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시평> 김 길 홍 회장
"박원순 시장의 속 보이는 포퓰리즘 서울시 행정"
우리나라 속담에 “염불엔 마음 없고 잿밥에만 관심있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요즘 부쩍 논란과 관심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겨냥한 것 같다.
차기 대권의 야권주자 1~2위 반열에 오른 박 시장은 과거 오랫동안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대표로 활동하다가 정치에 입문한 몇 년 동안 진보 및 야권세력의 꾸준한 지지를 받아왔다. 시간이 흐르면서 1000만이 넘는 서울 시민의 살림을 꾸려가는 행정가와 정치인으로서 참신하고 새로운 스타일의 서울시정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았다.
서울시장으로 취임한 후 첫 소감으로 박 시장은 이명박ㆍ오세훈 전임 시장의 청계천, 새빛섬 등의 보여주기식 서울시 행정을 비판하면서 서울시정의 혁신과 개혁을 다짐했다. 콘크리트식 전시행정 보다는 소프트웨어적 복지행정을 표방했다.
서울시민의 불편을 해결하는 봉사행정에 주력하고 생활주변의 민원과 장애를 처리하는 시정을 중점적으로 추진하여 성과를 보인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서울시정을 추진하면서 오로지 홍보와 선전에만 목숨을 거는 스타일이다. 홍보는 실제와 내용과 사실로 뒷받침해야 성과가 나고 이해를 얻는 것이다. 겉만 번지르하고 알맹이가 없으면 금방 들통나서 거짓말과 속임수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작금 서울시의 홍보 선전 방식이 그런 비판을 받고 있다.
응답소 운영, 다산콜센터를 비롯하여 수많은 서울시내 시내버스와 정류장, 지하철안의 광고판을 살펴보면 서울시는 지상낙원의 세계일류 도시인 줄 착각할 정도이다. 박 시장이 재선에 도전한 2014년 6.4지방선거를 전후해서 서울시의 홍보와 광고가 홍수를 이루었지만 요즈음에는 좀 덜한 편이다. 청년실업자의 취업, 영세노인의 복지, 밤길 여성의 안전귀가, 영유아의 보육시설 등 서울시에 도움만 청하면 해결되는 것처럼 과대포장에 열을 올렸다. 관련 시정의 실체와 내용은 별 것이 아니지만 홍보와 선전에 그럴듯하게 겉포장에만 치중한 나머지 오히려 양식 있는 시민들의 지탄을 받았다.
최근 박원순 시장은 한계가 있기 마련인 국가와 서울시의 재정수요는 외면하고 인기에 영합하고 지지표만 계산하는 서울시정의 돌출시책을 발표했다. 서울시민가운데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에게 50만원 씩 지급하는 예산으로 90억원을 책정했다. 재정자립도가 서울시보다 낙후된 이재명 성남시장도 비슷한 청년 실업 대책을 내놓았다. 진보성향의 지방자치단체장은 나랏돈으로 노동력을 갖춘 청년을 먹여 살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 특색인지 모르겠다.
직업의 귀천을 따지지 않고 노동만 하면 먹고는 살 수 있는 청년에게 어떤 원칙과 기준을 설정하여 지원자금을 집행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 같다. 청년을 지원하는 것 보다 서울시와 성남시의 변두리에 가면 끼니를 잇지 못하는 독거노인들과 생활고에 허덕이는 빈민들을 돕는 일이 더 시급하지 않을까? 예산이 돌아간다면 정말 가난한 이웃과 부모 없는 어린이들에게 식생활부터 해결해 주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 같다. 쌩쌩한 젊은 청년들에게 노력의 대가 없는 현금을 주는 선심(善心)은 선거 때 젊은 사람의 표를 노리는 얄팍한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는 속내가 드러나 보인다.
박원순 시장은 그 와중에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Hi, SEOUL”이라는 서울시의 브랜드를 금방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I SEOUL U”로 바꾸는 이벤트까지 열었다. 그 행사에서 빨간 나비넥타이까지 메고 잔뜩 멋을 부리고 시민 앞에 가까이 다가서는 낯선 포즈를 취했다. 서울시에 박원순의 새로운 이미지를 심으려는 설익은 낭비와 욕심으로 비추어 진다. 10여년 이상 사용해 세계적으로 알려진 브랜드를 특별하고 신선한 인상을 주지 않는 새 브랜드로 고치는 목적과 취지를 보통사람으로서는 선뜻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럴듯한 명분과 이유를 붙이더라도 대통령의 꿈을 이뤘던 전임 서울시장의 잔재와 체취를 빨리 지워버리고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 박원순의 유일한 “상표”를 정착시키려는 고차원적 홍보의 수단으로 풀이하는 서울시민이 많다.
홍보와 선전의 요체(要諦)는 품질과 실제가 최우선이다. 흠이 가고 썩은 제품을 아무리 포장을 잘해 시장에 내놓아도 잘 팔리지 않는다. 상품을 사가는 고객을 일시적으로 속일 수 있어도 곧장 제품의 질과 상태를 얼마 안가서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장과 거짓으로는 민심을 사기에는 세상이 민주화되고 많이 변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서울시청의 홍보참모와 요원이 100명에 가깝다는 보도를 읽은 기억이 난다. 대권의 꿈을 가지지 않았다면 과연 박원순 서울 시장과 서울시 행정을 알리는데 그 많은 인원과 예산이 필요한지 반문하고 싶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국민과 1000만 서울시민 앞에 정치지도자로서 가면을 벗고 조금 더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우선 서울시 행정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