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112 (금) 이재명 퇴원… “상대 죽여없애는 정치 끝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월 10일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했다. 흉기 피습 8일 만이다. 이재명 대표는 퇴원길에 “상대를 죽여 없애야 하는 전쟁 같은 이 정치를 이제는 종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자택에서 당분간 치료를 이어갈 예정이며, 당무 복귀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경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두가 놀란 이번 사건이 증오의 정치, 대결의 정치를 끝내고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제대로 된 정치로 복원하는 이정표가 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우리 정치가 어느 날인가부터 절망을 잉태하는 죽임의 정치가 되고 말았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모두가 되돌아보고, 저 역시도 다시 한번 성찰하고, 그래서 희망을 만드는 살림의 정치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저부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고 타협하는 제대로 된 정치로 복원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부산 소방과 경찰, 그리고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 의료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 이 대표는 “우리 국민 여러분께서 살려주신 목숨이랑 앞으로 남은 생도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만 살겠다”며 “함께 사는 세상, 모두가 행복하고 희망을 꿈꾸는 그런 나라를 꼭 만들어서 보답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존중하고 공존하는 정치로 복원되고, 희망 있는 나라로 우리가 함께 갈 수 있다면 남은 제 목숨이 없어진들 뭐가 그리 아깝겠느냐”며 “이제 증오하고 죽이는 전쟁 같은 정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라지면 좋겠다. 저도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흉기 피습 8일 만인 1월 10일 오전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했다. 병원 앞에 운집해있던 지지자들은 이재명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자 "이재명"을 연호하며 열광했다. 이날 오전 11시로 예정된 이재명 대표 퇴원을 앞둔 시각 서울대병원 주변에는 취재진과 유튜버, 지지자 100여명이 몰렸다. 지지자들은 '우리의 마지막 유일한 희망 이재명 대표님 힘내세요'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으로 통일한 패딩과 목도리, 모자 등을 착용했다.
서울대병원 본관 정문 옆 공터에 포토라인이 설치되자 유튜버들이 밀고 들어오면서 경찰과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찰이 환자가 다니는 길목을 막지 못하게 통제하자 이들은 "밀지 말라"며 항의했다. 일부 강성 지지자들은 취재진을 향해 "눈덩이를 던지겠다" "기사 똑바로 써라" 등 고성을 질렀다. 오전 11시 이재명 대표가 서울대병원 본관 밖으로 나서 허리 숙여 인사하자 "이재명"을 연호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이재명 대표는 검은 양복에 단추를 하나 푼 흰색 셔츠 차림이었고, 입가에는 엷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이재명 대표는 30초 정도 목을 가다듬은 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심려 끼쳐 죄송하고 감사하다. 국민 여러분께서 살려주셨다"며 "상대를 죽여 없애야 하는 전쟁 같은 이 정치를 종식해야 한다.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고 타협하는 제대로 된 정치로 복원되기를 바란다"는 소회를 밝혔다. 6분간 이어진 이재명 대표의 발언마다 지지자들은 "사랑합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라며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일부 지지자는 "천사다 천사"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는 발언을 끝낸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후 준비된 차를 타고 자택으로 향했다. 이재명 대표는 당분간 집에서 휴식한 후 당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현재 큰 부작용은 없지만 복귀 시점은 의료진의 판단에 달렸다는 게 민주당 측 설명이다. 이재명 대표가 떠난 후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이 같은 내용을 설명하자 현장에 있던 유튜버들이 "자택으로 가냐" "부작용은 없냐"며 질문하기도 했다.
