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수요일부터 3박4일(4월17일~20일)로 일본 와카야마현의 쿠마노고도와 고야산을 다녀왔습니다.
옛 후기를 보니 2011년 12월과 2012년 11월에 각각 여행을 했으니 이번으로 세번째네요.
발도행 해외도보는 아니었으나 2011년 12월에 와카야마현 초청으로 이곳을 방문하고,
관련된 기사를 월간 산 등에 연재한 것이 인연이 되어 금번 여행에서는 걷기 멘토로써
함께 발걸음을 맞췄습니다
예상보다 여행인원이 많이 적어서 그간 다닌 경험을 토대로 기존 일정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면서 자유여행의 느낌으로 여행팀을 이끌었습니다.
사실 일반적인 여행패키지로는 가보기 힘든 길이지요.
무엇보다 쿠마노고도와 고야산이 가진 엄청난 역사 문화적 자원에 대한 해설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무척 드뭅니다.
쿠마노고도(熊野古道)는 일본의 토속 종교인 신도의 성지로 세 개의 대신사를 1,200년 전부터
천황과 황족, 그리고 후대에는 일반인들이 개미떼처럼 몰려서 순례를 했다는 길입니다.
스페인 산티아고와 함께 길로는 유이하게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곳입니다.
쿠마노고도와 연결된 고야산(高野山)은 산 이름이 아니고, 일본 밀교인 진언종의 총 본산이 있는
산중 신앙 도시를 뜻하는 지명입니다. 자그마한 읍내 규모의 고야산은 400년 전에
절이 3천개, 승려가 1만명이나 있었다는 대단한 불교성지입니다
다, 읽으신 분은 댓글 잊지 마시구요. ^^
인천공항으로 가는 직행버스를 집 앞에서 기다립니다.
먼동이 등 뒤에서 터오고 있습니다. 해를 등지고 촬영을 해야 파란 하늘이 찍히거든요. ^^
세계 수준의 '항공 안전'을 입증했다는 제주항공으로 향합니다.
같은 저가항공이라도 피치항공보다는 비행기의 시트 등등이 더 낫네요.
일본의 서쪽인 시마네현 인근인 듯합니다.
와카야마현은 일본에서 가장 큰 섬인 혼슈의 남동쪽 기이반도에 있습니다.
질서정연한 모습은 하늘에서도 그대로입니다.
이번 여정을 함께 한 레드님, 화이트님, 코코님 입니다. (좌측부터)
한국에서 여행을 하러 간 인원이 저를 포함해 일곱 명이었습니다.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10인승 디럭스 승합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쁘신 와중에서도 일본에 사시면서 일본 역사에 대해 해박하신 김 선생님이
저희를 도와주기로 하셨습니다.
아침과 저녁은 숙소에서 나오는 것으로 해결하고, 점심은 인원이 적어서 예약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그때 상항에 맞춰서 사먹기로 한 것이지요.
그래서 첫날 점심은 숙소가 있는 시라하마가는 길의 토레토레어시장에서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어시장에서 먹는 밥은 한번도 저를 실망시켜본 적이 없어서 무척 기대가 됐답니다.
우와.. 수요일인데도 참치해체쇼를 했던 모양입니다.
아, 참치 스시를 먹고 싶은데, 일단 오늘은 참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생참치를 돈 주고도 구하기가 쉽지 않지요.
앗싸! 맛보기... ^^;
어시장 한켠에 엄청난 크기의 수족관이 아쿠아리움을 방불케 합니다.
자, 여기서 오늘의 점심을 각자 골라보기로 합니다.
이렇게 고른 것이 회덮밥입니다. ^^
다들 어쩜 이렇게 회가 싱싱하고 맛있냐고 극찬을 하면서 먹습니다.
1그릇에 1,500엔이고, 미소시루가 100엔 별도였습니다.
정말 행복해보이는 만찬시간입니다. ^^
아, 후기에서 처음 등장하시는 광주아저씨님과 광주댁님.
