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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
나무위키, 2022. 9. 18
1. 개요(souterrain(Semi-basement house 라고 쓰기도 한다.) 半地下)
반은 지상에, 반은 지하에 위치하고 있는 주거공간을 의미한다. 채광창은 사람이 밖에 섰을 때 발쪽에 위치하고 있다. 옥탑방과 반대인 듯하면서도 비슷한 공간이다.
세대번호는 보통 앞에 B[지하를 뜻하는 Basement의 두문자. 반지하뿐만 아니라 완전 지하도 이렇게 표기하곤 한다]를 붙이며 B-1, B01, B101 식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이고, 일부 지상형 반지하 세대의 경우는 그냥 1층으로 취급하여 101, 102 식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2. 기원과 형성
1968년 김신조 등 북한에서 내려온 공작원 31명이 일으킨 1.21 사태로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며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자,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김현옥은 '전시체제에서 서울시민 350만명을 대피시킬 방공호 구실을 할 지하 건설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1970년에 정부에서 건축법을 개정하여 '인구 20만명 이상의 도시에서는 지상층 연면적 200㎡인 건축물을 지으려면 지하층을 만들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그리하여 어지간한 다층 건물의 경우 전시에 방공호 또는 진지 등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지하실을 의무적으로 만들게 되었다. 다시 전쟁이 나서 인민군이 쳐들어와 시가전이 발생할 경우 각 건물의 반지하가 일종의 참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당시는 북한이 한국보다 군사력으로도 우위에 있었고 전쟁 위험은 현실이었다. 그리고 서울은 휴전선과 불과 약 40k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또한 냉전 시기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소련, 미국 등에서도 군사적인 용도로 지하 방공호를 짓도록 의무화한 경우는 흔한 일이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쟁이 없다고 지하실을 빈 공간으로 두기는 아까우니 원래 목적(전쟁 대비용) 이외의 용도로 활용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주로 창고나 보일러실 용도로 사용했고[연탄으로 난방하던 시절이라 겨울이 다가오면 집집마다 연탄을 수백 장씩 사서 쟁여놓고 겨울 내내 썼는데, 이때 지하실을 연탄 창고로 쓰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1970년대는 보일러가 보급되던 시기라 보일러실이 필요하여 보일러실 용도로 쓰기도 했다] 사람이 거주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촌향도 현상으로 수도권 및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주요 대도시의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지방에서 상경한 가난한 사람들이 세들어 사는 경우가 많아졌다. 나중에는 집주인이 적극적으로 지하실을 개조해서 세를 받기 위한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일종의 유행이 되었다. 지하실은 원래 거주용이 아니기 때문에 지하실을 임대하는 것은 불법이었지만, 그뒤로도 수도 서울의 인구가 계속하여 팽창하여 주택난이 극심했기에 정부는 이를 묵인 내지 방조했다. 1975년이 되자 건축법 개정으로 아예 합법화(…)했다.
이 과정에서 지하실이 반지하로 변하게 되었다. 불법이든 뭐든 많은 사람이 지하실에서 살고 있는 게 현실이니, 채광이나 환기 등 주거조건을 최소한은 갖추도록 건축법을 개정한 것이다. 원래의 지하실은 완전한 지하라 창문이 없거나, 혹은 일부만 지상으로 올라와 창문이 겨우 10cm 수준이었다. 그런데 1984년에 지하실의 높이 중 절반은 지상으로 올라오게 하여 반지하로 바꾸게 되었고, 덕분에 창문을 그전보다 크게 만들 수 있게 되어 채광이나 환기가 그나마 조금은 나아지게 되었다.[그래서 반지하가 많은 구 시가지에서 반지하의 창문 크기를 보면, 그 반지하가 속한 주택의 건설연도를 대강은 짐작할 수 있다. 창문 크기에 따라 1984년 이전에 건설되었는지 이후에 건설되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세를 받으려는 집주인이 집을 지을 때 한 층을 더 올리지 않고 굳이 반지하를 만드는 이유는, 일반 주택은 4층까지만 허가가 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반지하는 지하로 분류되어(지층) 층수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4층이지만 실제로는 반지하를 포함하여 총 5개 층이 되어 임대료를 더 받을 수 있다. 1984년에 서울의 극심한 주택난을 해결하고나 정부가 다세대주택 건설붐을 일으키면서 반지하는 더욱 확산되었다. 같은 해 지하층 규정이 완화된 것도 반지하 주택 급증에 한몫했다.
3. 여러 단점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것으로 인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한다.
