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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레이션: 2023년 2월, 남중국해, 6천여 미터 상공, 미국 해군 대잠초계기에 갑자기 무전이 날아듭니다.
중국공군: American air-craft, this is the PLA air-force (미국 항공기, 여기는 PLA(중국인민해방군) 공군이다. You are approaching Chinese air space. Keep safe distance or you will be intercepted (당신은 중국 영공에 접근하고 있다. 안전거리를 유지하라. 그렇지 않으면 차단 기동에 나설 것이다). 이어 미군 초계기 왼쪽으로 바짝 붙으며 모습을 드러낸 전투기, 공대공 미사일로 무장한 중국 공군전투기 젠-11입니다.
미해군기: (동영상) PLA air craft fighter, this is US navy P8 on VHF 121 decimal five. I hold you on my left wing and I intend to continue to proceed to the west. (PLA 항공기, 여긴 미국 해군 P8이다. 우리는 당신을 왼쪽 날개 쪽에 두고 서쪽으로 이동하겠다).
내레이션: 이 상황이 벌어진 곳은 파라셀 군도(시사군도), 중국명 시사군도 영공, 중국과 타이완, 베트남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입니다. 당시 초계기에 탔던 미국 취재진은 현장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했습니다.
아이반 왓슨/CNN 기자: 저 전투기는 우리 비행기를 15분 이상 따라 다니고 있는데요.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중국 전투기를 볼 수 있는 것 자체가 놀라울 따름입니다. 고작 백여 미터 떨어져 있는 겁니다.
내레이션: (타이완 인근공해 2023년 5월) 석달 뒤 타이완 인근 공해, 좀 더 위협적인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미해군 정찰기 오른 쪽에 나타난 중국군 젠-16 전투기, 갑자기 방향을 틀어 빠른 속도로 미군 정찰기 앞을 가로 지르자 정찰기 조종석이 심하게 흔들립니다.
토니 블링컨/미국 국무장관: (기자회견 장에서) 우리 정찰기는 국제공역에서 통상 비행임무를 수행중이었는데 중국측 비행기가 우리 쪽에 매우 가까이 접근하는 등 위험한 행동을 취했습니다.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마오닝/중국 외교부대변인: 미국은 오랜 기간 빈번하게 함정과 전투기로 중국을 정찰해 왔으며 이는 중국 주권과 안보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습니다.
박병관/국가안보전략연구원 국제관계연구실장: 중국 인민해방군 입장에서는 남중국해나 타이완 해협이나 다 그들에게는 내해인 것이에요. 남중국해에서 그들이 9단선 (베트남 연안에서 보르네오 섬 북쪽 말레이시아 영토 북쪽 연안을 경유하여 필리핀 영토 서쪽 연안을 지나서 타이완 동쪽 연안을 지나감)을 얘기하면서 남중국해는 자기들의 주권 영해라고 얘기하잖아요. 거기에 미국이 나름대로 왔다갔다 하고 항해를 하니까 중국군은 바라보는 게 불편한 거죠. 그런데 미군은 중국군이 그것을 자신들의 영해라고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고, 그 사이에서 감정적인 골이 깊이 파이는데 거기서 서로 만나게 됐을 때 어느 한쪽도 양보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내레이션: 두 강대국의 패권 싸움 한 가운데 타이완이 있습니다 (Taiwan war game) (타이완 진먼 섬 2023년 6월), 타이완 최전방 섬 진먼, 타이완 본섬과 210킬로미터 떨어져 있지만 중국 본토와는 2킬로미터에 불과합니다.
짱쿼츠/진먼현 관광청직원: 현재 위치는 진먼현-레위섬의 해안입니다. 앞에 보이는 곳은 중국 샤먼시의 우측인데요. 샤먼시는 두 지역으로 나뉩니다. 후리구와 스멍구입니다.
정아연/기자: (진먼섬에서 망원경으로 중국 대륙을 들여다 본다)
내레이션: 맞은 편 중국 해안가에 一國兩制 統一中國이라는 선전문구가 한 눈에 보입니다. 한 국가 두 체제는 중국의 타이완 통일원칙입니다. 해안 곳곳에는 과거 중국과의 치열한 교전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해안가에 녹슨 대포와 탄피), 과거의 격전지는 관광지로 변했습니다.
타이완군 1개분대 행군대가 정열: 여러분, 안녕하세요, 사산포 진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먼저 여러분께 소개하겠습니다. (관광객들 앞에서 해안포 발사시범), 장전! 발사! 이 대포는 1944년에 미국에서 만든 것입니다. 민국47년 (1958년)에 미군 기지에서 진먼으로 운송해 온 것으로 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 한국전쟁 등에서 사용됐습니다. 중국군과의 진먼 포격전에서 큰 역할을 해서 유명해졌습니다.
짱쿼츠: 중국 관광객 수가 이전처럼 많지는 않습니다. 다시 관광객이 늘었으면 좋겠고, 개방정책에 대해 중국과 타이완이 서로 소통하고 조율해서 하루 빨리 여행이 자유로워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내레이션: 타이완 본토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총기사용법교육 교관: 이 총기는 약3킬로그램입니다. 장전해도 대략 3.5킬로그렘 정도죠. 남녀학생 할 것 없이 모두 들 수 있는 무기입니다. 전체 길이는 80센치미터입니다.
내레이션: 소총 사용법 교육이 이루어지는 이곳은 고등학교입니다. 타이완에서는 모든 고등학생이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교관: 원칙상 전민 국방교육대에서는 권총사용법도 배웁니다. 우선, 오른 손으로 총을 감아서 잡습니다. 그 다음에는 남는 부분 없이 감싸주듯 잡아줍니다.
내레이션: 이론 수업이 끝나면 사격체험도 이루어집니다.
기자: 배운 내용을 실생활에서 사용할 일이 있을 것 같아요?
링치야/고등학교 2학년: 저는 사용할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기자: 그러면 학교에서 왜 이런 교육을 하는 것 같아요?
링치야: 국방교육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총기 사용법을 알려주기 위한 것 같아요.
샤신웨친 중령/고교군사교관: 해당 교육과정에서는 주로 국제정세를 다룹니다. 현재 타이완의 국방정책과 전민 방위동원에 대한 뜻도 알려주는데요. 전민 방위동원교육이란 국가에서 필요로 할 때 어떻게 스스로 힘을 보탤지 배우는 것입니다. (棒 國防臺灣 一級國民 一定 强)
내레이션: 하지만 민감한 질문엔 말을 아꼈습니다.
기자: (이런 교육이) 중국의 강도 높은 군사훈련 소식이 보도된 것과는 관련이 없나요?
타이완 가오슝 시청 교육국 담당자: 전체 교육과정의 일부분일 뿐입니다. 저희는 전쟁 발발을 원하지도 않습니다.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정이자 교육이념일 뿐입니다.
내레이션: 중국은 이런 타이완에 대해 강온 전략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타이완 진먼과 마주한 중국 샤먼 섬에서 최근 열린 해협포럼, 이 자리에 참석한 중국서열 4위, 왕후님, 정협(최고자문기구) 주석은 타이완 기업들의 중국진출을 적극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른바 소프트 외교 전략입니다.
왕신셴/타아완 국립정치대 국제관계학 교수: 소프트 전략은 이른바 중국 표현을 따르자면 경제와 사회융합입니다. 양안 간의 무역과 교류를 통해서 특히 올해 교류의 해를 맞아 중국은 타이완의 정당, 공공기관, 기업들, 종교 단체와 많은 교류를 하려고 합니다. 이게 바로 소프트 전략입니다.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교수: 타이완을 중국 경제권에 끼워 넣겠다는 거죠. 타이완 자체를 독자적으로 행동하게 하지 않고 이쪽 중국 경제권 안에 집어 넣어서 움직이겠다는 거니까 타이완과의 안정적인 교류를 통해서 타이완을 장기적으로 복속시키고 타이완의 소위 팔다리를 제어하는 그런 장치를 경제로 하려는 건 분명히 중국이 갖고 있는 타이완에 대한 기본 입장이에요.
