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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요코하마
엠파이어 카페는 차이나타운 근처에 있는 구식의 일본식 카레식당으로, 솔로몬이 어렸을 때 일요일 오후마다 아빠와 가던 곳이다. 모자수는 아직도 수요일마다 고로, 토토야마와 거기서 밥을 먹는다. 다섯 종류의 카레와 오직 한 종류의 생맥주가 있고, 차와 피클은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다. 항상 우울한 표정의 요리사는 양념을 잘해서 그의 카레는 이 도시에서 가장 맛있었다.
오후 늦게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 부엌 근처 구석 테이블에 앉은 세 명의 오래된 친구들을 빼고는 카페는 거의 텅 비어있었다. 고로는 익살맞은 얼굴 표정과 손짓을 해가며 웃기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모자수와 토토야마는 뜨거운 커리를 먹고 맥주를 홀짝거렸다. 내내 그들은 고로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고 웃으면서 그가 계속하도록 부추겼다.
솔로몬이 팽창한 앞문을 밀고 들어오자 문에 붙은 싸구려 썰매 종이 울렸다. 테이블을 치우느라 돌아보지도 않고, 왜소한 여종업원이 큰소리로 “어서 오세요.”라고 외쳤다. 모자수는 아들을 보고 놀랐다. 솔로몬은 남자들이 있는 방향으로 인사를 했다.
“출근 안 했어?” 모자수가 말했다. 그가 웃자 눈가의 주름이 깊게 패였다.
“좋아, 좋아. 땡땡이 쳐야지.” 고로가 끼어들었다. 그는 솔로몬을 봐서 기뻤다. “넌 주말에도 출근한다고 들었어. 너처럼 잘생긴 애는 그러면 안돼. 여자애들을 쫓느라 바빠야지. 내가 만약 너처럼 키가 크고 학위가 있다면, 일본의 모든 여자들에게 네가 유감을 느낄 텐데. 난 너처럼 멋진 애들에게 충격을 주고 상심하게 할 거야.”
고로가 그의 손을 비볐다. 토토야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경직되어 보이는 솔로몬의 아래쪽 얼굴을 보고 있었다. 그의 입술은 턱 위로 가늘고 찡그린 선을 만들었다. 토토야마의 얼굴은 단지 반 잔의 맥주로 얼굴과 코, 뺨까지 붉어졌다.
“솔로몬, 앉아.” 토토야마가 말했다. “너 괜찮니?”
그는 빈 의자에 놓인 서류 가방을 들어 올려 리놀륨 바닥에 놓았다.
“저는...” 솔로몬이 말하려다가, 숨차했다.
모자수가 아들에게 물었다. “배고프니? 에츠코가 우리가 늙은 여자들처럼 여기서 수다 떨고 있을 거라고 말해주었니?”
그는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모자수는 그의 손을 아들의 팔에 놓았다. 지금 솔로몬이 입고 있는 감색 슈트는 그가 뉴욕의 솔로몬을 방문했을 때 Brooks Brothers에서 사준 것이다. 얼마나 많은 면접용 슈트이든, 그 외에 필요한 것이 무엇이든 그런 멋진 미국의 가게에서 아들에게 사줄 수 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그것이 돈의 핵심이다. 그렇지 않은가? 아이가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사줄 수 있다는 것이.
“카레 좀 먹어.” 모자수가 말했다.
솔로몬은 고개를 저었다. 고로는 얼굴을 찡그리며 여종업원에게 손짓했다.
“쿄코짱, 이 아이에게 차 좀 주세요.”
솔로몬은 고개를 들어 아빠의 옛 상관을 바라보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고로상.”
“당연히 해도 돼. 그냥 말해.”
“나의 상사인 카주가 말하길 그 부동산 주인이 죽었대요. 맞나요?”
“맞아, 장례식에 갔었어.” 고로가 말했다. “그녀는 나이가 많아. 심장마비로 죽었어. 조카 두 명이 그 모든 돈을 상속받았어. 성격이 밝은 여자들이야. 한 명은 결혼했고, 한 명은 이혼했어. 피부가 좋아. 이마가 넓고 예뻐. 진짜 한국인의 얼굴이지. 그들은 내 어머니와 숙모를 떠올리게 해.”