'원칙과상식' 조응천·이원욱·김종민 탈당… "양심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대표적 비명(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의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 10일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해당 모임 소속이었던 윤영찬 의원은 민주당에 남기로 했다.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오늘 민주당을 떠나 더 큰 민심의 바다에 몸을 던진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치적 유불리를 따졌다면 이 길을 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가 이 길을 가겠다고 결심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양심 때문이다. 이 비정상 정치에 숨죽이며 그냥 끌려가는 건 더 이상 못하겠다"고 탈당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또 "윤석열 정권의 독선과 독주, 무능과 무책임을 심판해야 하지만 지금 이재명 체제로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지 못한다"며 "윤석열 정권을 반대하는 민심이 60%지만 민주당을 향한 민심은 그 절반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민주당은) 미동도 없고 그냥 이재명 대표 중심의 단결만 외치고 있다. 끝내 윤석열 정권 심판에 실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재명 대표를 향해 "3총리가 진심 어린 충고를 했지만, 어떤 진정성 있는 반응도 없었다. 선거법 문제를 대하는 태도에는 절망했다"고 직격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정세균·김부겸·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잇달아 회동을 한 바 있다. 제3지대 '개혁대연합'을 제안하기도 했다. 진영 논리를 뛰어넘어 시시비비를 가릴 새로운 정치세력이 반드시 필요하는 이유다. 이들은 "세상을 바꾸는 정치로 가기 위한 개혁대연합, 미래대연합을 제안한다"며 "자기 기득권을 내려놓을 각오가 되어있다면 모든 세력과 연대·연합하고 정치 개혁 주체를 재구성하겠다. 뜻 맞는 모든 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하루 뒤인 1월 11일 탈당 선언을 앞둔 이낙연 전 대표 등과 함께 제3지대 신당 창당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원칙과 상식은 당초 구성원 4명이 최후 통첩에 나서기로 했으나 윤영찬 의원은 막판에 뜻을 바꿔 당에 남기로 했다. 윤영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민주당에 남기로 했다.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다"며 "함께해온 원칙과 상식 동지들에게 미안하고 미안할 따름"이라고 적었다.
그는 "민주당을 버리기에는 그 역사가, 김대중 노무현의 흔적이 너무 귀하다. 그 흔적을 지키고 더 선명하게 닦는 것이 제 소임"이라며 "선산을 지키는 굽은 나무처럼 비바람과 폭풍우를 견뎌내고 당을 기어이 재건해 나가겠다. 그래서 누구나 다 다시 합쳐질 수 있는 원칙과 상식의 광장으로 만들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당의 가치와 염원에 대해 동의한다. 그분들 또한 대한민국 정치를 걱정하고 바꾸려는 분들"이라며 "성공하시길 바란다. 이분들에게 누구도 돌맹이를 던질 자격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고령 회천의 특별한 '독수리식당'… 문 열자마자 동 났다
경북 고령에서 독수리식당을 함께 준비하고 있는 김광숙씨와 김태만씨가 1월 9일 고령의 한 식육식당에서 육류 부산물을 얻어와 낙동강의 지천인 회천 모래톱에 골고루 뿌려줬다. 뿌려주고 얼른 모래톱을 벗어나 제방 위로 올라왔다. 그러자 언제 나타났는지 독수리 한 마리가 창공을 날았다. 참 빠르다 싶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독수리들은 이미 회천 제방에 와 있었던 것이다. 마치 식당이 열리기를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말이다.
◆ 독수리식당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는 독수리들
저 멀리 몽골에서 날아온 대표적 겨울 철새들이자 천연기념물인 독수리들이 지난 12월 초부터 매주 화요일 열리는 이 맛집을 어떻게 알고 왔을까? 물론 소문이야 났겠지만 요일을 알 정도로 그들의 지능이 높다는 것인가. 순간 여러 생각들이 스친다. 참고로 고령의 독수리식당은 매주 두 차례 열리게 되는데 화요일엔 오전 11시에 우곡중학교 앞 회천의 모래톱에서 열리고, 토요일엔 같은 시간 고령 개진면 개경포 부근 낙동강 둔치에서 열린다.