내레이션: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지은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 후진타오 前주석을 공개적으로 퇴장시키며 전세계 시진핑 1인체제를 더욱 각인 시켰습니다. 그런데 정작 타이완을 놀라게 한 건 바로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사령관의 승진인사였습니다. 타이완을 관활하는 동부전구의 허웨이둥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사령관, 지난 해 낸시 펠로시 미하원의장이 타이완 방문 당시 포위군사작전을 주도했던 강경파입니다. 타이완 방공식별구역 (타이완 해협 중간선, 타이완을 둘러싸고 있는 6개의 거점), 그를 중국군부 최고위직인 상설위원회 부주석으로 발탁하면서 타이완 통일에 대한 시진핑의 강한 의지를 전 세계에 알린 셈입니다. (중국군 수뇌들의 서약 동영상), 특히 무력사용의지를 공식화 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평화 통일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평화 통일을 전제로 한다는 것은 약속하겠지만 무력 사용을 포기한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필요한 조치에 대한 선택의 여지는 모두 남겨둘 것입니다.
진찬중/중국 인민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 우리에게 통일에 있어 두번째 선택은 없습니다. 반드시 통일을 해야 합니다. 통일의 방식에서 우리는 평화 통일을 원합니다. 하지만 평화 통일이 전혀 희망이 없다면 당연히 최후의 선택은 비평화 통일이잖아요, 그렇죠? 비평화 통일에는 봉쇄나 무력 사용도 포함됩니다. 시기와 형식은 아직 알 수 없고 앞으로의 추세를 봐야 합니다. 제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중국 대륙은 여전히 평화 통일을 희망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 상황이 중국을 압박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바로 속전속결, 순식간에 타이완을 장악할 것입니다. (중국군 군사행진행사 동영상)
선밍스/타이완 국방안전연구원 국가안보연구소장: (시진핑 초상화 등장) 전쟁은 우리와 얼마나 가까워졌을까요? 많은 해외 전문가와 학자들은 다양한 견해를 내놓고 있습니다. 2025년 이라고도 하고 2027년에 일어날 거라고도 합니다. 특히 2027년은 중국인민 해방군 창립 100주년이 되는 해이자 시진핑의 4연임을 결정하는 해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시진핑이 타이완 문제를 해결하게 될 해를 2027년으로 봅니다 (시진핑 군사열 동영상 등장), 사실 시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첫째, 중국군은 이미 준비를 마쳤습니다. 언제든 구실을 만들어 타이완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둘째, 일본과 미국이 타이완에 개입할 수 없을 만큼 중국이 강한 군사능력을 갖췄다고 생각할 때도 전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타이완 내부에 장치나 다양한 요인으로 소요사태가 벌어지게 되면 타이완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내레이션: 중국의 타이완 침공을 가정한 워게임 보고서도 나왔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 가운데 하나인 국제전략문제 연구소 CSIS가 올해 1월 공개했습니다. 2026년 어느 날 중국 본토에서 발사된 다량의 미사일이 목표물을 향해 날아갑니다. 타이완 해군함정과 전투기가 첫번째 타격대상인가, 주일미군 기지와 미군 괌 기지에서도 미사일이 발사되면서 전쟁이 시작됩니다. 1차 공격에 타이완 공군과 해군이 궤멸되고 섬 주변이 봉쇄된다. 인민해방군 수만명이 타이완 서남부로 돌격하는 사이, 공정부대는 타이완 해안에 낙하합니다. 30개 대대가 상륙에 성공하지만 확보한 교두보는 타이완 전체 해안의 7% 정도에 불과합니다. 타이완 지상군의 반격이 시작되고 일본 자위대의 지원을 받는 미군 잠수함과 전투기들이 출동합니다. 반격은 성공적입니다. 중국 상륙부대들은 하나 둘 사라집니다. 2주 안에 중국군은 본토로 후퇴합니다.
마크 캐시언/국제전략문제 연구소 (CSIS) 선임고문 前미해병대 대령: (각국 전력손실 전망) 미국과 연합국은 전투기 수백 대, 함선 수십 척, 수천 명의 군 병력이 희생되는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중국 또한 잃는 게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함선 100여 척과 수많은 전투기가 희생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시나리오는 침공이 실패했을 때 중국이 타이완에서 많은 군대를 잃을 것으로 예측했죠. 중국 역시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얘깁니다. 중국이 타이완을 점거할 수 있는 경우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미국이 개입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 경우에는 물론 연합군도 없겠죠. 또 다른 시나리오는 일본이 완전 중립을 지킬 때입니다. 즉, 미국의 일본 기지 사용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럴 경우 미국이 타이완으로 병력을 투입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집니다.
내레이션: 이 워게임 시나리오는 즉각 주변국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마크: 서태평양, 일본, 한국, 타이완 뿐만 아니라 중국의 일부 집단에서도 보고서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누구도 저희 시나리오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죠. 미국 국방부 고위관리들 역시 보고서를 상당히 타당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저희가 시뮬레이션한 25개의 워게임 중 19개가 중국이 일본을 공격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 때문에 저희 보고서가 일본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죠. 하지만 전쟁에 참여할 지 말지는 일본의 선택입니다.
내레이션: (일본 요나구니 섬 2023년 7월), 일본 서쪽 끝에 위치한 요나구니 섬, 도쿄에서 2000킬로미터 떨어져 있지만 타이완과는 110킬로미터 거리에 불과합니다. 인구 2000명 안팍인 조용한 섬이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기자: 오늘 중요한 행사가 있습니까?
이토카즈 겐이치/요나구니 마을 이장: 그렇습니다. 역사적인 방문이 있습니다.
내레이션: 항구로 여객선 한 척이 들어옵니다. 타이완 화롄시에서 출발한 배입니다 (타이완 화롄시 - 110킬로미터 – 일본 요나구니섬), 유시콘 타이완 입법원장 우리로 치면 국회의장입니다. 공개된 방문 목적은 관광교류이자만 속내는 따로 있습니다. 유시콘 의장과 포옹하는 사람은 후루야 게이저 일본 중의원 의원, 최근 차이잉원 총통도 만났던 親타이완 정치인입니다.
기자: 타이완이 보이나요?
유시콘: 보이네요!
후루야: 타이완이 보입니다.
내레이션: 이 날도 중국은 타이완을 향해 강도 높은 군사훈련을 진행했습니다.
기자: 이번 행사가 중국 측에 좋지 않은 감정을 일으킨다는 우려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후루야 게이지/일본 중의원: 그건 상정한 범위 안에 있는 겁니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공통된 가치관을 갖는 국가들과 확실하게 연계해 나갈 것이고 이것이 중국에 대한 견제로 이어집니다. 물론 중국도 그게 싫으니까 여러가지 주장을 하겠지만 우리는 자세를 바꾸지 않을 겁니다.
유시콘/타이완 입법원장: 이 땅을 밟아보니 아베 前총리가 말했던 타이완의 비상사태는 일본의 비상사태라는 말을 피부로 느꼈습니다. 타이완과 일본은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매우 긴밀하게 의지하는 뗄래야 땔 수 없는 관계입니다.
내레이션: 타이완이 중국 땅이 되는 것이 일본에게는 악몽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일본은 요나구니 섬에 군사기지화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요나구니 섬에 20년 넘게 살고 있는 야마다씨, 어느 누구보다 섬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습니다.
