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식당 요리사 박찬일의 노포 기행
박찬일 지음 | 노중훈 사진 | 중앙 M&B | 2014년 11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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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식당을 닮아 단순하고 우직한 박찬일 셰프의 에세이!
미문의 에세이스트이자 요리사 박찬일의 오래된 식당 탐방기『백년식당』. 이 책은 해장국의 참맛을 이어가고 있는 ‘청진옥’에서 ‘스탠딩 갈비 바’의 원조 ‘연남서서갈비’까지, 세대를 이어 운영하며 ‘백년 식당’을 꿈꾸는 한국형 노포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그는 마치 시간여행자처럼 시간과 공간을 지켜온 맛을 찾아다니며 주인장들의 기억을 끄집어내고 우리 음식문화와 관련된 여러 문헌들을 찾아내 ‘그 집’만의 특별함을 기록했다. 1년여의 취재 시간 동안 어렵게 찾아내고 담아낸 18곳의 노포는 고단했던 현대사의 뒤안길은 물론 대를 이어 전수한 음식 맛의 비밀까지 인심 좋게 내어준다. (책 클릭)
이 책을 통해 요리사 박찬일이 찾아나선 18곳의 식당은 50년 너나들이하는 노포들이다. 여행사진 잘 찍기로 유명한 작가 노중훈이 합세해, 두 남자가 함께 찾아나선 노포에는 오랜 세월을 버티고 맛을 지켜온 고집스러움과 함께 격변기의 사회사와 역사의 고단함, 갑남을녀의 아련한 기억들이 담겨있다. 저자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 전에 노포들에 대한 추억과 저자가 가진 기억을 더듬고 살려, 여러 문헌과 견주어 우리의 음식사와 노포를 기록했다.
대구의 나무 상인들의 주린 배를 든든하게 채워준 ‘옛집식당’의 육개장, 외식문화가 낯설던 시절 실향민보다 서울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우래옥’의 평양냉면, 부산의 삼화고무의 전성기와 함께한 ‘할매국밥’의 토렴이 예술인 돼지국밥, 근대화로 이어지는 격동기를 마주하게 하는 ‘마라톤집’의 특별한 메뉴들 등 물질만능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이라는 감정을 조금이나마 느끼게 해주는 노포들을 만나본다.
북소믈리에 한마디!
음식은 함께 나눌 수도 있고, 여럿이 어울릴 수 있는 하나의 ‘사회’이며 문화의 단면이다. 노포야말로 그대로 한 역사이고, 우리의 전 세대의 살아 있는 화석이다. 백년의 식당으로 전통을 이어갈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박찬일 셰프는 우직하게 오래된 식당을 통해 진심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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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한 젓가락, 추억 한 숟가락 … 그 곳에 가고 싶다
책 표지에서 냉면 한 그릇을 앞에 둔 저자의 표정이 수능시험지 보듯 진지하다. 그릇 너비만큼 움츠러든 어깨는 겸손함을 이고 앉은 듯하다. 서울 남대문 부원면옥에서 저자는 “나는 이 집에서 쉬이 다리를 꼬지 않고, 큰 소리로 말하지도 않는다. 역사 앞에서는 다들 공손해져야 하는 법이니까”라고 말한다.
맛있어서 오래된 식당, 노포(老鋪)를 대하는 셰프 박찬일의 자세다. 50년은 넘나들이 하는 집만 골랐는데 가게의 역사가 우리의 근현대사와 이어져 있다. 노포에 가면 음식·장소·세월의 이유를 알 수 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직후 노포의 창업자들은 자신의 허기를 채우고자 음식을 만들었다. 살기 위해 만든 밥, 그 밥을 다른 이가 달게 먹으며 노포의 역사는 대를 이어갔다. 서울 노고산동 ‘연남서서갈비’는 한국전쟁 직후 주인 이대현씨의 아버지가 군용 천막을 쳐놓고 잔술에 뭐든 만들어 팔며 출발했다. 1960년대 들어 고기 부위 중 값싼 갈비를 팔았다. 당시 고급식당에서는 불고기가 대세였다. 요즘에도 외국에서는 갈비는 값싼 고기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안심과 등심만큼 비싸다. 여기에도 역사적인 이유가 있을 터다.
대구 ‘옛집식당(육개장)’, 서울 종로 ‘청진옥(해장국)’은 나무장인 시전(柴廛) 인근에서 출발했다. 국밥은 고된 노동에 지친 나무꾼들이 한 그릇 후딱 비워낼 수 있는 옛 시절의 패스트푸드였다. 저자는 서울식 추탕(추어탕)을 파는 ‘용금옥’을 소개하면서 왜 한국인이 추어탕을 먹었는지 알려준다.
“추수하기 전, 한가할 때 활력을 보충하기 위해 논두렁 물을 빼고 미꾸라지를 잡아 탕을 끓이는 것은 논농사 중심인 한반도에서 아주 흔한 풍습이었다. (…) 음식은 삶의 조건에서 만들어진다.”(95쪽)
박 셰프의 취재 결과 노포에는 공통점이 있다. 좋은 재료로 정성들여 만드는 것은 기본이다. 자신이 파는 음식을 늘 먹는다. 직원들이 오래 근무한다. 평양냉면집 ‘우래옥’에는 82세 김지억 전무가 50년 넘게 일하고 있다. 주인장들이 고된 노동에 이골이 나 있는 점도 비슷하다. 3대째 대를 잇고 있는 설렁탕집 ‘잼배옥’의 2대 사장은 너무 힘들고 고단해서 아들에게 일을 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3대 사장이 된 아들은 고기를 써느라 팔꿈치에 ‘테니스 엘보’라는 병을 얻었다.
글 쓰는 셰프로 알려진 저자의 글솜씨가 맛깔지다. 책을 읽는데 입에 침이 고인다. 당장 가까운 노포에 가서 설설 끓는 설렁탕을 훌훌 삼키고 싶다. 노포와 맛깔진 음식과 지난 세월을 음미하고 싶게 하는 책이다.
- 중앙일보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옮김(위의 책 클릭하시면 교보문고로 안내합니다.^^)
첫댓글 토욜마다 무주 맛기행이 어느 여행사에 있는걸 봤는데 함 갈려고 벼르기만 하고 엄두를 내질 못했는데 노포기행을 보니 또 가고 잡다 언젠간 떠나 보리라
맛기행

자유롭게 기차이용해서 가고 싶다....

@새벽애(뎀) 시간좀 내시구랴 난 언제나 ok ㅋ
@산여울






내년(음력으로)쯤 시곗줄 풀고 싶긴 한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