■ 습도가 높기 때문에 부패도 심하고 곰팡이도 많아서 반지하 특유의 악취가 많이 난다. 방치할 경우 끔찍한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그 습기의 원인인 물은 가습기에 넣는 깨끗한 물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다. 특히 심한 곳은 빵에도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았는데 곰팡이가 피기도 하며, 옷이나 이불 등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보관하던 쌀에도 곰팡이가 피는 대참사가 벌어지기도 해서 집밥을 해먹는 것은 사실상 꿈도 꿀 수 없다. 당연히 빨래도 영 잘 마르지 않는다. 담배꽁초, 쓰레기 등의 악취가 그대로 집으로 들어온다. 새벽에 술취한 사람이 노상방뇨를 하기도 한다.[기생충에서 주인집 내외가 냄새를 언급하는 장면은 반지하에 살고 있는 송강호의 집안 사람들의 몸에 배어있는 반지하의 악취가 무의식적으로 느껴진다는 복선이며, 마지막 시퀀스에 이선균이 코를 막고 '냄새'를 언급하는 장면에서 파국에 이르게 된다]
■ 높은 습도와 더불어 환기도 잘 안 되다 보니 제습기,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것이 좋은데, 반지하에 사는 형편에 비싼 제습기 및 공기청정기를 사서 돌리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이것 때문에 건물주들이 세입자가 살지 않는 반지하 세대의 현관문이나 창문 등을 주기적으로 열어두어 환기를 시키기도 한다.
■ 도로변에 있는 반지하의 경우 자동차 매연에 시달리기도 한다. 자동차의 배기구 높이와 반지하 창문의 높이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때문에 창문을 닫고 사는 사람들도 많다.
■ 공기보다 무거운 라돈 누적에 취약하다. 참고로 라돈은 폐암 유발 물질이다.
볕이 잘 들지 않아서 환한 대낮에도 형광등이라도 켜놓지 않으면 깜깜하다.
소음 문제가 심각하다. 자동차 소음은 물론이고 평범한 빗소리도 크다. 적은 비는 빗소리 자체는 크지 않을 수 있으나, 건물 옥상에서 벽을 타고 내려오는 물이 창문 근처에서 떨어진다면 폭포수 같은 소리에 온종일 시달려야 한다. 당연히 배기음이나 오토바이 소음도 굉장히 크게 들린다. 사람들의 발소리, 말소리 등을 모두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특히 발정난 고양이가 밤새 우는 소리, 고양이 싸움소리 등으로 밤새 고역을 치르기도 한다.
온갖 먼지나 외부 이물질, 특히 바퀴벌레, 쥐, 모기, 파리 심지어 지네, 그리마, 꼽등이가 들어오기 쉬워서 비위가 약한 사람들은 정말 고역일 수 있다. 그런데 살아보면 저것들보다 더한 정말 대책이 없는 고난을 선사하는 존재가 있는데, 다름아닌 개미. 연립주택 앞의 화단이나 가로수 밑의 흙에 집을 짓고 연립주택을 사냥터 삼아서 번식하기 때문에 반지하는 필연적으로 이들의 서식처가 된다. 주변 정리도, 음식물 발생 억제도, 약도 다 안 통한다. 그냥 답이 없다.
겨울에는 반지하일 경우 보일러 시설을 꼭 확인해야 한다. 과거 연탄 보일러를 쓰던 시절은 말할 것도 없고, 현 가스/등유 보일러를 사용하더라도, 구조적으로 보일러실에서 나온 가스가 반지하로 스며들 수 있는 구조의 집이라면 최대한 피해야 한다. 일반적인 상황에선 가스 중독이 되기 힘든 정도의 보일러 이상[연통이 조금 찢어졌다던지, 연소기에 이상이 생겨서 일산화탄소가 무럭무럭 나온다든지]에도 구조상 환기가 거의 되지 않고, 아래쪽으로 가스가 쌓여갈 수 있는 반지하의 특성상 사람이 질식사할 수가 있다. 예시
가스보일러 CO중독 사고, 2명 사망 기자명 이경인 2003.05.09. 서울 송파 반지하주택서, 사고발생 3일 후 발견 지난 2일 서울 송파구 삼전동의 한 빌라에서 20대 여성 두 명이 가스보일러의 폐가스가 실내로 유입되면서 CO에 중독, 사망된 채 발견됐다.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스보일러의 배기통이 휘어진 곳에 물이 고여 폐가스가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역류됐으며 보일러와 배기통 접속부의 틈새로 폐가스가 실내로 유입돼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고로 이모(여·25)씨와 박모(여·23)씨가 사망했으며 폐가스 유입으로 사고가 발생한 시기는 지난달 29일 경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가스보일러의 배기통을 알루미늄 자라바형을 일체형으로 전면 교체하고 가스보일러(FF형)를 실내가 아닌 전용보일러실 또는 외부에 설치토록 규정을 변경해 폐가스 누출로 인한 사고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해당 도시가스社의 지역관리소에서 지난 2월에 실시한 안전점검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 가스신문(http://www.gasnews.com) |
곰팡이로 인한 도배, 배수 관련 수리 및 집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수리가 쉽지 않은 경우도 많아, 세입자가 오래 있지 않으면 오히려 손해가 나는 경우가 있다. 건물주의 입장에서 보면 세입자를 다시 받기 위해서 도배도 다시 하고, 장판도 다시 깔고, 이전 세입자가 더렵혀 놓은 것들을 전부 청소해야 하기에 거주자가 2년 계약 딱 끝나자마자 이사를 가려고 하면 건물주가 까탈스럽게 구는 경우가 많다.
