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 勸酒惜別(권주석별: 술을 권하며 이별을 아쉬워 함)
- 張詠(장영,946-1015) 字는 復之. 號는 乖崖(괴애). 北宋 鄄城(견성: 山東省) 사람.
太宗 때 進士가 된 뒤 益州知事, 吏部尙書, 陳州知事를 지냈고, 죽은 뒤에 左僕射(좌복야)가 추증되고,
忠定이라 諡하였다. 性格이 强直하고 嚴格하였으며 [乖崖集] 12권을 남기고 있다.
春日遲遲轉空碧(춘일지지전공벽)하고,
봄 해 더디게 하늘의 푸르름 속을 굴러가고,
遲遲: 더디게 움직이는 모양.
轉空碧: 하늘의 푸르름 속을 굴러가다.
綠楊紅杏描春色(녹양홍행묘춘색)이라.
파란 버들가지와 빨간 살구꽃은 봄빛 그려내네.
人生年少不再來(인생년소부재래)니,
인간의 젊은 나이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莫把靑春枉抛擲(막파청춘왕포척)하라.
한 봄 헛되이 내버리지 말아라.
枉抛擲: 헛되이 내던지다. 공연히 내버리다.
思之不可令人驚(사지불가영인경)이니,
그런 것 생각하고 사람들을 놀라게 하여도 안 될 것이니,
中有萬恨千愁幷(중유만한천수병)이라.
마음속에는 만의 한과 천의 시름이 함께 있기 때문이네.
幷: 어울려 있다. 함께 있다.
今日就花始暢飮(금일취화시창음)하니,
오늘 꽃 찾아가 마음껏 술 마시는데,
暢飮: 통쾌하게 술을 마시다. 마음껏 마시다.
座中行客酸離情(좌중행객산리정)이라.
좌중에 떠나갈 손님 있어 이별의 정으로 마음 시큰해지네.
酸離情: 이별의 정으로 시큰둥해지다. 이별의 정 때문에 슬퍼지다.
我欲爲君舞長劍(아욕위군무장검)이나,
나 그대 위해 긴 칼 춤추고자 하나,
劍歌苦悲人苦厭(검가고비인고염)이라.
칼노래 매우 슬퍼 사람들 매우 거북할 듯하네.
苦: 매우.
我欲爲君彈瑤琴(아욕위군탄요금)하나,
나 그대 위해 옥 장식한 거문고를 타고자 하나,
瑤琴: 옥으로 장식한 거문고.
淳風死去無回心(순풍사거무회심)이라.
순박한 가락 죽어 버려 돌이킬 마음 없네.
淳風: 순박한 가락. 風은 가락 또는 노래의 뜻.
不如轉海爲飮花爲幄(불여전해위음화위악)이니,
차라리 바다를 돌려 술 삼아 마시며 꽃을 장막삼고,
幄: 장막. 텐트.
贏取靑春片時樂(영취청춘편시락)이라.
한 봄을 손에 잡고 잠깐 동안이라도 즐김이 좋으리라.
贏取: 손에 넣다.
明朝匹馬嘶春風(명조필마시춘풍)하면,
내일 아침 말 타고 봄바람 속에 울부짖으며 달려가면,
匹馬: 한 필의 말. 떠나갈 사람이 타고 갈 말을 가리킴.
嘶: 말이 울다.
洛陽花發臙脂紅(낙양화발연지홍)이라.
낙양에 꽃 피어 연짓빛으로 붉으리라.
臙脂: 여자들이 얼굴에 바르던 붉은 색 화장품.
車馳馬走狂似沸(거치마주광사비)하고,
수레 달리고 말 뛰고 하며 소란스럽기 물끓듯하고,
狂似沸: 광란이 물끓듯 하다. 혼란이 물 끓는 것 같다.
家家帳幕臨晴空(가가장막림청공)이라.
집집마다 장막이 맑은 하늘 향해 쳐져 있으리라.
天子聖明君正少(천자성명군정소)하니,
천자께선 성인답고 명철하신데 그대는 마침 젊으니,
勿恨功名苦不早(물한공명고부조)하라.
공명 빨리 이루지 못함을 조바심하며 한하지 말아라.
富貴有時來(부귀유시래)니,
부귀는 찾아오는 때가 있는 것이니.
偸閑强歡笑(투한강환소)하고,
한가한 때 찾아 억지로라도 즐기고 웃고 하고,
偸閑: 바쁜 중에도 한가한 시간을 내는 것.
莫與離憂買生老(막여리우매생로)하라.
이별의 시름 때문에 거저 늙는 짓 하지 말게나.
買生老: 사서 생짜로 늙게 하다. 거저 늙는 짓을 하다.
解說:
世上의 걱정 근심이나 立身出世 같은 것에 너무 얶매이지 말고 되도록 술 마시며 즐겨야 한다는 게 이 詩의 主題이다. 題目에는 ‘惜別’이란 말이 붙어있지만 離別 自體를 아쉬워하는 뜻은 별로 두드러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