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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산행은 돼지맘 고향인 당진에서 가까운 곳으로 고고싱!! 예산 수덕사 들러 뒷산인 덕숭산 오르고, 비오는 예당호를 바라보며 출렁다리를 건넜다.
21일 토요일 수덕사 주차장 9시 집합을 목표로 차량 4대가 움직였다.
오전 7시 합정역 8번 출구 앞 주유소 인근 도로에서 알대장, 뜬구름 총무 차량이 각각 출발. 알대장 차에는 아톰, 뜬 총무 차에는 피플회장, 희용형 탑승.
산바람 형이 운행하는 차에는 마포나루가 탑승해 수서에서 출발. 꼬맹이는 인천에서 당진으로 시외버스타고 가서 돼지맘과 도킹한뒤 수덕사 주차장으로 고고싱.
멤버는 9명인데 차량이 4대라 널널하게 이동한 셈이 됐다. 합정에서 출발해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가는 길은 그닥 막히지 않는다.
태풍이 온다고 해서 살짝 걱정이 됐는데, 어디쯤인가에서부터 빗방울이 보였다. 그래도 많이 오는 비는 아니다.
알 대장이 배가 고팠는지 '뭐 먹을 것좀 없느냐'고 해서 '김밥이 있는데'라고 했더니 달라고 한다. 아차, 김밥 든 내 배낭은 뜬 총무 차트렁크에 있는데 ㅠㅠ
중간에 피플회장 전화가 온다. "중간에 쉬지 말고 곧바로 수덕사 주차장으로 오도록". 아마도 아침을 수덕사 주차장 인근에서 해결하려는 생각인 것 같다.
차량 4대가 9시를 전후해 모두 수덕사 주차장에 모였다. 인사를 나누고 돼지맘에게 '운전 잘 했느냐'고 물으니 '꼬맹이가 없엇으면 못왔을 것'이라네. 꼬맹이가 인간네비 구실을 톡톡히 했나보다. 날씨가 흐려서 오히려 산행하는데 더 좋을 듯하다.
아침을 먹고 등산하자는 의견이 우세해 주차장 인근 식당을 찾았다. 태풍이 온다고 해서 그런지 식당 등도 한산하다.
마침 산채비빔밥 등 전통적인 메뉴가 적혀 있는 식당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는데, 결과적으로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깔끔한 반찬에다가 맛난 밥을 잘 먹었다. 거기다가, 주차권을 준다. 와우!! 이 식당 대박이네.
운전자가 4명이나 되니 아침부터 막걸리 파티를 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봤으니 비운전자 중심으로 막걸리 한 순배가 돈다. 자연스럽게 오늘 산행코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산바람 형이 "덕숭산은 산행시간이 2시간도 안걸린다는데"하자 돼지맘도 "동네 아줌마들하고 수덕사 갔다가 덕숭산 올라갔는데 등산화도 안 신고 갔다"고 맞장구 친다. 맞았다. 덕숭산은 수덕사 뒷산인데 2시간여 산행이면 충분하다. 알 대장이 산행공지를 할때 초반에 힘들다고 했지만, 그런 구간은 없었다.
알 대장이 산행공지를 하면서 가슴아픈 사연이 있다고 해서 궁금했다. 아침을 먹으면서 물었지만 묵묵부답. 결국 이날 그 것과 관련해 아무 이야기도 못들었다. 혹시 들은 분 계시면 댓글로 부탁하고, 없으면 알 대장이 댓글로 달아 주면 고마울터.
아침을 든든하게 먹으니 구경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진다. 수덕사 경내를 거닐며 이 곳 저 곳을 구경한다. 충남에서 가장 큰 절 중 하나인 수덕사는 경내가 잘 정리돼 있다. 붉은 꽃들이 눈에 띄어 누군가 물어보니 '상사화'라고 한다. 상사병은 일종의 짝사랑이다. 그리움이 커지면 죽을 수도 있다. 얼마나 사랑하면 죽기까지 할까. 짝사랑을 넘어서서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행복한 사람들이다. 그러니 옆에 있는 멤버를 잘 챙겨야겠다. 피플회장이 상사병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고 하신다. 아!! 불타는 사랑이여.