화장실 수압이 기존의 건물보다 약하고 특히 변기가 정화조 위에 설치된 사례가 많아, 변기가 역류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반지하 화장실을 잘 묘사한 장면 중 하나가 영화 기생충인데, 극 중에서 기우와 기정이 와이파이를 잡기 위해서 화장실 안에서 쪼그리는 장면을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달랑 하나 있는 창은 길바닥에 붙어 있어서 사람들 발만 보이고,[이를 이용한 괴담 등도 있다. 창에 고개를 내밀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생각해보니 여긴 반지하라든지, 아파트 베란다 할머니 괴담과도 비슷하] 밖에서 방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라 창문을 마음 놓고 열지도 못한다. 이게 여름에는 상당히 고역이다. 안 그래도 환기가 더더욱 필요한게 반지하인데 환기를 시키지 못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차선책으로 창문에서 약간 띄우고 판자를 공사해놓기도 한다. 햇볕과 신선한 공기를 포기하면서 프라이버시를 지키야 하는 것이다.
구조상 범죄가 나기 매우 쉽다. 아파트의 경우도 1층이 가장 저렴한 이유가 바로 도둑 및 사생활 노출에서 여성의 경우는 성범죄 문제 때문인데, 반지하의 경우 넘을 담조차 없기 때문에 창문만 열면 침입하기 아주 쉽다. 사실 반지하에 뭐가 훔칠 게 있어 들어오나 싶지만, 의외로 범죄자들이 노리는 것은 경비가 삼엄하고 리스크가 큰 부잣집이 아니라, 반지하같이 방범이 허술한 집들이다. 때문에 튼튼한 방범창은 필수이다. 하지만 방범창을 튼튼하게 다는 게 재난상황에서는 빠져나갈 수 없게 만드는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는 게 또 문제이다.
한국일보 반지하 사는 일가족 덮친 폭우, 대피 안내방송도 없었다, 입력 2022.08.10. “어떻게든 구하려고 했는데....” 8일 수도권 물난리로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반지하 주택에 거주하던 발달장애인 가족이 침수로 고립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집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가족을 발견한 이웃들은 유리창을 깨는 등 필사적으로 구조를 시도했지만 허사였다. 같은 날 동작구 상도동에서도 50대 기초생활수급자가 물이 차오르는 집에서 탈출하지 못해 목숨을 잃었다. 이곳도 저지대에 위치한 반지하 주택이었다. 9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신림동 반지하 주택 침수로 홍모(47, 46세)씨 자매와 동생 홍씨의 딸 황모(13)양이 숨졌다. 언니는 발달장애인으로, 함께 사는 어머니 A씨가 병원 검사로 입원한 사이 동생 홍씨가 언니를 돌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 8시쯤 관악구 일대에는 시간당 13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홍씨 가족의 이웃주민 김인숙씨는 “오후 8시 30분인가 울먹이며 ‘우리 애들 좀 도와달라’는 A씨 전화를 받고 나갔는데, 이미 물이 가득 들어차 집 안이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주민들이 힘을 모아 방범창을 뜯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옆집에 사는 전예성(52)씨는 “하수구가 역류하면서 순식간에 물이 차올라 손쓸 틈이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들 가족을 구조해달라는 신고만 경찰에 8건 접수됐다. 오후 8시 59분부터 2분마다 신고가 쇄도할 만큼 상황은 급박했다. 같은 빌라에 사는 박모(35)씨는 “119와 112에선 ‘통화량이 많아 기다리라’는 자동응답만 반복되다가 전화가 끊겼다”고 말했다. 경찰은 신고 접수 후 30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관악경찰서 관계자는 “비 피해 신고가 40건 넘게 접수돼 순차적으로 처리하느라 출동이 다소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소방관들도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을 받고 나서야 오후 9시 45분쯤 현장에 왔다. 관할 관악소방서 인력이 없어 인근 양천ㆍ구로소방서에서 지원을 와 뒤늦게 물을 퍼냈다. 그러나 가족은 사망한 뒤였다. 저지대 대피 안내 없어, 재난대응체계 '적신호’ 이날 저녁 침수피해를 입은 신림동 일대 주민들은 대피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악구청은 ‘도림천 범람 우려’ ‘봉천동 산사태 우려’ 등 오후 9시 21분부터 총 5건의 재난안전 문자를 발송했지만 그 시간 저지대 주민들 집에는 빗물이 들어차 있었다. 서울시가 ‘저지대 침수구역 대피’ 최초 재난문자를 보낸 시간도 오후 9시 19분이었다. 전예성씨는 “대피 문자를 받기도 전에 물이 밀려 들어와 (숨진 가족은) 언제 밖으로 나가야 할지 판단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관악구청 관계자는 “긴급 재난문자는 위급 상황에서 주민 대피를 권고하는 내용인 만큼 신중하게 발송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관악구와 마찬가지로 세찬 비가 내린 상도동에서도 반지하 주택에 거주하던 50대 여성 오모씨가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전날 오후 11시 3분쯤 구조대원이 물에 빠진 오씨를 발견해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겼으나 소생하지 못했다. 이 집에는 오씨 어머니와 여동생 등 세 가족이 살고 있었다. 모친과 여동생은 서둘러 집 밖으로 나왔으나 뒤따르던 오씨는 갑자기 차오른 물에 갇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지하 주택에서 연이어 비극적 사고가 발생하자 긴급 재난상황에 대응하는 사회안전시스템에 적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계속된 신고에도 출동은 늦었고, 침수 우려가 높은 지역의 반지하 신축 문제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는 “폭우와 같은 재난 상황에선 당연히 통신 장애가 급증하는데 행정안전부가 회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김도형 기자 namu@hankookilbo.com |