식당이 차려지면 제일 먼저 까마귀들이 내려와 포식을 한다. 그럼 멀리서 어떻게 알았는지 독수리들이 날고 그들은 창공을 유유히 선회 비행한다. 한두 마리가 나타나면 이내 그 수는 수십 마리로 불어난다. 독수리식당 주방장을 자청하는 '회천사람들' 곽상수 이장(경북 고령군 우곡면 포2리)은 그런 독수들의 모습을 보고 지난 12월 9일 열린 독수리식당 현장 개소식에서 "독수리들은 친구들이 올 때까지 기다린 다음 함께 내려오지 절대 몇 마리만 먼저 내려오지 않는다.
이같은 독수리들의 협동과 협업의 정신은 우리 인간들이 배워야 할 미덕인 것 같다"고 했다. 독수리들은 정말 우애 내지는 우정의 공동체로 똘똘 뭉친 것으로 보인다. 인간이 배워야 할, 우리가 언제부터 잃어버린 미덕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그 모습을 아이들을 데리고 멀리 경기도에서 왔다는 한 가족이 함께 봤다. 독수리들 식사 장면을 필드스코프로 들여다본 아이들은 연신 신기해한다. 야생과의 교감의 시간이 열린 것이다. 다른 야생동물들과 달리 새들은 낮시간에 멀리서나마 탐조를 할 수 있는 동물이기에 그들과의 교감의 장이 점점 넓혀지는 것 같다. 탐조 인구가 날로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특히 어린시절 탐조를 시작해본 아이들은 점점 더 큰 교감 능력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새를 넘어 다른 야생동물들에게로 관심이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런 독수리식당을 애용해야 하는 것을 비단 독수리들만이 아닌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독수리식당이 독수리들뿐만 아닌 인간사회에서도 널리 회자되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 인간과 야생의 아름다운 공존을 위하여
회천에는 그 밖에도 많은 겨울철새들이 찾아온다. 그것도 귀한 새들이. 낙동강에 들어선 합천창녕보의 영향으로 낙동강에서부터 강물이 역류해 들어오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회천은 이곳 우곡중학교 앞 상류는 예전 모습 그대로다. 하류로 내려갈수록 보의 영향으로 모래톱이 사라지고 물로 뒤덮이게 되지만 그래도 수심이 크게 깊지 않아 새들이 선호하는 것 같다.
이날 본 녀석들만 해도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큰고니들 10여 개체 그리고 역시 천연기념물인 큰기러기 30여 개체 그리고 역시 천연기념물인 잿빛개구리매와 전 세계에서 1천 개체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정말 귀한 새인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1급 종인 호사비오리 등이었다. 이처럼 회천에는 다양한 겨울철새와 텃새들이 찾아온다. 그만큼 회천의 자연성이 양호하다는 방증이다.
회천은 하천 자체를 크게 건드리지 않았고 주변에 산과 자연스레 연결된 지역이 많아서 새를 비롯한 야생동물들의 아주 중요한 서식처이자 거점일 수밖에 없다. 새들이 많다는 것은 야생동물 또한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독수리식당에서 본 삵의 배설물이 반가운 이유다. 회천의 자연을 잘 지켜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고맙게도 회천의 가치를 미리 알고 회천을 지키겠다 나선 이들이 있다. 바로 고령의 '회천사람들'로 이들이 이곳에서 전교조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의 대구 교사들과 함께 독수리식당을 열고 있다. 이들의 활동에 따뜻한 박수가 필요한 이유다.
회천도 살아야 회천을 찾아오는 야생동물들도 살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이라야 우리 인간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누릴 수 있다. 그들과 우리는 이렇게 연결된 존재들인 것이다. 따라서 야생와 인간의 아름다운 공존을 희망해본다. 그 아름다운 공존의 장이 이곳 회천에서 펼쳐지고 있다. 고령 독수리식당의 활동에 더 많은 박수가 필요하고, 이 귀한 맛집 식당이 오래도록 이어질 수 있도록 물심양면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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