이 정병까지 끼워주면 되지 않을까?"
오공은 여간 기쁘지 않았다.
"정말 하늘을 담을 수 있다면 바꾸겠느냐?"
"꼭 바꾸겠습니다. 만일 바꾸지 않는다면 난 당신의 아들입니다."
"좋아 그렇다면 너희들에게 하늘을 담아 보여주지."
오공은 고개를 숙이고 인을 맺고 주문을 외우더니 일류신과 야유신과
오방게체를 불러냈다.
"이봐! 지금 당장 옥제에게 상주해다오. 내가 정과로 귀의해서
당나라 중을 수호해 서천으로 경을 가가지러 가는 중인데
스승님은 요마들에게 잡혀 고생이 막심하다고
그래서 필요해서 그러니 반시간만 하늘을 닫고
내게 빌려 달라고 말이야.
나를 도와주면 좋거니와 만약 거절하면
당장 영소전으로 올라가서 한바탕 소동을 일으키겠다고 해."
일류신은 재빨리 남천문을 통해 영소정 아래로 가
그 사정을 옥제께 상주했다. 옥제는 노발대발 했다.
"이 고약한 원숭이 놈이 어림도 없는 소리를 하누나.
지난번 관음이 와서 당승을 보호하게 놔달래서 놓아주었을 뿐만 아니라
오방게체와 공조까지 파견해서 번갈아 보호해 주었거늘
이번에는 하늘을 끌어 담겠으니 빌려달라고?
어떻게 하늘을 끌어 담는다는 말이냐?
에이! 어림도 없지!"
그때 나타 삼태자가 어전으로 나왔다.
"옥제폐하! 하늘을 끌어 담을 수 있습니다."
"하늘을 어떻게 끌어 담는다는 말이냐?"
"혼탁이 나뉜 시초에 가볍고 맑은 것은 하늘이 되었고
무겁고 탁한 것은 땅이 되었습니다.
하늘은 맑은 기운이 천궁을 받치고 있으므로 이치대로 하면
끌어당겨지지 않는 것이 되옵니다.
그러나 손행자가 당승을 보호해서 서천으로 경을 가지러 가는 것은
경하할 일로 아옵니다. 그러니 그를 도와주어야 합니다.
"어떻게 돕자 하는고?"
"어명을 받자와 북천문으로 가서 진무군에세 검은기를 빌려 그 기를
남천문위에 펼치옵고 일월 성신을 닫아 버리면 바로 앞에 있는 사람의
얼굴조차 안보이는 그믐밤이 됩니다. 이리하여 요정을속여
하늘을 끌어 담은 것으로 하면
오공의 일을 성사시킬수가 있을 것이옵니다.
"허허허! 경의 생각대로 하라!"
옥제가 허락하자 태자는 곧 북천문으로 갈려가
진무군에게 사정얘기를 했다.
그말을 듣고 진무군은 깃발을 태자에게 건네주었다.
유신이 급히 땅을 내려와 오공에게 나타태자가 돕는다고 귀뜸을 했다.
오공이 하늘을 보니 상서로운 구름이 감돌고 있는 속에 과연
신이 서 있었다. 오공은 요괴들을 돌아다 보았다.
"자 그러면 하늘을 끌어 담는다!"
"네,네 빨리 그렇게 해 주십시오."
요정들은 어떻게 하늘을 넣나 궁금해서 눈을 크게 뜨고 바라다 보았다.
오공이 가짜 호로병을 하늘로 던졌다.
그것은 원래 오공의 꼬리털이 변한 것이니 가벼워서 바람에 불려
산꼭대기로 갔다가 반시간쯤 뒤에 한들한들 내려왔다.
그러자 저 남천문위에 나타태자가 진무군에게 빌린 검은기를 펼쳤다.
순식간에 일월성신이 가려지고 온천지가 그믐밤같이 캄캄해졌다.
두 요괴는 깜짝 놀랐다.
"아! 방금까지 대낮이었는데 어째서 밤이되어 버렸을까?"
"하늘이 호로병속으로 들어갔으니 시간에 관계없이 밤처럼
온 천지가 깜깜해진것이 아니겠느냐? 일월 성신이 모두 이 병속으로
들어갔지, 천지간에는 그 밖에 빛을 내는 것이 없으니
깜깜하지 않을 수가 있느냐?"