상술한 여러 문제점들로 인해 심리적, 육체적 건강이 악화되기 십상이다. 사람에 따라 반지하 생활은 "열심히 해서 이곳을 꼭 벗어나야겠다"는 의지로 나타날수도 있으나, 반대로 비관론적인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특히나 인격이 발달중인 아이들이라면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비가 오는 날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며, 때로는 헬게이트가 펼쳐지게 된다. 비 오는 그 순간에는 빗물이 집에 들어올까봐 걱정해야 하고, 비가 온 다음날은 습기와의 전쟁이 벌어진다. 비가 직접 들어오지 않더라도 바닥에서 빗물이 튀어 들어오기 때문에 창문을 열수 없다. 태풍이나 호우로 인해 홍수가 나면 상당수의 반지하가 물에 잠기기도 한다. 그렇기에 대규모 침수 사건이 일어나면 저지대에 위치한 반지하방이 가장 먼저 잠기는 경우가 많다. 안 그래도 평소에 습도가 높은데 비가 오면 임계치에 도달하며, 창문을 열어놓으면 바닥의 습기가 그대로 집으로 들어와 습기를 빼기가 쉽지 않다. 해결책은 제습기와 에어컨 뿐이다.
폭우가 도로를 물로 뒤덮을 정도로 쏟아지면 집안에 물이 들어차게 되는데, 이때 서둘러 탈출하지 못하면 큰 불상사를 겪을 수 있다.[문 밖의 물이 무릎 높이까지만 찼더라도 수압으로 인해 문 열기가 매우 힘들어진다. 이 때는 오히려 집 안으로 물이 들어오게 해서 문 내부와 외부의 물 높이가 맞아야 문이 열릴 것이다. 자동차가 수몰되었을 때 자동차 안에서 문 여는 법과 비슷하다. 하지만 만약 문 밖의 물이 머리 위까지 차올랐다면 집이 아예 잠기기 전까지는 문을 열기 힘들 것이다] 영화 〈기생충〉의 장면은 영화일 뿐이지만, 2022년 8월 수도권 홍수 사태에서 실제로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반지하 창문에 설치된 방범창을 뜯지 못해서였다. 반대로 이웃이 구조 요청을 듣고 방범창을 뜯어준 덕분에 간신히 구조된 사례도 있었다. 사고가 발생한 곳도 이웃들이 방범창을 뜯으려고 했지만 너무 단단하게 고정되어 뜯지 못했고, 구조 대원이 와서 3시간을 작업한 끝에야 방범창을 간신히 뜯어내고 배수 작업을 했지만 이미 늦은 시점이었다.
4. 해결의 어려움
위의 나온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반지하 방이 계속 존재하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점으로 인해 보통의 집보다 전월세 가격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즉, 주거비를 감당하기 힘든 저소득층 사이에서 꾸준히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지역이 재개발이 될 경우 반지하도 엄연히 주택으로 인정받으므로 입주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원칙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반지하에 살 정도면 무척 가난한 처지라 입주권이 나와도 정작 입주비용을 마련하기 힘들다. 그래서 입주권, 일명 딱지를 다른 사람에게 팔고 다시 저개발 지역으로 옮겨가서 살게 되는 경우가 많다.[어디에나 예외는 있는 법이라, 집주인이 투자자의 입장이라면 얘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그야말로 대박이 터진다. 게다가 임차인도 법령에 빠삭한 경우 일부러 임대주택 입주권과 이주비를 노리고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런 경우는 그 임차인이 정말로 형편이 어려워서 반지하에 들어갔다기보다는 처음부터 '내 집 마련' 또는 '부동산 투기' 차원에서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반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저소득층도 충분히 입주할 수 있는 저렴하면서 살만한 주택이 많이 보급되어야 하는데, 도심은 토지가 비싸기 때문에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려면 교외지역에 건축해야 한다. 하지만 보통 일자리가 교외보다는 도심에 몰려 있기 때문에, 교외에 거주할 경우 출퇴근에 드는 시간도 길어지고 교통비도 많이 든다. 저소득층의 일자리 상당수가 일용직이라 일반 직장인보다 이른 새벽 시간에 재빨리 현장으로 가지 못하면 그날은 공친다. 또한 어지간한 집은 차가 1대씩 있고 심지어 2,3대 있는 집도 꽤 많은 시대라지만, 반지하에 살 정도면 차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 일용직이 아닌 좀 더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진 사람이라도 대중교통 편의성이나 출퇴근 시간 거리를 따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도심지역으로 최대한 빠르고 싸게 움직일 수 있는 집을 구해야 하는데, 그게 반지하인 경우가 많다.