종업원이 차를 가져왔고, 솔로몬은 갈색의 짤막한 잔을 두 손으로 잡았다. 이것이 그가 기억할 때부터 엠파이어가 사용하는 컵이다. 토토야마는 깨우는 것처럼 그의 어깨를 부드럽게 두드렸다.
“누구? 누가 죽었는데?”
“그 여자요. 고로상에게 부동산을 판 한국 여자요. 내 상사의 고객이 이 집을 원했는데, 그 여자는 일본인에게 그 집을 팔고 싶어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고로상이 그것을 사서 고객에게 팔았어요. 하지만 그 여자가 죽었고, 그 고객은 이 거래에 손대지 않으려 해요. 투명한 주식공개나 수사 가능성에 무언가 있나 봐요.”
토토야마는 모자수를 힐끗 보았는데, 그도 당황한 것 같았다.
“그녀가 죽었다고? 그래?” 모자수가 고로를 보았고, 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93세야. 나에게 자산을 팔고 며칠 후에 죽었어. 그게 무슨 관련이 있나?” 고로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는 종업원에게 윙크하고 맥주를 더 달라고 컵 가장자리를 쳤다. 그가 모자수와 토토야마의 빈 맥주잔을 가리키자, 그들은 고개를 저었다. 토토야마는 맥주잔을 손으로 덮었다.
“그 부동산을 사려고 무엇을 지불 했어?” 모자수가 물었다.
“매우 좋은 값을, 하지만 지나치진 않아. 그리고 내가 산 똑같은 값에 그 고객에게 팔았어. 난 솔로몬의 상사에게 계약서 사본을 보냈어. 난 1 옌도 남기지 않았어. 이것이 솔로몬의 첫 번째 거래잖아. 그리고...”
모자수와 토토야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솔로몬의 경력을 위해 고로가 이익을 쫓지 않은 것을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그 고객은 혼자 힘으로 해야 하는 것보다 싸게 샀어요.” 마치 카주가 그 방에 있는 것처럼 솔로몬은 천천히 말했다.
“그 고객은 일본인으로서 절대 가질 수 없는 자산을 샀어. 그녀는 그에게 팔 것을 여러 번 거절했었고. 그는 싸게 산 거야.” 고로는 믿을 수 없어 툴툴거렸다. “그런데 이제 그 고객은 컨츄리클럽을 짓지 않겠다는 거야? 젠장.”
“카주가 말하길 이 프로젝트가 보류된 이유는 그 안 좋은 뉴스가 주식공개를 오염시킬까 봐서래요.”
“어떤 나쁜 뉴스? 그 노파는 평화롭게 죽었어. 그 더러운 한국인 냄새를 빼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고로가 말했다. “이런 거 지겨워.”
토토야마는 찡그렸다. “그녀의 죽음에 대해 무언가 석연치 않은 것이 있다면, 알아야겠어. 불평이 없어야 해.”
“들어봐, 그 거래는 끝났어. 만약 이 어린 나쁜 놈이 네 몫을 가지고 속이려 한다면, 좋아. 그가 너에게 정당한 보너스를 줄 거라 기대하진 않지만, 이걸 기억해: 그 나쁜 놈은 너에게서 다시는 이득을 얻지 못할 거야. 내가 죽는 날까지 그 나쁜 놈을 지켜볼 거야.” 고로는 숨을 들이쉬고는 솔로몬을 보고 차분하게 미소 지었다.
“그럼, 솔로몬, 카레 좀 먹고 미국인 여자친구 피비에 대해 얘기해줘. 난 항상 여자들을 만나러 미국에 가고 싶었어. 너무나 아름다워. 너무 아름다워.” 그는 자신의 입술을 쳤다. “난 엉덩이가 튼 금발의 미국인 여자친구를 원해.”
남자들은 웃었지만, 전처럼 소리 내어 웃지는 않았다. 솔로몬은 위로가 된 것 같지 않았다.
종업원이 고로에게 작은 맥주를 가져다주고 부엌으로 돌아갔다. 고로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너무 말랐어.” 갈색 손으로 자신의 검게 염색한 올백머리를 쓰다듬으며, 그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