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대한 회상
언제 : 2022.12.10.
어디로 : 부산 갈맷길 (이기대 오륙도 해맞이공원 - 농바위)
누구랑 : 산&바다 따라 아내랑
길이란 사람이나 동물이 그저 먹고 살기 위해
왔다 갔다 하다가 다져진 지극히 자연적인 삶의 일부분이었는데
언제 부터인가 올레길이니 둘레길이니 하며 극진한 대접을 받기 시작하더니
지자체마다 앞을 다투어 우후죽순처럼 길을 만들었으니 이제 먹고 살만하다고
필경 정부에서 예산지원을 해준 덕으로 불과 20여년 전이다.
부산 갈맷길이라함은 기장의 임광해수욕장부터 기장군청까지
바닷가 해안을 한바퀴 도는 총 9코스 21구간으로 이루어진 279km의 대장정이다.
산&바다의 트레킹 이기대 코스는 갈맷길 2구간(민락교 - 오륙도 해맞이 공원)이나
해동용궁사를 둘러보는 코스를 포함하다 보니 시간이 촉박해
광안리 해수욕장부터 트레킹이 시작된다.
어둠을 가르며 새벽을 달려온 버스가 어느 휴게소에서 잠시 멈췄을때
누군가 등뒤에서 성님!... 하며 등을 감싸길레 돌아보니 유비님이었다.
오늘 해동용궁사로 들어가는 초입에서 유비님의 뒷태를 아무 생각없이 담았는데
그에게서도 이제 할아버지 냄새가 풍기는 것같으니 유비님에 대한 추억은 13년전으로 올라가야한다
내 생애 단 한 번의 지리산 칠암자 순례길
언제 : 2009.07.03 ~ 07.05(2박3일))
누구랑 : 인도 네팔 배낭여행팀(11명)
작년 유럽 배낭여행팀의 하동기행, 칠불사의 아침,
화개장터와 평사리 최참판댁, 지리산 청학동과 삼성궁 도인촌 나들이로
쏠쏠한 재미를 본 우리들은 금년의 목적지를 정하기 위해 성룡 아우한테 전화가 왔었다.
성룡아우 : 성님?...그래 어디로 갔으면 좋겠수?....
빵과버터 : 제주도 올레길이 어떨까?....
성룡아우 : 헐??....좋기는 한데 2박3일로 몇코스나 돌겠우?...비용도 만만치 않고....
빵과버터 : 그랴?...그러면 지리산 둘레길은 어떨까?...
성룡아우 : 에이! 성님도!...한여름에 머리털 벋겨질일 있수?...
빵과버터 : (속으로 : 아니 이 짜석이??...ㅋㅋㅋ) 그럼 너는 어디가 좋은데?....
성룡아우 : 지리산 칠암자 어떻수?....
빵과버터 : (속으로 : 엇쭈구리?... 이 짜석이 어디서 줏어 들은거는 있어가지고?...ㅋㅋ) 근데 거기 부처님 오신날 하루만 열고 다른날은 출입금지라던데?.....
성룡아우 : 괜찮혀유!...다른 사람들도 다 댕겨 오던디?....
빵과버터 : (........) 내가 무슨 불제자도 아닌 주제에 독실한 불심으로 사는 사람처럼 지리산 칠암자 순례길이라고 제목을 정했으니 지나가는 소가 하품할 일이지만 행여 내 맘속에도 눈꼽만한 불성이 있다면 칠암자 순례길이 그리 탓할 일도 아니려니와 설사 불성이 없다손 치더라도 지리산 한 귀퉁이를 밟아 본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운일 일터!...그 지리산 칠암자 순례는 이렇게 시작돼었다
유감스럽게도 근복, 운경이 업무차 불참한 가운데 나를 제외한 10명이 금요일 일과를 마치고 시청광장에 모였다. 민현 아우님은 대기 근무중에도 우리를 전송하기 위해 광장에 나타나고....컨디션이 않좋아 늦게 도착해 갈똥말똥 미적미적하는 영미를 콧바람 쐬이면 기분이 달라진다고 어르고 달래어 11명이 3대의 차에 분승하여 순레길을 떠났더라.