결국 양질의 임대주택을 지어도 저소득층이 임대주택의 위치 등의 문제로 임대주택에 들어가지 않게 된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서 조사하여 통계를 낸 '2020년 주거실태 조사'를 인용한 세계일보 기사를 보면, 반지하에 사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주택환경 만족도 비교표에서 '방수, 환기, 채광' 등 집안에서의 생활 관련 항목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만, '상업, 의료, 공공기관, 대중교통' 등 집 주위의 편의 시설 관련 항목에서는 큰 차이가 안 난다. 반지하에서 사는 게 아무리 불편해도 각종 편의시설 및 대중교통 접근성 때문에 반지하를 쉽게 떠날 수 없다는 뜻이다. 단순히 임대주택을 잔뜩 짓기만 한다고 반지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주거 문제 및 도심으로의 접근성 문제를 같이 해결하려면, 반지하가 위치한 구 시가지를 재개발하면서 바로 그 지역에 반지하 거주민들에게도 괜찮고 살만한 주택(공공임대주택)을 다수 건설하는 공공재개발이 필요하다. 그러나 어른의 사정으로 정비사업이 지연되거나 시도조차 못하는 상황이 많고, 집주인들도 일반적으로 임대주택이 건설되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설령 임대주택을 건설해도 일반 분양자들의 님비현상과 차별로 어려움이 있다.
2010년 서울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서울 강남 지역이 큰 침수 피해를 입자[강남은 원래 저지대라(아예 한강이 지나가던 자리를 모래와 돌로 메운 지역도 많다), 고지대인 강북에 비해 큰 피해를 봤다], 서울특별시는 신규 건축물에 대해 반지하 신축 금지 정책을 꺼내들었고 신규 주택 보급과 재개발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반지하 비율을 점차 줄여나가기로 했다. 실제로 2010년 기준 서울에서 약 30만 가구가 반지하에서 살았는데 2022년 기준 약 20만 가구로 줄어들었다. 다만 20만 가구는 서울 전체 가구 중 5%에 해당하기 때문에, 여전히 서울에서 20가구 당 1가구는 반지하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2022년 중부권 폭우 사태로 많은 이재민은 물론이고 사망자까지 발생하자 반지하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며 해외 언론까지 주목하게 되었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와 협의하여 향후 지하 및 반지하 주거용으로 전면 불허하고 20년 안에 차례로 없애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정부 측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은 많은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반지하를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곤란하다며, 일방적으로 없애기에 앞서 주거복지정책부터 마련할 것을 주장하는 등 서울시와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원래 주택 문제 및 저소득층 문제는 사회구조적으로 여러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많은 의견 충돌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5. 사회적 인식
기택 : "아니… 어떻게… 이래 살면 살아지나? 이런데서도…" 근세 : "땅 밑에 사는 사람이 어디 한 둘인가? 반지하까지 치면 더 많지." -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중. |
대중매체에서 은근히 미화되어 나오는 옥탑방과는 차원이 다른 현실감을 선사한다. 옥탑방도 좁아터지고 난방, 방수 부실하기는 매한가지지만, 그 대신 경치와 야경이 보기 좋은 배경이 된다. 그리고 옥상을 이용하므로 자유롭고 낭만적인 이미지로 포장할 수 있으며, 환기가 힘들어 사시사철 습기가 차는 반지하와 다르게 최소한 환기는 충분히 할 수 있다. 또한 2010년대 이후 지어진 신축 옥탑들처럼 처음부터 거주공간으로 상정하고 지을 경우 일반적인 원룸, 투룸과 큰 차이가 없는 경우도 있다.
반면에 반지하방은 도저히 미화하려야 미화할 구석이 단 하나도 없다. 비슷하게 가난한 처지의 주인공을 내세우더라도 옥탑방이 씩씩함 혹은 낭만을 나타내는 코드로 사용된다면, 반지하는 처절함 또는 비참함을 나타내는 코드로 사용된다. 실제로 영화 기생충에서 주인공 가족이 살고 있는 반지하는 주인공 가족의 입장, 빈민층의 실태를 대표한다.
셜록현준에서 반지하에 대해서 반지하의 문제점을 기생충과 건축학개론의 장면을 예시로 들면서 설명하며, 결론적으로 반지하라는 건 사실상 우리의 도시에서는 없어져야 하는 주거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해결 방안으로는 '인센티브를 줘서 전체 레벨을 다 올리는 쪽으로 가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 밖에도 "사실 제가 꿈꾸는 것은, 인간이 기거하는 곳은 지하에 아무도 없었으면 좋겠다"라는 자신의 바람도 말했다.
