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의 저자 우종영은 나무 의사이다. 30년째 나무 병원 '푸른 공간'을 운영하면서 아픈 나무를 돌보고 있다고 한다. 숲 해설가 및 일반인을 상대로 다양한 강연도 하고 책도 쓰는 나무 의사샘이다.
'나무는 내일을 걱정하느라 오늘을 망치지 않는다'(p.15)에서 저자는 서울 청계산 원터골 입구에서 매봉에 이르는 길목에 있는 소나무 이야기를 들려준다. 성장을 위해 ㄷ자 모양으로 자란 소나무 이야기를 읽으면서 한겨울 녹색의 잎을 성당 담벼락에 바싹 붙이고 있는 송악이 생각나서 찾아 보았다. 몇 해 전 나만 사는 게 이렇게 녹록치 않은걸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그 때 우연히 만났던 송악을 통해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었다. 추운 겨울이 되면 그 송악을 보러 일부러 길을 돌아가기도 한다.
책은 다섯 챕터도 되어 있고 하나의 이야기는 3장을 넘지 않는다. 그래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저자는 각 챕터에서 자신이 만났던 나무들이 자신의 삶에 미친 영향을 들려준다. 경험이 살아있는 이야기가 주는 흡입력이 있어서 가독성도 좋다. 나처럼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고, 에세이를 써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챕터3까지는 나무와 자신의 삶을 들려준다면 챕터 4와 5는 특정 나무와 함께 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무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서 가능한 챕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어느 계절에 읽어도 좋지만 이 계절 겨울에 읽기를 권한다. 책 속 나무들 모습이 초록이 고픈 이 계절에 눈을 행복하게 해 준다.
이 책을 통해 좋아해서 시작했지만 욕심(?)이 찾아들어서 조금 등한시했던 식물이야기를 다시 시작하려는 마음을 먹었다. 좋아서 시작했던 그 맘을 기억하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감사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