기자: 군사기지 예상지는 어디입니까?
야마다 카즈히코/요나구니 주민: 기지를 만들려고 하는 곳은 여기에요. 지금 300명 규모의 작업자들이 들어갈 수 있는 숙소가 한 군데 만들어졌는데요. 여기에 만들어졌어요. 그리고 공항 활주로를 확장할 장소를 얼마 전에 조사했습니다.
내레이션: 2016년 부터는 육상 자위대가 섬에 주둔해 있습니다. 미사일 요격용 패트리어트 미사일 까지 배치됐습니다.
야마다: 일단 PAC-3 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아마 맞을 겁니다. 현재 저 발사대 안에 요격용 PAC-3 미사일이 들어있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레이션: 패트리어트 미사일 PAC-3, 지대공 요격 미사일 시스템입니다. 사거리 최고 70~90km, 고도 30km 정도에서 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습니다. 한 발사대에 16발이 장착됩니다.
노조에 후미아키/일본 오키나와대 국제관계학 교수: 지금까지 미야코, 이시가키 같은 섬들은 그야말로 일본의 경계선 이었는데요. (난세이 제도: 요나구니섬-이시가키섬-미야코섬-오키나와섬-아마미오섬-마게섬), 그곳에 군부가 없다는 건 일종의 방위력 공백지대라는 얘기에서 중국이 싸움을 걸어와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그렇지만, 미야코, 이시가키, 요나구니 등의 섬들에 부대를 배치함으로써 적어도 중국이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게 될 거라 봅니다. 중국이 이대로 군사력을 증강해서 해양 진출을 하는 데 속도를 낸다면 사실상 타이완을 침공할 능력을 갖추게 되니까 그걸 막기 위한 억지력으로 일본이 방위력을 증강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레이션: 타이완 문제의 핵심 이해 당사국 바로 미국입니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때까지도 타이완 문제에 큰 관심이 없어 보였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초기 핵심외교 참모였던 존 볼턴 前국가안보보좌관, 취재진은 당시 정부의 대중국정책 기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존 볼턴/미국 백악관 前국가안보보좌관: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정책은 사실 그렇게 일관적이지 않았습니다. 무역에 대한 논의, 무역 적자를 줄이려는 노력은 있었죠. 중국의 지식재산권 탈취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었고요. 하지만 인도 태평양 국경을 따라 늘어나는 중국의 세력 확장, 심지어 호전성에 맞서려는 노력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저는 우리가 중국과 외교적으로 해결할 많은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 취임: Ladies & gentlemen, the President-elected of the United States, Joseph Biden & Jill Biden
내레이션: 2021년부터 상황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타이완에 대한 군사개입여부를명확히 밝히지 않았던 전략적 모호성을 깨뜨렸습니다.
미국기자: 그런 상황이 온다면 타이완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적으로 개입할 의향이 있습니까?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그렇습니다. 그건 우리가 약속한 것입니다.
왕웬빈/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은 미국의 발언에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합니다. 타이완은 양보할 수 없는 중국 영토의 일부입니다. 타이완 문제는 순전히 중국 내정으로 외부의 어떤 세력도 간섭할 수 없습니다.
카린 장 피에르/미국 백악관 대변인(미-중 정상회담 직후 2022년 7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정책은 바꾸지 않을 것이며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직접적으로 훼손하거나 일방적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오 리젠/중국 외교부 대변인: 불장난을 하면 반드시 타 죽습니다. 미국은 이것을 명확히 알기를 바랍니다.
내레이션: 시사기획 창은 한국 국방연구원, 국방 외교부와 함께 미국과 중국 외교 당국에 언론 브리핑을 분석해 봤습니다. 2017년부터 올해 (2023년)까지 미국무부 대변인 언론 브리핑을 살펴보니 타이완을 언급한 횟수가 지속적으로 늘었습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2021년 부터 그 수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최근 중국의 타이완에 대한 공세적인 행동을 직접 겨냥해 강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존 볼턴: 현재 미국은 당파적 분열이 굉장히 심합니다. 많은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죠. 그런데도 미국이 국제문제에서 초당적 합의를 이룬 분야가 바로 중국의 위협에 관한 것입니다.
내레이션: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브리핑에서도 타이완 관련 언급은 해마다 크게 늘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타이완 언급 횟수를 비교하면 중국이 미국보다 최소 두 배 이상 많았습니다. 타이완 문제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시각은 상반됩니다. (바이든과 시진핑), 먼저 미국의 전략은 억제입니다.
데이비드 색스/미국 외교협회 중국 타이완전문 선임연구원: 미국이 중국에 전하려는 메세지는 너희도 타이완에서의 충돌을 원하지 않을 거다 라는 것입니다. 전쟁 관련 비용이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혹은 예상되는 것보다 훨씬 더 클 것이기 때문이죠. 그게 경제적 비용이든지 타이완 반도체를 확보하지 못하든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과 교역을 못하게 되든지 간에 말입니다. 미국과 일본이 함께 발표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난세이 제도에서 미-일 연합훈련을 강화하기로 했고 동시에 필리핀과 함께 타이완 근접한 곳에 미군 작전 수행기지 4곳을 추가로 발표했습니다. 오커스 동맹을 통해 호주에 핵잠수함을 공급하기로 합의했고요. 아시아에는 쿼드를 수립했죠. 이 모든 것이 시진핑의 전쟁에 대한 셈법을 바꾸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레이션: (바이든과 시진핑), 반면 중국의 전략은 확장입니다.
손한별/국방대학교 군사전략학과 교수: 항공모함전단을 하나, 둘, 셋, 네 개 지금 추진하고 있는 4번 함까지 포함하면 6척까지 늘려서 이 해양에서의 영향력을 넓혀가는 거죠. 연안에 있으면 항공모함이 좋은 건 결국 함재기도 달려 있어 공중자산도 있지만 미사일 지상전력까지 같이 연결할 수 있으니까 우선은 미국이 전 영향력 작전을 통해서 압박해 오는 것을 밀어낼 수 있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는 대만이 중요한 위치죠. 대만을 단순히 조곡통일, 영토수호, 주권 이런 문제 뿐만 아니라 사실 그 지점이 지리적으로 지정학적으로 군사적으로 꽤 중요한 기지가 되는 거죠.
진찬룽: 중국은 태평양 연안 국가로서 반드시 태평양에 들어갈 권리가 있습니다. 타이완이 관건입니다. 타이완이 중국으로 돌아오면 중국은 틀림없이 태평양을 바로 접할 수 있습니다. 다른 국가가 통제하는 해협을 통과하지 않아도 되는 거죠. 이것은 중국의 기본적인 요구입니다. 그건 비밀도 아니죠.
엘브리지 콜비/미국 국방부 前부차관보: 이 전쟁에서의 패배는 서태평양 지역에서 미군이 패배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중국은 제1열도선을 무너뜨리고 있고 2030년에 세계 1위 해군력을 보유하게 될 것입니다. 미해군 보다 1.5배 많은 규모가 될 거고요. 만약 중국이 타이완과의 전쟁에서 이긴다면 과연 누가 중국이 필리핀, 베트남 그리고 한국을 압박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요? 개별 국가로는 대응할 수 없습니다. 결국 미국과 함께 해야 합니다.
내레이션: 타이완을 둘러싼 미-중간의 갈등이 깊어질수록 한국의 외교 셈법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미국 국빈방문을 앞둔 4월, 윤석열 대통령은 외신 인터뷰에서 타이완을 언급했습니다. (2023년 4월 19일 로이터 인터뷰), 타이완 긴장고조는 힘에 의한 현상변경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라고 중국을 겨냥하면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내레이션: 중국은 발끈했습니다.