이말년은 이말년 시리즈에서 2010년 즈음 기안84와 함께 반지하에서 살았던 이야기를 다루었던 적이 있다. 만화에서는 위치가 나오지 않지만 이후 기안84의 인터뷰를 참고하면 서울 마포구 상수동이었다고 한다. 원래 노란 장판이 있었는데 기안84가 에폭시를 깔고 싶어해서 뜯었는데, 에폭시 건강 논란을 이말년의 현 부인이 걱정해서 그냥 뜯은 상태로 돌바닥 위에서 잤었다고. 이후 이말년은 입주 3달 만에 결혼하면서 그 집을 떠났지만 기안84는 좀 더 오래 살았다. 10년 뒤 기안84는 웹툰 작가 중 손꼽히는 부자가 됐으니 격세지감이다. 다만 앞으로는 영화든 뉴스이든 어쩔 수 없이 반지하에서 살고 있는 계층이 엄연히 있는 만큼 낙인화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후진적 주거’ 낙인찍은 반지하 집…수십만 삶마저 모욕할 건가요?
6. 생활 조언
반지하를 선택하게 된다면 대부분 피치 못할 사정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삶의 질을 위해 몇가지 팁이 있다.
다소 좁더라도 리모델링이 되어 있는 곳을 선택하라. 넓은 것보다 좁고 쾌적한 것이 낫다. 건축법과 부정적인 인식의 문제로 오래 전부터 거주 목적의 반지하는 새로 지어지지 않고 있으며, 바꿔 말하면 반지하는 대부분 오래된 건물이다. 이로 인해 파생되는 수많은 문제들이 발생한다. 곰팡이, 균열, 누수, 상하수도 배수문제, 전기, 치안, 소음문제 등등이다. 최근에는 반지하 기피현상이 심해지면서 세입자가 들어오기 전 리모델링을 해놓은 경우가 많으며, 이 경우 단점들이 상당부분 상쇄된다.
제습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에어컨이 기본 옵션인 반지하가 가장 좋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제습기가 있어야 한다. 이마저도 없다면 빨래도 마르지 않으며 냄새도 심하고 모든 옷에 배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냄새를 맡을 수 있을 정도가 되어버린다. 한번 밴 냄새는 벽지, 침대 등에 배어 빠지지 않는다. 제습기는 10리터 이상이 필요하며 24시간 돌리는 것이 좋으나, 전기요금 및 더운바람 문제가 있기 때문에 낮에 반나절 정도만 틀어놓아도 효과가 상당하다.
창문이 방수가 되는지 안 되는지의 여부가 중요하다. 이거 생각보다 크다. 창문을 꽉 걸어잠궜음에도 불구하고 물이 샌다면 그런 반지하는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
소음 및 냄새, 프라이버시 문제로 창문을 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창문에서 약간 간격을 띄어서 판자를 설치하면 적어도 프라이버시는 지킬 수 있다. 반지하는 환기가 필수이므로, 지나가는 사람이 쳐다본다고 창문을 닫고 살아서는 안 된다. 최소한 하루에 1시간 이상 환기 시켜야 한다. 그럼에도 공기 순환이 잘 일어나지 않으므로, 선풍기를 창문 바깥쪽으로 틀어놓으면 도움이 된다.
투자 목적의 반지하 매매는 꽤 좋은 선택일 수 있다. 가격이 저렴한데다 오래된 건물이라면 재건축 재개발을 노릴 수 있다. 다만 월세가 싸고,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점은 리스크이다.
폭우가 내려 물이 빠르게 차오른다 싶으면 일단 나와라. 차오르는 속도가 일정 구간을 넘어가는 순간 혼자서는 퍼낼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물론 단순히 물이 차오르면 곧바로 나오라는 것은 아니고, 밖의 강수량이 어느 정도 수준이고 방에 어느 정도 속도로 물이 들어오는지 잘 보고 판단해도 좋다. 문을 빠르게 외부 침입 방지용 걸쇠[걸쇠를 풀기 위해 문을 닫을 필요가 없이 바로 문을 열어젖힐 수 있는 형태여야 가능하다. 문을 닫아야 풀리는 걸쇠는 역효과만 난다]를 걸어두고 살짝 열어두는 것은 도박이긴 하지만[탈출해야 할 정도의 상황이 아니라면 들어오지 않아도 될 물만 더 들어오는 꼴이 되겠지만, 심각한 상황이라면 오히려 탈출로를 확보할 수 있다] 도움이 된다. 최악의 경우 수압으로 인해 탈출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으니, 상황을 잘 살피다가 아니다 싶으면 곧바로 나와야 한다. 2022년 8월 수도권 홍수 때도 탈출 타이밍을 놓쳐 사망한 안타까운 사례가 있었다.
7. 사건사고
2022년 8월 다시 서울에 엄청난 폭우가 내려 관악구, 동작구, 구로구 일대의 많은 반지하가 침수 피해를 입고 장애인 일가족 3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지자, 서울시에서는 마침내 앞으로 새로 짓는 주택의 경우 지하와 반지하는 주거 목적으로 전면 불허하고, 이미 허가한 반지하도 20년 안에 모두 없애기로 했다.
