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힘] 1부 힘든 시절 ⑳ 삼위일체의 조화로운 삶
우울증과의 본격적 싸움 시작하다
셔터스톡
인간은 신체와 정신과 마음으로 이뤄져 있다. 나는 정신은 생각 즉 사고 활동으로, 마음은 감정, 느낌 등 정서 활동으로 구분했다.
이 세 가지가 삼위일체로 조화를 이뤄야 행복한 삶이다. 건강한 신체에서 건강한 두뇌 활동이 이뤄지며 이것이 밝고 건강한 마음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했다.
운동으로 심신에 활력을 주고, 긍정적 사고방식으로 정신력을 강화하고, 명상으로 마음을 쉬게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회사 일과를 중심으로 인지행동치료 훈련 지침을 만들었다.
• 아침 : 신체 활력 → 산책과 운동
• 점심 : 정신 강화 → 긍정적 사고
• 저녁 : 마음 휴식 → 단전호흡과 명상
이제 우울증과 본격적으로 싸우는 것이다. 알람 시각을 아침 4시 50분으로 맞춰놓았다. 자명종이 울리면 무조건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물론 일어나기가 정말 싫었다. 아침이 심리적으로 가장 끔찍했다. 그러나 하루 첫 관문부터 지고 들어가면 끝장이라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일어났다.
비몽사몽 속에 헬멧을 쓰고 자전거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내가 살던 강동구 암사동 아파트에서 한강 변까지는 자전거로 5분 거리였다.
강변 자전거 도로를 타고 건설 중인 암사대교 현장을 지나 하남시 쪽으로 내달렸다. 처음에는 정말 싫었다. 체력이 현저히 떨어져 속도도 나지 않았다.
그러나 때는 신록이 무르익는 계절인 5월.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면서 달리다 보니 잔뜩 가라앉은 마음이 서서히 올라오며 경직된 몸도 풀리기 시작했다. 숨이 헉헉 걸리는 ‘깔딱 고개’로 오르기 시작하자 몸이 달아오르면서 땀이 솟았다.
컨디션이 정상일 때는 약 3분 정도 기를 쓰고 고개 정상에 오르면 탁 트인 한강이 시야 전면에 들어왔다. 그 이후 내리막길에서는 시속 50킬로미터 이상 빠른 속도로 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체력 저하로 도저히 자전거를 타고 끝까지 올라갈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중턱에서 내려 자전거를 끌고 간신히 정상으로 올라갔다.
초여름 한강 변은 신선했다. 수변에 조성된 공원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수풀 갈대밭을 걸었다. 환상적인 아침 햇살에 싱그러운 바람, 이름 모를 꽃들과 수풀, 탁 트인 강변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조금씩 환해지기 시작했다.
더구나 땀이 날 정도로 페달을 밟지 않았던가. 가쁜 숨이 잦아지면서 서서히 힘이 솟는 것도 느껴졌다.
약 1시간 후 ‘상쾌한’ 기분으로 집에 돌아와 샤워하고 오전 7시 정각에 집을 나섰다.<계속>
출처 : 마음건강 길