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세상이 봄꽃으로 꽉 차 있는 것 같습니다. 봄꽃은 시차를 두고 펴야 오는 봄을 기다리는 맛도 있고 멋도 있는데요. 근데 요즘은?
그래도 곳곳에 동백이 목련이 개나리가 벚꽃이 어우러져 장관입니다.
이상기후 덕분(?)인 것 같습니다.
거리의 벚꽃은 눈이 시리도록 이쁩니다.
교우 여러분, '벚꽃' 하면 무엇이 생각나나요?
저는 에밀타케(엄택기) 신부님이 떠오릅니다
신부님은 사제 서품을 받고 20대 중반의 나이에(구한말,1898년) 우리나라에 입국하시어 평생을, 한국을 위하여, 교구 백성을 사목하시다, 1952년 선종하시었다고 하지요.
현재 대구 교구청 성직자 묘지에 계십니다.
제주도에서 사목하실 때 식물채집과 표본작업등을 통해 세계 식물학계에 보고 하였는데 그종류가 2만여종이라고 합니다.
일본 국화 일종으로만 알려졌던 욍벚꽂의 자생지가 제주도라는 것을 독일 학계에 알려 오늘 우리가 편한 마음으로 벚꽃을 즐기게 한 것도 신부님이시고요.
제주도를 감귤 섬으로 만든 것도 신부님이시며, 한라산 구상나무 표본을 하버드대로 보내 오늘날 세계적인 크리스마스 트리가 되게 한 것도 신부님 업적이라고 합니다.
감사하며 감사하고 존경해야 할 입니다.
꽃할배들의 24년도 세번째 나들이도 여느때처럼 금요일(4월 5일, 식목일, 한식) 오전 미사후 여러 교우들의 응원을 받으며 길을 나섰습니다.
벚꽃 구경도 식후경이겠지요
1차 행선지는 경주 '삼릉'입니다.
삼릉 앞 큰길에서 골목으로 조금 들어 가면 '수정소반' 이라는 노포가 있습니다.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아주 이뻐해서 내린 택호가 '수정'이라고 합니다.
비싼 가격의 음식은 아니지만 담백하고 아주 정갈하게 음식을 내놓는데 건강한 느낌의 상차림입니다.
넘어진 김에 쉬어가고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삼릉에 왔으니 잠시 들려야 겠지요.
담소를 나누며 능주변을 걸었는데 문득 노송 밑에는 무엇도 없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소나무는 자기 주변에 다른 식물이 자라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보이는 것과 다르네요. 서로 공존하지 못하고 너무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벚꽃길을 걷기 위해 '김유신 장군 묘' 입구인 '흥무로'로 향합니다.
'벚꽃 터널' 명성 때문인지 정말로 사람이 많습니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합니다.
꽂할배들도 젊은이 흉내 한번 내봅니다.
잠시 차량 통행이 뜸한 틈을 타서 도로를 점령(?)하였습니다.
"어르신들 여기서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
다음 장소는 진평왕릉입니다
경주의 다른 왕릉과 다르게 릉 주변에 소나무는 없고 오래된 느티나무와 회화 나무만 있었습니다.
물론 천년 전의 나무는 아니겠지만 많은 세월을 보낸 연륜이 느껴집니다.
진평왕릉에서 보문단지 보문호 수문까지 편도 1.8 km를 맨발로 걸을 수 있도록 벚꽃길을 조성해 놨습니다.
마사토로 된 길을 걷고 난 후에 발은 씻을 수 있도록 세족 시설도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길 주변 마을 주민들이 방문객들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스스로 비질도 하고 정리도 한다고 합니다.
착한 심성이 우리 모두를 밝게 해 줍니다.
달달한 라떼와 시원한 아메리카노로 목을 축이고 따사로운 햇살을 즐기며 이번 경주일정을 정리합니다.
<벚꽃엔딩>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오늘은 우리 같이 걸어요. 이 거리를
밤에 들려오는 자장노래 어떤가요. 오예.
몰랐던 그대와 단둘이 손잡고
알 수 없는 이 떨림과 둘이 걸어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우우 둘이 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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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벚꽃이 지기 전에 친구나 가족이나 누구라도 관계 없을 것 같아요.
유강길이든 영일대 연못 길이든 한번 같이 걸어 보세요.
아, 빠뜨릴뻔 했습니다.
건강하고 즐겁게 잘 다녀 오라고 신부님께서 경옥고 침향환을 하나씩 나눠주신 덕분에 무사히 잘 다녀 왔습니다.
고맙습니다.
첫댓글 올리신 글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데 너무 재밌어요.
이래서 기다려지나봐요.
좋은 시간 보내셨네요.
여러 좋은 곳 다니시느라 바쁘셨겠어요.
봄의 기운이 가득한 때에 건강한 삶 함께하며 눈이 시리도록 만개한 벚꽃 거리에서
봄 향기에 취한 시니어들의 발 걸음이
청춘들 보다 가벼운 하루 였습니다~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해마다 보는 벚꽃이지만 올해는 더욱 들뜨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몸은 덜 움직여져도 마음만은 하늘을 향해 손을 한껏 뻗치게 하였습니다. 성원해 주신 분들, 함께 해주신 우리 시니어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읽을 적마다...눈치없이 슬쩍 따라가보고 싶기도 하네요...^^;;
올 한해 꽃할배 기행을 응원합니다!!!
슬쩍 따라가고픈 마음이 드는
사람 2호도 그옆에서
살포시 아는채 해봅니다
항상 응원하고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