한국의 폭우 및 반지하 사망 사고는 외신에서도 보도가 되었다.[아예 'banjiha'라고 일종의 고유명사인거처럼 표기까지 했는데 하술되어있듯이 해외 많은 나라들에 반지하는 존재하기 때문에 마치 자신들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남의 얘기인듯 하는 해외 언론의 이런식의 보도는 문제가 있다. 보통 이런식으로 이루어지는 외신의 한국 관련 보도는 외신의 이름을 빌리는 한국인, 한국계 기자들의 기사가 대부분이다. 당연하지만 외국에서도 본인들 나라에도 반지하가 있는 걸 알고 있으니 너무 신경쓸 필요는 없다]
위기탈출 넘버원 7회 - 2005년 8월 20일 방송분에서 지하주택 침수 시 대처법을 방영했다. 지하주택은 침수에 취약하기 때문에 항상 주의해야 한다. 요지는 물이 발목 이상 차오르면 바로 대피할 준비를 마쳐야 한다는 것이다. 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지기 때문에 불과 1~2분이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8. 종류
■ 일반형: 앞서 설명한 일반적인 지하실을 반지하로 만든 경우. 가장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값이 가장 싸다. 창문은 천장에 바짝 붙어서 한뼘 수준인 경우가 많으며, 상술한 모든 단점이 가장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형태이다. 폭우시 침수 사망 사고가 발생하는 대부분의 형태이다.
■ 지상형: 반지하의 정의가 지면에서 계단 1개만 내려가면 되므로, 이를 이용해서 지면보다 아주 약간 낮은 형태의 반지하층을 만든다. 이렇게 하면 건축법 상으로는 n층짜리 건물에 n+1개 층을 넣을수 있기 때문에 최대 층수가 제한된 대지에서 제한보다 1개 층을 더 넣을수 있어서 집주인에게 유리하다.
물론 건축법상 지하층은 평균적으로 층 높이의 절반 이상이 땅 아래로 묻혀 있어야하기 때문에 너무 조금 묻으면 건축법상으로는 아무 혜택을 못 받을 수도 있다. 형태상 1층과 다름이 없으므로 가장 가격이 비싸다. 단 지면보다 낮은 것은 사실이므로 여름 같은 시기에는 침수의 위험성이 있다.
■ 경사형: 경사가 심한 곳[여기서 경사는 대지의 경사를 말한다. 대지는 급경사인데 대지 앞 도로는 경사가 거의 없는 곳도 존재한다. 산자락에 택지를 만들면서 도로는 깎아 낮췄기 때문. 서울 강북 구시가지 오래된 한옥 또는 양옥을 보면 도로의 경사는 그리 급하지 않은데 도로에 인접한 건물은 거의 10m 정도 높이의 축대를 쌓고 계단으로 올라가야 대문이 나오는 집들이 존재한다. 특히 고려대학교 인근]에 세운 건물의 경우, 오르막 쪽으론 지하인데 내리막 쪽(주로 도로와 인접한 곳)은 지상인 구조의 층이 생기기도 한다. 대지의 지하 여부는 건축 직전 대지 표면의 가중평균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인데 이런 대지에 다중주택을 건축할 때 도로와 동일한 높이로 대지를 낮추면 실질적으로 도로에 접한 1층 주택이지만 건축허가시에는 (원래 대지보다 낮아졌기 때문에) 지하층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반지하라 부르지만, 보통 진짜 반지하에 비해 값을 비싸게 부른다. 지상형보다는 조금 부족하지만 1층과 비교해서 별 차이가 없으며, 경우에 따라 평지 1층보다 오히려 지대가 약간 높은 아이러니한 경우도 있다. 지형에 따라 창문을 열어둬도 별 문제없는 경우도 있고, 상황에 따라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듯한 좋은 방을 찾을수도 있다. 또한 이런 곳은 주로 경사지형이다 보니 배수가 신속하게 이루어 지므로 침수에도 강하다.[단, 경사지의 가장 아래쪽은 다량의 물이 내려오는 관계로 침수가 수시로 발생할 수 있다] 경사형의 경우 경사의 정도와 대지면의 분위기에 따라서 전면은 1층이나 다름 없지만 후면은 최소 창문을 낼 수 있는 반지하도 있고, 대지 자체의 경사가 커서 후면은 창문을 낼 수 없는 완전지하의 경우도 있고 각각의 상황에 따라 채광사정 등 주거환경은 완전히 다르다.[한성대 우리게임장 II 옆 도로인데, 로드뷰 양옆의 1층처럼 보이는 모든 건물이 반지하다. 도로의 높이와 택지의 높이가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일. 해당 로드뷰에서 석축으로 축대가 쌓여진 오래된 건물들이 몇 있는데 이 축대 끝이 원래 대지의 1층 높이이기 때문이다]
경사형의 독특한 형태로 1층형(?)도 있다. 과거 산지에 택지개발을 하면서 전면, 후면 도로를 모두 깎아 낮췄지만 대지는 그대로 높은 상태 그대로인 경우, 그런 택지를 조성한 1950~1960년대에는 기술부족으로 그대로 높은 상태의 주택을 지었다가 1990년대 이후 다중주택으로 개발하면서 도로면 만큼 대지를 깎아서 주택을 건축한 관계로 어느 방향에서 봐도 반지하가 아닌, 즉 1층과 100% 같은 주택을 말한다. 단, 건축 이전 대지보다 레벨이 내려갔고 앞 단락에서 서술한 층수의 유리함 등으로 반지하로 건축하가를 받은 상태라서 서류상은 반지하이다.[등기부에 지하층으로 나온다. 적지 않은 임차인들은 1층으로 알고 계약하려다가, 계약서를 보는 순간 반지하인 줄 아는 경우가 많다]
ex: 한양대역, 이태원동
■ 두꺼비집형: 일반 건물로 지으면서 1층 주변을 흙으로 메꿔버렸다. 즉 1층의 창문 근처까지 흙으로 메꿔서(마당이나 텃밭 부분을 1m 가량 흙으로 쌓아올렸다고 보면 된다) 안 흘러내리게 바깥쪽은 담장 올린다는 명목으로 콘크리트 벽을 세우고. 반지하처럼 보이게 만든 것. 정말 희귀한 경우로, 이 경우에는 1층과 거의 차이가 없다. 심지어 채광도 별 차이가 없다.
