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김현정의 뉴스쇼입력 2017.12.14 09:51수정 2017.12.14 11:57
- 등굣길에 노인 목숨구한 중학생들 - 한파 속 패딩 벗어주고 업어서 집까지 - 기말고사 날 1교시 지각했지만 - "너무 추워서··그냥 지나칠 수 없었죠"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전농중학교 엄창민, 정호균 군
지난 월요일 아침 여러분 얼마나 추웠는지 기억하시죠? 그런데요, 중학생들이 등굣길에 길에 쓰러져 있는 노인 1명을 발견합니다. 이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 노인에게 자신들의 패딩을 벗어드리고 업어서 집까지 모시고 간, 그래서 그 할아버지의 목숨을 구해냅니다. 심지어 이 중학생들 그날이 학교 기말고사였답니다. 대단하죠. 어제 국회의원 표창을 받게 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간에 큰 화제가 됐습니다. 화제인터뷰에서 만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오늘 그 중의 1명을 연결해 보죠. 전농중학교 1학년 엄창민 군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엄창민 군, 안녕하세요.
◆ 엄창민>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합니다.
◆ 엄창민> 감사합니다. (웃음)
◇ 김현정> 표창 받기로 한 거 소식은 다 들었죠?
◆ 엄창민> 네, 들었어요.
◇ 김현정> 기분이 어때요?
◆ 엄창민> 좋죠, 처음 받는 거라서.
◇ 김현정> 그래요. 대단해요. 우리 엄창민 학생하고 또 누구하고 누구하고 그 선행의 주인공입니까?
◆ 엄창민> 2학년 정호균이랑 1학년 신세현이요.
◇ 김현정> 신세현 학생, 정호균 학생 이렇게 3명? 그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월요일에. 설명을 좀 해 주세요. 매일 걷는 등굣길을 그냥 셋이 걷고 있었던 겁니까? 그런데 어떤 장면을 본 거예요?
◆ 엄창민> 그런데 어떤 할아버지가 땅바닥에 누워계셔서 불안해서 가서 코에다 손을 갖다댔더니 숨을 안 쉬더라고요.
◇ 김현정> 할아버지가 누워계시는데 길의 어디에 누워계셨어요?
◆ 엄창민> 길 중간에요.
◇ 김현정> 그냥 인도 중간에? 웅크리고?
◆ 엄창민> 대자로 그냥 대자.
◇ 김현정> 대자로 누워계셨어요? 그러면 보통은 말이죠. 그러려니 하고 무심코 지나갈 수도 있었을 텐데 가서 이분이 숨을 쉬시나 안 쉬시나를 볼 생각을 했어요?
◆ 엄창민> 일단 날씨가 너무 추워가지고 계속 누워계시면 동상 걸릴까 봐 그래서 불러가지고 어깨랑 가슴 쪽을 쳐보니까 숨을 쉬시더라고요.
◇ 김현정> 이렇게 쳐드렸어요, 가슴을 툭툭하고. 그래서?
◆ 엄창민> 그다음에 너무 추울까 봐 제가 친구보고 점퍼 좀 벗어달라고 하고 덮어드렸어요, 점퍼를.
◇ 김현정> 누구 점퍼 벗었어요?
◆ 엄창민> 세현이, 신세현.
◇ 김현정> 아니, 창민 군은? 왜 세현 군 걸 벗으라고했어요?
◆ 엄창민> 그 당시에 할아버지를 제 품안에 안고 있었어요.
◇ 김현정> 창민이가 할아버지를 안고 ‘세현아, 네 패딩 좀 벗어봐.’ 그런데 그날이 정말 추웠거든요. 저도 기억하는데 월요일이 정말 추웠거든요. 그러면 이걸 사실 선뜻 벗어서 할아버지드리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세현 군이 바로 벗어서 드린 거예요?
◆ 엄창민> 네.
◇ 김현정> 와, 착하네. 그래서 덮고.
◆ 엄창민> 할아버지네 가족분이 나오셔서 집이 어딘지 알려주고.
◇ 김현정> 할아버지 가족분은 어디 계시다 갑자기 그렇게 나타나셨어요?
◆ 엄창민> 어떤 가게 아주머니가 와서 가족분들 불러주셨어요.
◇ 김현정> 근처에 가게 하시는 아주머니가 나오셔서, 이 할아버지 내가 집 안다 이러면서 가족을 데리고 오셨구나?
◆ 엄창민> 그래서 저는 업고 정호균 친구는 제 가방이랑 점퍼를 들어줬어요.
◇ 김현정> 호균이는, 호균이는 나머지 짐 다 챙겨가지고. 할아버지 댁에 모셔다드렸어요?
◆ 엄창민> 네, 같이요.
◇ 김현정> 같이 셋이. 아무리 체격이 커도 중학교 1학년이면 어느 정도밖에 안 될 텐데 업고 움직여지든가요, 창민 군?
◆ 엄창민> 처음에는 좀 힘들었죠, 계단 올라갈 때가 좀… 그래도 집까지는 업어다 드려야 할 것 같아서 가서 제가 업었어요.
◇ 김현정> 착하네, 착해. 그래서 할아버지 모셔다 드리니까 그 가족들이 뭐라 하세요.
◆ 엄창민> 감사하다고.
◇ 김현정> 감사하다고… 그러고 나서 학교 갔어요?
◆ 엄창민> 네, 학교 가야죠, 지각인데.
◇ 김현정> 그런데 그날 시험이었다면서요? 어떻게 했어요, 1교시 시험.
◆ 엄창민> 저는 1학년이라서 시험 안 봐요.