왕웬빈/중국 외교부 대변인: 타이완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며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서도 핵심입니다. 타이완 문제는 중국이 해결할 일이므로 타인의 말참견을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교수: 중국의 입장에서는 내정문제라고 얘기하고 자꾸 범위를 축소하고 싶은 거고 타이완은 이 부분을 국제화하고 싶은 거고 그 뒤에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해야 하니까 타이완을 쓰는 게 있고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내정문제고 다른 나라가 가만히 있기는 어려운 구조가 되어 버린 거예요.
내레이션: 취재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대중국전략을 짐작해 볼 수 있는 사실 하나가 포착됐습니다,. 한미정상회담 직전 정부의 핵심 외교자문기구들은 타이완 문제 만큼은 2021년 문재인 바이든 공동성명수준을 유지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대통령실에 전달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타이완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유지 정도의 수위였습니다. 대통령이 왜 그보다 높은 수위인 힘에 의한 현상변경 반대라고 했는지 그 배경을 물었지만 대통령실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박병관/국가안보전략연구원 국제관계연구실장: 미중은 패권 경쟁에 진입했고 이것이 20~30년 가는 것이라면 우리가 그 속에서 이미 상황 판단이 명확해졌는데 양쪽에 양다리를 걸치는 방식으로는 우리의 국가 이익을 지키는 것이 갈수록 힘들어 진다는 것이죠. 윤석열 정부는 그렇기 때문에 전략적 명확성을 택했는지 몰라요.
윤석열 대통령/미백악관 환영만찬회: 우리의 강력한 한미동맹을 위하여!
내레이션: 중국과 대만 또 미국이 연루되는 타이완 해협에서의 군사충돌로 나타난다고 할 것 같으면 한국은 어쨌든 동맹의 입장을 버려서는 안돼요. 미국이 요구하는 지지와 지원이 있다면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고려해야 하고 다만 그것이 우리의 국가 이익이나 북한으로부터의 안보위협이라든가 이런 것에 심각한 위해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우리의 책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내레이션: 당장 타이완 문제는 주한미군을 움직이게 합니다. 중국과 타이완의 워게임 시나리오를분석한 미국의 모든 싱크탱크들은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마크: 한국은 북한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 없기 때문에 대통령이 참전 의사를 밝히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봐도 돼죠. 물론 중국은 북한과 매우 긴밀해서 타이완 침공에 가까운 상황이 벌어지면 북한을 효과적으로 나오게끔 유도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이러한 상황을 주시하면서 군 병력을 한반도에 유지하게 될 거고요. 주한 미군도 한국에 남겠지만 4개 전투비행대대 가운데 2개 대대를 타이완 쪽에 출격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손한별: 타이완 문제가 충돌로 가고 있느냐 평화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를 보면 충돌의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건 분명하거든요. 그렇게 됐을 때 동아시아의 나머지 국가들이 굉장히 요동칠 가능성은 분명히 있고 그래서 북한의 위협에 대해서 우리가 타이완을 꼭 같이 걱정하는 이유가 그런 면에 있죠. 왜냐하면 현재의 현상변경을 원하는 건 북한이잖아요. 제일 원하는 건 북한이고 지금 경제적으로 고립돼 있고 경제 제재의 압박도 있고 사회적으로 내부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에 뭔가 변경해야 하는 틀을 한 번 흔들어야 하는 건 북한이거든요.
내레이션: 북한이 중국과 혈맹 관계를 맺고 있는 점도 우리에겐 치명적인 안보위협 요인입니다.
강준영: 중국은 중-조 우호협력 상호조약이라는 게 있어요. 그래서 거기도 북한이 전쟁하면 무조건적으로 도와 주게 되어 있어요 (전쟁시 자동개입). 전쟁에 자동으로 개입하는 조약이라 한미방위조약보다 더 강합니다.
손한별: 그러면 더 복잡해지죠. 그런 일이 중국에도 굉장히 부담이 돼죠. 중국도 2개의 전선을 쓰는 거예요. 만약에 그 시기에 그런 게 일어나면 자기도 타이완과 전쟁을 해야 하고 또 우리하고 만약에 문제가 생기면 해줘야 되니까 남북한 문제가 생기면 북한을 지원해줘야 되고 이럴 수 있다는 거죠. 그러면 이게 정말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에 양안 문제, 유사시 문제가 어느 규모로 생기느냐에 따라서 어떻게 하겠다는 한미 간의 대화가 있어야 되고 그렇게 되면 우리가 이럴 수 밖에 없다는 것도 한중 간에도 얘기를 할 수 있어야죠.
내레이션: 안보만큼이나 위협적인 문제가 또 있습니다.
강준영: 135킬로미터의 넓이를 두고 타이완 해협, 이 남중국해가 타이완 해협이 단순하게 양자 문제가 아세안 만의 문제일 수가 없는 게 여기가 굉장히 중요한 수송로입니다. 예를 들어서 대한민국에 들어오는 중동 원유의 80%가 남중국해를 거쳐서 대만 해협을 거쳐서 들어온단 말이죠. 그러면 이건 공해의 개념이 훨씬 강한 거죠.
내레이션: 우리나라 전체 해상 물류 가운데 타이완 해협 주변을 통과하는 물량은 전체의 3분이 1을 차지합니다.
허재철/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지역전략 연구위원: 석탄 석유 가스 또는 금속 비금속 광물 아니면 철광석 등 우리나라의 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자원이나 제품들을 한정해서 계산하더라도 하루 4452억 원정도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다 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건 주요 자원이라든지 제품에 한정한 것이고 이것을 더 많은 제품 자원에 확대하고 또 항공 교통로까지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런 것까지 계산해서 경제적 손실을 계산한다면 더 엄청날 거라는 예상이 됩니다.
내레이션: 중국의 의도를 좀 더 면밀히 들여다 보기 위해 시사기획 창은 최근 중국의 군사훈련 현황을 분석했습니다. 중국군과 타이완 국방부 자료를 활용했습니다. 중국 군용기의 타이완 방공식별구역 침범은 최근 3년 동안 해마다 두 배씩 증가했습니다. 출격한 중국 군용기엔 전투기는 물론 핵 능력을 갖춘 현대식 폭격기도 포함됐습니다. 7월 한 달 동안 타이완 주변에서 포착된 중국 군용기는 429대, 군함은 180 척에 달합니다. 특히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의 미국 방문 직후, 진행한 지난 4월 훈련이 정점이었습니다. 닷새 동안에 타이완 포위 훈련에 처음으로 중국 항곰모함 산둥함이 동부 해역으로 전개하면서 말 그대로 해역 봉쇄작전을 실시했습니다.
박병관: 대만섬을 둘러싼 6개 거점을 딱 잡게 되면 일반 상선들이나 이런 것들은 위험 때문에 지나가지 못하게 됩니다. 그럼 결국은 그거는 일종의 대만침공훈련이지만 대만봉쇄훈련이기도 하고 따라서 일단 유사시에 중국이 대만을 봉쇄하고자 한다면 그보다 더 밀착된 봉쇄를 실시할 수가 있죠.
내레이션: 태평양을 놓고 치열한 패권 다툼을 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안보와 경제를 넘어,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변수들이 얽혀 있습니다.
데이비스 색스: 타이완은 세계 시장에서 비메모리 반도체의 70% 최첨단 반도체의 90%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분쟁 중에 타이완에서 반도체가 생산되지 않거나 침략이나 봉쇄 기간에 세계로 수출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단순히 반도체 부족이나 미사일 같은 무기 문제가 아니라 세탁기, 전자 레인지, 아이폰, 자동차를 살 수 없게 되는 겁니다. 이는 수조 달러의 세계 GDP가 증발하는 것을 의미하고 미국, 중국, 타이완 뿐만 아니라 독일, 프랑스, 한국, 일본에 이르기 까지 전 세계 모든 선진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내레이션: 타이완은 이 불안 요소를 생존전략으로 쓰고 있습니다.