9. 해외 인식
유럽 국가들도 반지하가 존재하는데, 'souterrain'이라고 부르며 1년 내내 비가 고르게 오는 유럽의 기후 특성상 늘 습하고 추워서 사람 살 곳이 못 되었고, 과거에는 다락방처럼 가난한 사람들이 산다는 인식이 강했다. 특히 근세 네덜란드같은 경우 계단세 때문에 극빈층들이 반지하를 선호했다.[여담이지만 창문세 같은 황당한 조세법 때문에 부유층은 창문이 많은 집을, 서민이나 가난한 자는 창문이 적거나 창문없거나 다른 편법을 쓰는 등 비슷한 사례가 존재한다]
1992년도 스페인 영화인 하이힐을 보면, 한국과 기후가 정반대인 남유럽권에서조차 반지하방에 대한 인식이 썩 좋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미국 또한 대도시에는 반지하가 존재한다. "Basement apartment"라고 하는데 정말 지하에 있기보다는 대부분 작은 창문이 달려있는 반지하 방이다. 각종 애로사항이 넘쳐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반지하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보니, 임대료 비싼 대도시에서 그나마 저렴한 집이다. 뉴욕처럼 이민자가 많은 대도시에서는 주로 경제적 기반 없이 미국으로 온 이민자들이 사는 경우가 많다. 2021년 9월 뉴욕 대홍수 사태 당시에도 반지하에 거주하는 극빈층들로부터 대부분의 사상자가 나왔다.
일반 주택에서도 지하실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은 창고용으로 쓰이지만 미국 중남부 등 토네이도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비상시 피난처 및 주택으로 쓰인다.
중국 주요 대도시에서도 한국의 반지하처럼 지하방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주거하기 영 좋지 않다는 점에서 한국의 반지하와 거의 비슷한 인식이다. 본래 방공호나[물론 크게 넓찍한 방공호는 관리가 잘 되어서 여름철이나 겨울철에 피서공간으로 널리 쓰이고 있고, 식당이나 도서관으로도 임대를 내주고 하고 있지만, 규모가 작은 방공호의 경우에는 관리가 잘 되지 않아서 살기에는 열악한 곳이 된 곳이다] 지하주차장, 관리실 등으로 사용된 지하공간을 부동산 업자들이 주거시설로 개조한 공간이다. 당연히 주거시설은 열악한데다가 한국의 반지하보다 한술 더 떠서 화장실과 주방도 공용으로 쓰기 때문에 애로사항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물론 그 때문에 방세가 싸기는 해서 농민공이나 돈없는 취업준비생, 지방에서 상경해온 학부모 등 돈이 별로 없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수요는 많다.[중국에서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대도시의 집값과 임대료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비싸기로 악명이 높다] 주로 강수량이 적은 북방 지역에서 보이는 형태로, 상하이나 광저우 등 남방에서는 보기 힘든 편이다. 애초에 남부지방은 습도가 엄청나서 도저히 지하에서 살기 힘들다.
일본 역시 오래된 아파트에는 반지하가 있다. 일본의 주거 환경 특성상 한국의 도시 내 단독주택이 가지는 위치가 아파트[한국에서 생각하는 아파트는 맨션이라고 불린다]이고, 이곳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빈곤함의 상징이기 때문에 반지하는 아오안이다.
10. 여담
2015년 기준 서울 내 반지하 거주비율은 100가구 중 6가구(42만 6,919명)에 속하는 6%이며, 2위인 경기도의 2.3%에 비해 3배 정도 높았다. 전국으로는 1,842만 가구중 36만 3,896가구수(68만 8,999명)로 1.9%다.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을 합쳐 '지옥고'라는 말이 있다. 한국에서 가장 열악한 주거형태들이다.
나무위키, 2022. 9. 18 인터넷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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