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111 (목) '김건희 리스크 관리'… "이대로 가면 총선 진다"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리스크 관리를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부터 중진의원, 더불어민주당에서 합류한 이상민 의원까지 목소리 주체도 다양하다. 국민의힘은 윤재옥 원내대표 주재로 1월 9일 오전 비공개 중진연석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3선 이상 의원 20여 명이 모여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쌍특검법(김건희특검법·대장동50억클럽특검법) 재표결 문제에 대한 중지를 모았다.
그러나 회의에서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 관련 문제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구체적으로 "김건희 여사 관련한 여론 동향이 좋지 않고, 정무적으로 잘 대응해야 한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정국의 해결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 등이 나왔다고 한다.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상민 의원도 이날 BBS라디오에서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해 "사실이든 아니든, 부풀려졌든 간에 그런 것들이 나오게 된 것은 김건희 여사 본인에게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어 "자꾸 의혹을 증폭시키면 대통령의 국정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이 되지 않겠느냐. 결국 국민의힘에도 타격이 될 것"이라며 "일정 부분 어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요구는 공감한다"고 했다. 앞서 '한동훈 비대위'의 일원인 김경율 비상대책위원도 전날 KBS라디오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70% 특검 찬성 여론이라고 하는 것이 결국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그 자체라기보다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라는 것을 모두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 내에서 금기시되고 있던 김 여사 문제 지적에 포문을 연 셈이다.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은 "특검 그 자체에 사안별 대응을 할 것이 아니라,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풀어줄 수 있는 방안들을 용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서 만들어야 하지 않느냐"며 "그래야만 국민들의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김경율 비대위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문재인정부에서 2년 동안 조사했던 점을 들어 "이 사건 관련해 더 밝혀질 것도 논란의 소지가 될 것도 없다"며 "분명히 (민주당의) 정치 특검, 총선용 특검"이라고 강조했다.
즉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김건희 특검법'을 강행 처리하며 악용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김건희 여사에 대한 부정 여론을 달랠 방법 또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권 내에서는 대통령실 제2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찰관 임명 등 주장이 나온다. 다만 당 지도부는 일단 대통령실의 대응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비서실의 제2부속실 설치를 비롯한 여러 조치를 당에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쌍특검법 통과 여론이 높다는 질문에 대해선 "대상이 김건희 대통령 영부인이라서가 아니라 그 대상이 누구라도, 전직 대통령 부인 누구라도, 법안 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며 "대통령 입장에서는 당연히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한 의원은 통화에서 "또 대통령실의 처분을 기다리겠다는 것이냐"며 "당에서 선제적으로 나서서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이대로 가다간 총선이 망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에는 참석했던 1월 9일의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와 신년음악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달 네덜란드 국빈방문 이후 대통령 공식 일정에서 김건희 여사를 찾아볼 수 없다.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연루 의혹 수사를 위한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공식적인 자리에서 자취를 감춘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1월 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된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와 ‘국민과 함께하는 2024 신년음악회’에 참석했지만 김건희 여사는 불참했다. 전시기획사인 코바나컨텐츠 대표였던 김건희 여사는 지난해 6월 서울국제도서전(SIBF) 개막 행사, 지난해 10월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 등 굵직한 문화예술 행사에 참여해왔던 터라 이날 불참은 이례적이다.
이날까지 김건희 여사가 공식 행사에 불참한 지 26일째다. 앞서 김건희 여사의 마지막 공식 행사 참석은 지난달 12월 15일 네덜란드 국빈방문을 마친 이후 서울공항에서 열린 도착 환영식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2월 24일 서울 혜화동 성당에서 열린 성탄 대축일 미사, 12월 25일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에서 진행된 성탄 예배에 홀로 참석했다. 2022년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성탄 미사와 예배에 동행했던 것과 대조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된 ‘2024년 신년인사회’에도 홀로 참석했다. ‘2023년 신년인사회’ 역시 김건희 여사가 동석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김건희 여사의 공식 일정 불참 이유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들이 윤석열 정부 리스크로 작용하는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27일 김건희 여사가 김재영 재미 목사로부터 300만원 상당의 명품 브랜드 디올 가방을 받는 동영상을 ‘서울의소리’가 공개했다.
지난달 12월 28일에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 5일 거부권을 행사했다. 새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60% 이상 국민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부정적이었다. 김건희 여사의 잠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 정국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특검법 재투표 시기를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습격범, 반성 안보여… "판사 앞에서도 굉장히 침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찔러 살인미수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67)씨는 ‘확신범’에 가까우며, 영장실질심사에서도 당당하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했다고 전해진다. 김씨의 변호인은 1월 9일 저녁 본지와 만나 “(김씨는) 확신범일 뿐”이라며 “자기말로는 단독 범행이라고 하고 있고, 몇 개월전부터 치밀하게 준비를 한 것 같다”고 했다.
이 변호인은 ‘김씨 본인이 썼다는 소위 변명문에 정치인에 대한 살해 의도가 있다고 적어놨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본인 말로는 그렇다”고 확인하고, “제가 접견을 하며 받은 느낌으론 (김씨는) 확신범이다, 소신이 있는 사람, 소신에 따라서 범행을 한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이재명을 싫어하는지, 야당을 싫어하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표면적으로는) 싫어는 한다”고 했다.