닉네임대로 구수한 광주 사투리를 쓰시는 빛고을 광주 토박이이십니다. ^^
다양한 해산물이 꽤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다른 어시장과 마찬가지로 고기모형이 눈길을 끕니다. ^^
평일이라 그런지 참치 매출이 썩 좋지 않나 봅니다
금방 밥을 먹은 터라 또 집어지지가 않네요.
우와. 정말 저렴하지 않습니까? 저쪽에는 40% 세일하는 것도 있더군요.
광주댁님께서 어시장에서 구입한 한라봉.
와.. 정말 감동적인 당도였습니다. 이렇게 단 한라봉과 감귤은 처음입니다.
쿠마노고도의 전반적인 부분을 볼 수 있는 쿠마노고도관입니다.
쿠마노고도란 어떤 길일까요?
위 지도는 재작년 방문했을 당시에 얻은 쿠마노고도(熊野古道) 지도입니다.
숫자는 당시에 다녔던 루트의 숫자이고요.
쿠마노고도는 1200년전부터 이곳에 있는 세 개의 대신사를 참배하기 위해 일본 천황과 귀족들이
참배를 하기 위해 걷던 길입니다.
불교순례길인 고야산 초이시미치를 포함하면 총 여섯 개 루트이구요.
스페인의 산티아고길과 더불어 세계문화유산으로 유이하게 걷는 길로 등록된 곳이기도 합니다.
구마노산잔(熊野三山)이라고 불리는 세 곳의 대신사(타이샤)를 참배하는 이 순례길의 대신사는
혼구타이샤, 하야타마타이샤, 나치타이샤를 말합니다.
이중에서도 가장 중심은 혼구타이샤입니다. 위 지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길은 모두 혼쿠타이샤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혼구타이샤로 이어지는 나카헤치루트를 걸었습니다.
산이 많은 이 일대 지형을 두고 기이산지(紀伊山地 )라고도 부르며 네이버 백과사전에는
[기이산지의 영지와 참배길]이라고 간략한 설명이 나와 있습니다.
쿠마노고도관 입구의 순례복장, 일반인이 아닌 귀족들의 순례복장입니다.
귀족이나 왕족은 대체로 가마를 타고 이곳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쿠마노고도관의 위치는 쿠마노고도의 다섯 루트 중에서 걷기코스로 가장 인기가 높은
나카헤치 코스 입구에 자리합니다. 나카헤치는 약 40km 정도로 1박2일 정도로 걷게 됩니다.
물론 예전에는 이보다 훨씬 더 길었지만 지금은 찻길로 바뀌어서 중간을 시작점으로 해서 걷게됩니다.
사진은 다키지리오우지로 출발점에 있는 작은 신사입니다.
오우지(王子)로 불리는 이 신사들이 예전에는 99개가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제주도와 비슷한 위도에 자리한 와카야먀현,
제주에도 처연한 동백이 길 곳곳에 피어나고 있을까요?
나카헤치 루트의 전체지도입니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향하게 됩니다.
일단 씨사이드 인 시라하마호텔에서 여장을 풀고 나오기로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화실입니다. ^^
이 방에서 이틀을 묵게 됩니다.
창밖 풍경은 조용한 바닷가입니다.
번잡한 해변가보다 이런 게 더 좋네요. ^^
이곳은 시라하마 해변 삼대 명물 중에 하나인 센조지끼입니다.
이곳 바위는 매우 연해서 쉽게 파지는 것으로 유명하지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기들의 증표를 남긴답니다.
자, 수많은 낙서가 보이시지요?
열쇠로 긁어도 쓱쓱 파지더군요.
유독 이 네 분이 모여서 사진을 찍는 이유는?
다 한 직장에 근무하는 동료들이라고 합니다. ^^
직장 산악대장을 맞고 계시다는 만사성님이 주도해서 함께 참여하게 됐다고 합니다.