충남 고찰에 왔으니 빠질 수 없는 희용형의 문화강좌가 이어진다. 수덕사는 대웅전이 오래됐다고 한다. 그래서 대웅전 내부 시설이 독특하고, 오랜시절을 버텨온 외관도 독특하다. 대웅전 밖에 탱화가 없는 것도 조금은 신기했다. 수덕사 현판들은 독특한 내용등도 몇 있었고, 수덕사 입구를 지키는 4대천왕도 인상 깊다.
수덕사에는 이응로 화백이 만들었다는 여러 작품들도 있었다. 이 화백 부인이 생계를 위해 운영했던 수덕여관 현판도 걸려있다.
이 화백이 이 곳에서 작품활동을 하면서 그의 자취를 살펴볼 수 있었다. 수덕사 인근에는 작은 암자들도 몇 눈에 띄었다.
이들 암자 앞에는 '묵언수행'이라는 표지판이 각각 붙어 있다. 아마도 이 곳으로 수행을 하러 오는 수행자들이 많은 모양이다.
어느정도 수덕사를 보고나서 산행을 시작한다. 빗방울이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날씨가 흐리다. 오히려 산행하기 좋은 날씨다.
덕숭산을 오르는 길은 오르막으로만 이뤄진다. 수덕사 뒤 들머리부터 정상까지 계속 오르막. 중간에 두세번 쉬면서 천천히 오른다. 산세가 험하지 않아 오르는데 어렵진 않다. 다만 능선에서 보는 조망이 없어서 아쉽다.
산행을 잘 하고 있는 피플회장을 향해 돼지맘이 '안색이 더 좋아졌다'고 이야기 한다. 피 회장도 운동 열심히 해서 건강이 더 좋아진 듯 싶다고 응대한다. 돼지맘이 한 걸음 더 나간다. '지보다 동상인 것 같네유' 헐!! 머리칼 색깔로 보면 그럴 듯하긴 한데, 언니 동상이 바뀌기에는 조금 거시기 한데.. ㅎㅎ
돼지맘이 몽블랑 갔다온 이야기를 하면서 외국사람들을 응대했던 해프닝을 이야기 하는데, 아이고 웃기다. 뭐 기억은 잘 안나는데, 호랑이 유머만큼 재밌다. 항상 반전이 있으니까. 언어로 인한 해프닝, 문화차이로 인한 해프닝 등등. 특히 돼지맘 특유의 충청도 사투리가 거침없이 섞이면서 재미를 더한다. 웃겨줄려고 초대했구먼!!
덕숭산 정상 밑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배낭에 있는 먹거리를 모두 꺼낸다. 아침을 든든히 먹은 탓인지 손이 잘 안가는데, 그래도 잘 먹었다. 산에서 먹는 음식은 언제나 맛있다. 희용형이 '맥주'를 찾는데, 오늘은 맥주를 가져오지 않았다.
희용 형은 빙수를 챙겨왔다. 시원하고 달콤한 빙수덕에 휴식이 더 즐거워진다.
가을로 접어들면 맥주보다는 막걸리가 더 땡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산악회에서 정상주 먹는 습성도 이제는 사라지고 있는 듯 싶다.
점심 장소를 돼지맘에게 묻는다. 돼지맘이 찜 해둔 집은 수덕사 인근 묵집. 돼지맘 이야기로는 줄서서 먹는 맛집이라고 한다.
당진으로 가서 먹을 경우엔 해산물이었을 텐데, 살짝 아쉽다. 나중에 당진에서 어패류나 생선구이를 한번 먹으면 좋겠다.