허재철: 타이완이 미중갈등 속에서 자기가 가진 우위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타이완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니까 미국으로 하여금 타이완을 지키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그런 요인으로써 자신들은 국가 생존전략으로서 활용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내레이션: 타이완과 인접한 일본은 영토 침해에 대한 두려움이 큽니다.
엔도 겐/도쿄대 국제정치안보학 교수: 타이완을 빼앗기면 해상 교통로가 위험할 뿐만 아니라 과거 타이완이 센가쿠를 원래 영토라고 센가쿠 영유를 선언했어요. 그 연장선상에서 베이징이 센가쿠를 자신들의 것이라고 말을 꺼냈던 경위도 있어서 타이완이 중국 손에 넘어가면 가까이에 있는 센가쿠는 직접적인 위협을 받게 됩니다.
내레이션: 미국(바이든)과 중국(시진핑), 타이완(차이잉원), 일본 (기시다) 각자 처한 상황 속에서 생존전략 수립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타이완, 미국의 갈등 격화는 우리에게도 불안요인이 될 게 분명합니다.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는 북한도 상대해야 하기에 더욱 고민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무력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외교적 협력을 강화하되 만에 하나 전쟁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지금 준비가 필요합니다.
기자: 미중이 앞으로는 평화 무드로 간다. 이렇게 해석하는 것은 굉장히---
안병진/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교수: 말도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은 앞으로 최소 30년 갈 경쟁입니다. 두 나라 모두 서로 간에 양보할 수 없는 체제간의 대결이라는 건 너무나 잘 알고 있어요. 미국의 위기감이라는 건 과거 소비에트와의 냉전 그리고 미국을 추월할지도 모른다고 하는 그리고 일본에 대한 두려움 이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정도의 위기감입니다.저는 중장기적으로 중국이 미국을 대체하지 못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미국도 중국을 완전히 골절상을 낼 수 없습니다. 파국적 시그널이 더 강해지면 왕좌의 게임에 나오듯이 겨울이 오고 있다 우리 협력하자고 하는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가 이걸 수없이 반복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잠시 해빙기 혹은 잠시 갈등기만 보고 과장된 비관주의, 과장된 낙관주의에 빠지는 것은 위험합니다. 긴 호흡 속에서 우리가 이 문제를 봐야 하고요, 긴 호흡 속에서 지혜롭게 이걸 대처해 나가야 합니다. 끝. (KBS 시사기획 창 429회 타이완 워게임에서 정리).
내용 요약
① 2023년 2월, 남중국해, 6천여 미터 상공, 미국 해군 대잠초계기에 갑자기 무전이 날아든다. American air-craft, this is the PLA air-force (미국 항공기, 여기는 PLA(중국인민해방군) 공군이다. You are approaching Chinese air space. Keep safe distance or you will be intercepted (당신은 중국 영공에 접근하고 있다. 안전거리를 유지하라. 그렇지 않으면 차단 기동에 나설 것이다). 이어 미군 초계기 왼쪽으로 바짝 붙으며 모습을 드러낸 전투기, 공대공 미사일로 무장한 중국 공군전투기 젠-11이다. 미해군기는 PLA air craft fighter, this is US navy P8 on VHF 121 decimal five. I hold you on my left wing and I intend to continue to proceed to the west. (PLA 항공기, 여긴 미국 해군 P8이다. 우리는 당신을 왼쪽 날개 쪽에 두고 서쪽으로 이동하겠다). 이 상황이 벌어진 곳은 파라셀 군도(시사군도), 중국명 시사군도 영공, 중국과 타이완, 베트남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이다. 당시 초계기에 탔던 미국 취재진은 현장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중국군 전투기는 우리 비행기를 15분 이상 따라 다니고 있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중국 전투기를 볼 수 있는 것 자체가 놀라웁다. 고작 백여 미터 떨어져 있다.
② 석 달 뒤 2023년 5월, 타이완 인근 공해, 좀 더 위협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미해군 정찰기 오른 쪽에 나타난 중국군 젠-16 전투기, 갑자기 방향을 틀어 빠른 속도로 미군 정찰기 앞을 가로 지르자 정찰기 조종석이 심하게 흔들렸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기자회견 장에서 우리 정찰기는 국제공역에서 통상 비행임무를 수행 중이었는데 중국측 비행기가 우리 쪽에 매우 가까이 접근하는 등 위험한 행동을 취했다.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代辯人은 미국은 오랜 기간 빈번하게 함정과 전투기로 중국을 정찰해 왔으며 이는 중국 주권과 안보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입장에서는 남중국해나 타이완 해협이나 다 그들에게는 내해인 것이다. 남중국해에서 그들이 9단선 (베트남 연안에서 보르네오 섬 북쪽 말레이시아 영토 북쪽 연안을 경유하여 필리핀 영토 서쪽 연안을 지나서 타이완 동쪽 연안을 지나감)을 얘기하면서 남중국해는 자기들의 주권 영해라고 얘기한다. 거기에 미국이 나름대로 왔다갔다 하고 항해를 하니까 중국군은 바라보는 게 불편하다. 그런데 미군은 중국군이 그것을 자신들의 영해라고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고, 그 사이에서 감정적인 골이 깊이 파이는데 거기서 서로 만나게 됐을 때 어느 한쪽도 양보하지 않는다.
③ 두 강대국의 패권 싸움 한 가운데 타이완이 있다(Taiwan war game). 2023년 6월, 타이완 최전방 진먼 섬, 타이완 본섬과 210킬로미터 떨어져 있지만 중국 본토와는 2킬로미터에 불과하다. 맞은 편 중국 해안가에 一國兩制 統一中國이라는 선전문구가 한 눈에 보인다. 한 국가 두 체제는 중국의 타이완 통일원칙이다. 해안 곳곳에는 과거 중국과의 치열한 교전 흔적이 남아 있다. 해안가에 녹슨 대포와 탄피, 과거의 격전지는 관광지로 변했다. 중국 관광객 수가 이전처럼 많지는 않다. 다시 관광객이 늘었으면 좋겠고, 개방정책에 대해 중국과 타이완이 서로 소통하고 조율해서 하루 빨리 여행이 자유로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타이완 본토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고등학교에서 소총 사용법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타이완 모든 고등학생은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원칙상 국방교육대에서는 권총사용법도 배운다. 우선, 오른 손으로 총을 감아서 잡는다. 그 다음에는 남는 부분 없이 감싸주듯 잡아준다. 이론 수업이 끝나면 사격체험도 이루어진다. 이는 국방교육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총기 사용법을 알려주기 위한 것, 해당 교육과정에서는 주로 국제정세를 다룬다. 현재 타이완의 국방정책과 전민 방위동원에 대한 뜻도 알려준다. 전민 방위동원교육이란 국가에서 필요로 할 때 어떻게 스스로 힘을 보탤지 배우는 것이다 (棒 國防臺灣 一級國民 一定 强). 이는 전체 교육과정의 일부분이다.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정이자 교육이념일 뿐이다.