서로 마주보시라고 했더니 좀 어색해 하시네요.
저랑 자주 다니시면 금방 익숙해지실텐데요. ^^
화이트님의 수수한 복장이 바위와 잘 어울립니다.
일본에 있는 동안 날씨가 참 좋았답니다. ^^
저녁을 먹으러 가기 전에 해야할 일은? 온천욕이지요. 그렇다면 그 전에 할일은?
따끈한 오차 한잔... ^^
하루에도 남탕과 여탕을 두번이나 바꾸는 호텔이랍니다.
그 이유는 시설이 두곳이 차이가 나더군요. 그래서 지루함이 덜하답니다.
저녁 카이세키 기본 상차림입니다.
뭔가 허전한 것도 같은데, 실제로는 양이 적지 않습니다.
물론 발도행에서 그간 다니면서 먹었던 것과 비교하면 간소한 편이긴 하지요. ^^
어디가나 회는 늘 이정도로 곁들여 지네요. ^^
자, 유카타를 입고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서빙을 도와주신 분은 이곳 시라하마에서만 60년 넘게 사셨답니다.
정년을 하시고, 이곳에서 일을 하고 계시다네요.
후식으로 나온 커피 푸딩이 아주 맛났습니다.
자, 2편으로 이어집니다.
첫댓글 저는 중고등학교 시절에 일본소설에 빠져서 그 정서를 참 좋아했어요. 일본 도시여행을 하면서는 그 정서를 떠올리지 못했기에 제 꿈의 목록에서 일본은 빼자 했었지요. 그런데 큐슈를 여행하고 지기님 덕분에 지난 야마가타 겨울여행 그리고 후기를 보면서 전에 읽었던 정서가 다시 살아 나네요. 일본의 재발견인 셈이지요. 시라해마섬의 분위기가 독특하고 바위가 인상적이네요. 자세히 올려 주신 사진 덕분에 머리속에 잘 각인 시키고 갑니다.
제가 가본 일본의 도시 동경은 서울과 다를 게 별로 없더라구요. 헌데 그 후에 다녀본 일본의 지방들은 그야말로 서정적인 풍광이 그림처럼 펼쳐진 곳들이 많아 참으로 좋아합니다.
그리고 다음달에 가는 북알프스는 또 다른 장엄함으로 우리를 맞아줄 겁니다. ^^
먹기 좋아하는 저로서는 그저 가이세키 요리만 보면 입에서 침이 줄줄...이 아침에도 역시 도로 한 점이 생각납니다.
그동안 발도행 회원님들과 먹은 것에 비하면 약간 약소한 편이었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
회가 한 팩에 680엔이라니 정말 싸네요. 싱싱한 참치에도 침이 꼴깍!
그 옆에는 더 싼 것도 있었어요. 아.. 또 가고 싶네요.
센조지끼 바위해변이 너무 인상적입니다..
그곳에 '발도행'이라고도 새겨 놓았는데, 담에 가서 함 찾아보시자구요.
워낙 얕게 쓴 글이라 금방 지워질 것 같으니 얼릉 가봐야겠네요. ㅎㅎ
정갈한 토레토레어시장과 참치해체쇼까지.... 이런게 여행의 재미를 더해주는거 같아요~~
일본은 정말 어디를 가나 정갈한 건 알아줘야 하난 봅니다.
조금은 로보트같지만 만나보면 정감어린 사람들이 참으로 편안합니다.
속마음 겉마음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여행자 입장에서는 일단 좋네요.
게다가 한류열풍으로 한국사람들을 대하는 게 정말 많이 달라짐을 느낍니다.
센조지키의 바위해변의 제 발자국이 없던가요? 하하하. 사진기록을 분실했으니 이제야 그바위가 생각납니다
담에 가서 그루터기님 발자국과 제 글씨를 함께 찾아보시자구요. ^^
보다가 문득 가방 싸들고 떠나고 싶어지네요.~~ 옆지기 내맘 훔쳐볼가 걱정~~~
잘보고 갑니다^^
ㅎㅎ... 가방 싸들고 함께 떠나시는 건 어떠실런지요. ^^
낮잠이란 닉 괜히 붙힌 이름 아닙니다.