하산길은 거침이 없다. 오락가락하던 빗줄기가 조금은 굵어진다. 빠르게 하산한뒤 수덕사 지붕 아래서 비를 피한다. 2시간여전 수덕사 보다 관광객들이 훨씬 많다. 충남 대표 관광지라고 하더니 비가 내리는데도 사람들이 복작거린다. 우산을 쓰거나 잠바를 걸쳐 입고 주차장으로 이동해 각각 차량에 탑승한다. 아침식사를 한 식당에서 주차권을 줘서 주차비가 굳었다.
돼지맘이 추천한 묵집은 길가에 있었는데, 간판이 크지 않아 잘못하면 지나치게 생겼다. 돼지맘이 '걸어가도 될 거리'라고 안내했는데, 걸어갈만한 거리는 아니었다. 그러니 잘못했으면 지나쳤다가 돌아올뻔도 했다.
그래도 차량 4대가 다 잘 찾아왔다. 예약을 한데다 살짝 점심시간이 지나서인지 한산했다. 묵을 주 재료로 여러가지 요리가 나왔는데, 묵밥이 상당히 맛있었다. 마포나루가 '묵사발'의 유래에 대해 주인장에게 물었지만 '모른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럴땐 역시 네##. 사실 모르면 바로 검색이 장땡이다.
아침, 산행 행동식, 점심까지 빵빵하게 먹고 나자 나른한 오후가 됐다. 게다가 비도 내리고. 운치 있는 오후다. 알 대장은 서울에 일정이 있어서 점심식사이후 바로 귀경했다. 나머지 차량 3대는 예당호 출렁다리를 보러 고고싱!!
요즘엔 소통하기 좋은 문자, sns 등이 넘쳐난다. 전화도 수시로 할 수 있다. 그런데, 너무 많은 소통기구가 있어서일까..
어떤때는 소통이 안된다. 카톡을 너무 빨리 보기도 하고 늦게 보기도 하고, 특히 서로 다른 용어를 쓰고 있으면 소통이 어렵다.
예당호 출렁다리를 보기 위해 점심 식사후 출발했는데, 20여분 뒤 돼지맘 차가 주차를 했다고 카톡을 했다.
그리고 전화통화를 했다. '어디여. 출렁다리 주차장인데' '여기도 출렁다리 주차장인데' 그럼 다리 앞으로 걸어 나와 . '여기 다리 앞인데' ㅎㅎ, 출렁다리 주차장이 시작점에 따라 두 군데였다. 결국 비오는 출렁다리를 서로 바라보며 만나는 장면을 연출했다.
예당호 출렁다리는 비슷한 출렁다리 중 가장 길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비가 제법 내리는 와중인데도 관광버스, 관광객이 상당히 많다. 예당호는 원래 낚시로 유명한데 이 다리가 놓아지면서 더 유명해졌다고 한다. 비가 제법오니 상당히 운치가 있다. 다리 위로는 둘레길이 있어서 산책하기도 좋아 보인다. 비 내리는 예당호를 뒤로하고 사진도 여러장 찍어본다.
비도 오고 하니 커피가 생각나서 '커피'를 외쳤더니 다들 그러자고 한다. 인근 커피집에서 따뜻한 커피를 놓고, 비오는 바깥 풍경을 천천히 바라보는 여유를 즐긴다. 좋구나. 이 커피집은 야외 테라스에서 예당호 출렁다리를 바로 정면으로 볼 수 있다. 날 좋을때 오면 풍광이 멋있겠다.
이제 귀경길. 코스를 정해야 한다. 돼지맘과 꼬맹이는 당진 터미날로 간다. 돼지맘은 집으로, 꼬맹이는 인천으로..
돼지맘은 운전과 관련된 에피소드 등도 이날 대량 방출했다. 특히 행담도 헤매기 사건은 압권이었다. 돼지맘의 4차원 매력에 모두 빠져서 박장대소..ㅋㅋ
나머지 운전자는 산바람형하고 뜬구름 총무. 서울에서 저녁을 먹을 것인가, 술을 먹을 것인가를 놓고 논의가 진행됐다. 제주도 산행이후 잘 풀어 왔던 '모두 술먹을 수 있는 해법'을 찾았다. 수서로 집결해 저녁과 술 한잔 하고, 뜬 총무 차는 대리 불러서 나머지 멤버를 챙기기로 했다.