④ 중국은 이런 타이완에 대해 강온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타이완 진먼과 마주한 중국 샤먼 섬에서 최근 열린 해협포럼, 이 자리에 참석한 중국서열 4위, 왕후님, 정협(최고자문기구) 주석은 타이완 기업들의 중국진출을 적극 돕겠다고 이른바 소프트 외교 전략이다. 소프트 전략은 중국 표현을 따르자면 경제와 사회융합이다. 양안 간의 무역과 교류를 통해서 특히 올해 교류의 해를 맞아 중국은 타이완의 정당, 공공기관, 기업들, 종교 단체와 많은 교류를 하려고 한다. 이게 바로 소프트 전략이다. 타이완을 중국 경제권에 끼워 넣겠다는 거다. 타이완 자체를 독자적으로 행동하게 하지 않고 이쪽 중국 경제권 안에 집어 넣어서 움직이겠다. 타이완과의 안정적인 교류를 통해서 타이완을 장기적으로 복속시키고 타이완의 소위 팔다리를 제어하는 장치를 경제로 하려는 건 분명히 중국이 갖고 있는 타이완에 대한 기본 입장이다.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지었다. 후진타오 前주석을 공개적으로 퇴장시키며 전세계 시진핑 1인체제를 더욱 각인 시켰다. 그런데 정작 타이완을 놀라게 한 건 바로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사령관의 승진인사였다. 타이완을 관활하는 동부전구의 허웨이둥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사령관, 지난 해 낸시 펠로시 미하원의장이 타이완 방문 당시 포위군사작전을 주도했던 강경파다. 타이완 방공식별구역 (타이완 해협 중간선, 타이완을 둘러싸고 있는 6개의 거점), 그를 중국군부 최고위직인 상설위원회 부주석으로 발탁하면서 타이완 통일에 대한 시진핑의 강한 의지를 전 세계에 알린 셈이다. 무력사용의지를 공식화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⑤ 시진핑은 평화 통일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평화 통일을 전제로 한다는 것은 약속하겠지만 무력 사용을 포기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필요한 조치에 대한 선택의 여지는 모두 남겨둘 것이다. 중국에게 통일에 있어 두번째 선택은 없다. 반드시 통일을 해야 한다. 통일의 방식에서 우리는 평화 통일을 원한다. 하지만 평화 통일이 전혀 희망이 없다면 당연히 최후의 선택은 비평화 통일이다. 비평화 통일에는 봉쇄나 무력 사용도 포함된다. 시기와 형식은 아직 알 수 없고 앞으로의 추세를 봐야 한다. 중국 대륙은 여전히 평화 통일을 희망한다. 하지만 여러 상황이 중국을 압박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바로 속전속결, 순식간에 타이완을 장악할 것이다. 전쟁은 우리와 얼마나 가까워졌을까. 많은 해외 전문가와 학자들은 다양한 견해를 내놓고 있다. 2025년 이라고도 하고 2027년에 일어날 거라고도 한다. 특히 2027년은 중국인민 해방군 창립 100주년이 되는 해이자 시진핑의 4연임을 결정하는 해다. 그래서 대부분 시진핑이 타이완 문제를 해결하게 될 해를 2027년으로 본다. 사실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첫째, 중국군은 이미 준비를 마쳤다. 언제든 구실을 만들어 타이완을 공격할 수 있다. 둘째, 일본과 미국이 타이완에 개입할 수 없을 만큼 중국이 강한 군사능력을 갖췄다고 생각할 때도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타이완 내부에 장치나 다양한 요인으로 소요사태가 벌어지게 되면 타이완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
⑥ 중국의 타이완 침공을 가정한 워게임 보고서도 나왔다.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 가운데 하나인 국제전략문제 연구소 CSIS가 올해 1월 공개했다. 2026년 어느 날 중국 본토에서 발사된 다량의 미사일이 목표물을 향해 날아간다. 타이완 해군함정과 전투기가 첫번째 타격대상인가, 주일미군 기지와 미군 괌 기지에서도 미사일이 발사되면서 전쟁이 시작된다. 1차 공격에 타이완 공군과 해군이 궤멸되고 섬 주변이 봉쇄된다. 인민해방군 수만명이 타이완 서남부로 돌격하는 사이, 공정부대는 타이완 해안에 낙하한다. 30개 대대가 상륙에 성공하지만 확보한 교두보는 타이완 전체 해안의 7% 정도에 불과하다. 타이완 지상군의 반격이 시작되고 일본 자위대의 지원을 받는 미군 잠수함과 전투기들이 출동한다. 반격은 성공적이다. 중국 상륙부대들은 하나 둘 사라진다. 2주 안에 중국군은 본토로 후퇴한다. 각국 전력손실 전망 미국과 연합국은 전투기 수백 대, 함선 수십 척, 수천 명의 군 병력이 희생되는 것으로 관측됐다. 중국 또한 잃는 게 많았다.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함선 100여 척과 수많은 전투기가 희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시나리오는 침공이 실패했을 때 중국이 타이완에서 많은 군대를 잃을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역시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중국이 타이완을 점거할 수 있는 경우는 두 가지다. 첫째는 미국이 개입하지 않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물론 연합군도 없겠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일본이 완전 중립을 지킬 때이다. 즉, 미국의 일본 기지 사용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그럴 경우 미국이 타이완으로 병력을 투입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진다.
⑦ 이 워게임 시나리오는 즉각 주변국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서태평양, 일본, 한국, 타이완 뿐만 아니라 중국의 일부 집단에서도 보고서를 확인했다. 그리고 누구도 이 시나리오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미국 국방부 고위관리들 역시 보고서를 상당히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본 시뮬레이션 25개의 워 게임 중 19개가 중국이 일본을 공격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때문에 이 보고서가 일본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전쟁에 참여할 지 말지는 일본의 선택이다. 2023년 7월, 일본 서쪽 끝에 위치한 요나구니 섬, 도쿄에서 2000킬로미터 떨어져 있지만 타이완과는 110킬로미터 거리에 불과하다. 인구 2000명 안팍인 조용한 섬이 사람들로 북적인다. 항구로 여객선 한 척이 들어온다. 타이완 화롄시에서 출발한 배다. 타이완 화롄시는 일본 요나구니 섬과 110킬로미터 거리다. 유시콘 타이완 입법원장 우리로 치면 국회의장이 왔다. 공개된 방문 목적은 관광교류이자만 속내는 따로 있다. 유시콘 의장과 포옹하는 사람은 후루야 게이저 일본 중의원 의원, 최근 차이잉원 총통도 만났던 親타이완 정치인이다. 이 날도 중국은 타이완을 향해 강도 높은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이번 행사가 중국 측에 좋지 않은 감정을 일으킨다는 우려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라는 기자의 질문에 후루야 게이지 일본 중의원은 그건 상정한 범위 안에 있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공통된 가치관을 갖는 국가들과 확실하게 연계해 나갈 것이고 이것이 중국에 대한 견제로 이어진다. 물론 중국도 그게 싫으니까 여러가지 주장을 하겠지만 우리는 자세를 바꾸지 않을 것이다. 유시콘 타이완 입법원장은 이 땅을 밟아보니 아베 前총리가 말했던 타이완의 비상사태는 일본의 비상사태라는 말을 피부로 느꼈다. 타이완과 일본은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매우 긴밀하게 의지하는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다.