"말소리는 들리는데 스승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발을 움직여서는 않된다! 여기는 발해의 기슭이야!
만약에 발을 헛디뎌 아래로 떨어지면 집에 갈수가 없어요.
칠팔일이 지나도 바닥에 다을수가 없어!"
요정들은 겁에질려 크게 놀랐다.
"아, 제발 거두어주십시오. 하늘을 도로 내주십시요.
하늘을 담을수 있다는 것은 이제 잘 알았습니다. 바다에 떨어졌다가
다시는 집에 갈수가 없어요, 어서 본디대로 돌려 주십시요."
오공은 요정 둘이 믿는 것을 보고 주문을 외웠다.
태자는 급히 기를 말았다. 그러자 금방 해가 반짝이는데
때는 정오 무렵이 되었다.
"아아! 굉장한 보물이구나. 이렇게 좋은 보물을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는 참으로 쓸모없는 졸개가 되고 말지."
정세귀가 호로병을 내주자 영리충도 정병을 꺼내서 함께
오공에게 주었고 오공은 가짜 호로병을 주었다.
이미 보물을 바꿨으니 왠지 미진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공은 배꼽아래 털 하나를 뽑아 신기를 훅 불어넣어
동전 한잎을 만들어 요괴에게 주었다.
"이걸 가지고 가서 종이한장을 사오너라."
"종이는 무엇을 하시게요?"
"나와 너희들의 계약서를 써야할 것 아니냐?
너희들이 사람듬는 보배둘로 하늘담는
내 보배 하나와 바꿨으니 불공평하다고는 하지 않겠지만,
세월이 지난뒤에 후회하고 다시 바꾸자고 해도 안될테니
각기 문서를 가지고 있어야 하겠구나."
"여기는 필묵도 없는데 문서는 써서 뭘해요?
우리 도사께사 맹세를 하면 되요."
"어떻게 하느냐?"
"우리둘은 사람담는 보내로 당신의 하늘담는 보배와 바꾸었습니다.
만약 후회하는 일이 있다면 일년 사철 온역을 앓을 것입니다."
"허허 나는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만약 후회한다면 나도 너희들이 말한다로
사철 온역을 앓을 것이다."
맹세를 마치자 오공은 몸을 번득여 남천문으로 뛰어 오르더니
나타 삼태자에게 고맙다고 정중히 인사를 했다.
태자는 궁전으로 돌아가 기를 진무군에게 돌려주었다.
오공은 구름사이에 서서 요정들의 동정을 살폈다.
두 요정이 가자 호로병을 손에 쥐고서 번갈아 보다가 문즉
머리를 들어보니 오공이 온데간데가 없었다.
"형, 신선도 거짓말을 하는가보지,
보배를 바꾸면 우리를 제자로 삼겠다 하고선
왜? 간다는 말도 없이 가벼렸을까?"
"우리가 더 큰 이익을 봤는데 걱정할게 무어야?
가고 싶으면 제멋대로 가게 두는거지. 그보다는 호로병을 가지고
하늘이나 다시 담아 보도록 하자."
그래서 호로병을 위로 던지니 쨍그랑 하고 땅에 떨어졌다.
열리충은 당황했다.
"어째서 담을 수가 없지?
어쩌면 손행자란 놈이 신선으로 둔갑해서
가짜 호로병을 주고 보배를 뺏어간게 아닐까?"
"무슨소릴? 손행자는 큰 산 세개에 깔려있는데
어찌 빠져 나온다는 말이냐?"
어디 이리줘봐! 그놈이 말한대로 하늘을 담아 볼테다."
정세귀는 호로병을 허공으로 던지며 주문을 외웠다.
"만약 하늘이 거절하면 영소전으로 올라가서 한바탕 소동을 일으킬테다."
그러자 호로변은 주문이 끝나기도 전에 다시 떨어지고 말았다.
ㅉㅉ 저놈들 큰일 났구만, 돌굴에 가면 마왕에게 맞아죽게 생겼다.
사기를 친 오공은 다음에 어떤짓을 할지 ~~
흥미진진한 다음 편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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