귀경하는 길은 토요일임에도 그리 막히지 않았다. 아마도 태풍이 온다고 예보가 나가고, 비도 내린 탓일 것이다. 서울로 올 수록 날씨는 더 맑아졌다. 아마도 서울은 이날 비가 안 온 듯하다. 산바람 형이 운행한 차는 네비게이션이 국도 중심으로 길을 안내해 충남 내려갈때 보다 톨비를 몇천원 절약했다. 수서역 공용터미널에 도착해서 차를 주차하고 인근 건물 식당가에서 코다리찜을 비롯해 한식으로 저녁을 먹었다.
아침, 점심, 저녁을 함께한 하루였다. 마치 1박 2일 여행을 다녀온 느낌도 있고..
뱀발; 혹시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을까 싶어서, 뜬구름 차를 대리 불러서 운행했는데, 피플회장님은 광화문 하차.
희용형, 아톰, 뜬구름은 은평구청 인근 감자탕 집에서 야식을 했다.
첫댓글 상 당하신지 얼마되지 않아 산행 같이 해 주신것도 고마운데, 덕적도에 이어 2달 연속 산행기를 올리셨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감자탕 비용은 제가 낸게 아니고 참석하지 않은 회장님이 내신 겁니다.
애썼네. 잘 봤네. 맥주 대신 빙수를 가져왔는데 날씨가 덥지 않아 기억에 안남은 듯 역시 산행이 길고 빡세야 뒤풀이가 짧더군.
빙수 넣어 수정하께요. 후배랑 술 마셔주느라 애쓰셨어요
@아톰 내가 고맙지 무슨 소리
아톰 형 눈에 띈 꽃들의 색이 붉었다면, 정확한 꽃이름은 '석산' 혹은 '꽃무릇'일 겁니다. 상사화 꽃 색깔은 연분홍과 노랑이가 있는 걸로 알고 있고요. 저는 상사화를 여름에 남원 실상사에서 본 기억이 있습니다. 꽃무릇이 상사화로 알려지기 시작한 건 지자체들이 꽃 축제를 기획하면서 정확한 명칭을 사용치 않고, '퉁 친' 이름을 쓰면서 그리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맞아. 꽃무릇. 현장에서 정정했는데 아톰형은 못 들은 듯. 어제오늘 불갑사 꽃무릇이 화제더만.
수덕사는 십 수년 전, 동기 원숙 여사와 다녀왔던 곳인데, 이번에 동행했으면 희용 형의 사찰 해설을 덤으로 들으며 공부도 할 수 있었을 텐테 아쉽습니다. 아톰 형,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영상도 편집해서 올리시고, 산행기도 쓰시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해물은 서산이나 당진 쪽으로 일정을 잡아야 드실 수 있답니다ㅎㅎ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써야 할 산행기였는데 연일 계속되는 야근에 그만...비가 와서 더 좋았던 나들이였습니다. 서울팀은 막히지 않고 가셨다는데 저는 버스 안에 세시간이나 갇혀 있었다는!ㅠ
이제야 읽었네. 아통 길게 쓰느라 수고했다. 돼지맘의 이야기를 제대로 옮기면 재밌을텐데...ㅋㅋㅋ 다시 생각해도 웃기다. 돼지맘이 직접 좍 정리해서 한번 올리면 좋지 않을까? ㅎㅎ
늦게 읽었습니다 첫번은 그냥 봤는데 되읽으니 재밌군요 회장님 말씀대로 돼지맘 에피소드를 리얼하게 기록했더라면,
그게 안되면 돼지맘님께서 직접 기술하여 보여주심이 어떨지요 간청!!
좋은 산행기였습니다 설날 시간이 많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