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좇는 자들의 현실적 결말 <라라랜드>
미아는 일진이 좋지 않다.
커피숍에서 일하다 깜빡해서 오디션을 늦을 뻔 했고 그나마도 급히 나오다 손님과 부딪쳐서 셔츠를 다 버렸다. 오디션 때 입고 연기해야 할 셔츠였는데...
어찌 파란 잠바를 입고 연기를 했다. 감정도 잘 잡았다.
눈물 연기가 잘 된다 생각했는데, 누군가에게 전화가 와서 쫓기듯 나왔다.
터덜터덜 오디션장을 나오는데 나 같은, 혹은 나보다 더 나은 사람들이 가득하다.
아 쉬고싶다.
그런데 친구들이 나가자고 한다.
일이 있다고 둘러댔다. 귀찮아.
그러다 마음먹고 나가기로 한다.
라라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흔히 화려한 색감과 꿈꾸는 듯 한 연출, 아름다운 노래와 결말을 베스트로 꼽는다. 근데 나는 좀 다르다.
초반의 미아가 오디션에서 떨어지는 일상적인 모습이 참 좋았다.
마치 나 같았다.
내가 살아오면서, 그리고 지금도, 나는 꿈꾸고 있는데 항상 무언가를 좇아가는데
현실은 매번 매정하다.
지치고 귀찮지만 그래도 좋은 일이 생기길 기대하며 나간다.
미아는 착하지 않다. 영화의 주인공이 되기엔 아릅다운 재능이 있어 보이는 것도 아니다.
반면에 다른 주인공인 세바스찬은 재즈피아노에 재능이 있지만 현재 돈이 없을 뿐이다.
돈은 없지만 자존심은 죽지 않았다. 돈이 필요해 했던 밴드에서 미아가 짖궂은 신청곡을 불러도 왜 그랬냐고 따질 정도다. 결국 세바스찬은 돈 때문에 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전국투어를 갈 정도로 성공하기도 하고, 나중에 진짜 하고 싶었던 일도 하지 않는가
이상적인 주인공은 세바스찬인 것 같기도 하다.
반면에 미아는 오디션마다 늘 떨어지고, 길에 멀쩡히 대 놓은 자동차가 사라지고 사랑을 하며 겨우 행복해지나 했는데 남자친구는 전국투어로 바빠져 떠나보낸다.
그래도 미아는 항상 꿈을 위해 한발짝 씩 내딛는다.
극본을 쓰고 혼자 연기한다. 다른사람들보다 와주길 바랐던 남자친구는 밴드 때문에 오지 않는다. 연극도 실패한다.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미아의 성공도 본인 힘으로 해낸 듯 했지만 사실은 세바스찬의 도움이 있었다.
라라랜드는 꿈과 현실의 이야기이다.
꿈과 현실이 절대 같이 이뤄질 수 없다는 아픈 진실의 이야기.
[꿈은 찬란하지만 금방 퇴색된다.
라라랜드를 보면서 나는 계속 펑펑 울었다.
세바스찬의 아름다운 꿈이 현실의 벽에 부딪쳐서
미아의 꿈이 거짓말처럼 이루어져서
그 꿈이 현실이 되니 거짓말처럼 빛이 바래서
자꾸 서러워졌다.
현실과 꿈이 공존할 수 없다는 거 같아서
둘은 함께 꿈꾸었지만
미아가 꿈꿀 때 세바스찬은 현실에 눈떴고
변한 세바스찬에게 실망했고
나의 한계에 모든 걸 놔버리고 싶을 때
미아에게 기회가 왔다.
미아가 꿈을 이뤘을 때 현실로 돌아왔고
세바스찬이 꿈을 이뤘을 때 둘은 각자였다.
둘은 꿈을 꿀 때만 함께였다.
그래서 꿈 속에서만 함께 할 수 있었다.
둘의 꿈은 너무 찬란해서 한 하늘에 있을 수 없었기에]
꿈과 현실의 결말을 보여주는 영화가 좋았지만
그래도 나는 역시 처음 미아가 오디션을 망치고 집에 왔다가 친구들과 나갈 결심을 하는 그 장면이 좋다.
나도 꿈꾸고 있다.
<글감>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순간
첫댓글 아직 지난주 글 감상평도 못 남겼는데 이번주가 왔네요 ㅜㅜ
최근에 마가 꼈는지 너무 바쁩니다.
늦더라도 차근차근 읽고 꼭 서평 남길게요.
저도 라라랜드 보면서 울었어요.
city of stars 노래 나올 땐 오열..
풍성한 듯 한데 뭔가 사람 고독하게 만들더라구요.
영화 끝났을 땐 영업끝난 놀이공원에 혼자 남겨진 것 같기도하고~
마음에 확 와 닿는 글이었어요ㅜ ㅜ
저는 영화를 잘안보는 편이라 보지 않았는데
이 글을 보니 확 보고싶어졌어요~^^
정말 현실적인 영화네요
어떻게보면 미아가 대단한거같애요
그럼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열정
외국은 그렇잖아요 돈이 되든 안되든 자기가 하고싶은것을 향해 나아가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생활이 우선이랄까
'꿈' 그게 뭐 대단한거라고,, 느낌
음 지금 시기에 꼭 한번 봐봐야 할 영화인것같애요
너무 감사한 글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