◇ 김현정> 아, 시험날이었는데 시험은 안 봤어요?
◆ 엄창민> 저는 시험 안 보고 정호균이라는 애는 2학년이라서 시험 봐요.
◇ 김현정> 호균이는 나이는 같은데 학년이 위예요?
◆ 엄창민> 제가 외국에서 와가지고요. 1년 낮췄어요.
◇ 김현정> 한 학년을 낮췄군요?
◆ 엄창민> 그래서 호균이는 2학년이라서 호균이만 시험 봐요. 저희는 1학년이라서 시험 안 봤어요.
◇ 김현정> 그렇구나. 정호균 군 혹시 지금 옆에 있어요?
◆ 엄창민> 네, 있어요.
◇ 김현정> 있어요? 호균이 좀 잠깐 바꿔줄 수 있을까요?
◆ 엄창민> 네.
◇ 김현정> 정호균 학생?
◆ 정호균> 네.
◇ 김현정> 안녕하세요?
◆ 정호균>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날 시험에 늦어서 어떻게 했어요, 그래서?
◆ 정호균> 괜찮게 봤어요.
◇ 김현정> 시험 몇 점 맞았어요?
◆ 정호균> 80점 맞았어요.
◇ 김현정> 80점. 무슨 과목이었어요?
◆ 정호균> 역사요.
◇ 김현정> 역사 80점. 아유, 잘했네. 괜찮네. 그러고 나서 선생님한테, 부모님한테 이날의 사연을 다 말씀드어요? 뭐라고 하세요?
◆ 정호균> 잘했대요.
◇ 김현정> 잘했다고. 그냥 잘했다 이렇게만 하세요? 부모님들이 자랑스러워하지 않으세요?
◆ 정호균> 좀 그러신 것 같아요.
◇ 김현정> 우리 호균이 잘했다 호균아?
◆ 정호균> 네. 그냥 잘했다고만 해 주셨어요.
◇ 김현정> 잘했다고만. 반찬을 좀 더 푸짐하게 해 주시거나 이런 변화 없어요?
◆ 정호균> 네. (웃음)
◇ 김현정> 단답형으로 얘기하는 것도 어찌나 귀여운지 모르겠습니다, (웃음) 우리 중학교 2학년 정호균 군. 그런데 그날 굉장히 추웠잖아요, 호균 군. 힘들지는 않았어요? 어떻게 그렇게 할 생각을 했어요?
◆ 정호균> 그냥 할아버지가 추운 날씨에 누워 있어서 좀 걱정됐어요.
◇ 김현정> 그런데 거기에 어른들도 많이 지나다니고 그럴 시간이었는데 어른들은 아무것도 안 하시던가요?
◆ 정호균> 그냥 쳐다만 보시고 그냥 지나갔어요.
◇ 김현정> 그 어른들 보면서 무슨 생각 들었어요? 그냥 쳐다만 보고 지나가는 어른들 보면서.
◆ 정호균> 왜 안 도와주나, 그런 생각했어요.
◇ 김현정> ‘이상하다. 어른들이 저렇게 많이 지나가는데 왜 어른들은 아무도 저 할아버지 신경 쓰는 사람이 없지? 왜 무심코 다 지나가지?’ 참 이상했어요?
◆ 정호균> 네, 이상했어요.
◇ 김현정> 그래요. 제가 이 말 듣는데 갑자기 뒤통수를 한 대 딱 맞는 느낌입니다. 그래요. 그러니까 길거리에서 노숙인이든 또 술 취해서 앉아계시는 분이든 이런 분들 사실 보거든요. 저 사람들 저러다 집에 찾아가겠지, 아니면 그냥 저렇게 원래 사는 노숙인이겠지 하고는 우리는 무심코 지나갔던 적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들 눈에는 학생들 눈에는 저 사람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 같은데 왜 어른들은 그냥 지나가지라는 생각을 한 거죠.
◆ 정호균> 네.
◇ 김현정> 잘했어요.
◆ 정호균> 감사합니다.
◇ 김현정> 꿈이 뭐예요?
◆ 정호균> 아직 정하지 못했어요.
◇ 김현정> 아직 정하지 못했어요? 어떤 꿈을 꾸든 다 잘 될 것 같아요.
◆ 정호균> 네. 잘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웃음) 이런 맑은 마음을 갖고 있는 학생이 잘 안 될 수가 없죠. 그 꿈 응원하고요. 아주 잘 했습니다, 호균 군. 창민 군 끝으로 바꿔줄까요.
◆ 정호균> 네.
◆ 엄창민> 여보세요?
◇ 김현정> 창민 군. 창민 군은 꿈이 뭐예요?
◆ 엄창민> 저요? 가수요.
◇ 김현정> 가수, 아이돌 가수 이런 거? 우와, 그러면 나중에 TV에서 볼 수 있는 거예요?
◆ 엄창민> 네? 음... 네. (웃음)
◇ 김현정> 그래요. 멋진 스타의 모습으로 TV에서 볼 수 있기를 바라고 정말 잘했습니다.
첫댓글 이 관련 기사들 여러군데 뉴스에서 봤습니다.
읽으면서 참 따뜻한 나라구나 우리나라가....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국민들 모두 따뜻한 나라의 따뜻한 사람들로 살아가기 희망합니다.
[인터뷰] 패딩 벗어준 중학생들 "어른들은 왜 안도와주지?" *한파 속 패딩 벗어주고 업어서 집까지 = 등굣길에 노인 목숨구한 중학생들"
http://m.cafe.daum.net/andongb/CYYq/11340?svc=cafeapp&sns=etc
위 주소 서-치 하세요!
사랑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