⑧ 타이완이 중국 땅이 되는 것이 일본에게는 惡夢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일본은 요나구니 섬에 군사기지화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요나구니 섬에 20년 넘게 살고 있는 야마다씨, 어느 누구보다 섬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다. 기지를 만들려고 하는 곳은 여기다. 지금 300명 규모의 작업자들이 들어갈 수 있는 숙소가 한 군데 만들어졌다. 그리고 공항 활주로를 확장할 장소를 얼마 전에 조사했다. 2016년 부터는 육상 자위대가 섬에 주둔해 있다. 미사일 요격용 패트리어트 미사일 까지 배치됐다. 일단 PAC-3 라고 알려져 있다. 현재 저 발사대 안에 요격용 PAC-3 미사일이 들어있다. 패트리어트 미사일 PAC-3, 지대공 요격 미사일 시스템이다. 사거리 최고 70~90km, 고도 30km 정도에서 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한 발사대에 16발이 장착된다. 지금까지 미야코, 이시가키 같은 섬들은 그야말로 일본의 경계선 이었다. 난세이 제도는 요나구니섬-이시가키섬-미야코섬-오키나와섬-아마미오섬-마게섬으로 구성, 그곳에 군부가 없다는 건 일종의 방위력 공백지대라는 얘기에서 중국이 싸움을 걸어와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미야코, 이시가키, 요나구니 등의 섬들에 부대를 배치함으로써 적어도 중국이 마음대로 하게 놔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게 된다. 중국이 이대로 군사력을 증강해서 해양 진출을 하는 데 속도를 낸다면 사실상 타이완을 침공할 능력을 갖추게 되니까 그걸 막기 위한 억지력으로 일본이 방위력을 증강하고 있다.
⑨ 미국은 바로 타이완 문제의 핵심 이해 당사국이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때까지도 타이완 문제에 큰 관심이 없었다. 트럼프 행정부 초기 핵심외교 참모였던 존 볼턴 前국가안보보좌관, 취재진은 당시 정부의 대중국정책 기조를 직접 들어봤다. 존 볼턴은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정책은 사실 그렇게 일관적이지 않았다. 무역에 대한 논의, 무역 적자를 줄이려는 노력은 있었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탈취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었다. 하지만 인도 태평양 국경을 따라 늘어나는 중국의 세력 확장, 심지어 好戰性에 맞서려는 노력은 그리 많지 않았다. 우리가 중국과 외교적으로 해결할 많은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했다. 2021년부터 상황이 바뀌기 시작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타이완에 대한 군사개입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던 전략적 모호성을 깨뜨렸다.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하는 상황이 온다면 타이완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적으로 개입할 의향이 있는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그렇다. 그건 우리가 약속한 것이다. 중국은 미국의 발언에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했다. 타이완은 양보할 수 없는 중국 영토의 일부다. 타이완 문제는 순전히 중국 내정으로 외부의 어떤 세력도 간섭할 수 없다.
⑩ 미중 정상회담 직후 2022년 7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며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직접적으로 훼손하거나 일방적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자오 리젠 중국 외교부 代辯人은 불장난을 하면 반드시 타 죽는다. 미국은 이것을 명확히 알기를 바란다. 시사기획 창은 한국 국방연구원, 국방 외교부와 함께 미국과 중국 외교 당국에 언론 브리핑을 분석해 봤다. 2017년부터 올해 (2023년)까지 미국무부 代辯人 언론 브리핑을 살펴보니 타이완을 언급한 횟수가 지속적으로 늘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2021년 부터 그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최근 중국의 타이완에 대한 공세적인 행동을 직접 겨냥해 강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존 볼턴은 현재 미국은 당파적 분열이 굉장히 심하다. 많은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그런데도 미국이 국제문제에서 초당적 합의를 이룬 분야가 바로 중국의 위협에 관한 것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브리핑에서도 타이완 관련 언급은 해마다 크게 늘었다. 미국과 중국의 타이완 언급 횟수를 비교하면 중국이 미국보다 최소 두 배 이상 많았다. 타이완 문제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시각은 상반된다. 먼저 미국의 전략은 억제이다.
⑪ 미국이 중국에 전하려는 메세지는 너희도 타이완에서의 충돌을 원하지 않을 거다 라는 것이다. 전쟁 관련 비용이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혹은 예상되는 것보다 훨씬 더 클 것이기 때문이다. 그게 경제적 비용이든지 타이완 반도체를 확보하지 못하든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과 교역을 못하게 되든지 간에 말이다. 미국과 일본이 함께 발표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난세이 제도에서 미-일 연합훈련을 강화하기로 했고 동시에 필리핀과 함께 타이완 근접한 곳에 미군 작전 수행기지 4곳을 추가로 발표했다. 오커스 동맹을 통해 호주에 핵잠수함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아시아에는 쿼드를 수립했다. 이 모든 것이 시진핑의 전쟁에 대한 셈법을 바꾸고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중국의 전략은 확장이다. 항공모함전단을 하나, 둘, 셋, 네 개 지금 추진하고 있는 4번 함까지 포함하면 6척까지 늘려서 이 해양에서의 영향력을 넓혀가는 거다. 연안에 있으면 항공모함이 좋은 건 결국 함재기도 달려 있어 공중자산도 있지만 미사일 지상전력까지 같이 연결할 수 있으니까 우선은 미국이 전 영향력 작전을 통해서 압박해 오는 것을 밀어낼 수 있는 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만이 중요한 위치다. 대만을 단순히 조국통일, 영토수호, 주권 이런 문제 뿐만 아니라 사실 그 지점이 지리적으로 지정학적으로 군사적으로 꽤 중요한 기지가 되는 거다. 중국은 태평양 연안 국가로서 반드시 태평양에 들어갈 권리가 있다. 타이완이 관건이다. 타이완이 중국으로 돌아오면 중국은 틀림없이 태평양을 바로 접할 수 있다. 다른 국가가 통제하는 해협을 통과하지 않아도 된다. 이것은 중국의 기본적인 요구다. 그건 비밀도 아니다.
⑫ 미군이 이 전쟁에서의 패배는 서태평양 지역에서 패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제1열도선을 무너뜨리고 있고 2030년에 세계 1위 해군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 미해군 보다 1.5배 많은 규모가 될 거다. 만약 중국이 타이완과의 전쟁에서 이긴다면 과연 누가 중국이 필리핀, 베트남 그리고 한국을 압박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개별 국가로는 대응할 수 없다. 결국 미국과 함께 해야 한다. 타이완을 둘러싼 미-중간의 갈등이 깊어질수록 한국의 외교 셈법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 국빈방문을 앞둔 4월, 윤석열 대통령은 외신 인터뷰에서 타이완을 언급했다. 타이완 긴장고조는 힘에 의한 현상변경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라고 중국을 겨냥하면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국은 발끈했다. 타이완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며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서도 핵심이다. 타이완 문제는 중국이 해결할 일이므로 타인의 말참견을 용납하지 않겠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내정문제라고 얘기하고 자꾸 범위를 축소하고 싶은 거고 타이완은 이 부분을 국제화하고 싶은 거고 그 뒤에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해야 하니까 타이완을 쓰는 게 있고 일본도 마찬가지다.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내정문제고 다른 나라가 가만히 있기는 어려운 구조가 되어 버렸다.