내려올산은 왜 힘들게 올라가냐~~ 낮잠이나 잘란다~~
옆에서 낮잠이나 자라~~내 발목까지 붙듭니다.~~ㅎㅎ
ㅎㅎ. 그러시군요. 그러면 낮잠 주무실 때 냅다 뛰쳐 나오시면.. ^^
나오셨다 들어만 가시면 되는 거 아닌가요? ^^
지금도 그런셈이죠~~ 말 않고 있다 "지리산 다녀와요." 하고 달려나오니까~~ㅎㅎ
ㅋㅋ
오전에 폰으로 잠시 드려다보고 이제서야 컴으로 세심히 보고 있습니다.
함께하신 6인의 여행객들 뭐 완전 횡재했겠네요~ㅎㅎ 호젓한 고야산 탐사여행... 아.. 부럽고 부럽습니다~!
그 여섯 분의 동행들도 무척 좋아하셨답니다. ㅎㅎ. 아주 멋진 시간이었구요.
음 역시 여행은 발견이님과 함께하시는 것이 최고인듯 합니다. ^&^
누구와 하던 마음만 잘 맞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
구경 잘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같이하고 싶습니다.
네. 그러시지요. 마리오님 환영합니다. ^^
안녕하세요. 가족들과 4박 일정으로 고야산과 쿠마노고도를 도보여행하려고 합니다. 일본어도 안되고 차량도 없어, 대부분 대중교통으로 가야하는데, 님께서 다녀오신 오사카-시라하마-유노미네 온천-혼구타이샤-고야산-오사카로 일정을 잡으려고 합니다. 3박을 여관이나 템플 스테이로 하고 1박은 돌아오는길에 오사카에서 하려고 합니다. 궁금한게 루트를 어떻게 잡는게 좋을까요? 1일차 시라하마 1박, 유노미네 1박, 고야산 템플 스테이 1박, 오사카 1박이 가능할까요? 감사합니다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대중교통 이용을 하면 일정 맞추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겁니다.. 현지 드라이빙 가이드를 고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고야산 템플스테이 역시 미리 예약을 하셔야 합니다. 현지 자가용 등을 이용하면 가능할런지 모르겠습니다만, 글쌔요.
일본어도 안되시는 가족들이 도전하시기에는 코스가 너무 복잡합니다.
일반 관광지하고는 조금 다른 분위기라서요. 유노미네 온천 같은 곳은 가보시면 정말 시골입니다. 우리나라 강원도 산골 정도 생각하시면 됩니다.
버스가 다니기는 하지만 하루에 몇대나 다닐지..
혹 대중교통이 된다해도 이동하는 시간과 대중교통 기다리는 시간을 빼면...
위의 코스는 대중교통으로는 어려우니 대중관광이 가능한 교토나 나라를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정말 친절한 조언 감사합니다.숙소 예약은 어떻게든 해보겠는데, 교통이 문제군요. 현지 드라이빙 가이드를 쓰는 걸 고려해보겠습니다. 템플 스테이도 지금 예약 들어가구요.
현지에서 영어가 안통할 듯한데, 그게 제일 문제군요. 몸짓 발짓도 안되겠지요?
고야산은 국제적인 관광명소여서 약간의 영어 소통이 됩니다. 제가 묵은 렌겐조우인 사찰의 경우 주지스님이 영어가 능통하십니다.
심지어는 예불도 영어와 일본어 각각 진행하실 정도지요. ^^
다른 곳들은 호텔을 제외하곤 영어가 잘 안되고요. 손짓발짓은 물론 통하지요. ^^ 드라이빙 가이드를 쓰신다면 가이드에게 예약 등을 부탁하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