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온누리플랜 안순기 대표
본보와 공동으로 강원도에 지원
“많은 이웃에게 도움되기를”
양구에서 마스크를 생산하는 업체 대표가 강원도 내 저소득층 등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강원일보사와 뜻을 같이해 시중가격으로 약 50억원 상당의 마스크(KF94) 200만장을 기부하기로 해 화제다.
양구군 양구읍 하리농공단지 내 마스크 생산업체 (주)온누리플랜의 안순기 대표는 올 4월 말까지 마스크 총 200만장(공적판매처 납품가 20억원·사적판매처 납품가 50억원 상당)을 강원도에 무상 기부하기로 5일 결정했다. 마스크 사재기 논란과 전국적으로 극심한 수급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온 통 큰 기부여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특히 노인과 장애인 등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줄 서기조차 힘든 도내 취약계층에 대한 마스크 공급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가 기부를 결심하고 기부 물량이 강원도 내에 배부될 수 있도록 성사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강원일보사 양구지사장을 겸하고 있는 안 대표는 최근 박진오(50회) 강원일보 대표이사, 허인구(50회) G1강원민방사장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마스크 수급난에 따른 서민들의 힘겨운 상황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고, 박 대표이사와 허 사장으로부터 강원도민들을 위한 마스크 기부 제안을 받았다.
이 같은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안 대표는 방법을 고민하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하루 총 생산량 7만장 가운데 절반인 공적판매처 납품 물량 3만5,000장이 강원도민들에게만 전해질 수만 있다면 4월말까지 생산되는 총 200만장을 기부하겠다고 결심을 굳혔다. 그러나 강원도와 각 시·군 등 지자체는 공적판매처에 포함이 안 돼 공적판매처 물량을 기부한다해도 강원도민들에게 돌아간다는 보장이 없었다.
하지만 이같은 소식을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우연찮게 듣게 되면서 안 대표가 기부하기로 한 마스크의 강원도 배정은 급물살을 탔다. 이 전 지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보건복지부 관계자들과의 정책 협의를 통해 강원도내 업체에서 생산되는 공적 물량인 만큼 강원도를 통해 형편이 어려운 도민들에게 나눠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결국 길을 열게 됐다.
안순기 대표는 “얼마 전 춘천의 하나로마트 앞을 지나다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고 울컥할 정도로 가슴이 아팠다”며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정부의 긴급조치에 적극 따르면서 강원도민들이 마스크를 구하는데 조금이라도 수고를 덜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어 “보다 많은 도민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뿐”이라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