⑬ 취재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대중국전략을 짐작해 볼 수 있는 사실 하나가 포착됐다. 한미정상회담 직전 정부의 핵심 외교자문기구들은 타이완 문제 만큼은 2021년 문재인 바이든 공동성명수준을 유지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대통령실에 전달한 것이 확인됐다. 타이완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유지 정도의 수위였다. 대통령이 왜 그보다 높은 수위인 힘에 의한 현상변경 반대라고 했는지 그 배경을 물었지만 대통령실은 답변하지 않았다. 미중은 패권 경쟁에 진입했고 이것이 20~30년 가는 것이라면 우리가 그 속에서 이미 상황 판단이 명확해졌는데 양쪽에 양다리를 걸치는 방식으로는 우리의 국가 이익을 지키는 것이 갈수록 힘들어 진다. 윤석열 정부는 그렇기 때문에 전략적 명확성을 택했다. 중국과 대만 또 미국이 연루되는 타이완 해협에서의 군사충돌로 나타난다고 할 것 같으면 한국은 어쨌든 동맹의 입장을 버려서는 안된다. 미국이 요구하는 지지와 지원이 있다면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고려해야 하고 다만 그것이 우리의 국가 이익이나 북한으로부터의 안보위협이라든가 이런 것에 심각한 위해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우리의 책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당장 타이완 문제는 주한미군을 움직이게 한다. 중국과 타이완의 워게임 시나리오를 분석한 미국의 모든 싱크탱크들은 같은 결론을 내렸다. 한국은 북한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 없기 때문에 대통령이 참전 의사를 밝히지 않을 수도 있다.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봐도 된다. 물론 중국은 북한과 매우 긴밀해서 타이완 침공에 가까운 상황이 벌어지면 북한을 효과적으로 나오게끔 유도할 수 있다. 한국은 이러한 상황을 주시하면서 군 병력을 한반도에 유지하게 될 것이다. 주한 미군도 한국에 남겠지만 4개 전투비행대대 가운데 2개 대대를 타이완 쪽에 출격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완 문제가 충돌로 가고 있느냐 평화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를 보면 충돌의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건 분명하다. 그렇게 됐을 때 동아시아의 나머지 국가들이 요동칠 가능성은 분명히 있고 그래서 북한의 위협에 대해서 우리가 타이완을 같이 걱정하는 이유가 그런 면에 있다. 왜냐하면 현재의 현상변경을 원하는 건 북한이다. 제일 원하는 건 북한이고 지금 경제적으로 고립돼 있고 경제 제재의 압박도 있고 사회적으로 내부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에 뭔가 변경해야 하는 틀을 한 번 흔들어야 하는 건 북한이다. 북한이 중국과 혈맹 관계를 맺고 있는 점도 우리에겐 치명적인 안보위협 요인이다. 중국은 중-조 우호협력 상호조약이라는 게 있다. 그래서 북한이 전쟁하면 무조건적으로 도와 주게 되어 있다. 전쟁에 자동으로 개입하는 조약이라 한미방위조약보다 더 강하다. 그러면 더 복잡해진다. 그런 일이 중국에도 굉장히 부담이 된다. 중국도 2개의 전선을 갖는 거다. 만약에 그 시기에 그런 게 일어나면 자기도 타이완과 전쟁을 해야 하고 또 우리하고 만일 문제가 생기면 해줘야 되니까 남북한 문제가 생기면 북한을 지원해줘야 되고 이럴 수 있다는 거다. 그러면 이게 정말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에 양안 문제, 유사시 문제가 어느 규모로 생기느냐에 따라서 한미간에 어떻게 하겠다는 대화가 있어야 되고 그렇게 되면 우리가 이럴 수 밖에 없다는 것도 한중 간에도 얘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⑭ 안보만큼이나 위협적인 문제가 또 있다. 135킬로미터의 넓이를 두고 있는 타이완 해협, 이 남중국해와 타이완 해협이 단순하게 양자 문제가 아니고 아세안 만의 문제일 수가 없는 게 여기가 중요한 수송로다. 예를 들어서 대한민국에 들어오는 중동 원유의 80%가 남중국해를 거쳐서 대만 해협을 거쳐서 들어온다. 그러면 이건 공해의 개념이 훨씬 강하다. 우리나라 전체 해상 물류 가운데 타이완 해협 주변을 통과하는 물량은 전체의 3분이 1을 차지한다. 석탄 석유 가스 또는 금속 비금속 광물 아니면 철광석 등 우리나라의 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자원이나 제품들을 한정해서 계산하더라도 하루 4452억 원정도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다. 그건 주요 자원이라든지 제품에 한정한 것이고 이것을 더 많은 제품 자원에 확대하고 또 항공 교통로까지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런 것까지 계산해서 경제적 손실을 계산한다면 더 엄청날 거라고 예상된다. 중국의 의도를 더 면밀히 들여다 보기 위해 시사기획 창은 최근 중국의 군사훈련 현황을 분석했다. 중국군과 타이완 국방부 자료를 활용했다. 중국 군용기의 타이완 방공식별구역 침범은 최근 3년 동안 해마다 두 배씩 증가했다. 출격한 중국 군용기엔 전투기는 물론 핵 능력을 갖춘 현대식 폭격기도 포함됐다. 7월 한 달 동안 타이완 주변에서 포착된 중국 군용기는 429대, 군함은 180 척에 달한다. 특히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의 미국 방문 직후, 진행한 지난 4월 훈련이 정점이었다. 닷새 동안에 타이완 포위 훈련에 처음으로 중국 항곰모함 산둥함이 동부 해역으로 전개하면서 말 그대로 해역 봉쇄작전을 실시했다. 대만섬을 둘러싼 6개 거점을 잡게 되면 일반 상선들은 위험 때문에 지나가지 못하게 된다. 그럼 결국 그건 대만침공훈련이지만 대만봉쇄훈련이기도 하고 따라서 유사시에 중국이 대만을 봉쇄하고자 한다면 그보다 더 밀착된 봉쇄를 실시할 수가 있다.
⑮ 태평양을 놓고 치열한 패권 다툼을 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안보와 경제를 넘어,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변수들이 얽혀 있다. 타이완은 세계 시장에서 비메모리 반도체의 70%, 최첨단 반도체의 90%를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분쟁 중에 타이완에서 반도체가 생산되지 않거나 침략이나 봉쇄 기간에 세계로 수출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단순히 반도체 부족이나 미사일 같은 무기 문제가 아니라 세탁기, 전자 레인지, 아이폰, 자동차를 살 수 없게 된다. 이는 수조 달러의 세계 GDP가 증발하는 것을 의미하고 미국, 중국, 타이완 뿐만 아니라 독일, 프랑스, 한국, 일본에 이르기 까지 전 세계 모든 선진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타이완은 이 불안 요소를 생존전략으로 쓰고 있다. 타이완이 미중갈등 속에서 자기가 가진 반도체 우위 산업을 중심으로 한 타이완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니까 미국으로 하여금 타이완을 지키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그런 요인으로써 국가 생존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타이완과 인접한 일본은 영토 침해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타이완을 빼앗기면 해상 교통로가 위험할 뿐만 아니라 과거 타이완이 센가쿠를 원래 영토라고 센가쿠 영유를 선언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베이징이 센가쿠를 자신들의 것이라고 말을 꺼냈던 경위도 있어서 타이완이 중국 손에 넘어가면 가까이에 있는 센가쿠는 직접적인 위협을 받게 된다. 미국(바이든)과 중국(시진핑), 타이완(차이잉원), 일본 (기시다)은 각자 처한 상황 속에서 생존전략 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중국과 타이완, 미국의 갈등 격화는 우리에게도 불안요인이 될 게 분명하다.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는 북한도 상대해야 하기에 더욱 고민이 있다. 무엇보다 무력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외교적 협력을 강화하되 만에 하나 전쟁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지금 준비가 필요하다.
ⓐ 지금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은 앞으로 최소 30년은 갈 것이다. 두 나라 모두 서로 간에 양보할 수 없는 체제간의 대결이라는 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미국의 위기감이라는 건 과거 소비에트와의 냉전 그리고 미국을 추월할지도 모른다고 하는 일본에 대한 두려움 이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정도의 위기감이다. 중장기적으로 중국이 미국을 대체하지 못한다고 본다. 그리고 미국도 중국을 완전히 골절상을 낼 수 없다. 파국적 시그널이 더 강해지면 우리 협력하자고 했다가 대결로 가는 일이 수없이 반복될 것이다. 그래서 잠시 해빙기 혹은 잠시 갈등기만 보고 과장된 비관주의나 낙관주의에 빠지는 것은 위험하다. 긴 호흡 속에서 이 문제를 봐야 하고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야 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