김씨는 지난 1월 4일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당시 당시 변호사를 만나면서 자필로 쓴 쪽지에 ‘기자들에게 전해달라’고 적어놓은 쪽지와 4~5쪽 짜리 문건 또한 변호사에게 보여줬다고 한다. 바로 이 문건이 소위 변명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김씨가) 반성은 하고 있는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변호사는 “소신범인데 어떻게 반성을 하겠느냐”며 “당당하다는 표정은 아니지만 굉장히 침착했다”며 확신범으로 비쳐지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거듭 전했다.
변호사는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중 김씨는) 판사님한테도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했다”면서 김씨가 자신의 정치적 소신 또한 심사중에도 밝혔다고 전했다. ‘(변명문 등) 문건에 살해를 할거다라는 구절이 있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김씨는 살해의도가 있었다는 등 제기된 혐의에 대해) 다 인정을 한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만약 (김씨의 변호를) 맡게 되더라도 사임서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씨 사건은 1월 10일 오전 검찰에 송치될 것으로 보여진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13시 30분 잠정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삼겹살 1인분 시키니 달랑 150g… 외식업계 '국룰' 바뀐다
“삼겹살 1인분이요? 가게 열고 처음으로 200g에서 150g으로 줄였어요. 더는 안 되겠다 싶어서요.”
1월 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만난 16년 차 부대찌개집 사장 이주영(57)씨는 몇달 전 국내산 생삼겹살 메뉴 1인분 중량을 50g 줄였다. 계속 오르는 돼지고기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워서다. 1인분 1만3000원이라는 기존 가격을 그대로 두면서 가게를 유지할 수 있는 중량이 150g 정도라고 했다. 이씨는 “직장인 단골이 많다 보니 가격을 올리기 어렵다”며 “멀리 있는 마트까지 가 줄 서서 싼 식재료를 사 오고, 시골 부모님 댁에서 나물을 캐와 겨우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고물가 현상이 계속되며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가격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고기 1인분 중량을 줄이고, 공깃밥과 라면 사리를 1000원이 아닌 1500~2000원에 판매하는 식이다. 중앙일보가 상암동 일대 국내산 생삼겹살집 20개를 살펴보니 같은 지역인데도 중량이 제각각이었다. 1인분이 200g인 곳은 한 개뿐이었다. 1인분 150g은 7개, 160g과 180g인 곳이 각각 5개, 170g과 190g인 곳이 각각 한 개로 조사됐다. 가격은 1만900원~1만9000원으로 양과 꼭 비례하지는 않았다.
◆ 삼겹살집 20곳 중 ‘1인분=200g’은 한 곳
삼겹살은 외식비 동향을 알 수 있는 대표 품목이다. 통계청은 소비자물가지수 산정 시 전국 40개 지역에 있는 식당의 각기 다른 중량의 삼겹살 1인분 평균 가격, 1인분 중량인 200g으로 환산 시 평균 가격 등 두 번의 삼겹살 가격 통계를 제공한다. 지난해 서울 지역 삼겹살 200g의 평균 가격은 1만9211원으로 2021년(1만6866원)보다 13.9% 올랐다. 삼겹살 200g 가격이 2만원에 육박하자 식당들은 중량을 줄였다. 식당 운영 9년 차인 A씨는 “2015년 1인분을 150g으로 냈을 때 파격이었는데, 이제는 보통 수준”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에서 일하다 지난해 10월 고깃집을 차린 황태순씨는 “중량을 줄이는 꼼수가 아니라 손님들의 가격 심리 방어선에 맞추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강조했다.
◆ 10년 만에 바뀐 수입 ‘맥주 4캔’ 할인
마케팅 공식도 바뀌고 있다. ‘수입 맥주 4캔 묶음’과 ‘라면 2+1 판매’의 공식 파괴가 대표적이다. 최근 GS25는 10년 만에 수입 맥주 4캔 묶음 행사를 3캔 묶음으로 바꿨다. 2014년 4캔 1만원에서 2022년 1만1000원을 거쳐 지난해 1만200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더는 가격을 올리기 부담스럽자 맥주 캔 수를 3개로 줄이고 가격을 1만원 이하인 9000원으로 맞췄다.
이마트는 30년 동안 지켜온 라면 ‘2+1 묶음’ 할인 행사를 3개 묶음 9900원으로 바꿨다. 기존에는 같은 종류의 라면 두 묶음을 사면 한 묶음을 덤으로 줬지만 이제 종류에 관계 없이 라면 세 묶음을 9900원에 판매한다. 고물가 시대 장바구니 필수 아이템으로 꼽히는 라면을 가격에 구애 받지 않고 다양하게 고를 수 있게 해 고객을 유인한다는 의도다. 이마트 관계자는 “더 비싼 프리미엄 라면을 살 때는 3개 묶음을 고르는 게 유리하다”며 “선택의 폭을 넓혀 장기적으로 매출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명품업계는 연초 가격 인상 줄이어
저마다 고물가 대응책을 내놓는 가운데 연초 가격 인상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에 제동이 걸린 식품업계는 조용한 반면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외국계 명품 회사는 연초부터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섰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은 이날 일부 시계와 주얼리 가격을 4~5% 인상했다. 시계 J12 33㎜는 기존 827만원에서 865만원으로 4.6% 가격이 올랐다. 샤넬코리아 측은 “환율 차이로 국가별 가격 차이가 있어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에르메스도 샌들과 가방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평균 10~15%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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