24:00 지리산 인월 IC. 88고속도로를 설계한 사람은 잡아다가 곤장을 맞힐 일이다. 명색이 고속도로라는 것이 지방도로만도 못하고 빠져 나가는 이정표도 무슨 암호문처럼 해독하기 어렵다. 결국 함양 IC로 빠졌다가 급히 유턴하여 도로 지리산IC로 들어와 성룡아우한테 휴대폰을 때리니!...어쩌구 저쩌구....어두운 밤길에 이정표 놓치기가 싶상인데 여기서 기다려 줄일이지 저혼자만 달라빼냐?..
더군다나 진철대장은 거창쪽으로 계속가고 있다니 이를 워째?...진철대장한테 도로 빠꾸해서 일단 지리산IC로 나오라 하고 국도를 타고 대구쪽으로 30여분을 가도 인월쪽이 안나온다. 나의 노래는 암만혀도 여기가 아닌개벼?...암만혀도 여기가 아닌개벼?...를 연발하고....다시 차를 지리산IC쪽으로 돌려 왔던 길을 그대로 돌아가서 지리산IC 입구에 이때까지 불이 켜진 식당에 들어가 길을 묻는다.
빵과버터 : 일성콘도 가는 길이 어디래요?....
식당 아저씨 : 여기서 조금만 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거기서 우회전하여 곧장가슈!...
그 삼거리에서 하염없이 진철대장을 기다려 밤길 2시간을 헤맨후에 콘도에 들어선다.
01:43 일성콘도 도착후.. 에레이~ 이누마야! 니가 무슨 춤 선생이라고 늙은 나를 이렇게 뺑뺑이 돌린다냐?..ㅋㅋㅋ
영원사로 올라가는 작전도로 고바이에서
유비님의 늙은 애마 갤로퍼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오바히트를 하는 장면은
칠암자 순례길중 단연 기억에 남는 명장면이었더라!...후덜덜!!!!...
해동용궁사는 2019년 처남,처제들과 왔으니 특별히 궁금한것도 없지만
오늘은 재균씨가 아내를 챙기고 있으니 나는 조금은 널널한 마음으로 용궁사를 둘러본다.
광안리 해수욕장 어디쯤에서 산&바다의 갈맷길 트레킹은 시작되지만
우리 부부와 한 여인은 버스로 오륙도 해맞이 공원으로 이동한다.
사실 50여년전 광안리 해수욕장은 나의 여름철 리조트였는데....
오륙도 해맞이공원 주차장은 트레킹 코스의 종착지이다
지형적으로 미루어 볼때 바다 맞은편 아파트 단지는
50년전 연합철강이라는 회사가 있었던 감만동 일대가 아닌가 싶다
여기서 보는 오륙도는 중첩된 모습이라
전경을 볼려면 해상유람선을 타야 제대로 감상할수 있을거 같다.
한센연합회라는 간판은 내가 부산에 살었던 50여년전을 떠올린다.
그당시 용호동 지역은 낮은 구릉지대에 나환자(한센병 - 문둥병) 집단 거주지역이 있어
보통 사람들은 출입을 꺼리는 지역이었는데 오늘은 부산의 대표적인 리조트가 되었으니
세상만사 새옹지마라는 말은 정녕 맞는 말이다
당시 대연동 사거리 UN묘지에서 용호동 들어가는 버스노선은 오직 한개였다.
앞에 보이는 큰섬은 태종대가 있는 영도다.
어린 아들을 들어가자고 하고 아빠는 그냥 가자고하고 실랑이 중이다.
아이야....들어가 봤자 별거 없었더니라....
아내가 화장실에 간 틈에 아이 대신 내가 들어가 보았더니라...
해파랑길과 남파랑길은 부산 갈맷길과 조금 중첩된다.
동생말까지는 어림도 없으니 농바위까지만 다녀오자. 욕심부리지 말고 편하게 살자!....
오르락 내리락 갈맷길을 트레킹 코스라고 깜볼게 아니다. 절대로!....
아내는 사철나무 꽃이라하고
나는 비슷하지만 (같은 종 일지모르지만) 아닌거 같다고 하고...
터진 씨방이나 씨방을 싸고 있는 표피가 비슷하지만 이파리 생김새가 아닌거 같은디?...
첫댓글 전설의고향..
멧돼지라도 한마리 봤었으면 딱인디...
내년에도 더욱 건강하신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